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42호 2016.가을 - 도시와 작가들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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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의 도시는 시 쓰는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이었다

계간아시아 42호 2016 가을


계간 아시아 42호, 가을호편에서는 친숙한 작가들과 작품을 다른 때 보다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한국이 싫어서]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장강명 작가의 '나는 어떻게 쓰는가'편을 가장 먼저 읽었다. 오랜기간 언론사에서 기자생활을 했지만 어쨌든 그는 문학도가 아닌 공학도였다. 공학도 답게 그가 작업하는 방식도 마치 건축설계를 하듯 똑 부러졌다. 어떤면에서는 무작정 써봐야한다거나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보다 차라리 이렇게 공식화된 답변이 조금 위로가 되기도 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었던 하루키도 매일 아침 빠짐없이 조깅을 하고 정해놓은 시간만큼은 반드시 집필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는데 장강명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있건 없건, 몸 사태가 어떻건 간에 매일 꾸준하게, 직업인처럼 쓰려고 한다. 소설을 쓰는 시간과 청소를 하는 시간등을 합쳐서 '근무시간'을 정해놨는데, 그 시간을 매일 스톱워치로 재서 엑셀 파일에 기록한다. 157쪽


저런 방식으로 그가 정해놓은 집필 시간은 1년에 2,200시간 이라고 한다. 이렇게만 보면 엄청난 시간같아 보이고 실제로 인터뷰에서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답변을 읽고보니 평균 3000시간 이상 근무를 하는 평사원들과 비교하자면 작가의 말처럼 그다지 무리하는 시간은 아니다. 물론 근무시간 내내 잡담이나 딴짓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조율하고 정말 하기 싫을 때에는 그만둬도 된다는 점에서는 저자 말처럼 회사원보다는 여유롭다. 이렇게 정해진 시간만큼 글을 쓰고 공학도 다운 집필 방식을 보여주는 그도 글을 쓸 때 '그 분'이 오셔야 한다는 식의 결론을 피해가지는 않는다.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쓰는게 아니라 글이 저 스스로 쓴다고 결론냈기 때문이다. 많이 쓰는 것, 그리고 자연스럽게 글안에 인물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체험을 해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평부분에서는 콜린 마셜이 쓴 김애란 작가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서평을 읽었는데 사실 해당 작품을 읽기 전이라 서평부분은 빼놓고 읽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타이틀이 던지는 그 질문에서 왠지 자유로워지지 못해 결국 다른 작품들을 뒤로 하고 서평을 읽었는데 역시나 영화평으로 치자면 '스포'가 가득한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싶은 마음이 이 구절을 읽고 들었다.


명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리와 쓸데없는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고통이란 무엇인가요?" "당신도 영혼이 있나요?" 물론 시리는 명지가 듣고 싶어 했던 대답을 하지 않는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명지가 특히나 가장 답변을 듣고자 했던 이 질문에는 더더욱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290쪽


위 발췌문에서 '시리'는 아이폰 유저라면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스마트폰 음석인식 서비스로 나 역시 심심할 때 가끔 '바보'하고 철없는 짓을 하곤 하는데 해당 구절을 읽고나서 너무나 자연스레 휴대폰에서 시리를 불러내어 명지처럼 고통이 무엇이냐고 묻고 말았다. 포털사이트에서 찾아준 고통의 의미만을 던져주는 시리를 보면서 나역시 명지처럼 헛헛함과 외로움을 느꼈다. 누군가의 해석이 아니라 김애리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잠시나마 찾아온 그 외로움이 진짜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계간 아시아는 문자그대로 새로운 계절이 찾아올 때서야 비로소 연재작이든 무엇이든 만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이 아닌 일년에 겨우 네 번 만나게 되는 이 잡지는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데도 읽을수록 사람사는것이, 문학이 주는 효용이 나라마다 크게 다르지 않구나, 결국 '공감'을 미친듯이 원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이렇게도 많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특히나 이번 호는 특집기사가 '도시와 작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특집기사와 관련된 내용을 빼버렸다. 다음의 한 문단이 나의 감상 전부를 대신 해 줄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6살 때 처음으로 도시에 비가 오는 것을 보았다. 빗방울이 떨어져 포장도로에 맞을 때 신음을 내는 것 같았고 포장도로와 부딪히고 나서 튈 때는 웃는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그날 하루 종일 나의 머릿속에 신음과 웃음이 교대해서 들렸고 시를 쓰게 했다. 다시 말해서 나의 도시는 시 쓰는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이었다.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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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미술관 (책 + 명화향수 체험 키트)
노인호 지음 / 라고디자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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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으로 만나는 그림이야기 [향기의 미술관]

