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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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230815

형제1/위화/푸른숲

위화의 ‘인생‘이라는 소설을 읽고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기구한 한 여자의 삶과 자신의 삶에 대해 불평할 줄 모르고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그 모습에 대해 감동을 넘어선 경이로움을 느꼈다.

형제는 이광과 송강. 이 두 이복형제의 기구한 삶을 통해 문화혁명 시기의 중국의 무자비함과 야만적인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 소설이다.

‘혁명‘이나 ‘혁신‘은 과거를 과오나 잘못으로 인정하고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이 단어가 꺼려지고 어렵니다. 그보다는 ‘개선‘이나 ‘변화‘가 이뤄지는 환경에서 지내고싶다. 그게 안 될 경우 혁명과 혁신. 혹은 개혁이 오겠지만...

이광의 어머니인 이란과 송강의 아버지인 송범평 간의 사랑이 참 아름다웠다. 송범평이란 사람이 존재하긴 한단 말인가?

위화는 본인 스스로가 문화혁명을 겪었기 때문에 이러한 묘사가 가능한 것 같다. 처음엔 외설스러워서 속으로 욕하고 말았다. 표현들이 저속하고 지나치게 성적이어서 꼭 이렇게까지 묘사해야했나싶었는데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훌륭해서 서사 속에 푹 빠져들었다.

책에 돈을 아끼자는 마음으로 형제2 권은 사지 않았는데 바로 주문했다. 기대된다. 내일은 꼭 읽고싶다.

하루한권 도전해본다.
바쁘게 살아보자.

#하루한권도전 #오늘의책1 #형제1 #위화 #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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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눈뜰 때 소설Y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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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하 장편소설 호랑이가 눈 뜰 때

놀라운 소설
시작 전에 나의 독서 성향과 이력을 밝히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문학전집을 초6에 완독했으며(제대로 읽었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문학전집은 중2무렵 완독했다. 여기서 완독은 전집을 다 읽었다는 의미이며 꽤 이름있는 출판사의 하드커버를 읽었다. 중3에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읽으며 역사소녀를 꿈꿨다.
나는 판타지나 sf소설을 전혀 즐겨읽지 않는 독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이가 눈 뜰 때는 정말 한 눈 팔 틈이 없이 순식간에 읽게 되었고 그 여운이 오래 남아 며칠 간은 '천 개의 세계' 어딘가에 머무는 기분이었다.

'호랑이가 눈 뜰 때'에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k적인 것 즉 한국적인 것을 너무도 세련되게 접목시키고 표현하여 적절함을 얻은 부분이다.
주황 호랑이족, 여우령 구미호족, 귀신, 무당 등 굉장히 한국적인 요소를 천 개의 세계 우주군에 매우 적절히 접목하여 마치 스타워즈의 다양한 행성의 부족과 같이 자연스러움을 얻었다.

생도는 우주군의 계급과 같은데 이 역시 스타워즈의 제다이가 떠올랐다. 이 소설을 영화화하겠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주황 호랑이군이자 제3의 성별을 가진 세빈은 오래도록 염원했던 우주군에 입성하지만 삼촌인 환의 반역 소식으로 곤란함을 겪는다. 해태호에 입성한 세빈은 적의 침입으로 초토화된 상황에서 그 침입자가 환 삼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괴로워한다. 한편 환은 천 개의 세계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드래곤펄을 여우령이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한 것이 반역이라 여겨지는 것에 분노한다. 삽살개 등을 등장시켜 우리 전통의식을 세련되게 살렸다.

우리는 진정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 이 일을 하고싶은가?와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는 이는 진정성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 세빈은 어느 모로 보나 위태로운 자신의 상황을 진정성으로 이겨나가고자 했으며 여우령인 민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해 주었다. 홀리기가 나를 위함이 아닌 누군가의 용기와 자기다움을 위한 것이라면 희망이 보인다.

김동리의 무녀도는 번역되는 과정에서 우리 민족의 충분한 혼과 한을 담아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윤하는 그 장벽을 뛰어넘을 작가로 보여진다. 후속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를 오랜만에 만난다. 대한국민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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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엄마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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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엄마라는 그림책을 처음 읽고는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건전지 엄마를 구분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린이집 선생님이자 누군가의 엄마인 건전지 엄마는 아이들이 잠을 자고 있을 때에도 세심하게 일한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이 붙는 위험한 상황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여 어린이들을 위험에서 구해낸다.
온종일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다 써버린 건전지 엄마는 집에 돌아와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어린 건전지들을 통해 완전히 충전된다.

