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때문에 지난 한 달간 거의 친정에서 쭉 눌러있다 지난 주말에 집으로 돌아왔다.
민이는 집에서 엄마와 단 둘이 있는 것이 심심해 죽으려고 한다.
친정에 있는 동안 친정엄니가 민이를 데리고 나의 초등학교 동창네 집으로, 마을회관으로 마실을 댕기셨다.
친정은 반시골인지라 초등학교 동창들 집은 거의 다 이사를 안가고 그집이 그집이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장가를 가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도 있는데...우리동네 유일한 청일점이었던 이친구도 장가가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내친구는 장가들어 딸을 낳았다...나이는 세 살!
헌데 친구의 형들도 결혼하여 조카들을 낳았는데...큰형네랑도 함께 사는지? 초등학교를 다니는 여자아이 둘과 두 살짜리 남자아이도 있는데 친구 어머님이 직장 다니는 며느리들 때문에 손주 넷을 돌보고 계셨다.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손주는 아무래도 나이가 제일 어린 두 살짜리 손주와 내친구 딸인 세 살짜리 손녀이지 싶은데....성민이는 외할머니 손잡고 매번 이아이들과 노는 재미에 빠졌었다.
한 번 가서 놀면 저녁이 안되었다고 집에 오지 않으려고 한단다.
손주들이 낮잠이 들어 놀수 없을땐 마을회관 옆에 있는 경로당에 들어가 할머니들하고 놀기도 했다는데...할머니들과의 놀이는 매번 거기서 거기였던지...마을회관에는 가지 않으려 하고 매번 친구네 집으로 엄마손을 끌고 갔었나보다.
그렇게 한 달여를 또래 아이들과 놀고...하긴 그전에는 고종사촌누나들이 방학이라고 시댁에 내려와 있을때도 거의 한 달여를 누나들과 같이 논 경력도 있긴 했다.
암튼....민이는 그렇게 또래 아이들과 노는 재미에 흠뻑 빠져버려 집에 있는 것이 영 갑갑했나보다.

 나 또한 쌍둥이라서 그런지? 배가 빨리 불러져오고 아직 입덧이 가시지 않고 하니 몸이 무겁고 힘에 겨워 성민이를 데리고 매번 밖에 나가서 놀아주지도 못하는 형편인지라 안되겠다 싶어 우리집에 오자마자 이번주 월요일에 집근처에 있는 미술학원을 알아보았었다.
유치원은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린 것 같고...미술학원은 세 살부터 받아준다고 적혀 있었고...녀석도 그림 그리고 색종이 오리고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놀 수 있기엔 안성맞춤이 아닐까? 싶어 미술학원쪽으로 알아보았다...되도록 아이들 수가 적은 곳으로 하는 것이 민이가 낯설어하지 않을 것 같아 이리 기웃,저리 기웃거리다 집근처의 공원에 산책하다 눈여겨 봐두었던 곳으로 무작정 들어가보았다.
원장샘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아이들 수가 무척 적었다..거기다 성민이가 그곳서 청일점이다..이왕이면 남자친구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성민이를 포함하여 다섯 명!.(적다 적다 해도 넘 적은 것 아닐까?)..암튼....선생님은 반색을 하며 이것 저것 자신의 교육방침을 설명하면서 곧바로 학원 가방을 안겨주시는 것이었다...학원 가방에 뿅~~ 눈이 멀어버린 심성민!
바로 그학원을 다니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그래서 화요일부터 민이는 아끼고 아끼는 학원가방을 메고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보통 엄마와 떨어져 그런 곳에 다닐때는 첫날부터 기본 일주일은 안다니겠다고 울고 버티며..심할땐 한 달여를 버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그래서 아이도 부모도 모두 힘이 들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헌데 민이 이녀석은 얼마나 친구들과 놀고 싶었으면 학원을 나간 첫날부터 바로 적응!
오히려 마치고 오후에 데리러 가는 순간이 힘들다.
집에 오지 않겠단다...더 놀고 오겠단다...ㅠ.ㅠ
그동안 내가 그렇게 못놀아주었던가?....반성 많이 했다......ㅡ.ㅡ;;
첫날 아침에 데려다주었을땐 녀석은 엄마와 함께 미술놀이를 하는 줄 알고 나보고 어딜 가느냐고 쫓아왔다...그래도 선생님이 "달팽이 보여줄께..달팽이 보러가자!"이 한 마디에 바로 등을 돌리고 선생님을 따라갔다...안심을 하면서도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오늘로서 사일째!
오늘 아침엔 이런말을 했다.
학원 앞에 데려다주고 신발을 벗기니 "엄마 또 어디 가?"
"엄마 집에 가서 청소 하고 두 시에 데리러 올께^^"
그랬더니 녀석은 "엄마는 청소를 왜 그렇게 오래 해?"
어제 오후에도 데리러 갔더니 녀석 하는 말 "엄마는 왜 이렇게 늦게 왔어?..어디 갔다 온거야?".ㅡ.ㅡ;;
재미가 있긴 해도 내심 엄마가 왜 이렇게 안오나? 기다리긴 했나보다.
앞전에 문화센터를 삼 개월 다닌적이 있었는데 그땐 엄마와 함께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으니 녀석은 계속 그것과 동일한 수업이라고 착각을 하나보다.
"엄마랑 같이 미술놀이하면 좋을텐데~~"라고 내뱉긴 한다.
미술놀이도 미술놀이지만....나는 녀석에게 친구들과 많이 놀라고 학원에 보내준건데...ㅡ.ㅡ;;

