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4 - 6호      양운고등학교 3학년 5반

생 명 수

더위와 시험과 스트레스에 지쳐보이는 숙녀들에게…
우리가 '3-5'란 공동의 배를 타고 항해한지도 벌써 넉달 반이나 되었다. 입시 달력은 무심하게도 툭툭 떨어져 이제 125일이란 숫자를 내보이고 있고.
잠깐, 한숨 짓지 말기 바란다. 125일이라면 게으른 사람도, 作心三日로 고민하는 사람도 충분히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니깐.
오늘 내가 할 이야기는……. 당연히 여름방학을 잘 보내야 한다는 잔소리다.
너희가 여름 방학에 해야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첫째, 규칙적으로 생활해서 계획을 최대한 실현하라는 것.
둘째, 네 미래를 자세히 살피라는 것이다.

자, 12년의 학창 시절의 마지막 방학이다. 알찬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계획을 세울 때는 우선 Outline을 잡아야 한다. 예를 들면, 도치의 방학 계획이 언, 수, 외를 매일 2시간 정도 하고 사탐을 완성하는 것이라 치자.
그렇다면 우선, 7월 15일 ∼ 8월 25일(약 40일)까지 달력을 그린다.
그 다음 언수외부터 배치한다. 문학 1권, 비문학 1권, 수리 1권, 영어 1권, 총 4권의 문제집을 40일만에 다 푸는 게 첫 번째 과제.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시간은 하루에 두세시간 정도.
다음은 사탐의 네 과목을 깔아야겠지. 도치의 선택 과목이 국사, 한국지리, 근현대사, 정치라면, 제일 자신있는 과목을 우선 정복한다. 처음 목표는 낮을수록 좋으니깐. 도치가 제일 좋아하는 정치'♡'를 1순위, 다음은 한국지리, 국사와 근현대사는 어려워@.@∼∼∼. 계획을 세우자. 1과목에 공부할 책은 세 권이 목표.(총 12권)
처음엔 1과목에 4일 잡는다.(기간 엄수) 4일 * 4과목 = 16일 @.@
다음엔 1과목에 3일 잡는다.    3일 * 4과목 = 12일 -.-;;
마지막 1과목에 2일 잡는다.    2일 * 4과목 =  8일 ㅜ.ㅠ;;;;;
     total   36일
그리고 계획표에 적어라.

(참고, 혹시 국사 공부가 어려운 사람은 '독학 국사'란 책이 유명하다. 2권인데 한 번 사서 죽 읽으면 계통이 훨씬 잘 설 것이다.)
사탐 공부하는 시간은 하루 5시간(학교에서 5-6시, 독서실에서 8-12시).

         잔소리 1. 여름 방학 보충 수업에 늦지마라. 늦게 오는 사람에게 저주를 내릴 것이다.
잔소리 2. 사탐 중 자기가 시험 안 치는 과목도 충실히 들어라. 중간 고사에 들어간다. 근현대사 안 치는 사람도 그 점수는 대입 지원에 필요하다.
마지막 잔소리. 오후에는 가능한 한 교실에서 자습하자. 자습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 있다면 선생님에게 얘기해라. 쫒아보내겠다. 우리는 지금 각자의 목표를 향해달리는 중이니, 태클은 용서할 수 없다.

둘째, 네 안의 빛나는 1%를 찾아라. 9월이 되면 수시 2학기 원서 접수가 곧 있다. 자기 수준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미리 찾아 놓기 바란다. 아주 가끔은 1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 놓고 인터넷을 통해서 내가 갈 학과와 전형들을 찾아서 '찜'해두어야 2학기 수시에 상담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도치의 여름 방학은 팍팍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이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고는 말하지 마라. 도치는 할 수 있다.

너희의 게임은 이제 한창 중반전을 지나고 있다. 게임의 결과를 판정할 날이 다가오면 올수록 심리적 부담감은 커질 것이지만, 게임의 법칙을 아는 사람은 좌절하거나 패배하지 않는다. 게임의 목적은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니깐. 미지근한 물에 데어죽는 개구리가 되지 말기 바란다. 지금 힘차게 나의 뒷다리를 박차는 개구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프로가 되어 남 핑계 대지말고 스스로를 가꾸는 보람찬 여름이 되길 바란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말씀하실 때, "내 비유로써 말할지니,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고 하셨다. 하물며 인간인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너희에게 '담임 통신 6호'를 쓰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귀가 있는 숙녀들은 알아듣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내 지친 너희에게 '生命水'같은 주옥같은 문장들로 복된 편지를 쓰려 했지만, 결국 '생명수'를 얻는 우물은 '목마른 자의 몫'으로 남고 말았다.