양모펠트로 탄생한 건전지 엄마의 인물들은 그 질감이 주는 느낌처럼 한없이 따뜻하다. 누군가의 온전함과 평안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는 일..그처럼 고귀한 일은 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엄마 안에 살아있는 건전지 엄마를 느꼈으면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따스하고 안온한 그림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덧붙여 강인숙 전승배 부부작가의 부침없는 작품활동을 기원해본다. 100쇄 인쇄 기원!!!^^

#창비 #건전지엄마 #강인숙전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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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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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선은 분명 이런 빈곤층의 삶을 겪어봤을 것 같다. 겪어보지 않고서는 묘사하거나 그리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빈곤은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굉장히 수치스러우면서 모든 사람들이 대략은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 끔찍함의 절망을 알 수가 없다. 특히 빈곤은 그냥 가난하다와 결을 달리하는 말로써 당장 전기가 끊기고, 1000원이 없어 어디든 갈 수가 없고, 통신비가 없어 지원을 받으러 오라는 동사무소의 연락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은 마치 동굴 안에 곰이 살고 있는지 뻔히 알지만(나를 죽일 수도 있는) 너무 추워서 그 동굴 안으로 걸어들어가 끝에 걸쳐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배고픔은 수면욕만큼이나 강력한 욕구로써 약 3일 정도 굶게 되면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도 있고 심한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 요즘은 비만이 문제 중의 문제라고 하는데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패스트푸드라도 먹을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극단의 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을 힘으로 살아가라고 하는데 매일 겪어야 하는 그 트라우마는 삶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린다. 그리고 주변을 오염시킨다. 그러므로 깔끔한 죽음을 택하는 노인이 많은 것이다. 

문미선은 이러한 빈곤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을 숨기고 연금을 타가는 여자이야기다. 일본 '어느 가족 이야기'를 보는 듯한데 우리나라 실정이 잘 실렸다. 대리기사 준성의 이야기는 이렇게 착한 남자가 있나 싶은 조금 비현실적이지만 만약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인 빈곤과 노인 환자 문제는 이제 우리나라의 큰 사회적 문제가 되어 사회 비용을 청구하게 될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노인들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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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한 문장부터 - 10대를 위한 글쓰기 기본기 창비만화도서관 9
이강룡 지음, 국민지 그림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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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중2 두 딸을 키우며 겪는 어려운 일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같은 한국어를 쓰면서 이렇게 의사소통이 안 될 수가 있나 싶을 때가 여러 번이다. 특히 그들의 언어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국어교육을 전공하고(무려 박사학위까지 받았음) 초등교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 지도에 관한 조언을 구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이를테면 가정통신문 문구라든지 홈페이지 문구 등이 그렇다. 아주 간단한 글인데도 공식적인 글쓰기는 언제나 긴장되고 특히 교사라는 직업의 성격상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틀린다면 기본 소양의 문제로 귀결될 수도 있기에 늘 걱정이 앞선다.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시험을 보기 위한 맞춤법 공부를 했지 일상생활 속에서 활용하기 위한 문법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시험을 위한 책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일상생활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기 위한 소중한 책이다. 특히 2부 '올바른 표현을 골라서'는 우리 안의 혐오 표현이라든지 차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좋았다. 정말 시간이 없을 경우 1부라도 꼼꼼하게 읽어본다면 기본기 중에서도 기본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되'와 '돼'는 헷갈린다. 입말과 글말의 차이를 우리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입말과 글말이 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까지 있기에 더더욱 헷갈린다. 언어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핵심이자 목적이다.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쓸 때 우리 글을 사용하는 이들끼리 오해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책을 보급형으로 만들어서 전체 초5,6학생들에게 배포했으면 한다. 그리고 줄글에 대한 가독력이 매우 약한 10대를 겨냥한 책이라서 만화형식으로 이끌어 나간 점이 인상적이었다. 줄글이면 좋았겠지만 문제는 아이들이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부디 이 책을 초고학년 담임교사와 중학교 저학년 국어 교사가 발견하고 감동하여 널리 알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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