 내가 집에 줄곧 있기 때문에 나는 녀석을 오랫동안 옆에 끼고 있다가 늦게 늦게 유치원에 보내려고 마음을 먹었었다...여섯 살이나 일곱 살쯤에 유치원을 보내려고 생각했었는데...막상 아이가 자라니 엄마인 내가 미처 못해주는 영역이 자꾸 늘어남을 깨닫게 된다.
더군다나 엄마는 동생을 가지게 되어 몸이 힘들어지게 되고...내년에 동생들이 태어나면 더욱더 저한테 신경을 못써줄터인데...그렇게 되면 아이는 더욱더 외로움을 타게 될 것 같은 걱정에 지금 이상황에서의 최선의 방책은 아이를 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
민이가 미술학원에 적응을 잘하니 다행스럽다.
더군다나 원장선생님도 살뜰하게 신경을 써주시니 더욱더 안심이 된다.
매일 매일 민이 도시락통에 노란쪽지에 긴 글을 남겨주신다.
오늘은 무슨 놀이를 했으며 점심메뉴는 어떤 것을 먹였으며..민이가 많이 먹은 반찬과 먹지 않은 반찬까지 체크해서 적어주신다.
아직 다닌지 얼마 안되어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내심 안심이다.

 가끔은 나 스스로 몸이 힘들어져 아이를 밖으로 몰아내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일기도 하지만 학원에서 다녀오면 그 죄책감으로 인해 아이에게 살을 부비게 되니 어쩌면 지금 이상황이 더 다행스러운지도 모를 일이다...내몸이 힘들어 아이에게 많이 짜증을 냈었는데....이번주일은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 보다 미안하고 안쓰러워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예뻐해준 것 같다.

 민이가 학원에서의 네 시간동안 많이 즐겁고 기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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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30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는 즐겁게 잘 지낼거에요. 님 아직도 입덧을 하신다니 걱정입니다... 건강!!

미설 2005-09-3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 잘 적응하고 있군요. 안간다고 버팅기는 것보다 훨씬 낫지요. 대개는 36개월 지나면 떨어지는 것은 좀 수월하다고 들었어요..
두 동생이 한꺼번에 생기는 덕에 더욱 의젓해지는 것 같네요..
남자친구가 없기는 해도 일단 처음이니까 소수정예반에 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직은 손이 많이 가는 나이니까요. 알도반은 7명인데 조금 많은듯도..해서 걱정도 되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리고 원장 선생님도 살뜰하시네요. 일주일에 한번 소식지 같은거 오면 얼마나 신기한지요 ㅋㅋ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로 알도가 돌아오면 예전보다 더 안아주고 신경쓰게 되니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민이도 님도 얼른 편해지셨으면 좋겠네요..

마냐 2005-09-3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각별히 신경써주시네...정말 좋네요. 전 저렇게 세심하지도 않고, 말도 안 통하는 유치원에 둘째를 보내놓고, 오후 5시에나 데리러 간답니다. -.-;;;

글구 나무님, 입덧 그만하시구...맛난 거 많이 드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람돌이 2005-10-01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는 정말 적응을 잘하는거예요. 우리집 예린이는 처음 어린이집 보냈을 때 그 큰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왔답니다.
그나 저나 빨리 입덧이 끝나야 맛난 것도 많이 드시고 할텐데....