[향기의 미술관] 저자 노인호는 향수 브랜드 '그레이 더 센트'의 조향사이자 운영자다. 여기까지만 보면 조향사의 그림이야기 정도로 느껴지겠지만 여기서가 끝이 아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MOMA 이름만 들어도 아찔해지는 두곳의 도슨트로 활동이력까지 있다는 사실이다. 도슨트 활동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많지만 얼마전 읽었던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란 책에서도 알 수 있듯 누군가에게 설명해주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본 사람의 이야기는 훨씬 친절하고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들려준다는 의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더군다나 향을 만드는 사람이 주는 그 특별함이 더해져 [향기의 미술관]은 소개되어 있는 작품을 이미 잘 알더라도 한 번 더 읽어보고 싶고, 향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실제 책과 함께 작품의 이름을 딴 향수들도 포함되어 있어 동봉된 테스트지에 향을 뿌린다음 책을 읽어보는 기쁨을 꼭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낭만과 향기가 충만한 상태에서 읽었던 책을 시간이 흐른뒤에 리뷰를 적는것이 좀 그렇지만 느낌은 여전하다. 그리고 향은 생각보다 코에서는 멀어지더라도 마음에서는 오래 남는 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목차대로 하자면 세 번째 향이지만 가장 맘에 드는 향이라서 제일먼저 모네의 '수련'과 동명의 향수를 소개한다. 우선 향을 설명하기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제대로 소개할 순 없지만 엘리자베스 아덴의 '그린티'와 마크 제이콥스의 '데이지'를 섞은 듯 한 향인데 개인적으로는 두 향보다 훨씬 더 차분하고 여운이 오래간다고 느껴졌다. 만약 구매를 한다면 뒤에 소개할 다른 향들도 다 좋았지만 단연 난 '수련'향을 구매할 것 같다.  작품 이야기를 잠시 더 하자면 수련시리즈가 탄생한 곳은 파리의 작은 시골 마을 지베르니라고 하는데 40여년이 안되는 시간동안 무려 수련그림만 300점을 그렸다고 한다. 그동안 내가 만나본 수련그림이 다 합쳐봐야 10점이 안되니 아직 볼 수 있는 그림이 200여점이나 남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모네처럼 수련의 아름다음을 어느 순간 깨닫는다고 해서 그릴 수는 없겠지만 '수련'향과 함께 보고 있는 동안은 참 행복했었다고 기억된다.


풀과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의 향기가 느껴지나요?

초록빛 가득한 풀 내음 뒤로 주렁주렁 열린 상큼한 열대 과일의 향기가 한 편의 교향악이 되어 다가옵니다. 35쪽 앙리 루소의 '꿈'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맡은 향은 앙리 루소의 '꿈'에서 모티브를 따온 The Dream 이란 향이었다. 왜 마지막이었냐면 개인적으로 먹는 과일은 좋아하는데 '과일향'을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었다. 마지막에 맡은 향인데 두 번째로 소개하는 이유는 짐작하는대로 '너무 좋아서'가 맞다. 물론 여전히 구매를 한 다면 '수련'을 제일 먼저지만 만약 한 여름밤이거나 그런 밤이 그리워지는 사람들이라면 'The dream'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 같다. 앙리 루소의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마흔아홉의 정식으로 붓을 들었다고 한다. 그로인해 사람들에게 놀림도 많이 받았고 그의 본래직업이 세금징수원, 성경에서도 무시당하고 조롱받는 직업이었다. 놀라운 것은 제대로된 미술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고 그가 영감을 받은 곳도 실제 숲이 아니라 '파리 자연사 박물관 내의 식물원'이었다는 사실이다. 돈없어서 여행을 가지 못해서 멋진 이국풍경은 결코 그릴 수 없다며 그리지 못했다는 핑계를 감히 앙리 루소앞에서는, 그리고 그의 작품을 본 이후에는 못할 것 같다. 앞으로는 그런 핑계를 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소개 할 다른 향수와 작품은 표지에 실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우선 향은 흔히 말하는 '여자 화장품냄새'라 할 수 있는 머스크 향이다. 저자의 말처럼 특별하다기 보다는 자꾸 끌리는 향이자 성별상관없이 뿌릴 수 있는 그런 향이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작품과 딱 맞는 향이다. 동명의 영화도 봤는데 영화속에서 '소녀'역할을 스칼렛 요한슨이 했고 화가의 역할을 '콜린 퍼스'가 열연했다. 이 향과, 작품과, 영화의 두 배우가 정말이지 너무 완벽하게 어우러져 친근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향수가 개별적으로 기억되던 그림, 영화, 작품을 엮어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영화의 영화때문인지 저자의 말처럼 이 작품이 내게도 '오묘함과 에로틱함'이 공존하게 느껴지는데 의외로 외설스러운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고 해서 향에 취해 책을 읽다가 조금 당황하기도 했었다. 내용은 책을 직접 보시면 될 것 같다.


