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독서>에서 서민은 고종황제의 아내 민비의 마지막이 뮤지컬 명성왕후의 위엄있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또한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는 이미연의 카리스마넘치는 이미지가 우리에겐 굉장히 강렬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고종의 처신도 처신이었지만. 망국의 기운이 감도는 그 때의 풍경은 보는 사람들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만든다.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독일 다하우 강제수용소 벽에 쓴 글씨이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용서할 수 없다. 그러나 잊어버렸다!'
우리는 너무 자주 잊어버리고 까먹는 듯 하다. 망각이 습관이다. 우리나라가 감성중심의 사고방식에 익숙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데 말인데.
'과거에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도 장님이 된다.'(216p)
*독서를 느지막히 시작해서 남들 다 읽은 책 읽으면서 따라가려니 가랭이가 찢어진다. 독서를 하면서 최신의 것, 새로운 것, 신간을 늘 주목할 때쯤 내 뒷통수를 때린 것은, '최신의 것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이 아니다'란 깨달음이 왔다. 무엇이든, 어떤 도구이든 읽고 느끼며 체내화하여 조금이라도 업데이트되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 시대의 최신의 것만을 맛보다가 떠날 것이 아닌가!
신약 성경에 보면 바울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철학자들과 대화를 나눌때 철학자들의 관심사가 '항상 새로운 것'이었다.
사도행전 17장 21절
모든 아덴(아테네) 사람과 거기서 나그네 된 외국인들이 가장 새로운 것을 말하고 듣는 것 이외에는 달리 시간을 쓰지 않음이더라
아테네 철학자들의 습관이었다. 바울이 복음을 들고 가니깐, 이게 무슨 새로운 뉴스꺼리인가 싶어서 호기심을 보였던 무리들이었다. 가장 새로운 것이 나를 바꾸면 가장 좋은 것이지만, 나의 삶에 변혁도 없는데 가장 새로운 것, 가장 최신의 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테네의 그 무리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최신의 것, 새로운 것, 최상의 업데이트 된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내 결론이다. 오늘 페이퍼의 주제와도 맞물린다. 과거나, 현재나, 최신의 현재나 모든 것이 소통되어지면 거기에 변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나도 최신의 것을 추구하고 싶고 추구한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 태도는 무엇이든, 어떤 깨달음이든 내 마음에 녹아내리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내 마음에 내려앉아 하루를 살아내면 감사한 것이 아닐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오늘 하루를 사는데, 내 마음에, 내 가슴에 내려앉는 문장이 하나도 없다면 정보가 많은 것 만큼 우린 더 메마른 황무지와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아침에 스치는 생각이다....
"한국정부? 경제붕괴가 겁나서 못 덤빌걸. 시민들? 부유층은 돈 많아서 관심없고. 중산층은 돈 버느라 관심없고. 빈곤층은 먹고 살기 바빠서 관심없어. 연령층을 보자구. 애들은 연예인에 빠져서 관심없고. 삼사십대는 오로지 돈 타령이야. 나이든 층에서나 빽빽 소리를 지르겠지.뭐"(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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