책읽는나무 2005-10-0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우리모두 건강..^^
미설님............알도도 적응을 잘한다니 다행이에요..^^...우리의 첫아이들이 부디 태어날 동생들때문에 치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데....잘 될까요?..ㅡ.ㅡ;;
마냐님............각별한 신경을 써주시는건가요?..전 처음 보내는거라 어떤건지 감이 잘 오질 않아서말입니다..ㅡ.ㅡ;;..그리고 입덧도 차차 괜찮아지겠죠..^^
바람돌이님.............적응을 잘하는거라고 저도 생각은 합니다만..이녀석 첫날부터 저렇게 나오니 그래도 내심 섭섭하긴 하더라구요...ㅠ.ㅠ
엄마의 마음이란게 참~~~ㅡ.ㅡ;;
 

      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아이의 말 속에서 아름다움과 기쁨을 발겨나기 때문이다.....H.F. 아미엘

 

 내가 넷째아이를 출산했을 때 남편은 세 아이를 병원에 데려왔다. 아이들은 산부인과 병동 복도를 지나면서 엄마들이 아기를 안고 있는 광경을 봤다.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내 병실에 들어와서, 새로 태어난 사내 동생을 소개했다.
 다섯 살인 큰애는 아기의 빨간 머리를 쓰다듬었다.  작은 발과 작은 귀를 매만지며 귀엽다고 말하더니, 아기의 팔에 입을 맞췄다. 그러다가 큰애가 갑자기 입맞춤을 멈추었다.
 큰애는 뒤로 물러서더니, 아기 손목에 채워진 비닐 팔찌(아기 이름표)를 손짓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엄마, 이것 봐! 가격표를 안 뗐어!"

---영혼의 식탁2의 케롤 맥카두 레임의 글

 

*** 네 다섯 살인 아이들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정말 박장대소할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아이들에겐 분명 아주 심각하고 아주 고민스러움을 표출하는 것이지만 어른인 우리가 듣기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을때가 종종 있다...그럴땐 웃어야지! 어떻게 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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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3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책읽는나무 2005-09-3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죠??...아이의 그놀란 표정이 떠올라 더 귀엽고 재밌는 것 같아요..^^

물만두 2005-09-3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님이 이번이 다섯번짼가 했다는=3=3=3

진/우맘 2005-09-3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격표!!!!! ㅋㅋㅋㅋ
그나저나 나무님, 나 반갑죠? ^^

책읽는나무 2005-09-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헉~ 다섯째까지 낳으려면...전 계속 임신소식만 알려드려야겠군요..
ㅋㅋ

진우맘님..........어머나~~ 누구십니까??...어째 이리도 뜸하셨답니까?
너무 너무 반가워요..^^
전 브리핑에서 님의 앞글만 대충보고 누구시길래 반갑다고 하지? 하면서 들어와보니 님의 아리따운 자세의 사진이 있었군요...^^
잘 지내시죠?
 

  여동생은 네 살 난 아들이 손가락을 빠는 버릇을 고치려고 무던히 애썼다. 결국 동생은 아들에게, 손가락을 계속 빨면 배가 풍선처럼 튀어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 주 윌요일, 동생네 가족이 교회에 갔을 대, 만삭인 부인이 곁에 앉게 되었다. 여동생의 아들은 계속 그 부인을 흘끔거렸다. 예배가 끝나자, 아이는 부인의 팔을 잡아끌면서 소곤거렸다.
 "아줌마 배가 풍선처럼 투어나왔네요.... 난 아줌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영혼의 식탁2---베키 워커의 글 중에서

*** 책의 이대목에서 엄청 웃었다.
 그리고 아이의 심각성과 순진함이 묻어나와 더 기분좋았는지도....ㅋㅋ
 그리고 이러한 대목도 있다.
 아이를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은 자신의 어린시절로 되돌아가보는 방법이다라고....^^

 이제 내배도 곧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겠지!
이제 손가락을 조금씩 빨아야겠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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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2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조선인 2005-09-2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진주 2005-09-2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우리도 책읽는 나무님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겠어용 ㅋㅋ

