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좀 올려주세요 - 찬이의 포스터 대작전
오오쯔끼 아까네 그림, 아마노 유우끼찌 글, 김소연 옮김 / 창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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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노 유우끼찌는 광고를 업으로 삼고 살다가 그림책을 낸 것 같다.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것은 아마도 2년여 전인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글쓰기'에 적합한 동기유발 자료로 적합하다 싶어 교수님께 추천했다. 자신의 용돈은 500원인데 500원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어떤 근거를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3학년 찬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실 주당 100%인상을 요구하니 엄마 입장에서는 무리한 요구로 보일 수도 있다. 

협박과 청사진 제시와 애원과 거래 시도 등 온갖 방법을 생각해내다가 결국 "항상 말썽만 피우는 아들이지만 용돈을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공손이 두 손 모아 인사하는 그림을 그리며 마무리 짓는다. 결국 솔직함이 답이라는 이야기다. 

 결론을 내기까지 총 15개의 안이 제시된다. 아마도 광고계에서는 이렇게 수많은 안들이 나왔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수정해서 올라오길 반복할 것이다.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에서 다양한 제안서를 살펴본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리반 친구들에게 보여줄까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아이들은 용돈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받는 경우가 많아서 이해를 잘 하지 못할 것 같다. 학군이 좋으면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자란다. 음...만약 이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맞게 바꾼다면 '학원 시간이나 갯수를 줄여주세요'라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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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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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하고 잘 아는 동료 교사가 소장각이라며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 책이다. 

읽는 내내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나는 작지만 내가 이 세상에 있고 없음은 큰 차이라는 것...

친절한 사람은 그 어떤 사람보다 사람다운 사람이라는 것...

큰 폭풍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주었다.

소년은 두더지를 만났고, 여우를 만났고, 말을 만났다.

두더지는 케이크만 생각하는 유쾌한 친구이고 자신을 죽일수도 있는 여우를 덫에서 구해준다.

평범함을 들키기 싫어하는 여우는 시종일관 말이 없다. 말을 하게 되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그러면 친구들이 떠날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기 때문이다. 날 수 있었던 말은 질투로 인해 자신의 재능을 부끄러워하다가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를 만나 맘껏 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에 '집'이 항상 좋은 곳만은 아니라는 말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가장 큰 착각은 인생이 완벽할 것이라는 기대라는 문장을 읽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우리가 목표로 하며 가고 있는 도착지점인 '집'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따뜻하고 좋은 곳만은 아니라는 것.....'집'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성공'의 은유인 듯 하다. 그래....성공은 가능성일 뿐이다. 

은유로 가득찬 이 그림책은 중1 큰 딸이 읽고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초5인 둘째는 읽을 생각을 안 하고 있지만 이번 방학에는 읽어주어야겠다.(읽어주면 듣겠지...)


제목의 2020_으로 시작하는 연번은 2020년에 읽은 그림책 수이다.

일년에 그림책 1000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싶다. 이것은 그냥 내 버킷리스트다.

업무지옥에서 빠져나오니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 10년은 그렇게 내가 잘 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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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 - 디지털 시대,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존 카우치.제이슨 타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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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9년 <공부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책이다. 2020년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편집자가 제목을 뽑아내는 능력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저자인 John Couch는 애플 수석 고문이자 전 교육 담당 부사장이다. 휴랫팩커드에 근무하다 스티브 잡스에 의해 애플에 스카웃된다.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학생의 학습과 동기부여가 교육의 핵심이라 여긴다. 줄을 긋고 정독한 책이다. 인상깊은 문구를 옮겨본다. 사실 정말 줄 칠 곳이 많았다.


교사는 자주 진퇴양난에 빠진다. 꾸준한 진도를 유지하며 학생들에게 적절한 노력을 요구할지 아니면 수업 진도를 늦춰서 모든 학생이 내용을 완전히 익히게 할지 선택해야 한다.

독특성은 개별성(말하자면 우리가 누구인지)과 관련되는 반면, 평등성은 기회(말하자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관련된다.

75.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동기부여다. 만약 성공할 동기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성공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아이가 무언가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대개 학습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그것이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78. 교육자와 부모의 주된 목표는, 아이가 잘하는 것과 배욱우고 싶어 하는 것을 알아내 배워야 할 것과 결부지어서, 자신이 최적 지점을 찾아내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들이 새로 알게 된 사실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결합해서 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만들어내도록 가르쳐야 한다.

