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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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완선 작가의 신작 코뿔소를 보여주마를 읽었다.
이 작가는 천재다. 그리고 이 작품은 걸작이다.



흥미진지한 추리소설이며, 역사적 비판을 담은, 비판적 소설이다.
군사정권 시대의 정치적 부패를 기억하라며, 현재 우리의 아픔도 기억해야 한다며 작가는 말하고 있다. 잊어서는 안된다. 진실은 결코 묻혀서는 안되며, 우리는 가슴아픈 기억을 잊어선 안된다.
'잊지말자'라는 메세지가 강력히 담긴 소설이다.

누가 누구를 동정하고 누가 누구를 비판할 수 있을까.
군사정권 시대에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심한 고문과 억울한 옥살이를 경험 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죽음.
그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를 불행하게 잃어버린 누군가가 26년이 지나 복수를 시작한다.
억울하게 부모를 잃고 불행한 삶은 살아온 '살인자'들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부정부패를 일삼다 많은 돈을 거머쥐고 여유롭게 살다가 살해당한 '피해자'들
어찌보면 광기에 사로잡힌 '미친 살인마'로 보이다가도, 어찌보면 너무도 불쌍한 인생을 살아온 '피해자'들로 보인다.
불쌍하고 안쓰러운 '피해자'로 보이다가도, 어찌보면 자신들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괴물'들로 보인다.
누가 누구인가?
누가 누구를 원망하고 누가 누구를 비판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적 문제가 없었다면 분명히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을 테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라는 부분이 이런 생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러므로, 잊어서는 안된다. 포기해서는 안된다. 시간 속에 묻히게 그냥 두면 안된다.
이같은 '광기'가 담긴 살인이 아닌 법적인 벌을 달게 받게 해야한다.
그러한 벌을 주지 못해, 그러한 광기에 사로잡힌게 아닐까, 이렇게 해서라도 벌을 주고싶은 사람들 이라는 생각이든게 아닐까 그때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 끼리라도 복수를 하자는 생각이 든게 아닐까
그 누구도 누군가를 비판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누군가를 동정할 자격이 없다.

큰 반전은 없지만, 굉장히 흥미진지하다.
눈을 뗄 수 없으며, 다음 내용이 너무도 궁금한 책이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생각할 수 있을까, 놀라움의 연속 이었다.
범죄자들을 잡고싶은 마음이 강력하면서도, 각자 군사정권 시대의 뼈아픈 경험을 한 사람들이다.
은근하게 피해자의 죽음을 반기는 경찰의 모습에 현기증이 느껴졌다.
완벽하게 재미있는 추리소설 한 권과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명작 한 권을 동시에 읽은 느낌이다.
조완선 작가는 천재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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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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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네 살의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검사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정감 가득한 에세이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를 읽었다.


표지 디자인,


수익금 10%를 기부하는 참 좋은 책 :)


산전수전 다 겪은 16년차 검사의 검사로써의 경험들과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성찰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나, 주변의 지인들 혹은 피해자,피의자들을 통해서 얻은 자아성찰에 관한 내용을 솔직하게 담아낸 에세이,
저자가 경험한 몇몇 사건들은 가슴이 울리도록 애잔하기도 하고 가슴시린 이야기들이다.
왠만한 단편소설이나 형사드라마보다 재미있다.
묘한 중독성이 있는 책이다.
또한, 저자가 우연찮게 얻는 자아성찰들의 기회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았으며, 그런 스쳐지나가는 순간 순간에 그런 깨달음을 얻고, 생각하고, 다짐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인 책이다.
또한 그로인해 책을 읽는 독자 까지도 많은 깨달음과 다짐을 가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재밌고 의미있게 읽으신 분들은 분명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도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과 비슷한 부분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애잔하면서도 감동적인, 특정 직업의 스토리가 담긴 에세이를 찾는다면,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세상엔 내가 알지 못하는 가슴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아니 이런 말을 왜 들어주고 왜 믿어주는거지? 속으면 어떡해? 이런 생각만 하면서 읽었는데, 저자는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며 속상한 가슴을 어루만져준다. 저자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부끄럽기도 하면서 깨달은 것도 많았다. 같은 잘못이어도, 모두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
무언가 가슴아픈 상처가 있고 슬픔을 가진 사람들이 최후의 발버둥으로 그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
또한 권력과 돈에 눈이 멀 수도 있을 법한 저자가, 자신을 낮추며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기에, 어떤 이야기보다 감동적이며 재미있고,
순수하고 맑은 마음씨를 가진 사람의 글을 읽다보니, 가슴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무언가 지칠때, 잠깐 쉬어가는 타임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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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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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읽었다.
에세이 추천은 왠만해서 안하는 편인데 읽고나서, 읽는동안에 주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추천한 책.


표지 디자인.
표지 디자인이 너무 귀엽다.
보노보노라는 캐릭터를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눈길이 가게 만드는 디자인.


중간중간 이렇게, 보노보노에 나오는 대사가 인용 되어있다.
나의 상황과 닮은 보노보노의 주옥같은 대사들을 읽으며, 왠지 더 많은 위로를 받게 된다.

깨알같이 원작 만화와 삽화도 첨부되어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석구석까지 신경쓴 느낌에,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책을 닫는 순간까지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책이다.