책읽는나무 2005-09-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ㅎㅎㅎㅎㅎㅎ
 
잘했어, 베니!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4
바르브로 린드그렌 지음, 최선경 옮김, 울루프 란드스트룀 그림 / 보림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아들은 현재 네 살!
이녀석은 주위 친구들의 아기동생들을 보면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하며 곁에 가서 뽀뽀세례를 퍼붓지만..
정작 본인에게 동생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듯하다.
한 번도 "엄마 나도 누구처럼 동생 갖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네 살이라서 그런말을 하지 못하는걸까?
암튼....녀석 혼자 잘 키워볼까? 고민 고민하다가 녀석이 자랄때 외롭지 않게 해주려 둘째를 가지기로 결심!
지금 현재 둘째를 가졌다.
그러니까 아들녀석이 내년 다섯 살이 되면 동생이 생긴다...그것도 동시에 두 명씩!..ㅡ.ㅡ;;

 그동안 동생이 생기면서 당황하는 큰아이들의 준비과정이 잘 나타나있는 그림책들을 눈여겨보긴 했지만 막상 둘째가 생기고보니 당황스럽긴 나또한 마찬가지다.
엄마뱃속에 아기가 꿈틀거린다는 걸 어느정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런지? 실로 의문스러웠다.
다행히 몇 달 전 EBS교육방송에서 성교육에 관한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었다.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과정을 상세하고 재미나게 표현하여 큰아이와 나는 신기한 눈으로 보았었다..그때 녀석은 대충 저러면 아기가 생기나보다~~ 라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기분도 잠시뿐!
동생과 아기는 별개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녀석에게 엄마가 너의 동생을 가졌다라고 말하면서 이책을 녀석에게 안겨주며 몇날 며칠을 읽어주었다..녀석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더니 이젠 저도 베니처럼 동생이 생긴다고 좋아라하고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다.
아이에게 이해시키기 어려운 부분에 있어서 확실하게 아이에게 주입시킬 수 있는 방법은 뭐니 뭐니해도 그림책만한 것이 없다라는 걸 새삼 실감하는 바이다.
앞으로도 녀석에게 동생이 생기는 그림책들을 몇 권 더 사다줄 예정이지만 그래도 베니만큼 사랑을 듬뿍 줄지는 모르겠다...그토록 녀석은 현재 베니책을 끼고 산다.
베니책을 같이 읽고 나면 항상 녀석은 저도 베니처럼 동생을 안고 산책을 나갈 것이라고 얘기하고(둘을 데리고 어딜 나간다는겐지??...ㅡ.ㅡ;;)....저도 동생들에게 고무젖꼭지를 사줄 것이라고 얘길한다.
한 번은 뜬금없이 지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고무젖꼭지를 사오라고 생트집을 잡기도 했었다.
고무젖꼭지 색깔까지 다 정해놓는다....쌍둥이다보니 꼭 두녀석을 다 챙기는데...
"만복이는 빨간색 젖꼭지를 사줄꺼고..만희는 하얀색 젖꼭지를 사줄꺼에요!"라고 대답한다.
과연 녀석은 동생이 태어나면 지가 마음먹은대로 동생들을 잘 돌볼 수 있을까?
미흡하겠지만 아마도 녀석은 동생을 맞는 마음의 준비를 미리부터 하고는 있을 것이라는 것에 만족한다.

  이그림책을 읽고나면 아들녀석의 마음의 준비자세를 갖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나또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만 같다.
베니의 엄마는 베니가 동생을 데리고 밖에 데리고 나갔다 들어와도 엄마는 아주 태연하고 의연하다.
물론 갓난쟁이를 너무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도 들긴 하지만....이책의 맨마지막장은 아주 인상깊다...베니엄마는 베니의 행동을 믿고 있다..그러기에 나무라거나 타박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잘했다고 격려한다.
베니엄마같은 사람들이 많다면 동생이 태어났다고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형과 언니는 그다지 많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오히려 인정받는 형으로서, 언니로서 더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동생을 돌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이제부터 베니엄마를 본받으련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잘했어 민아!"라는 말을 연습하여 쌍둥이들이 태어나면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지 않고 잘한다고 격려해주고 싶다....잘될지는 모르겠지만...ㅡ.ㅡ;;
마음이 돌아설땐 항상 이그림책을 펼쳐들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자세로 큰아이를 바라보고 싶다.

 이책은 아이에겐 동생을 기다리는 마음의 준비를....그리고 엄마인 나에겐 동생이 생겨 불안한 아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다독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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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2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로운 엄마이시군요!
저는,.큰 애한테 그런 준비도 못 해주고....에혀....