미처 언급하지 못한 2개의 향수와 관련된 작품 그리고 향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책에 수록된 다른 작품들의 이야기도 다 적지 못해 아쉽다. 저자의 설명과 함께 실제 향을 맡아가면서 전시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관람객이 정말 부럽게 느껴졌고, 만약 저자가 실제 이런 미술관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꼭 도슨트로서 참여해보고 싶다. 작품해설능력도 아직 배우는 단계이고 무엇보다 '향'을 제대로 느낄 줄 모르는 무딘 코를 가졌지만 향과 함께 하는 미술작품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을 선사하는지는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덧붙임.

향수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 실린 페이지에 일부러 향수를 조금 떨어뜨렸다. 향이 섞여서 괴로울까봐 걱정했지만 의외로 섞이지 않고 해당 페이지에서만 그 향이 은은하게 피어올라 책을 펼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책에도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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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목자 (완역판) - 참 목자상 세계기독교고전 19
리처드 백스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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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마태 19,19

[세계기독교고전 19] 참된 목자 / 리처드 백스터 / 크리스천다이제스트


세계기독교고전 시리즈 19번째 도서는 리처드 백스터의 [참된 목자]로 개인적으로는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이어 세번 째로 만나게 된 기독교고전이기도 하다. 이 전 두 작품을 여러날에 걸쳐 읽었기 때문에 이 책도 그렇게 오랜시간을 염두하고 책을 펼쳤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나눠 읽을 수가 없었다.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한 번 읽어서 모르는데 그 사이 시간이 또 많이 지체되거나 흐르면 처음부터 계속 반복하지 않으면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어설프게라도 이해할 수 있을 때 쉼없이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이전에 읽었던 두 작품이 방황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탕아'같은 신자들의 마음을 붙들어주고 이끌어주는 내용이라 공감도 되고, 길잡이를 만난 것 같은 안도감에 마음이 편했지만 [참된 목자]는 결코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은 이 책은 처음부터 신앙으로서의 기독교가 아니라 학문이나 종교학으로서 접하는 사람, 이미 목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나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읽어야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신앙이 결코 내 마음 편하자고 들르는 '휴식처'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주님 사랑을 깨닫게 되고 용서를 구하는 과정에서 평온한 마음이 찾아올 수 있지만 거기에서 멈추는게 아니라 이웃사랑, 그리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신앙인들의 가장 큰 의무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을 알아들었다면 스스로 '목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종교를 공부하는 사람이든 이제 막 그리스도를 알게 된 누구라도 읽어야 할 책인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절대 못합니다. 오, 그들이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영생을 꼭 붙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들에게 영생의 복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며칠이나 몇 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을 우리가 알게 되었다면, 멍청이나 믿음이 없는 자가 아니고서는 누구나 그들과 온전히 함께 하면서, 그 남은 짧은 시간에 그들이 구원을 받도록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134쪽


