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여름, 내 책장 뽐내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삶의 위치는 먼저 그것을 상상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다."
- 도널드 커티스
무슨 진부한 자기계발서적의 상투적인 주장 같아서 선뜻 인용하기 싫었지만,
내가 '나의 서재'에 관한 글을 써보겠다고 마음먹으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위의 말이었다.
앤서니 라빈스가 좀 더 그럴듯하게 바꾼 걸 인용한다면
"생각을 관리하는 것이 인생을 관리하는 것이다."라는 말인데 둘 다 같은 내용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세계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으로 해서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가 있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후 아마도 15년 이상은 직장생활에 바쁘다는 핑계로 책과는 담을 쌓고 지냈고,
또 나름대로 취미생활을 열심히 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조차 별로 없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에겐 '서재'라고는 꿈도 꾸기 어려웠던 시절이 꽤나 오랫동안 있었고,
그 언젠가부터 막연하게나마 조금씩 '서재를 갖고 싶은 꿈'을 꾸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감히(?) 알라딘에서 서재에 관한 글을 쓸 용기도 내고,
그것도 모자라 수많은 사진까지 올리고 있다는 것이 그저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그것도 '책과 서재'에 관해서라면,
내노라하는 전문가들이 차고 넘치는 그 유명한 알라딘에서 말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만 더 미리 밝혀둘 부분이 더 있다면,
이 글에는 상당한 분량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어서 '스크롤의 압박'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글은 마침 '내 책장 뽐내기' 이벤트에 참여하는 성격의 글이기도 하지만,
글 읽는 분들의 '구경꾼 심리'도 십분 헤아려(?) 가급적 '많은 사진들'을 올리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특히,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품었던 몇몇 이야기들은 '시각적 이미지'로 바꾸려고 별스럽게 애를 썼다.
(스티븐 핑커도 '시각적 이미지는 마음의 시뮬레이션을 특히 생생하게 만든다'고 했던 만큼)
대중의 반역이라는 책에서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역사'에 대해 말하기를,
...... 그래서 자신의 시대를 잘 보길 원한다면 멀리서 봐야 한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보는 것이 적당할까? 그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리면 족하다.
라고 했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자기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라면,
나는 내 방 서랍에서 몇 년에 한 번씩 열어보는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정도의 거리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오늘'(1982.6.11)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그 당시는 '서재'는 한참이나 뒷전이었고, 무엇보다 민생고 해결이 최우선 과제였던가 보다.
대학에 다니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중이었던 당시의 곤궁한 처지가 새삼 느껴진다.
'난 지금 배가 고프다'
대학을 졸업하고 차츰 민생고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는 어땠을까?
갑자기 원하는 게 무척이나 많아진 느낌이다.
그리고 거창하게도 '서재'를 꿈꾸기 시작한다.
대략 지금으로부터 19년 쯤 전의 일이다.
그렇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 당시엔 평소에 책도 별로 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마 서재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도 서가에 담을 책조차 없어서 무척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다시 7년 전쯤으로 돌아가 보자
(이미지 속의 내용이 잘 안보이면 사진 위에 마우스를 대고 클릭)
처음엔 이 글과 관련된 9번 항목만 오려 붙일까 하다가 '서재의 내용'과 연관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무려 11번까지 오려 붙였다.
'적어도 1,000권의 서적'이 내 방을 빙~ 둘러 쌓여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 당시에도 아마 읽은 책이라고는 수레 한 대의 밑바닥이나 겨우 덮을까 말까한 분량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그랬던 것이 어찌어찌 하여 인터넷 서점(주로 이 곳 '알라딘')을 통해 책도 사고
또 서평글도 훔쳐 보면서 또 가끔씩은 내 스스로 직접 서평글을 쓰면서 오늘에 이르고 보니
(아직은 여러모로 턱없이 미흡하지만) 한 쪽 벽면이나마 책으로 쌓인 '서재'가 생긴 것 같다.
2003년에 목표로 했던 1,000권에 비춰보면 아직도 400권이 될까 말까 한 분량이고,
이마저도 책만 사두고 읽지 않은 책들이 상당수에 달하기 때문에 공개하기 부끄러운 수준임엔 틀립없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지금부터라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좀 더 부지런히 책을 가까이 한다면,
아직도 내게 주어진 시간은 충분히 넉넉하지 않을까 싶다는 점일 것이다.
괴테도 '제대로 쓰기만 한다면, 시간은 언제나 충분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2007년경 아들 녀석과 함께 백두산을 종주하기에 앞서,
느닷없이 DSLR을 덜컥 구입하기도 했지만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다 보니,
책꽂이 하나를 가지고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어 올리게 되어 부끄럽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9월의 '상세한 단면도' 하나쯤 남겨도 좋겠다 싶어 아끼지 않고 올려본다.