반딧불,, 2005-09-2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게말여요. 그냥 아들만 죽어라 잡았었는데^^;;

마냐 2005-09-2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복이, 만희...으하하.

책읽는나무 2005-09-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준비만 하고 있는데..막상 닥치면 뭐...맘대로 될지는 그누구도 장담 못할일이옵니다...ㅡ.ㅡ;;

반딧불님...............저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ㅠ.ㅠ

마냐님................좀 우습나요?..ㅋㅋ
 





  내가 너무 임산부 티를 내고 있는 건가?
입덧때문에 몸무게는 그다지 변화가 없지만 아랫배가 제법 나와 바지는 일체 입질 못한다.
그래서 임부복인 원피스를 입기 시작한지가 몇 주일째!
내가 볼땐 삼개월 치곤 배가 제법 나온 듯해 기념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더랬는데...검은 옷이라서
그런지 배가 별로 안나와보이는군!..ㅡ.ㅡ;;
내사진을 찍으려는데 옆에서 폼 잡고 있는 민이와 함께 찍기도 했다....^^
요즘 그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나올 동생들을 보호하느라 아주 바쁜 민이다.
자나깨나 만복이,만희(태아명) 생각뿐인 듯?



 추석당일날은 무진장 날씨가 후덥지근하니 덥더니 추석 다음날부터는 초겨울날씨처럼 차갑다.
비도 부슬 부슬 내릴땐 항상 커피 한 잔을 홀짝였었다.
임신하고서는 일부러 커피를 피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땡기지 않아서 아직 한 번도 못마셨다.
헌데 요즘은 비가 오면 커피보다도 전통차 한 잔이 땡긴다.
대추차,쌍화차,유자차 뭐 이런계통.....
저날은 다른 차들이 다 안된다고 해서 주인장이 권하는 석류차를 마셨다.
넘 시어서 말씀이지~~~
임신하면 분명 신 것이 땡기는데 이번에는 신 것도 못먹겠다.
너무 단 것도 못먹겠고..짜고 신 것도 별로고...오로지 매운 것만 찾게 된다..ㅡ.ㅡ;;
나는 개인적으로 매운 것을 잘 못먹는데....이아이들은 분명 아빠 입맛을 닮고 태어나려나보다.

 그래도 저날은 친정집 근처에 있는 전통찻집을 찾아가 오랫만에 분위기를 잡고 왔다.
결혼을 하고서 찻집에서 차를 마신다는 것은 큰 사치로 여겨져 친구들을 만날때를 제외하곤 부부끼리는 별로 가보질 못한 것 같다.
하지만...가끔은 아주 가끔은 저렇게 전통찾집은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커피숖은 시끄럽고, 공기도 탁하고, 안정감이 없어보이지만..
(모르겠다.내가 아직 분위기 좋은 곳을 안가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ㅡ.ㅡ;;)
전통찻집은 편안하고 아늑해서 좋다.
그날은 따끈한 차 한잔을 잘 마시고 왔다.
오랫만에 이십대 초반에 즐겨 들었던 가요도 제법 많이 듣고 와서 추억에 잠기기도 했었다.

 요즘 내가 사는 모양은 이렇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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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23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임산부가 그리 이뻐요 ㅠ.ㅠ 얼굴도 안 붓고... 만복이랑 만희 건강하게 잘 태어나길 바랍니다^^

조선인 2005-09-2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저 쇄골뼈 좀 봐. 너무 날씬하고 이쁘잖아요.
아가들이 세상에서 제일 이쁜 쌍둥이가 되려나봐요.

책읽는나무 2005-09-2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입덧으로 살이 더 빠져서 얼굴이 붓지않은걸께요..나중에 만삭일때는 저런 모습이 안나올꺼에요..ㅡ.ㅡ;;
만복이, 만희....어째 동지애가 느껴지지 않습니까?...흐흐흐

조선인님............쇄골뼈?...ㅡ.ㅡ;;
세상에서 제일 이쁜??....ㅋㅋㅋ....
아가들은 엄마,아빠들의 원판을 그대로 닮고 나오는데...어디 그게 제맘대로 되겠습니까?....이쁜아이들이 나오기만 한다면야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지만..ㅠ.ㅠ
친정엄마말씀으론 제발 이쁜아가 낳게 해달라고 열심으로 성심껏 빌라고 하시던데...열심히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정말 정화수 떠놓고 빌어야겠습니다..
마로같이 이쁜딸 낳게 해달라구요..^^