기독교 서적을 읽을 때 비신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이 '신'의 존재 혹은 전능하신 일을 받아들이는 것 보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로 인한 거리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교회를 다닐 때에도 '우리는 종입니다.', '제물입니다.'하는 식의 신앙고백이 늘 불편했었다. 주님의 자녀라고 하면 마음이 편안해졌던 것이 주종의 관계로 변화하면 TV드라마나 영화속에서 매질을 당해도 말없이 일을 해야 하고 자유를 박탈당한 노예들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분명 모세는 이집트의 지배를 받던 민족을 이끌고 자유를 향해 이끌었고 예수님도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십자가형까지 견디시고 부활하셨는데 어째서 우리는 계속 '노예'라고 고백해야 하고 '제물'로 바쳐져야 하는 것인가 오만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님과 나의 관계를 올바르게 맞춰가려는 노력끝에 이제는 앞서 언급한 단어들이 이질적이거나 불쾌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종'이라서 하지는 않는다. 위의 발체문의 경우도 내용 자체는 정말 와닿고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가족이든 이웃이든 그가 주님께서 가야할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서든 평안한 곳으로, 주님품으로 갈 수 있도록 협조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영생'이란 단어가 왠지 불편하다. 이런 단어에 하나하나 넘어가기 보다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말그대로 영생은 영원이 사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속박되고 힘겨웠던 끈들을 놓고 그 무엇도 바랄 것이 없는 평온한 상태로 주님과 함께 머무는 그 삶이 곧 영생인데 역시나 내게도 '영생'이란 단어보다는 죽어서 주님을 뵙는 것 이라던가 그냥 풀어서 영원히 사는 것이라고 하는 편이 좋다.


오, 목회자들이 전적으로 선행에 마음을 쏟고, 자신의 능력과 소유를 그 목적을 위해 헌신한다면, 목회자들은 선한 일을 굉장히 많이 행하였을 것입니다! 209쪽


목자가 아닌 신자들은 물론 비신앙인들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제 3편, 1장 겸손의 의무에 관한 내용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천해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인데 우선 우리는 '겸손'한 사람을 보며 칭찬을 해야 할 만큼 스스로 겸손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자신은 겸손하지 않으면서 자신보다 더 가지거나 더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겸손'해야한다고 강요한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떨어진게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누구라도 겸손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겸손하다는 것은 나보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족한 이들과 함께 내가 더 가진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의 발췌문의 '목회자'를 '나'로 바꿔보면 그 까닭이 바로 보인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나 혼자 즐거운게 아니라 함께 즐겁게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된 상태를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선행을 하는 것, 그것은 목회자만 할 일이 아니고 우리도 할 수 있다. 주님을 믿고 안믿고에 따라 신자, 비신자가 나뉠 뿐 우리는 모두 주님의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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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옮기는 기도 - 가장 확실한 믿음의 무기
존 엘드리지 지음, 김성웅 옮김 / 넥서스CROSS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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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옮기는 기도 / 존 엘드리지 / 넥서스CROSS


일이 되려면 방법이 있는 법이다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신자들을 향해 가장 빠르고 쉽게 조롱하는 방법은 모든 일에 '그럼, 어디 기도해봐. 이뤄지는지 보게.'라고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기도를 했을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어야 '신의 존재를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나는 종교인도 아니고 '학자'는 더더군다나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종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두고 '시비'를 논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종교라는 것이 기도했을 때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요술봉'이나 나의 미래를 모두 예견해주는 '점쟁이'었다면 나는 종교를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상을 한마디로 내 맘대로 살겠다는 뜻이고 그것은 내가 아무리 선한 의도로 사고하고 판단하여 살아간다고 해도 결국 '독재'와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신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라는 엄청난 것을 주었다. 유혹에 빠질지 말지를 정하는 것은 다분히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다. 나쁜인간에 의해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마저 '신'을 탓할 수는 없다. 사람의 죄를 미워해야지 우리는 왜 그 사람이 그 시간, 그런 일을 하게 놔두었는지 '신'을 탓해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에게 반드시 기도해야 한다고 설득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나는 그저 당신이 기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해하도록, 일들이 어떻게 성취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사례를 모아 당신 앞에 보여줄 뿐이다.

