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대의 맥시멀리스트라 자신하는 내가 작년부터 버리는 재미를 느껴가고 있다. 고양이 9마리에 시바견 한 마리와 함께하는 삶이기 때문에 감히 미니멀리스트를 꿈꿀 수는 없지만 짐을 줄이는 것 자체의 긍정적인 면을 직접 경험해본 후 관련 도서들에 관심이 많이 간다. 작년에는 습관처럼 하루 한 가지 버리기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올해는 이사하기 전과 후 짐정리하면서 정말 많이 가져다 버렸다. 그렇게 정리하다보니 미니멀리스트 도서가 읽고싶어졌고(어쩐지 읽으면 내가 정말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들어서)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를 손에 집어들었다. 처음에는 만화책인 줄 알고 빠르게 후루룩 읽기 위해 선택했는데, 에세이집에 저자의 그림이 중간중간 들어간 형식의 도서였다. 미니멀리스트를 다짐하고, 실천하면서 삶의 변화를 느낀 저자의 솔직담백한 ‘미니멀리스트 실천 후기‘ 이다.-미니멀하면 나는 ˝냉장고에 들어있는 음식 중에서 골라서 먹겠는가 그날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구입해 먹겠는가˝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죄송스럽게도 어느 책에서 읽은 말인지는 까먹었다.) 단지 음식 뿐만이 아니다. 내가 사놓은 물건들에 쌓여 물건을 찾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소모하고 이미 대량으로 구입해둔 물건들 때문에 너무 써보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새로구입하기 망설여지는 삶은 참으로 난감하다. 또 물건은 처분하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나눔을 하던 중고 거래를 하던 깨끗하게 닦아서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고 채팅을 나누고 만나서 돈과 물건을 교환하는 품이 들어간다. 버리는 것도 쉽지 않다. 정말 내가 쓰지 않을까? 나중에 쓸 일이 있지 않을까? 하며 하나하나 저울질하다보면 시간도 시간이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품이 든다. 직접 해보면 열 개만 비워도 기가 쏙 빠지고 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이다.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저자는 단순히 물건이 적으면 집안일이 줄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미니멀리스트를 도전하게 된다. 독자들은 저자의 과감한 도전에서부터 (하루아침에 물건 버리기를 다짐하고 실천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저자가 실천하며 깨닫는 것들을 함께 느끼고, 공감하게 된다. 미니멀을 실천함으로써 알게되는 것들과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미니멀을 강요하지도 강조하지도 않으며 (약간 찬양하는 듯한 뉘앙스는 살짝 있지만) 선한 영향력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책이었다.-[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는 미니멀에 이제 막 발을 내딛는 분들에게는 물건 비우기 꿀팁들을 얻을 수 있는 도서가, 이미 어느정도 실천을 하고있던 분들에게는 공감을 주는 도서가, 미니멀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에게는 일말의 호기심이라도 동하게 도와주는 도서가 되어줄 것이다.
-찜목록에 담아두고는 러닝타임이 짧아서 언제 들어야 좋을까 고민하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엊그제 새로운 캣타워를 조립하기 전 무슨 오디오북을 들을까 고민하다 이 책이 눈에 들어왔고, 이건 상대적이고 절대적으로 운명이다 싶어서 선택했다. 후루룩 듣기에도 딱 좋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귀여워서 힘든 육체노동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귀엽다. 그냥 마냥 귀여운 책이다. 실험실 고양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발상도 귀엽고, 고양이가 좋아 이런 정보들을 모으고 책으로 펴낸 베르나르도 귀엽고 고양이의 특성을 설명하는 방식도 너무 귀엽다. 너무 귀엽고 귀여워서 힐링용으로 딱이다. 고양이에 대한 세상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책은 아니지만 짧지만 굵직한 고양이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고, 고양이의 신체기관이나 특성에 대해서도 유쾌하게 풀어놔서 정보의 깊이를 떠나서 즐거이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고양이에 관한 딥한 정보를 원한다면 적절한 도서는 아니다. 가볍고 유쾌하면서 굵직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오랜만에 접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역시나, 역시 베르베르 라는 생각을하게 만들었다. 오디오북 퀄리티도 너무 좋았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덕분에 오랜만에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오디오북으로 [대화의 품격]을 선택한 이유는 딱히 없다. 담아뒀던 오디오북 중에서 가장 끌리는 책으로 선택한 것이다. 최근들어 사람에 대한 실망과 상처가 많아지면서 인간혐오가 생겼고, 작은 것도 그냥 넘기지 못하는 초 예민한 성격으로 바뀌며 불안약을 달고 살게 되었다. 이럴 때일 수록 스스로를 더 잘 돌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예민하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상처나 실망을 주면 안 된다고. 그런 무의식이 [대화의 품격]을 선택하게 한 것 같다. 한 번 다 듣고는 홀린듯 한 번 더 듣고, 아쉬워서 한 번 더 들었다. 오디오북으로 후루룩 듣기에는 정말 아까운 책이었다.-[대화의 품격]은 ˝이렇게만 하면 달변의 달인이 될 수 있다!˝ 거나 ˝이렇게 말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적어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되지말자˝라며, 상대방을 기분 상하게 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제목 그대로 ‘대화의 품격‘을 알려주는 책이다. 