클리오 2005-09-2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 님. 저렇게 미인이시라니... 흑... (근데 왠 흑?? ^^;)

플레져 2005-09-2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반가워요, 반가워요! 해사한 모습의 민이 엄마!! ^^
그나저나 민이의 터프한 포즈는 엄마를 압도하는군요 ㅎㅎ
추천해요 ^^:;

미설 2005-09-2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쌍둥이니까 배도 조금 빨리 커지겠지요.. 좋은 곳에서 전통차 한잔하시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아요. 씩씩한 민이는 물론이구요^^

kimji 2005-09-23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얼굴이 좀 안 되었네요. 어쩌나, 입덧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겠네요.
아무튼, 그래도, 원피스 입은 자태는 화사하네요! ^^
태명이 만복이 만희? 오, 의미가 좋은 태명인데요! ^^ (혹, 남녀쌍둥이에요?) 민이가 동생 만날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좋네요. 걱정하시더니만, 다행이라는 느낌도 들고요.
아, 매운 음식! 저도 그랬다지요;; 저는 임신인줄 몰랐을때는 -그러니까 입덧인지도 모르고 입맛이려니 하면서- 매끼니를 비빔면과 청양고추를 넣은 신라면을 먹어댔다지요;; 그리고 입덧인줄 알고 났을 때도 여전히 매운 음식을 탐하게 되었는데 매운낙지볶음같은 것만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어요. 아니면 설탕 범벅이 된 싸구려도너츠 같은 것들 먹고 싶어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고^^;; 아, 벌써 옛날일처럼 이렇게 아련하다니. ^^;;
첫째 둘째의 입덧 증상이 다르다는 건, 당연한 일인 것 같으면서도 참 희한하게 느껴져요. 저의 친정엄마도 저를 가졌을 때와 동생 가졌을때 느꼈던 증상이 무척 다르시더라고요.
아무튼, 어서 입덧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많이 자시고, 살도 조금 더 오르시고. 그러면 좋겠어요. (입덧이 빨리 시작하면 또 빨리 끝난다고-저처럼요;;- 하더군요.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시고, 더욱 힘내시길요! )
건강하게 지내시고요! ^^

바람돌이 2005-09-23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닛 임신하고 더 예뻐지시다니....
오늘 알라딘 즐찾이 무지 올라가겠군요.
그래도 땡기는 게 있다니 다행이네요. 많이 많이 드세요. ^^

책읽는나무 2005-09-2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즐찾은 더 줄어들었습니다..ㅠ.ㅠ...
매운게 땡기긴 하는데 또 먹고 나면 속이 따가워서 말입니다...ㅡ.ㅡ;;
매운걸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조금은 걱정스럽긴 합니다만...아주 안먹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래도 자꾸 먹자니 속이 아프군요..ㅠ.ㅠ

김지님................얼굴이 좀 안되어 보이는 건 화장을 안해서일지도..ㅋㅋ
남녀쌍둥이이길 바라는 마음에 만복이와 만희라고 지었더랬습니다.
자식은 만 가지의 행복이고(만복)...만 가지의 기쁨(만희)이라고 하길래 그냥 투박하게 지었습니다...자연의 이름을 따서 이쁘게 지어주고 싶었지만 성민이때도 장난스럽게 지어버려(성민이는 마니라고 지었습니다..이유는 성이 심씨라서 심마니라고 장난삼아 지었지요..^^) 쬐끔 미안하지만 그래도 뭐 이름은 또 못나고 촌스럽게 지어야만 아이가 더 건강하게 자란다기에...^^;;
호강이 어머님께선 배가 많이 불렀겠군요?...^^..님께서도 남은기간동안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플레저님.............그러게요!....녀석이 요즘은 카메라를 보면 저렇게 팔짱을 끼고 째려보더라구요..ㅡ.ㅡ;;....아이들 그때 그때마다 카메라앞에서 취하는 포즈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또 한동안 저러다 어떤 포즈를 취할지?..ㅋㅋㅋ

클리오님.............미인축에 끼지도 못하는데...저날 날씨가 우중충한 것이 카메라빨을 좀 받았나봅니다..ㅡ.ㅡ;;...앞으론 날씨 흐린날에만 골라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