일이 성취되는 데는 다 그만한 방법이 있다. 21쪽


서두에 풀어놓은 내 생각을 쫓아가면 '기도'조차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위의 내용은 순전히 '나'라는 한 개인이 바라보는 관점이며 저렇게 바라보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거듭 말하지만 나 역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다. 그 안에 '기도하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존 엘드리지의 이야기 중 가장 와닿았던 점은 신은 우리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 시키는 아버지'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종, 혹은 노예'라고 관계를 단정지으며 살아왔다. 그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해줄 뿐 아니라 단순히 기도를 통해 원하는 것을 구하는 '구걸'이 아니라 예수님이 다 하시지 못한 복음선포를 이 세상에 잠시 다녀가는 이 순간 우리가 해야만 하는 '동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현실'을 도구로 사용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만큼 했으면 됐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아마 그때가 워밍없이 끝났을 때 일지도 모른다." 100쪽


기도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고 실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는 정말 노력도 했는데 너무 어이없이 '스스로의 기준'에서 비춰볼 때 덜 노력한 사람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 그는 '기도의 힘'을 믿지도 않는 사람인데도 그럴 수 있다. 기도의 힘을 믿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신을 향해 원망하는 마음까지 생겨날 때도 있다. 과연 우리가 열심히 기도했을까? '열심히'라는 단어는 어떤면에서 보면 지극히 신의 기준에서만이 판단 할 수 있을 것 같다. 환난 중에도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은 어리석고 나약한 우리 인간에게 단 번에 느껴지는 위로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제대로'기도했는가를 생각해볼 수는 있다. 베드로를 탈출시키실 때 교회는 그를 구해달라고 신에게 기도드렸다. 그 기도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들에게는 구하기 전 '성별'이 먼저 시작된다. 여기서 성별은 봉헌, 즉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 신에게 내어놓는다는 것이다. 애초에 우리는 신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래서 우리의 아버지 되신 분께 다시 다 내어놓는 '겸손'한 자세로 구하라는 의미가 된다.


이 책을 읽고 단박에 '산을 옮길 수 있는 기도'를 배우게 되었고, 진짜 '산을 옮기는 정도'의 소원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카운셀링 한 번으로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 서로가 열심히 노력하고 진심으로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실은 관계가 틀어진 진짜 '원인과 이유'를 깨닫게 되면 그것을 모를 때 보다 훨씬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을 옮기는 기도]를 통해 나는 이제 겨우 한 번의 카운셀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내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빠질 생각은 없다. 왜냐면 지금 당장은 극단적으로 보이는 방법이 나를 구하는 진짜 방법일 수 있다. 내가 지금 구하고 있는 그 기도가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것인지, 나의 욕심이나 착각은 아닌지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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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 더 이상 사랑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자아성장의 심리학
비벌리 엔젤 지음, 김희정 옮김 / 생각속의집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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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여자 심리 전문가가 알려주는 자존감 높이는 법 배우기

 

 


이 책은 수백만 여성들이 고통을 겪는 문제의 해답을 내놓는 것에 더해, 변화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최초의 시도다.

-프롤로그 중에서-

 

 

그동안 연애를 할 때 남자들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에 대해서만 신경쓴 적이 많았을 것이다. 남녀간의 문화적 차이와 생물학적 차이를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정작 여자들도 잘 모르는 여자 심리 그리고 자존감 등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여성들이라면 이 책의 시작부터가 확 끌릴 것이다. 스스로는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사람들은 혹 너무 끌려다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이유가 혹시 경제활동이나 외모 혹은 사회적 명성과 관련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100% 그런것만은 아니다. 미술작품을 잘 모르더라도 워낙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이자 소설처럼 다가오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연애를 봐도 알 수 있다. 그녀의 남편이자 역시나 그녀 못지 않은 작품활동으로 잘 알려진 디에고는 그야말로 '나쁜남자'의 전형이다. 심지어 프리다 칼로의 동생과도 불륜을 저질렀을 정도며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서도 프리다는 그에게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그녀의 작품을 보면 상당히 선굵고 강인한 내면의 소유자 같지만 디에고 앞에서는 그녀도 그저 자존감 낮은 사랑을 하는 여인과 다르지 않았다.

 


결코 내 것이었던 적 없고 앞으로도 내 것일 수 없는 사람.

