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기억에는 다른 종류의 진정성이 있고, 이것이 열등한 것은 아니다.기억은 기억하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정리되고 걸러진다.우리가 기억이 우선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에 접근할 수 있을까? 아마 못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짐작으로는 기억은 무엇이 되었든 그 기억을 갖고 사는 사람이 계속 살아가도록 돕는 데 가장 유용한 것을 우선시하는 듯하다. 따라서 행복한 축에 속하는 기억이 먼저 표면에 떠오르게 하는 것은 자기 이익을 따르는 작용일 것이다(...)"/39쪽









지인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했더랬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이 서로 다르다. 그곳을 갔다는 건 '사실'인데 언제 어떻게 어떤 순서로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의 차이.. 반스 소설에서처럼 이익을 우선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도차가 발생하고 말았다. 훗날 강화도카페에서 나눈 이야기도 우리는 서로 다르게 기억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서 기억해 두고 싶은 건, 그날의 커피가 무척 맛있었다는 사실. 기분 탓이 아니라,진짜 맛있었다는 디카페인조차 맛있었다는 기억..그래서 드립백을 챙겨 왔다는 걸 저장해두고 싶어졌다.^^


그래서 읽고 싶어진 책 한 권 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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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나올 줄 알았던 '아는 여행' 시리즈는 2편에서 멈췄다. 이 책이 고마웠던 건 그동안 내가 크게 관심 두지 않았던 제천과 충주에 대한 매력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소개된 곳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책 덕분에 스스로 알게 된 제천과 충주를 지금까지 매력적인 도시로 찾아 다니고 있다는 것이 최고의 수확인 거다.덕분에 관심이 이제는 충북으로로 넓어졌다. 지금은, 청주다. 아는여행시리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하다. 물론 결이 조금 다른 듯 닮은 책을 발견하긴 했다.(그런데 살짝 아쉽다)







지난번 후마니타스에서 반나절의 휴식을 보낸 것이 아쉬워  다시 청주를 찾았다. 계획은 지난번과 동일할 뻔 했는데(금천찍고 청주) 옥천에도 유명한 빵집이 있다고 해서,이번에는 옥천으로 정했는데, 솔직한 마음은, 금천보다 옥천이었다.빵맛도 좋았지만 그 고즈넉함을..설명할 길이 없다.빵집으로 가는 길, 산림욕장도 발견(?)했다. 다음에 다시 갈 핑계를 이렇게 만들었다.하루종일 옥천에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청주의 육거리 밥집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다음 순서는 옥천관련 책 찾아보기 내용은 모르겠는데 '옥천' 들어간 제목을 보는 순간 궁금해졌다. 

 









아침일찍 찾아 나서려 했던 청주는 3시무렵 도착했고,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되어..산성을 걸었다.(덥지 않은 시간...)상당선성.(청주의 옛이름이었다)  봄바람(초록바람)소리를 원없이 들었다. 청주 시내를 보며 놀라고, 치열한 전투를 잊게 하는 산성길이 이뻐 걷는 내내 좋았다. 1시간 남짓 걸어 내려온 길에서..이제는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 육거리 시장에서 유명한 밥집을 찾아 나섰다. 최근 먹은 밥가운데 단연 엄지척.. 반찬과 밤, 메인이  찌개까지,멋졌다. 남은 찌개를 포장해왔다. 라면사리를 먹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아는여행 청주편을  누군가 쓰게 된다면, 온전히 청주로만 하루 일정을 잡기 보다,옥천에서 빵을 먹고, 말티재에서 잠시 속리산 자연을 느낀 후,청주에 들러 산성을 걷고, 육거리시장에서 맛있는 저녁먹는 걸 일정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었다.(동선은 조금 비효율적일지 모르지만^^) 오로지 청주에서의 하루도 멋지겠지만,옥천에서 빵을 먹고, 보은 말티재에서 잠깐의 휴식.. 그리고 청주에서 다시 신나게 산책을 하고,멋진 저녁을!! 그러니까 후마니타스에서 책을 읽는 것과, 산성걷기, 미술관 둘러보기는 애당초 하루 코스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청주 한달 살기 라면,가능할까? 그런데 나는 하루 일정으로 청주를 자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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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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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읽게 될 책이었다. 작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지인 조차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는 말에 놀랐으나, (정작) 나는 읽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특별할 것이 없다는 건 변명이었다. 불편하고,힘든 사실과 애써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거다. 5월이 올때마다 이번에는 읽겠다는 다짐이..그렇게 흘러..흘러 왔다.



모두가 다 알고(?)있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려다 그만둔다. 여전히 5월의 역사를 왜곡하는 이들이 있으니까. <소년이 온다> 읽기를 망설였던 건 불편(?)함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읽고 나서 든 생각은 희생된 이들과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살아있는 이들에게 던진 질문과 마주할 용기가 없어 그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처음에는 희생자들이 눈에 들어오고, 다음은 살아 남은자들의 고통과 트라우마가,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 살고 있는 이들에게 기억해야 할 역사..에 대한 물음들.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는게 아니라,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됩니다.(...)이제는 내가 선생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134쪽


아물지 않은 기억이란, 여전히 진행중인 역사인거다. 그날의 목소리를 듣는 것보다 더 불편한 마음이 나를 옥죄어 온 건, 역사가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고귀한 사람이란 걸 알고 지낸다면 좋을텐데, 올해도 그 바람이 이뤄지기는 요원할 것 같다. 그래서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인간이 지녀야 할 양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겠다.그렇게 살고 싶다..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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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이 통(?)했는지..

단청의 모습이 마치..새가 막 이제 나무에 앉으려고 하는 표정으로 읽혀졌다.

궁남지..산책이 즐거워 하게 된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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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나만 알고 싶은 서점인데, 나만 알고 있으면 서점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을 테니..부디 오랫동안 그곳에서 책방으로 있어주길 바라는 서점을 만났다.




안토니오 타부키는 내게 아주 특별한 작가로 기억될 모양이다. 앞서 타부키의 책을 읽고, 리스본 책방을 우연히 발견한 기쁨이 오래지 않아, 큰맘먹고 나선 부여 책방에서 타부키의 책을 또다시 만났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작가가 틀림없다. 이미 읽었으나, 구입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시골 책방에서 타부키 책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게다가 해필이란 책방은 오롯이 앉아 책을 읽을수도 있다. 책방 건너편으로 정림사지가 보인다. 책을 구입하고, 내가 챙겨간 <소년이 온다>의 절반을 읽고 나왔다.자리를 털고 일어나기가 아쉬웠다. 한 번 더 나들이 계획을 세워볼 생각이다. 예산에서 커피를 하고 수덕사를 조금 자박자박 걷고 나서..부여로 넘어가도 시간은 충분하다. 저녁 먹기전까지 해필에서 책을 읽고,맛난 저녁을 먹고 나서..궁남지 산책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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