이제 우리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묵묵히 걸어갈 때이다.
(대학을)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 마흔 송이의 숙녀들이 모두 멋진 대학생이 된 내년 여름에 선생님이 씨언-한 맥주 한 잔 살 수 있도록 기회를 다오.

공포(04)의 해 여름방학식날, 너희의 능력을 믿는 담임선생님이 쓴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애벌레와 나비 
  
애벌레에게는
길에 늘어선 것들이 모두 다 문제입니다.
앞에 있는 돌덩이도 문제고 냇가도 문제고 막대기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나비에게는 이 모든것이 구경거리입니다.
하지만 애벌레가 변하여 나비가 되지요.

- 장길섭의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입니다》중에서 -

* 애벌레도 사람도
한번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그러자면 진통이 뒤따릅니다.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역경의 터널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 터널을 빠져나가는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내지 못하면 나비가 되어 날아 보지도
못하고, 영영 애벌레에 머물고 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대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못랐으니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아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 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
 
---- 징 기 스 칸 ----
 
산다는것,
 
정말 쉽지 않습니다. 험난하기만 합니다.
가정에서 시달리고,
직장에서 눌리고,
사회에서 충격 받고,
가는 곳마다 사방 어느 곳에도
고분고분한 내 편은 없습니다.
그러나
환경에 도전하십시오!
위협에 도전하십시오!
 
도전하는 당신,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코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에 승리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04-07-30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방학이라 좀 한가하신가요?
'산다는 것'을 읽고 힘이 불끈불끈 솟아 납니다.
'도전하는 삶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평소에 저도 하고 있습니다.
단지 도전하는 것이 넘 힘들어서 자꾸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건강한 여름 나시길 빌겠습니다. ~
 

한 아이가 죽었다. 죽었다기보다는 갑자기 나무토막이 되었다. 특별히 말썽을 부리거나 못된 짓을 일삼는 아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모를 기쁘게 해 주는 그런 아이도 아니었다. 언니와는 달리 성적도 시원찮아서 아예 큰 관심을 쏟지도 않았다. 그런 것들이 마음에 걸려 더욱 애절하게 나무토막이 된 아이를 붙잡고 제발 다시 살아나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나무토막에 두 눈이 생긴 것이다. 가만 보니 죽은 딸아이의 눈과 똑 닮았다. 그 눈으로 무언가 절실하게 말을 걸어온다. 옆집 아이처럼 쌍꺼풀이 진 예쁜 눈은 아니지만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직 나무토막일 뿐이지만 딸아이의 눈을 보자 죽었던 아이가 되살아나기라도 한 것처럼 기쁜 마음에 밤새도록 눈으로 대화를 나눈다. 딸아이의 눈이 이렇게 예쁜지 처음 알았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부모의 마음은 다시 애가 타기 시작했다. 입을 열어 말을 할 수만 있다면, 귀가 있어 이쪽에서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더 이상 소원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런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는지 나무토막에 입이 생기고 드디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말을 한다. 비록 나무토막이지만 딸아이의 목소리가 분명하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귓바퀴도 분명 딸아이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모의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다. 그 간절함이 다시 하늘에 닿았는지 딸아이의 볼그레한 뺨이 돌아오고 봉긋한 가슴도 생겼다. 배꼽티를 입고 있어서 배꼽도 보였다. 늘 그것 때문에 부모 자식 간에 싸움도 하고 그랬는데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왜 배꼽티를 못 입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시 손이 돌아오고 발도 돌아왔다. 토실토실한 엉덩이도, 허리도 돌아왔다. 이제 나무토막은 없어지고 거기에 온전한 사람이 서 있다. 사랑을 나눌 수 있고 꿈을 꿀 수도 있는 영혼을 가진 사람 말이다. 이 놀라운 기적에 부모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배가 부를 것 같다.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가 않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 놀라운 기적들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아이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 온다. 여전히 중간 이하의 성적을 받아 온다. 영어나 수학 문제를 푸는 머리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명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가 다시 살아났는데 이게 무슨 대수냐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모의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지닌 몸과 생명의 경이로움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딸아이의 눈과 입술과 귀와 엉덩이와 허리와 손과 발은 더 이상 놀라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웃집 아이에게도 있는 너무도 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류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옆집 아이에 비하면 딸아이가 초라해 보이기만 한다. 그 초라함이 자신의 것이 되기 시작하면서 딸아이에게 다시 미움이 돌아갔다.