1. 서재 소개 시작~
(클래식 음악은 주로 아침 출근 시간에 자주 듣지만 TV로도 가끔씩은 본다)
2. 오른쪽 방향으로
(서재 공개를 앞두고 밀린 숙제 하듯이 정리정돈을 깔끔하게 다시 했다. 덕분에 속이 개운하다)
3. 왼쪽 방향으로
(왼쪽 상단에는 대학교재들과 노트가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
4. 정면_오른쪽 방향으로
5. 정면_왼쪽 방향으로
(좌측 상단에서 세번째 칸에는 대학시절 수강노트 말고도 '독서노트'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6. 가장 좋아하는 분야 ⓛ 고전,역사,과학
7. 가장 좋아하는 분야 ② 고전,역사,과학
8. 직업과 관련된 전공 분야 ③ 투자
9. 고전_01, 미처 읽지 못한 책도 많고, 읽고 나서도 '실물'이 없는 책도 더러 있고......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문학작품이지만 끝까지 읽는 데 꽤나 오래 붙들고 씨름했던 책)
10. 고전_02, 오래된 고전은 물론이고 20세기 이전 근대 고전도 많이 찾아 읽고 싶다
(국부론은 아담 스미스가 필생을 바쳐 집필한 정치·경제학 분야의 '일리아드/오딧세이'라 할만하고,
전쟁론도 저자가 평생을 바친 작품. 월든, 대중의 반역도 대단한 가치를 지닌 책들)
11. 고전_03, 역사책들은 무슨 책이든 대부분 가치있는 책들인 것 같다.
(로마제국쇠망사는 언젠가 꼭 6권짜리로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명연설 뿐만 아니라 교훈적인 내용들이 너무나 많은 책)
12. 과학_01, 스티븐 핑커의 책들이 유난히 두껍지만 정말 읽는 데 '보람'이 있었던 책......
(스티븐 제이굴드와 에드워드 윌슨의 책들도 '인간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싶다면' 크게 도움되는 책)
13. 과학_02, 다윈과 도킨스의 책들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책들'이 아닐까 싶다.
('만들어진 신'은 좀 더 널리 두루 읽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는 책)
14. 과학_03, 프린키피아는 너무 어려워 도저히 읽기 힘들지만, 총,균,쇠와 문명의 붕괴는 흥미 만점~
15. 투자_01, 벤저민 그레이엄의《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는 인류 역사를 바꾼 책!
16. 투자_02, 워렌 버핏 관련 책들은 내용은 비슷하지만 한 권 한 권 모두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들
17. 투자_03, 워렌 버핏의 스승인 필립 피셔의 책도 훌륭하고, 피터 린치, 존 보글의 책도 모두 훌륭함.
18. 투자_04, 존 템플턴,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들과 금융투기의 역사도 Strong Buy 도서들
19. 투자_05, 비교적 무게감이 떨어지는 책들이지만 읽어볼 만한 책들
20. 투자_06, 기술적 분석 관련 책들은 참고로 읽어두면 좋을 듯(맹신은 절대 금물)
21. 투자_07, 1987년판 상장주식투자분석 책자는 명동의 증권사 객장에 처음 방문시 선물받은 책
(1980년대 후반에 구입해서 읽어본 책들도 몇 권 있는듯)
22. 정치·경제_01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오래된 책인데 아직도 못읽어봄
23. 정치·경제_02 킨들버거의《경제강대국흥망사》는 다소 어렵지만 매우 유익한 책~
(앨빈 토플러의 '부의미래'는 요란했던 광고에 비해서는 알맹이가 다소 부족한 책)
24. 정치·경제·교육_03《생각의 탄생》강추~
(로버트 그린의《전쟁의 기술》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비하면 1/5에도 못미치는 책)
25. 심리학, 읽어보고 싶은 책들 가득~
26. 심리·철학·문화, 아직 못 읽어봤지만 호모 루덴스가 재미있을 듯~
27. 기업경영_01, 톰 피터스의《초우량기업의 조건》초강추~
28. 기업경영_02, 설득과 협상에 관한 책들도 유익, 공병호씨가 번역한《80/20 법칙》강추~
29. 기업경영_03, 잭 웰치 자서전은 사두기만 하고 여태껏 못 읽어봄
30. 황금의 지배
(왼쪽의 두툼한 두 권의 책도 좋고, 특히《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강추~)
31. 자기계발_01, 책읽기에 관해서라면 모티머 에들러의《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강추!
