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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옮기는 기도 - 가장 확실한 믿음의 무기
존 엘드리지 지음, 김성웅 옮김 / 넥서스CROSS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산을 옮기는 기도 / 존 엘드리지 / 넥서스CROSS
일이 되려면 방법이 있는 법이다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신자들을 향해 가장 빠르고 쉽게 조롱하는 방법은 모든 일에 '그럼, 어디 기도해봐. 이뤄지는지 보게.'라고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기도를 했을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어야 '신의 존재를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나는 종교인도 아니고 '학자'는 더더군다나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종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두고 '시비'를 논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종교라는 것이 기도했을 때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요술봉'이나 나의 미래를 모두 예견해주는 '점쟁이'었다면 나는 종교를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상을 한마디로 내 맘대로 살겠다는 뜻이고 그것은 내가 아무리 선한 의도로 사고하고 판단하여 살아간다고 해도 결국 '독재'와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신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라는 엄청난 것을 주었다. 유혹에 빠질지 말지를 정하는 것은 다분히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다. 나쁜인간에 의해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마저 '신'을 탓할 수는 없다. 사람의 죄를 미워해야지 우리는 왜 그 사람이 그 시간, 그런 일을 하게 놔두었는지 '신'을 탓해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에게 반드시 기도해야 한다고 설득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나는 그저 당신이 기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해하도록, 일들이 어떻게 성취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사례를 모아 당신 앞에 보여줄 뿐이다.
일이 성취되는 데는 다 그만한 방법이 있다. 21쪽
서두에 풀어놓은 내 생각을 쫓아가면 '기도'조차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위의 내용은 순전히 '나'라는 한 개인이 바라보는 관점이며 저렇게 바라보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거듭 말하지만 나 역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다. 그 안에 '기도하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존 엘드리지의 이야기 중 가장 와닿았던 점은 신은 우리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 시키는 아버지'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종, 혹은 노예'라고 관계를 단정지으며 살아왔다. 그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해줄 뿐 아니라 단순히 기도를 통해 원하는 것을 구하는 '구걸'이 아니라 예수님이 다 하시지 못한 복음선포를 이 세상에 잠시 다녀가는 이 순간 우리가 해야만 하는 '동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현실'을 도구로 사용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만큼 했으면 됐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아마 그때가 워밍없이 끝났을 때 일지도 모른다." 100쪽
기도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고 실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는 정말 노력도 했는데 너무 어이없이 '스스로의 기준'에서 비춰볼 때 덜 노력한 사람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 그는 '기도의 힘'을 믿지도 않는 사람인데도 그럴 수 있다. 기도의 힘을 믿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신을 향해 원망하는 마음까지 생겨날 때도 있다. 과연 우리가 열심히 기도했을까? '열심히'라는 단어는 어떤면에서 보면 지극히 신의 기준에서만이 판단 할 수 있을 것 같다. 환난 중에도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은 어리석고 나약한 우리 인간에게 단 번에 느껴지는 위로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제대로'기도했는가를 생각해볼 수는 있다. 베드로를 탈출시키실 때 교회는 그를 구해달라고 신에게 기도드렸다. 그 기도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들에게는 구하기 전 '성별'이 먼저 시작된다. 여기서 성별은 봉헌, 즉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 신에게 내어놓는다는 것이다. 애초에 우리는 신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래서 우리의 아버지 되신 분께 다시 다 내어놓는 '겸손'한 자세로 구하라는 의미가 된다.
이 책을 읽고 단박에 '산을 옮길 수 있는 기도'를 배우게 되었고, 진짜 '산을 옮기는 정도'의 소원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카운셀링 한 번으로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 서로가 열심히 노력하고 진심으로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실은 관계가 틀어진 진짜 '원인과 이유'를 깨닫게 되면 그것을 모를 때 보다 훨씬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을 옮기는 기도]를 통해 나는 이제 겨우 한 번의 카운셀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내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빠질 생각은 없다. 왜냐면 지금 당장은 극단적으로 보이는 방법이 나를 구하는 진짜 방법일 수 있다. 내가 지금 구하고 있는 그 기도가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것인지, 나의 욕심이나 착각은 아닌지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