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랜딩우미인초 마시러 평택을 찾았다.그리고 책방을 검색해 보았더니,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방이 보여 방문하게 되었다. 개인취향.



다양한 책들 보다 나를 더 반기건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한 문장이었다. 여전히 소설을 그냥 소설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고전을 읽으면서 고전문학이 갖는 내공에 반했고, 존경한다. 해서 소설을 읽는 이유에 격한 공감을 했다.



개인취향이란 이름을 가진 책방인데, 나랑 취향이 너무 맞는 책방이 아닌가 싶어 놀랐다. 프루스트와 토지를 읽은 뿌듯함을 혼자 확인하며 미소짓는 기쁨, 최근 매력에 빠진 위픽시리즈를 보는 반가움...



꼭 책방에서 사고 싶었던 엘리 스미스의 사계절 시리즈를 만났다. '봄'을 고르면서..사계절을 모두 개인취향 책방에서 구입하게 되기를.. 선물로 받은 책갈피도 인상적이었는데, 심플한 인사말에 한 번 더 감동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읽고 싶은 그림책과 여러 책들을 리스트에 담아왔다. 책방도 내게는 도서관으로서 역활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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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에게서 나무 냄새가 났다.구석은 어두웠지만 창문이 보였다.나는 슬리퍼를 쥐고 그곳에 앉았다.나는 그것을 못 봤지만 내 손은 봤다. 밤이 되는 소리를 들었다"/108쪽


"아버지가 문으로 다가가 다시 우리를 쳐다봤다.다시 어둠이 왔고 어둡게 서 있는 아버지 모습이 보였다.다시 어두워졌다. 캐디가 나를 안았다.어둠 소리와 다른 모든 소리가 들렸고 냄새 나는 것들도 소리가 들렸다. 창문이 보였고 나무들이 윙윙대는 소리를 냈다"/112쪽











'고함과 분노' 를 읽고 있다. 유독 '소리'에 대한 언급이 많다. 해서 나는 '고함과 분노'라는 제목을자꾸만 소리와 분노..로 오독하고 있다. 오로지 청각으로 바라보았던 것 이상을 상상하게 만드는 '소리'를 따라 가다 보니 <마음에 없는 소리>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어쩔수 없이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들리지 않는 벤지가 느끼는 모든 소리가 '어둠의 소리'일까 생각하게 되지만...섣부르게 판단하고 싶진 않다. 그러면서 자꾸만 마음으로 듣는 소리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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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만나기 전 공교롭게도 당명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담긴 플랫카드를 봤다..산책길에.

이름만 바꾼다고,자신들의 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닐텐데...딜지의 마음과는 다르게 누군가는 이름을 바꾸면 운수가..달라질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나 참 딜지가 말했다. 이름 바꿔도 도움 되는 것 없어. 이름이 해를 끼치지도 못하고 이름을 바꾼다고 운수가 달라지지는 않아.내 이름은 내가 기억하기 전부터 딜지였고 사람들이 날 잊은 지 오래되도 딜지일 거야/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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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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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서 종종 윌리엄 트레버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마다 읽어야지 생각은 했는데, 막상 이야기했던 책들은 자신 없어 단편집을 구입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었다는 뜻이다. 최근 에밀졸라의 <사랑의 한 페이지>를 읽다가 '밀회' 단어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윌리엄 트레버의 <밀회>를 읽어야 할 시기가 온 것일까 생각했다. 놀랍게도 두 책의 표지가 닮은 것도 신기했다.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비슷할 거란 생각을 하다가, 표지 느낌이 달라서 <밀회>를 읽으면서 표지의 이미지가 닮은 지점을 찾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졸라선생의 작품 표지도 그랬으니까... 


"(...) 자신의 죄로 결국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려야 했던 여자 때문에 아내가 있는 한 남자 때문에 울었다.이제 학생도 연인도 방문하지 않을 집에 남겨진 모두스비벤디 때문에 부버리 씨를 배신하기에 충분했던 언뜻 본 비밀 때문에 울었다.관계가 지루해지면 바람을 피울 친구와 사고를 잘 치는 친구 너무 많은 것을 내주는 로맨틱한 친구 세상을 불신하는 친구 때문에 울었다.어머니의 사람 좋은 웃음과 아버지의 쾌활함과 자기 역활을 찾아낸 제이슨의 부서지기 쉬운 겉모습 때문에 울었다. 자기 앞에 펼쳐진 창창한 시간 언뜻 보게 될 다른 비밀과 배신들 때문에 울었다"/200쪽 '로즈울다'



소설집이었다. 심지어 '밀회'는 목차에서도 한참 뒤에 있었다. 마음 같아선 '밀회' 부터 읽어야겠지만 차례차례 읽었다. 덕분에 서로 다른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저마다 가슴 한켠에 채울 수 없는 구멍이 있다는 사실. 결핍이라 말할수도 있겠고.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애쓰는 사람, 그냥 결핍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삶은 예측불허다. 생각한대로 결코 흘러가지 않는다.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질문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붙잡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금을 살아갈것. 그런데 나이 어린 로즈에게는 예측할 수 없는  앞날이 두렵다. 산전순전 겪은 이들은 지금을 받아들이는 것이 최선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라일스처럼.



"(...) 그녀는 사랑의 까다로운 특성을 잘 알았다. 사랑은 거의 언제나 잘못된 대상을 향했다"/269쪽 '밀회' 부분


책 읽기가 마무리 되어 갈 즈음 자연스럽게 조지클라우센의 '전등옆에서 책 읽기' 그림이 떠올랐다. 윌리엄 트레버 소설의 느낌이 딱 저런 느낌이었던 거다. <밀회>를 읽기 전 단순히 책 읽는 그림으로만 각인되었던..그런데 어떤 책을 저렇게 몰입해서 읽을까.. 정도의 궁금함이었는데, 윌리엄 트레버의 <밀회> 속 이야기가 저와 같은 느낌이었다.고독하고 쓸쓸하지만, 마냥 외롭기만 한 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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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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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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