(자기계발서적은《네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강추! 템플턴 플랜도 매우 좋은 책)
32. 자기계발_02,《카네기 인간관계론》이 최고의 책
33. 자기계발_03,《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1981년에 구입후 30년 지났지만 아직도 보는 책.
(정말 본받고 싶은 인물인 프랭클린이 쓴 《프랭클린 자서전》 강추)
34. 자기계발_04,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지혜》는 들고 다니며 읽기 좋은 책
35. 문학_01, 읽어본 책은 절반 정도(셰익스피어, 신곡, 호메로스, 적과흑, 파우스트)
36. 문학_02, 한국근대소설은 고교때 한국근대문학전집을 사서 읽었고, 태백산맥은 房外 대출중......
37. 문학_03
38. 문학_04, 이집트를 갔다온(2008년) 후《오시리스의 신비》구입
(피렌체에 갔을 때, 단테가 살던 집도 가봤으나 그의《신곡》은 못읽었었는데, 뒤늦게 읽고는 다소 실망~)
39. 문학_05, 파리와 이태리 로마, 그리고 베니스를 꼭 다시 가고 싶다.
40. 문학_06, 이문열씨 작품은 많이 읽은 것 같은데 2권 밖에 안보이네......
41. 취미·여행_01, 1000 PLACES TO SEE BEFORE YOU DIE~
(불세출의 암벽등반가이자 머메리즘을 탄생시킨 머메리의 '알프스에서 카프카스로'도 좋은 책)
42. 취미·여행_02, 그 많던 골프책, 비디오테이프, 잡지들은 다 어디로갔을까?
43. 취미·여행_03,《인듀어런스》와 인류최초로 14좌를 완등한 매쓰너의《나는 살아서 돌아왔다》강추!
44. 책 읽는 데 거의 도움이 안되는 'TV'
(구식 TV를 밀어내고 거실 한복판에 자리잡았던 55" LED 신제품이지만, 아이들 '학습방해죄'로 그만 여기로...)
45. 가끔씩 서평글을 쓰기 위해 약간은 필요하지만, 크게는 도움이 안되는 '컴퓨터
(서재 정리하기 전, 페이스북用으로 찍어둔 사진, Shooting Date/Time 2010-07-23 21:02:29)
46. 책 읽는 데 가장 큰 방해꾼이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공생 관계를 모색중인 Golf
(서재 정리하기 전, 페이스북用으로 찍어둔 사진, Shooting Date/Time 2010-07-23 21:10:44)
47. 끝으로, 그동안 'Golf'가 획득한 몇 개의 트로피
그동안,
별다른 깊이도 없이 이 분야와 저 분야에 두루 조금씩 관심을 가지다 보니,
(그나마 투자에 관계된 분야는 직업상 예외적으로 깊이를 가져보려 애썼을 수도......)
고대 로마 철학자의 표현대로 '밭이랑 마다 내려서 쉬는 꼴'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전자는 높고도 확고한 飛翔(비상)으로 날개를 활짝 펴서 날며
늘 자기의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후자는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아 앉듯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뛰어 돌아다니며
자기 날개에 자신이 없어서 짧은 거리 밖에는 날지 못하고
숨과 힘이 지탱못할까봐 밭이랑 마다 내려서 쉰다.
- 플루타르코스 《소품집》
그나마,
40대에 접어들면서 노는 데에는 예전보다 정신이 좀 덜 팔리고,
알라딘이라는 좋은 곳을 알게 되면서부터 여러 유익한 책들과 가까워지려 애쓰다보니,
서두에 얘기했던 대로 '먼저 그것을 상상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들이 많았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미지 속의 내용이 잘 안보이면 사진 위에 마우스를 대고 클릭)
끝으로,
벤저민 그레이엄이 그의 책 말미를 장식했던 방식을 그대로 옮기면서 글을 마친다.
이제 마지막 말을 할 차례입니다.
내가 늘 암송해왔던 테니슨의《율리시스》의 마지막 시행들보다 더 나은 말을 내가 고를 수 있을까요:
가자 친구여, 새 세계를 찾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배를 띄우고, 줄 맞춰 앉아, 힘차게 노를 젓자
뱃머리가 물살을 가른다; 나의 목적을 위해
황혼과 서쪽 하늘의 별들의 바다를 너머, 내가 죽을 때까지
노를 저어라.
파도가 우리를 삼킬 수도 있으리라:
행복의 섬을 만날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아킬레스를 만날 수도 있으리라.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많은 사람이 남았지만; 우리에게 비록
땅과 하늘을 움직이던 예전의 강인함은 이제 없지만;
그것이 바로 지금의 우리지만;
시간과 운명에 의해 약해졌으나, 강인한 의지의,
영웅적인 용사의 침착함으로,
노력하고, 구하며, 찾고, 포기하지 않으리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