그는 그저 자신일 뿐. 27쪽

 


프리다 칼로가 디에고를 떠올리며 일기에 쓴 내용이다. '그는 그저 자신일 뿐'이란 표현은 원망보다는 부러움을 담고 있다. 디에고는 나쁜 남자일지는 몰라도 분명 완벽하고 성숙한 인간인 것은 분명하다. 연애를 할 때 결코 상대를 위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만약 프리다 칼로가 사랑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한 권의 책을 통해 갑자기 자존감이 확 높아지진 않았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사랑이 그다지 현명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는 그야말로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사랑에 빠지기 전, 사랑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인 셈이다. 프리다 칼로의 경우는 부모에게 적절한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소아마비에 걸려 허약해진 신체적 불편들도 그녀를 자존감 낮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도 역시나 경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단순히 성적인 문란함 때문이 아니라 너무 쉽게 빠져들고 만남의 횟수가 초기에 너무 잦게 되면 이성 뿐아니라 동성들과의 친분관계도 그다지 원만하게 흐르지 못한다. 흔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표현하는데 저자는 좀 더 이부분을 강조한다. '반드시 천천히 만나라'라는 것이다. 너무 빨리 빠져들고 있다면 그 자체가 경고가 되는 것이다. 이럴때는 첫 눈에 반해서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종결시키지 말고 왜그렇게 자신이, 혹은 상대방이 만남과 진행을 서두르는지 분석해봐야한다.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진 여성들도 있다. 심지어 사귀는 사이가 아닌데도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여성이다. 프리다 칼로의 경우는 다소 극단적인 상황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의 내용을 읽고 뜨끔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짝사랑이라고 부르는 사랑중에 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랑이 집착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요인이 있다. 연인이나 혹은 연인이 되길 바라는 상대에게 모든 관심을 쏟아 붓는 태도다. 이런 식의 몰두는 고통스럽다. 상대 남성에 대한 환상에 빠져들수록 그를 더욱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135쪽

 

 

개인적인 경험을 비추자면 30대 중반이후에 여성들일수록 저런 환상에 자주 사로잡힌다는 사실이다. 그녀들은 왠만한 조건에 쉽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극단적이고 어려운 상황에 놓일수록 로맨틱하고 진짜 사랑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진짜 사랑을 원하기 때문에 보통 여성들처럼 결혼할 수 없다라는 이상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자존감을 완벽하게 상실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하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그 사람외에 절대 다른 사람이 안된다고 생각하거나, 그 사람없이는 아예 살 수조차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는 여성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연애를 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여성들도 상당히 많다. 우디앨런과 연애하는 동안 미아 페로도 마찬가지였더. 그녀의 자서전 <사라진 것들>의 일부 내용을 책에서 언급하는데 요약하자면 미아가 단순히 우디에게 의지했다던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녀의 전부, 그러니까 일을 한다는 행위도 자기 자신이 아닌 우디를 위해 했다는데 있다. 이런 이유로 미아는 정서적인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자립이 어려웠던 것이다. 결혼한 이후 경제활동을 그만두길 원하는 여성들이 많다. 오히려 맞벌이를 강요하는 남자들은 무능력하게 보이거나 이기적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주변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가보면 일을 안하는 댓가로 그녀들은 자신의 경제력과 자유를 남자에게 넘겨줘버린 것이다. 그런가하면 <내부로부터의 혁명>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같은 경우의 상황도 잦은 편이다.

 


바로 자신이 남자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믿음, 나와 함께라면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140쪽

 


위의 경우는 심각해지면 가정폭력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가 된다. 남자의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비이성적인 태도를 묵인하고 일방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방식이 상대를 점점 더 나쁘고 이기적인 상태로 끌고 가기 때문이다.

 

 


프리다 칼로, 미아 페로 그리고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물론 다른 여러 사례들을 통해 자존감이 낮은 여성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안타까운 연애를 하게 되는지, 또 단순히 연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망가뜨리고 파괴시킬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다른 책과의 차별성으로 내세운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각 항목으로 나뉘어진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기를 상실하는 여성(Disappearing Woman)'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과거에 머물며 누군가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사랑을 해서도 안되고, 자신이 가질 수 없는 대리만족감을 위해 연애를 해서도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면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는 생각 정지 훈련이 필요하며 가장 중요한 훈련, '혼자 있기' 통과의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경향이 남자보다 여자에게 두드러지는 이유도 아마 '혼자 있기'훈련이 덜 되어있기 때문일거라는 저자의 의견에 적극 동조한다. 자존감 높이는 법 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무엇보다 잘못된 사랑에 빠지기 전에 이 책을 읽어주길, 태풍의 '눈'안에 있을 때는 자신이 갇혀있는 것을 모르는 법이다. 그러니 연애가 태풍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날라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적당히 포근하고 상쾌한 바람이길 바란다면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부터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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