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작약 꽃이 져, 꽃잎을 몇장 모아본다. 곁에 장미도

 

 

몇 매듭, 생각이 걸려있다. 잠결과 고민결에 조금 되돌아본다 싶다.

 

 

 

1. 범위 - 작은 책방에 단골이 되어, 작은 모임에 참관 겸 참여를 해본다. '다시'라는 시모임이다. 격주로 시 한권을 정하고, 좌장 격인 리더가 앞쪽부터 살펴나간다. 그러나 마음에 남는 시 한편씩 낭독하는 모임이다.  소식지의 흐름과 닉네임도 익어간다 싶다. 여러 권의 참고도서와 영화 등등 가볍게 시작한 시 찬은 개인적인 경험과 역사적인 배경, 닮은 시인 들의 소개까지 겹쳐져 성찬에 가까운 모임이 되어버렸다. 스스로 참여의 범위를 정하고, 그에 걸맞게 움직이고, 수준을 강요하지 않고, 한바탕 나눌꺼리가 소진되면 그렇게 한 매듭을 지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쉬다가 다른 여력이 샘솟아나면 그렇게 시작하면 괜찮겠다 싶다.

 

 

 

굳이 의미의 맥락 속에 꾸겨서 넣고 찾고 하는 것보다, 이렇게 자신의 범위를 주고, 그 선에 대해 압박하지 않고, 호흡과 난장은 각장 모임의 순환과 고락에 따라 정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싶다. 탑다운이냐 바텀업이냐. 차이이 드러날수록 상쾌할 듯 싶다. 젊은 친구들이 가볍지만 진지하고 몰입을 해서, 끓어넘칠 경우에 번지는 모습이 또 다를 듯싶다. 기억하고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결들이 서로 달라져야 될 것 같다. 그러기에는 의미의 자장을 너무나 강하게 하는 것은 부작용일 듯하다. 피고지고, 지고피고, 그 꽃들이 많아지고 피는 주체가 더 많아지고 다양해지는 것이 외려 나을 듯싶다.

 

모임-일의 개화와 낙화를 보는 것은 거름이자 과실은 아닐까. 소속과 배경을, 어떤 일들을 하고자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알고 나눌 필요도 없이 해나가는 벡터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겠다 싶다. 이 또한 익숙해지는 것이고 변해가는 일이겠다. 생각의 차이만이 아니라 방식의 차이를 존중해나가는 모습들이 좋고 인상깊다.

 

 

 

2. 기술기반 소셜벤쳐 - 토론회 뒤 여운이 많이 남는다. ETRI, STEPI 주관의 사회기술혁신네크워크에서 주관한 모임이다. 소설벤쳐 청년대표 4분의 배경, 전문기술의 접목, 전문가 영입과정, 애로사항 등등 관련 사항들이 두루 논의되었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의 기본적인 관점은 사업이다. 의도와 열정과 달리, 현실을 넘어서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분야, 전문분야가 아니라 영업-기술-시스템이 통째로 굴러가며 기존 지형을 바꾸어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을 나눌 것인가, 나눌 것이 손에 잡혀야 하고 표준화되어야 한다. 꾸려나가면서 얻어낸다고 하는 것은 낭만이자 무모함일 것이다. 예비과정, 기획을 통한 지원들로 인건비를 충당하며 버텨나갈 수 있지만, 이런 관점이 변하지 않고서는 현실에서는 그야말로 한 걸음도 딛지 못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마이컴퍼니, 루트에너지, AUD, 마블러스의 힘찬 발걸음이 대단하지만, 사업으로 총체적인 마인드를 현실에서 깨지면서 배우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적 경제라고 하지만 대학교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주는 교육도 과정도 없다. 연구단지 역시 이제 제도적 보완흐름을 시작했을 뿐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STEPID 사회기술혁신연구단을 비롯한 관련단체의 노력을 응원하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떠오르지 않는다. 서울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거나 지원분위기가 상당히 무르익은 것 같다. 청춘들이 삶 속에서 하고자하는 일들과 현실의 간극의 냉철하게 살펴볼 수 있는 준비과정이 절실하다 싶다. 이 사회는 여전히 의도와 달리 자본의 논리로 구할이상이 움직이는 사회다. 거기서부터 거꾸로 헤아려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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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잡힐 듯한
바람꼬리에
찔레향이 흥건하다.

나비 떼
나비 떼

잘린 꼬리에
어쩔 줄 몰라 넘실댄다.

발. 오랜만의 몸마실. 찔레 꽃도 이울고, 나비떼는 화사하고, 때죽나무 꽃그늘이 시리다. 연등 아래, 그늘 연등을 부여잡고 목을 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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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3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3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과 꽃 - 잠깐 들러 통째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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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람시 산문집이 나왔다. 너무 얇고 부족하다. 옥중수고를 키워드로 풀어쓴 책들이 우르르 나오면 좋으련만. 그의 잣대로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면 헤아릴 것도 넘치고, 우리의 치부도 너무 솔직하게 드러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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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릴케 소개가 너무나 아름답고 아려, 시집을 건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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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중 2016-05-1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테판 츠바이크는 『위로하는 정신 』을 계기로 찾아 읽게 된 저자인대요,그의 저서마다 문장이 뼈를 저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엄혹한 세상에서 삶이 꺾여버린 이의 절망이 얹혀져 있는 듯 ...위의 책도 궁금해지네요.

여울 2016-05-20 07:40   좋아요 0 | URL
몇 권 소개해주시겠어요? 많이 끌려요.

독서중 2016-05-20 10:14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의 세계>부터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라든가 <에라스무스 평전>이라든가 `메리 슈트어트`,`마리 앙투아네트`라든가 <발자크 평전>이라든가 <광기와 우연의 역사> ,<니체를 쓰다>,<톨스토이를 쓰다> ,<도스토옙스키를 쓰다> . ^^* 제겐 다 하나같이 마음에 남는 책이었습니다. 이거 왠지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하는 기분입니다. ㅎ

여울 2016-05-20 10: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요. 가까운 도서관에서 이별여행부터 빌렸습니다. 흥미진진해집니다.

무해한모리군 2016-05-20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어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지는 아름다운 시네요. 장바구니에 쓱

여울 2016-05-21 11:38   좋아요 0 | URL
네 시들이 한편 한편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