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면도시 Part 1 : 일광욕의 날
김동식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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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주 흥미롭다.

 

'미래의 달세계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주제도 흥미롭지만, 같은 주제를 여러명의 작가가 쓴 단편이라는 점도 흥미롭고 그 이야기가 서로 관계없는 듯 이어져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형성하고 있는 점도 놀랍다.

원래 SF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새롭게 펼쳐지는 개성있는 이야기들에 흠뻑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아주 옛날부터 사람들은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상상의 날개를 펼쳐왔다. 갈 수 없는 곳, 알 수 없는 것들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제는 달토끼가 없는 것도 알고 분화구가 있는 척박한 곳이라는 것도 알지만 반쪽의 얼굴을 숨기고 있는 달은 여전히 친근하면서도 베일에 쌓인 미지의 장소이다.

 

월면도시에서는 지배체계인 센트럴과 반군, 돌연변이 문차일드와 수인(인간과 동물DNA가 합성된 존재)가 등장하는 판타지세계를 빌어 현실세계를 투영하는 SF의 매력이 물씬 느껴졌다.

 

여섯편의 에피소드 중에서 나는 홍지운 작가님의 '하드보일드와 블루베리타트트'를 제일 재미있게 읽었는데, 내용이 정말 하드보일드와 블루베리타르트 같다. 우습지만 그렇게 밖에는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없는 것 같다.

 

  모든 음식을 통째로 삼키지는 말아요.

 맛을 즐기는 법도 알아야지요.

  하드보일드와 블루베리타르트, 홍지운

  

할머니의 잔소리 같은 이 말도 새겨보면 깊은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달세계를 여행하며 내 안의 우주를 탐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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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는 봄날,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
이창훈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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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제나 갖지 못한 것에 더 아쉬워하고 애착을 갖는 것 같다.

그러면 그리움은 우상을 만든다.

봄처럼 포근하기를 기대하며 시집을 읽었으나 꽃샘추위같은 시림이 남았다.

시인 역시 쓸쓸하고 외로울 때 시를 썼다고 하니

결국 이 시집도 봄날보다는 가을날 읽어야 더 어울릴 듯하다.

'너 없는 봄날'

시인은 한낱 조화(造花)로라도

'너에게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 <조화>

 

                              

또한 시인은

'결코 우리의 가슴을 시험할 순 없'는 시험을 벗어나는 시간에 <교실>

'교실밖 의자'가 되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의자_교실일지>

비록 '생은 온종일 겨울이었으나' '언제나 따스'한 사랑을 품고 있는 눈사람처럼.<눈사람>

 

 

시집을 읽고 시한줄 쓰고싶은 마음이 되었다면 그 시집의 효용은 다 한 거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부르면 주저없이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온전히 YES는 아니지만

가슴 속에 꽃씨하나는 심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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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안전가옥 쇼-트 2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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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봤을 때 깜짝 놀랐다.

요즘에 책들이 작아지는 추세인가 싶을 정도로 이번주에 내가 받은 책들이 판형이 작은 편인데 그중 가장 작은 사이즈로, 좁고 긴 스타일이 예전의 포켓북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의 전자책처럼 간편하게 휴대하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

 

 

[칵테일,러브,좀비]는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라고 한다. 호시 신이치의 '쇼트쇼트'장르 매니아였던 나는 새로운 쇼트쇼트를 한국에서도 만날수 있다는 설레임 속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165페이지의 책 속에 네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신이치의 '쇼트쇼트'는 길어야 한편이 30페이지정도 되는데 그보다는 길다. 그래서 '쇼트쇼트'가 아닌 '쇼-트'인가?

짧은 이야기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딱 두가지다. 소재가 독특하거나 필력이 뛰어나거나.

내가 보기에 조예은작가는 둘 다인것 같다. 특히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놓지않고 감정톤이 유지된 것이 느껴져 인상적이었다.

어떤 감정은 누군가 이토록 생생하게 끄집어내어 주어야만

그 존재를 비로소 인정하게 된다.

안전가옥 스토리 PD 헤이든

'칵테일,러브,좀비'는 조금 산만하게 여겨졌지만, 타임리프를 다룬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도, 안전가옥도 다음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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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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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녀는 애증의 관계라는 것이었다.

지나치게 사랑하거나

지나치게 미워하거나.

죽을 때까지.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장해주

'그래도 엄마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딸 뿐이다'라는 굳은 신념으로

6년만에 둘째아이인 딸을 낳았다.

그후로 14년이 흘러 중2병 초입에 들어선 딸내미와 엄마는

책속의 글귀처럼 '애증의 관계'가 무엇인지 몸소 겪어내고 있는 중이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 말하며 혼자 뒤돌아 설겆이를 하시곤 했다.

그말을 철썩같이 듣고 오남매의 맏딸인 나는 정말로 궂은 일 하나 하지않으며 편안히 엄마가 해주는 밥먹고,

빨래해주는 옷 입으며 지내다 결혼을 했다.

시집을 와보니 집안일은 오로지 여자의 몫이었다. 반반씩 분담 하기로 약속하기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눠서 한다는 뉘앙스이지 전적으로 육아도 가사도 책임을 진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제야 엄마의 마음이 이해됐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딸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쑥스러워서 평소엔 잘 할수 없는 말 "엄마 사랑해"

엄마를 가장 많이 닮은 또하나의 나, 딸.

가정의 달 선물용으로도 손색없는 구성으로 예쁘게 나온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모닝독서를 하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기가 참 어려웠다.

코끝을 붉히며 훌쩍이기 일쑤여서 출근길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신다면 저녁에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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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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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휴먼이란 단어에도 그런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란 단어는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비로소 사람다울수 있다는 말이다. 주인공 마린은 사람(거짓된 관계)을 피해 학교로 도망쳐 왔지만 결국 그곳에서도 룸메이트인 한나와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생활한다.

이야기는 마린이 떠나온 곳에서 한 소녀가 찾아오는 것에서 시작하여 그 소녀가 떠나는 날까지를 그리고 있다. 떠나온 곳은 바다가 출렁거리는 따뜻한 기후이고 지금 있는 곳은 전기가 없으면 견딜수 없을 정도로 추운 곳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어쩌면 이야기의 처음부터 우리는 결말을 예상할수 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인생은 한권의 책이고 사람들은 각자가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책을 써 나가고 있는 것이겠지. 그 책에서 주인공은 나 이다. 작가도 주인공도 나인 것이다. 이야기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꿈을 추구 할 용기만 있다면

우리들의 모든 꿈이 실현될 수 있다

월트 디즈니

작가는 사랑을 그리고 싶었을까? 나는 사랑보다 믿음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사랑도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이러이러할 것이다 라는 믿음. 그(또는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믿음. 이런 믿음이 깨어져 버리면 사랑도 깨어져 버리는 것이라고... 주인공 또한 깨어져버린 믿음 때문에 방황한다.

 

                              

사랑은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느낄 수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인간이라는 단어에서 사람인'人'을 보면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대고 기대있는 모습같이 생겼다. 기댄다는 행위 역시 다른 한 사람이 뒤에서 나를 받쳐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결국 사람이란 사람에게 기대어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사람은 믿음이 있어야만 살아 갈수가 있다. 사람들이 모두 서로 믿고 살 수있다면 세상은 더 살기 좋은 곳이 될것이다. 그런 곳이 바로 낙원이 아닐까?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간의 접촉이 어쩌면 무서운 흉기가 될 수도 있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간의 마음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질 수 있게 애써야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사람이 있기에 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있기에 이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소중히 여길때 사회도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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