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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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불편한 편의점]과 결이 비슷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한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무려 5명의 성우가 동참한 오디오북이라 퀄리티또한 대단할 것 같아서 기대감이 더욱 크게 들었다. 들어보니 역시나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성우분들의 연기 등 오디오북 퀄리티는 엄청 뛰어났다. 그런데 처음부터 판타지스러운 내용에 응? 이게 뭐지?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유치하게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다면 당연하지만 곧잘 잊어버리곤하는 삶의 교훈과 감동을 전해주는 마음이 따스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판타지 소설과 동화의 경계 언저리에 있는 느낌의 작품이다. 현실세계에는 있을 수 없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설정에 교훈을 주는 내용으로 판타지적인 요소에 동화같은 교훈이 담겨져있는 소설인 것이다. 다만 성인이 읽기에는 아주 많은 부분, 사실 거의 모든 장면들이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고,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유치한 내용에 성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니 배로 유치해진. 진짜 엄청나게 유치하다는걸 감안하고 들어야(읽어야)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같다고도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마음가짐이나 생각들. 그러나 곧잘 잊어버리고 상처와 피로에 빠지고마는 현대인들에게 삶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교훈들은 전해주며 따스한 마음이 들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기억이나 마음을 세탁하고, 다려주는 곳에서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모습을 보다보면 가슴이 절로 따스해진다.

-차라리 긴 동화라고 생각하고 읽는다면 유치하다는 생각이 줄어들어 훨씬 읽을만하다. 살면서 상처가 하나도 생기지 않는 사람은 없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필요한데,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가 그런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편안하게 읽으면서 잔잔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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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폭풍의 집 : 배명은 공포 단편집 구구단편서가 7
배명은 / 황금가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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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편서가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남았던 [폭풍의 집]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어쩐지 기뻐서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읽어버렸다. 왜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읽었는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마지막까지 남겨두고 싶었다. 본능적으로 이 작품이 재미있으리라는걸 알았던걸까? 다소 의문스러운 작품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높고 흡입력이 뛰어난 작품집이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불쾌함이 끈적하게 달라붙는 이야기들이었는데,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괴물’과 ‘귀신’으로 표현하면서 불쾌감과 두려움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첫 두 작품 [폭풍의 집]과 [괴물의 집]은 연작 단편으로 이러한 성향을 대표적으로 선보이는 작품이었다. [손] 과 [홍수]는 정말 끈적한 불쾌감을 선사하고 [허수아비]는 죄책감이 기묘한 환경 속에서 두려움으로 발산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뱀 장수는 오지 않는다]와 [아까시나무]는 두려워하던 대상이 형체화 되어 나타나고, 거기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이한 골목식당]과 [마당]은 가정폭력을 조금 다른 내용과 정 반대의 결말로 보여준다. 또 [오롯이 나만이]와 [마중] , [불온의 밤] 으로 감동을 한스푼 추가하기도 했다. [산불]과 [로스트]에서 통쾌한 결말로 독자들을 시원하게 해주기도 한다. [우리는 산에서 길을 잃었다]는 강한 뒷맛을 남기는 작품이었고 마지막으로 [깊은 숲속 너의 집에]도 살짝 난잡한 면이 있지만 긴박한 느낌을 잘 살려 마지막까지 심장박동을 유지한채 읽어나갈 수 있었다. 구구단편서가시리즈 중 가장 종이책으로 출간되지않아 아쉬운 작품이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인데 네이버에 서평이 한 개도 없어서 깜짝 놀랐다. 어째서 이리 재밌는 책을 안읽는건지! 나는 앞으로 이 작가의 글이라면 믿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구구단편서가 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이 [폭풍의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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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단편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3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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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세계문학을 손에 집어들었다. [위대한 개츠비]로 피츠제럴드에 푹 빠졌을 때 그의 온갖 작품을 사들여두었는데, 이번에 그의 작품 중에서 단편소설을 읽고 싶었기에 [피츠제럴드 단편선]을 선택했다. 출간된지 14년이 된 작품이라 그런지 솔직히 읽기 편한 번역은 아니었다. 문장이 턱턱 막혀서 읽는데 어려움이 좀 있었다. 덕분에 꽤 긴 시간을 들여 힘들게 읽어야 했고, 작품을 온전히 즐기고 느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 작품은 두 번을 읽었는데, 두 번째에는 꽤나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기에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나는 그때서야 비로소 이 작품들의 진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피츠제럴드가 살았던 재즈 시대와 그 시대의 삶의 희비가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작품들이었다. 어떤 작품은 유머러스하게, 어떤 작품은 절절하게, 어떤 작품은 잔혹하게 그려져있지만 결국 그가 그리고자 했던 것은 ‘환희와 절망의 합주곡‘이 아니었을까? 환희 혹은 절망이 단편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작품은 없다. 모든 작품 속에 환희와 절망이 공존하고 있다.