책을 다 읽자마자 너무 좋아서 소중한 사람과 같이 읽고싶다는 생각에
바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선물해 줬다.
그리고, 책 추천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정말 좋아"라며 추천해준다.
왠만해서는 에세이나 심리치유 장르는 추천하지 않는 편인데,(호불호가 갈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 책은 누가 읽어도 공감하며 재미있게,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고민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전혀 지루하거나 뻔한 내용들이 아니다.
보노보노의 대사들을 인용하기 때문에, 책에 푹 빠져들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마치 작가가 나에게 말을 걸고 대답을 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친구같은 다정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이 부분은 추천해줘서 읽은 지인도 공감했다. 꼭 자기에게 말을 거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작가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괜찮아! 나도 그래! 그건 전혀 이상한게 아니야, 오히려 완벽한게 이상한게 아닐까?"라며 다정하게, 가끔은 자기 자신을 비하하며 웃는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게 아닌가 하면서,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외로움도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새 스무살은 훌쩍 넘어버렸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도 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다들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다들 어른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에 멈춰서서 답답한 기분이 들때.
외로움같은 기분에 가슴이 답답할때
얼굴없는 누군가와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하며, 울고 웃고 공감하고
다정한 위로를 받고 혹은 꾸지람을 들으면서,
책을 닫는 순간에 후련한 가슴으로 웃으면서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그런 책이다.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어느새 웃고있는, 용기를 얻고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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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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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내면을 상세하게 담아낸 소설 리허설 읽었다.
연극을 가장한 진실과 진짜를 연기한다는 기발한 방식으로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는 소설이다.
이런 걸작이 데뷔작이라니.
벌써부터 엘리너 캐턴작가의 다른 소설들이 기대된다.


어느 장면이 진실이고, 어느 장면이 연극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소설인가? 하는 생각에 어리둥절한 생각이 컸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어느 장면이 진실이고 진심인지 추측하면서 읽는 재미가 컸다.
그러나 연극이든 진실이든 그 안에 담긴 청소년들의 내면의 이야기는 어찌되었던, 전부 '진실'에 가깝다.
아직 다 성장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라, 순수하고 어리숙한 내용들일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훨씩 매혹적이고 저돌적이고 발칙하다.
발칙한 장면이 부분 부분 나오는데, 얼굴이 화끈거리며 주위를 흘끔거리게 만들면서,
지저분하거나 부담스럽다는 느낌 없이, 매혹적으로 빠져들어 어느새 다음장을 읽고있게 만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페이지에, 등장인물 아이들에게 푹 빠져들었다.

한 고등학교의 색소폰 수업과 연기학교(대학교라고 보면 된다.)의 연기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경험하는, 일상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스캔들. 청소년들의 가려진 욕망의 첫 페이지, 비밀스러운 경험 같은 것들을 모두 학생들이 연기하듯이 들려준다. 그냥 '그런 일이 이렇게 저렇게 이루어지고 있다.-'라는 전개가 아니라 학생들의 입을 통해서 각자가 경험한 것을 연기로 보여주는데,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소설을 읽으면서도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그 속에 어설픈 어른 행세와, 학생들이 받는 부당함, 숨겨둔 욕망 질투 같은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청소년들이 가슴속에 숨겨두는 은밀한 생각들과 내면의 세계를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가디언>의 찬사 처럼, 정말 놀랍도록 독창적인 소설이다.
놀랍도록 독창적이며 발칙하고 또한 매력적이다.
한 번 펼치면 도무지 멈출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을 주제로, 이렇게 발칙한 소설은 리허설이 세계 최초이자 최고라고 감히 평가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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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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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이라는 책이 출간 됐을때,
자극적인 제목에 한 번, 홍보문구에 한 번
눈길이 가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들 중 한 권이 되었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나쁜걸 수도 있지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표지를 읽는 순간부터
긴장과 기대와 설레임의 두근거림과 전율이 느껴졌다.
전 세계가 주목한 화제작인데,
어찌하여 대한민국 국민이 주목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작가에 대한 정보는 없다.
그저 작가의 평가에 대한 이야기만 있다는게
가슴이 울린다.

삼가 읽어다오.
작가의 간절함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글이다.

'고발'은 총 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기에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북한은 21세기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체주의다.
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르고,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 생기다 못해 넘쳐 흐른다.
이건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꼭 한 번은 관심을 가지고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고발은 북한의 실체를, 북한의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떠한 고통을 감내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지, 7개의 단편 소설로 우리에게 속속들이 보여준다.
그 내용이 너무도 비통하고 애잔하여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왜 많은 사람들이 저런 고통을 아직도 안고 살아가야 하는가…

이런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가지고도, 자신을 숨기며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그저 노동이나 하면서 살아야 하는 작가가 너무나 안쓰러우며,
그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그런 나라가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
분노와 슬픔과 동정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사람으로써 당연히 누려야할 것들,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북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 속에서만 보던 내용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게, 심지어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충격적일 뿐이다.
그저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는 작가의 말을 보면 가슴이 쓰라려온다.
몇번이고 읽어주어야 할 것만 같고, 많은 사람이 읽음으로써 무언가 변화가 있었으면 바라게된다.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며, '소설'로만 존재할 것 같은 내용들이,
그 누군가는 '현실'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읽고, 같이 슬퍼하며 분노해줘야하지 않을까.

'고발'은 문학적 감각이 뛰어나며 재밌고 흥미진지한 소설이면서,
우리 민족의 고통의 현실이 담겨있는 뜻 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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