어떤 부분을 들어도 ˝아! 맞아 상대방이 이렇게 말하면 기분이 나빴어!˝ 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감이 됐기에 더더욱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고 머릿속에 새겨넣을 수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과 나도 많이 하는 실수들 또한 많아서 머릿속에 빠짐없이 담아두고 싶었다. 그러하여 홀린 듯 세 번이나 연속해서 듣게 된 것이다.수록 된 비대면시대 대화법은 사실 너무 기본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들이 적혀있어서 살짝 아쉽고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이런 기본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들도 간과되는 경우가 많기에 한 번쯤 지적하듯 읽어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날이갈 수록 타인과의 대화에 불성실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말로써 쉽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견디지 못해 많은 사건사고가 터지는 것 같다. 이럴 때일 수록 기본을 지키며 대화한다면 작은 다툼이 큰 사건으로 번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대화의 품격]은 품격있는 대화를 나누기위한 필독서이자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한, 혹은 내가 말로써 상대방의 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더 나아가 결국은 나의 성공을 위해 꼭 읽어야할 도서라고 생각한다. 나는 꼭 종이책으로 다시 한 번 읽으려 한다.
-밀리의서재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 제목에 혹해서 바로 담아뒀었는데, 솔직히 표지 디자인이 좀 구려서 손이 가지 않았던 작품이다. 그러다 이번에 가볍게 읽을 책을 원해서 펼쳐들게 되었는데, 가벼워보이는 표지 디자인과는 반대로 역사를 토대로 서양에서 일어난 실화 미스터리를 심층있게 다루는 작품이었다.-책이 꽤나 전문적인데? 싶어서 찾아보니 얼마전 읽었던 [무서운 그림] 저자의 작품이었다. 저자가 누군지 알고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단순히 서양에서 일어났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각 이야기에 따르는 역사적인 기록과 그림,사진 등 상세한 정보를 토대로 탄탄하게 사건과 전후 배경, 구전되어온 소문을 함께 들려주는 작품이다. 맨 첫 챕터인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는 동화로 우리들에게 익숙한 이야기인데, 우리가 알고있는 동화에 역사적이야기를 심층적으로 알게되니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이 외에도 우리가 알던 이야기, 이런 일이 정말 실제로 일어났었다고? 하는 이야기 등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이야기들로 가득차있는 작품이다.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펼쳐들었던 작품인데, 서양의 역사에 대해서도 조금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오히려 더 알차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마지막으로 책 표지는 조금 구렸지만 내부 디자인 퀄리티도 엄청 좋았다. 책을 펼치자마자 여러가지 반전을 맞은 기분이랄까. 사실을 기반으로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이다. 또 토요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분들의 취향에도 잘 맞을 것 같다.
-중고서점에서 오쿠다 히데오라는 이름만 보고 덥석 구매했던 [걸]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집어들었다. 이사와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꽤나 오래 읽게 되었지만 가독성도 좋았고 재미도 있었고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 전혀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도 만족스러운 독서 시간이었다. 30대에 접어든 여자들에게 찾아오는 고민과 고충들이 현실적으로 담겨져있는 작품이었다.-[걸]은 5개의 단편으로 구성 되어있다. 각 단편에는 30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갖가지 고민과 고충들이 담겨져 있다. 동시에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공감과 이해, 희망과 용기를 한꺼번에 전달해주는 작품이다. 이 책은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표현한다거나, 차별적 이야기를 담았다거나 하는 불편함이 느껴지는 작품은 전혀 아니다. 정말 현실적인 30대 여성의 일상. 그들의 솔직한 고민과 생각들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남자와 비교한다거나 사회에 의해서 이렇게 되었다! 는 내용이 전혀 아니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리뷰쓰는데도 참 오래 걸렸다. 혹여나 내 부족한 글솜씨가 작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봐. 결국 지우다 지우다 간단한 감상만 전하기로.)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에 지극히 현실적인 해결이 뒤따르는 시원하면서도 담백하고 깔끔한 작품이라 편안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나도 어느샌가 서른이 되어버렸다. (체감은 잘 되지 않지만) 어쩌다보니 요즘 내 상황에 잘 맞는 책들을 만나고 있다. 딱히 결혼에 대한 압박감도 어린 여자로써의 종말의 슬픔도 없지만 몇 년이 지나면 나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될까? 이런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까? 하는 생각과 호기심을 가지고 때론 공감과 이해를 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어쩐지 씁쓸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어쩐지 용기를 많이 받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