바로 그날 밤, 딸아이가 다시 나무토막으로 돌아가 버렸다. 부모는 통곡을 하다가 가만 꿈에서 깨어난다.

안준철, 그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 - - - - - - - - -

선생이 학생에게 잘못 가르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옳게 공부를 해야 한다.

교사의 일은 보석 찾기, 아이들 스스로 가슴 깊이 숨겨진 것들을 찾아 내어 그 휘황한 광채에 황홀해하는 모습을 보는 일, 그것은 교사에게 허락된 최고의 보람이자 즐거움이지만 학생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지 앟으면 불가능한 일

아이들을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죄다.

오늘 꽃이 피지 않았다고 내일도 꽃이 피지 말라는 법은 없다. 생명이 있는 한 따사로운 햇볕과 바람만 있으면 꽃은 피어나게 마련이다.

얼굴이 예쁘거나 성실한 아이를 귀여워해 주고 칭찬해 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반대의 경우라도, 교사라면 교육적 상상력으로 칭찬의 조건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eylontea 2004-07-3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퍼갈께요..

드팀전 2004-07-3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휴가때 오대산 상원사을 다녀왔습니다. 상원사에는 가장 오래된 동종이 하나 있지요.국사시간에 배웠던... 종은 누각을 세워 보호하고 있더군요. 그 틈새로 얼마나 돈들을 던져 넣었는지.바닥에 100원짜리가 수두룩하데요.도대체 왜 돈을 던져 넣는거지요?
어쟀건 아이와 부모들이 함께 온 경우도 많았습니다. 한 아이의 부모 동전을 아이에게 주며 아주 교육적인 목소리로 ... " 던져서 종을 맞춰봐.무슨 소리가 나는지..."
아주 교육적으로 훌륭하신 부모님이더군요. 보고 있다 열받아서 한 소리 했습니다.
'아주머니 그다지 교육적으로 좋지 않은것 같은데요..."

애들 망치는 건 부모 맞습니다.그러고도 아이 한테는 공부잘해라 뭐 잘해라 뭐 잘해라하지요.
정신차리고 교육받아야 할 건 아이가 아니라 부모들인것 같습니다.

밀키웨이 2004-07-31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벽별님 서재 거쳐서 왔습니다.
퍼갈께요, 근데 눈이 쪼매 아퍼서 글자색은 수정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일단 수정해서 올리구요, 혹시나 마음에 아니 드시면 서재주인 보기로 말씀해주세요 ^^
인사도 미처 못드리고 퍼가기부텀 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

글샘 2004-08-01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은 인성이 올바른 인간이기 전에 적자생존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간인 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가치는 비교 대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지 않을까요.
정작 포기하고 싶어지는 건, 그 아이들일테니깐요.
아이에게 요구하기 전에, 사랑부터 주는 마음을 요즘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은 공부라는 생각이 드네요.
 

1. 아무런 목표 없이 그저 살아라.

2. '난 틀렸다'고 늘 넋두리 하라.

3. 모든 일에 변명하라.

4. 무슨 일이든지 행동하지 말고 공상해라.

5. 지난 일만 생각해라.

6. 좁게 생각하고 좁게 행동해라.

7. 사소한 일에 시간과 마음을 쓰라.

8. 자기 자신을 늘 비난하라.

9. 모든 일에 소극적으로 행동하고 쉽게 포기하라.

10. 실패하면 이제 곧 끝장이라고 생각하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4-07-2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개나 해당되니 제가 무능한 사람이 맞군요...

글샘 2004-07-27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질문에 이렇게 진지하게 답을 해 주시다니요.
저는 단순하게, 이런 반어적인 어구를 보면서 힘을 냅시다! 하는 의도로 적어 두었을 뿐인데...
3,4,7,8,10 번 같은 문항은 착한 사람들이 쉽게 가질 수 있는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착하다는 미덕이 무능이란 한계로 읽히기 쉬우니까요.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데, 좀더 힘을 내자는 거였답니다.
영어로 '용기를 내세요'를 이렇게 말하더군요. Chi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