일 대 다수 교육을 위한 모닥불형, 다수 대 다수 교육을 위한 물웅덩이형, 일대일 교육을 위한 동굴형. 내 경험으로 보건대 가장 효과적인 학교와 교실은 이 모든 형태의 공간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남겨야 할 문구는 많다. 기술은 교사를 돕는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거듭 말하는 카우치의 주장이 귀에 맴돈다. 그리고 초등학생때부터 코딩을 의무적으로 배워야만 할 것이는 그의 제안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코딩은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 하듯 미래 사회를 살아가야 할 때 꼭 배워야 하는 언라고 주장한다. 이번 방학에는 코딩에 대해 살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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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숲에서의 일 년 인생그림책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지오반니 만나 그림, 정회성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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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의자가 세 개 있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우정을 위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 그림책으로 나왔다.
월든에서 지낸 2년 2개월 중 1년을 표현한 그림책이다.
이탈리아에서 수채화를 가르치고 있는 지오반니 만나의 그림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소로와 함께 숲에 머무는 기분이 든다.
초등학생이 이 책을 보고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특히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무엇을 느낄까...고민하였다. 그들의 생각을 짐작할 수 없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책을 읽은 김에 다시 한 번 '월든'을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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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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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될 것 같다.
지난 4년간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 없이 '열심히' '성실하게' '잘' 살았다고 믿는다.
후회되는 날이 지나고보니 대부분이지만 그 당시엔 주먹도 불끈 쥐어보고, '나는 나다울 때 가장 멋있다'라는 진심어린 다짐과 응원을 나 자신에게 했기에 모든 순간은 적어도 부끄럽진 않다. 부끄럽지 않다고해서 후회없다는 것은 아니다. 후회는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생기는 것이니 후회의 근원은 내가 나를 어찌 생각하느냐에 있다. 그 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이렇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고로 지금의 나는 나를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호사다마라던가...
욕심은 화를 부른다던가...
전자라면 나는 재수가 없는 것이고
후자라면 나는 자업자득 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그리고 판단을 내리는 사람과 나와의 역학관계에 따라 지난 1년의 내 삶은 다르게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남들의 평가가 나를 휘두르게 놔두진 않기에 마흔을 앞둔 나는 내가 많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다.

책을 집중해서 읽은 적이 언제였던가...기억이 가물거린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대중적인 책을 멀리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어찌어찌 논문을 마치고 학위를 받았으나 책 읽는 법을 잊어버리고야 말았다.

김영하의 책을 발견했다.
짐을 싸면서였다.
아....이런 짐들이 나에게 있었구나...
지난 1년간 전혀 필요없던 이 물건을 나는 버리지도 못하는구나...
그래도 김영하의 '보다, 읽다. 쓰다' 시리즈를 오롯이 발견하고 잔잔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것은 조금 과장을 보태어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책을 왜 읽는가?
나는 김영하와 같은 작가를 직접 만날 일도 드물 것이고(낭송회 등을 부러 찾아다니면 볼 수는 있기에...), 연이 닿아 지인으로 지낼 가능성은 더 적고, 깊은 대화는 다시 태어날 확률과 맞먹을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그가 집중해서 고르고 고른 견고하고 세련된 말들을 나 역시 집중해서 읽고 듣고 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이런 대화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뭔가 새로운 깨달음과 앎의 즐거움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는 나와 대화하는 글을 쓰게 된다.(지금처럼...)

역사서나 인문서를 즐겨 읽던 때는 아득하다.
가벼운 에세이조차 힘들었던 때는 엊그제였다.
마흔을 앞둔 나는
그리고 몸이 상당히 중하게 아팠던 나는
다시 진중한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럴듯한 성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필시 기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의미로든 성공을 염두에 두되 여유를 갖는 지혜와 품의있는 포기로 가꿔가는 내 삶으로 만들고 싶다.
책 읽기는 나 외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조금 이기적인 행위다.
나는 내가 읽은 책을 내 학생들에게 말해주지 않는다.(그림책이나 아동책 제외)
나는 나를 위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독서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싶다.
나에게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실은 확신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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