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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미인 ㅣ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1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평점 :
저자는 50여 편에 걸친 짧은 단편을 출간했다. <완벽한 미인>은 저자의 첫 책으로 쇼트-쇼트란 의미는 200자 원고지 20매 분량의 초단편 소설 형식을 가리킨다.
짧게는 2장으로 끝나기도 하는 이 책은 짧지만 강력하다. 주인공은 일상의 사람들, 때로는 사장님, 혹은 누군가의 라이벌, 우주에 관련된 내용도 자주 등장한다.
책을 읽다 보면 요정이나 악마도 등장하는데, 주변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연상케 한다. 사람의 끝없는 욕심은 우주를 넘나드는데 우주선을 타고 다른 행성을 여행 다닌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집에 도둑이 드는 일이 빈번한가 싶기도 했지만 도둑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는 무척 능동적이라 감동적이었다. 제목이 <디럭스 금고>였는데 아주 크고 멋진 기능을 가진 기가 막힌 디럭스 금고를 모든 재산을 털어서 만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무척 기발한 생각이었다. 대어를 잡으려면 역시 미끼가 탐스러워야 한다. 디럭스 금고에 이어서 <인심후한 집>도 도둑에게 금화와 은화를 퍼 주었다. 다 그러한 이유가 있었는데 일석이조의 기발한 생각이었다. 도둑이 들어와서 소중한 아이를 납치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역시 유명한 박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악마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욕심이 악마를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정은 너의 소원을 모두 들어줄 수 있다고 했는데, 라이벌에게는 2배의 혜택을 준다고 한다. 이 말에 너무 소중한 요정을 그냥 돌려보내고 만다. 나 같으면 라이벌이 100억 받아도 50억 달라고 했을 텐데. '뭣 땜에 돌려보낸 거야.' 사람의 마음이 이러한 걸까. 아마도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책 속 k는 요정이 다시 오길 바라보지만 물 건너갔다.
<인류애>편에서는 눈물겨운 따스하고 정감 어린 인류애를 볼 수 있었다. 우주 공간에서 조난당한 누군가를 꼭 구하고 말겠다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우주 구조 대원이 있다. 조난당한 이도 지구인이었고 같은 지구인이라니. 죽으면 안 된다고 눈을 뜨라고 얼마나 애처롭게 이야기를 했던가. 다만 그 애처로움이나 인류애 따위를 모조리 접고도 남을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웃픈일이라고 해야 하나. 인생사 무엇 하나 알 수 없네. 우주에 관련된 다양한 저자만의 상상 SF 이야기는 신선했다. 지구에서 살다가 우주로 간다 해도 사람은 그렇게 살아갈까? 정말 바랬던 미래의 편의성에 대한 단편도 있었는데 <주도면민한 생활>에서 소 스위트한 생활상을 보여준다. 아침을 알리는 자동 외침, 그러다 일어나지 않으면 깨워주고 자동으로 씻겨주고 말려준다. 거기다 새로운 운송수단으로 회사까지 보내준다. 어라라~ 이런 기능 몹시 마음에 들었다. 현실과 미래 그리고 언젠가 그러한 일들이 벌어질까.
그때만 해도 지금 시점이 되면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드론 택시처럼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만화책에서 본 것처럼 다양한 생각 속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좀 공포스럽다. 저자의 예리하면서도 신랄함이라고 해야 할까? 긍정적인 면속에서 싹트는 공포가 여실하게 현실을 비춰준다. 그것은 희망이라고도 해야 할 것이다. 욕심을 버리면 살 수 있을 테니까.
저자는 1926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 농학부를 졸업했다. 1957년 SF 동인지인 《우주인》 창간에 참여해 단편소설보다도 더 짧은 '쇼트-쇼트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섹스트라SEXTRA」가 에도가와 란포의 눈에 띄어 상업지에 데뷔하게 된다. 전 생애에 걸쳐 1000편 이상의 쇼트-쇼트 작품을 발표했다. (저자이력중에서)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