[다시 돌아온 바빌론]은 미국 대공황 전후의 부와 좌절을 옅은 안개 속에서 몽롱하게 보여주고 [겨울 꿈]에서는 완벽한 성공과 사랑을 바랐지만 결국 모든 것을 손에 갖지는 못한 주인공이 그려져 있고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에서는 극적인 만남과 기억의 오류를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광란의 일요일]은 제목 그대로 광기어린 사교계 파티를 블랙코메디처럼 풀어놓았다. [기나긴 외출]은 절망을 희망으로 회피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그려냈으며 [컷글라스 그릇]에서는 허황된 꿈을 쫒다 모든걸 잃어버린 사람을 묘사하고 [분별 있는 일]에서는 결국 쟁취했으나 그 끝에 있는 것은 허무함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부잣집 아이]에서는 우월감과 거기서 뻗어나오는 외로움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오월제]에서는 재즈 시대의 시대성을 단순한 쾌락을 쫒으며 망가져가는 청년들과 전쟁에 몰입된 군인들의 대조되는 모습을 통해 탁월하게 보여준다.

모든 작품들 속에 환희와 절망, 부와 가난, 희망과 좌절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모든 작품이 재즈 시대의 시대성을 뚜렷이 보여주지만 동시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들을 전해주기도 한다.



-가독성이 떨어져 고스란히 느끼기 어려웠던 점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계속해서 감탄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음에도 각각의 작품들이 모두 새로운 이야기 소재가 된다. 그말은 곧 읽고, 느끼고,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것이고 이건 곧 그의 작품들의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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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 유튜브 알고리즘 좀 이상해 - 정체불명 괴담 테마 단편집 구구단편서가 6
일월명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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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와 종이책 모두 현재 정체 상태다. 독서가 정체되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데, 술에 취한 어느날 밤 결국 구구단편서가를 손에 집어들고야 말았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내 유튜브 알고리즘 좀 이상해] 이번 작품도 별 기대는 하지 않고 홀린듯 읽기 시작한 것인데, 약간의 억지스러움과 시시함이 있었지만 가볍게 즐기기에 는 딱 좋은 작품이었다.



-[내 유튜브 알고리즘 좀 이상해] 우리가 현실에서 충분히 겪어왔고, 겪어볼 수 있음직한 이야기로 공포심을 조성한다. 열린 결말로 독자의 상상력 또한 충분히 자극하지만 괴담 마니아에게는 시시한 이야기라 아쉬움이 남았다.

[대공원] 남녀노소 나이불문 한 번쯔음 이런 상상을 해봤을 것 같다. 상상 속의 두려움을 파고드는 이야기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오가며 양쪽의 공포를 모두 심어주는 이야기. 감동적인 마무리로 굉장히 깔끔한 작품이었다.

[메일을 공개합니다] 이 작품은 괴이현상의 전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연결하여 공포심을 자극하는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한 도전적인 작품이다. 그럼에도 다소 뻔하고 마찬가지로 괴담 마니아에게는 시시한 마무리라 아쉬움이 남았다.

[알에서 뭔가 나왔다] 도전적인 작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누군가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수도 있을 이야기지만 의문스러운 이야기에 쌩뚱맞은 전개방식으로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AfterMath] 이 작품집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고, 아름답다고 느꼈던 이야기. 너무 서두르거나 끊김 없이 매끄러운 전개와 진행 속도로 안정적이었다. 현실적인 두려움보다는 과학적인 두려움으로 미지를 향한 공포심을 자극한다.

[붉고 가는 선] 이 작품도 [알에서 뭔가 나왔다]와 마찬가지로 ˝이게 뭐야?˝라는 의문이 들었던 작품.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무섭다기보다는 기괴하고 씁쓸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는데, 허황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롱 안에 무엇이 있나요] [붉고 가는 선]과 같은 작가의 작품인데 이 작품도 글쎄,, 시작은 평범한 괴담이었으나 끝은 우주논리적으로 허세가 들어간 느낌. 차라리 중간에서 끝났으면 황담함이 덜 하지 않았을까.

[그 소리] 특별한 장치 없이 실질적인 공포를 느끼게하는 작품. 깔끔하고 간결하며 확실한 심리적인 공포를 느끼게하는 작품이다. ‘미지의 상황‘과 ‘소리‘의 콜라보는 역시. 섬뜩하다.

[열혈 독자 A씨의 전언] 호러소설이라기보다는 감동소설에 훨씬 더 가까운 소설. 따뜻하고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호러,공포 소설이라며 기대하고 펼쳐들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후루룩 읽고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해드릴 수 있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괴담마니아, 호러마니아에게는 시시하고 유치한 이야기지만 여러 요소를 활용하여 도전적인 작품들도 있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도 있기 때문에 꽤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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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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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에,, 선물로 받았던 책인데,, 정말 죄송하게도 출처가 기억이 나질 않아요,,, 블로그랑 사진 다 뒤져봐도 기억이 안나서,,,,죄송합니다,,,, 쌓인 책탑 얼른 해결해서,, 앞으로는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건지 선물로 받은건지도 애매모호한 기억 상태임,,,ㅎ) 아무튼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과 자극적인 제목이었지만 도무지 손이 가질 않아서 받은지 거의 이년이 다 지나서 손에 집어들게되었다. ˝아름다움˝ ˝외모지상주의˝가 주제라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세 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에는 독백의 신선함과 자극적인 내용에 눈이 번쩍 뜨였고, 그 이후로는 과한 혐오감에 빠져서 ˝이 책의 결말이 궁금하다˝는 일념 하나로 빠르게 읽어나갔다.



-자극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백으로 진행 되는 것도 신선하고 자극적이지만 ˝외모지상주의˝를 제대로 지적하는 내용이 굉장히 자극적이다. 그저 외모지상주의! 이래서 안좋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자! 라는 내용이었으면 크게 자극적이지 않았겠지만, 주인공이 인터뷰하는 여러명의 사람들이 독백 속에서 ˝뚱뚱˝하면 그런일을 당한다고 말하거나 예쁜 외모를 가진 주인공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을 바라보면서 저도모르게 혐오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단순히 뚱뚱하거나 못생겼다며 타인을 평가하는 시선을 지적하는 글이 아닌, 반대로 예쁘니까 편하게 살았겠지, 예쁘니까 당연하게 생각했겠지 라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주인공을 향한 시샘과 질투의 발언들이 합쳐지면서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단 한 장면도 혐오스럽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 예쁜 누군가를 시샘하거나 외모로 누군가를 비하하는 모든 행동들이 결국 하나의 결말을 가지고 온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조각들]은 ˝외모지상주의˝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나는 평범한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부분에서 자존감이 떨어진 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높았던 적도 없다.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 외적인 기준이 다양하다는걸 이해하고 쉽게 인정할 수 있었다. 못생기거나 예쁘다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얼마나 큰 마이너스가 되는지에 대해서 [조각들]을 읽으면서 비로소 생각 해보게 되었다. ˝외모지상주의˝가 단순히 예쁘고잘생긴 외모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닌 ‘외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임을 새삼 적나라하게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 모든 생각들이 얼마나 혐오스러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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