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순간까지 지적으로 살고 싶다고 말한 저자, 도야마 시게히꼬의 나이 95,일찌기 도쿄대학의 영문과 교수였고 제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스승이었다. 다치나바 다카시도 70대로 저자보다 어리다. 저자는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지적생활보다 생활의 지()’를 강조한다.

 

그 생활의 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그것이 오히려 지적 생활, 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무지의 知'가 연상된다.

 

다카시는 의 수렴을 굉장히 강조하고 그 열정은 탁월하다. 늙은 노교수, 도아먀 시게히꼬를 만나 차 한잔하고 돌아온 기분이다. 인생의 경험과 통찰을 무시할 수가 없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1는 생활, 2는 예술!”

 

 저자는 일기쓰기를 이야기하면서 날씨 따위 써서 뭐하냐?’고 하지만, “계속하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한다.

 

일기쓰기는 하루를 결산하는 일이다.”(21p)

잊으면 잊는 대로 내버려두거나 중요한 내용일수록 필기하지 않는 편이 기억에 잘 남는 법이거든요.”(24P)

 

90대 어르신이라서 그런지 생각과 사고가 다른 듯하다. 중요한 것은 머리에 메모한다. 문자에 의존하면 그만큼 기억은 약해진다. 내가 생각할 때는 현대인의 기억습관은 저자의 시대의 기억습관보다 능력 면에서 훨씬 떨어진 듯 하다. 방대한 정보들이 홍수와 쓰나미 처럼 밀려오는 하루하루에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들을 메모하지 않으면 휘발되어지는 반면에, 저자의 시대,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분위기에 기억력이란 것은 훨씬 더 강할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일기로 머릿속 쓰레기를 배출한다’ , 필요없는 것을 잊기 위해 일기는 존재한다... 

  

95세의 어르신이 일기를 쓴다? 우리도 그 나이대에 일기쓰기에 몰입할 수 있을까? 일단 치매예방 차원에 좋을 것 같고. 음...자녀들이 들추어보면...일기훔쳐보는 것도, 속의 비밀을 들키는 것도 힘들겠다 싶다. 그 연세에 일기를 쓴다는 것 자체가 바로 '지적생활'이 아닐까 싶다.

 

원래 지적인 능력이 상당히 높은 사람이라도 오랫동안 외국에 익숙해지면 점점 능력이 저하된다. 창조성을 무시하고 반성 없이 오로지 모방만 이어온 결과이다(90p). 

  그 예로, 앵무새의 예를 든다.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흉내를 잘 낸다. 어떤 이가 집주소를 잊어버려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아끼던 앵무새가 집주소를 흉내 내어 길을 찾았던 에피소드가 있다. 인간은 앵무새가 아니다. 인간의 능력을 늘 진화하지만, 반면에 늘 쇠퇴할 수도 있다는 것!

 

생활편집자가 되라’(86p)

 인간은 지식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생활을 소중히 한다(173p).

 

미국 지식인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이 있다. 대학교수 보다는, 비평가가, 비평가보다는 시인이 낫다는 말(196p).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하는 대목이다.

 

젊을 때는 문학이 재미있지만, 나이를 먹으면 어학 쪽이 재미있어진다.’(198p)-영어학자 오츠카 다카노부

   

정말 그럴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젊을 때는 무언가 이루고 싶은 성취욕이 있어 소설이나 문학의 세계를 배회하지만, 노년에 이른다면 과연 우리의 지적 생활은 어떻게 변할까?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지적으로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소박한 지식 신앙이다. 그런 지식은 유효기간이 짧아서 중년을 지나면 쓰레기가 된다. 쓰레기는 진보에 방해되므로 버려야 한다....나이가 먹어 잘 잊어버리게 되는 것을 한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날마다 새롭게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자. 노년, 두려울 것 없다는 마음을 먹으면 인생은 밝아지고 즐거워진다.’(223p)

 

저자의 나이는 이제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 저자보다 젊고 어린 우리의 나이대 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히 다르다. 우리가 지금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저자의 나이대가 되면 과연 어떠할까? 분명히 우선순위는 다를 것이다. 저자는 대학의 영문학과 교수로 지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황혼이 짙은 노년에 이르러서 그가 이야기하는 사안은 우리의 포커싱과 분명히 차이가 있다. 인생 선배의 조언을 참고하자!

 

1은 생활, 2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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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9-01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많이 쓰는 일에 익숙해져도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 저는 예전에 썼던 글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 다시 쓴 적이 있어요. ^^

카알벨루치 2018-09-01 14:38   좋아요 0 | URL
인간의 기억이란 것이 글을 썼다고 다 가슴에 새겨지는게 아니고 기억은 어떻게든 휘발된다는 것...인간은 이토록 한계가 많은 존재인듯 합니다! 사이러스님 간만인듯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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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8-30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적지향적 한국사회에서 아무래도 방황을 허용
하지 않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방황도 그럴진대 패자부활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들 자영업 전선에 내몰리게 되는 악순환
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카알벨루치 2018-08-30 22:09   좋아요 0 | URL
자녀들 보다 부모가 변해야 하는것도 있고, 한국이 관계지향적인 사회라서 그런것도 있는듯합니다!

다락방 2018-08-31 0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알벨루치님이 계속 글을 쓰시기를 제가 응원합니다!

카알벨루치 2018-08-31 07:16   좋아요 0 | URL
우리 작가님께서 친히 응원해주시니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bookholic 2018-08-31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알벨루침님의 글은 읽는 이에게 책읽기의 길을 알려주시는 듯...^^

카알벨루치 2018-08-31 08:29   좋아요 1 | URL
무슨 이런 과찬의 말씀을...^^감사합니다 생각한대로 살아져야하는데 그게 제일 어렵죠 결국 삶의 문제이네요 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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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8-30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괴테가 <파우스트> 쓰는 데 자그마치 60년
이나 걸렸군요.

그런데 전 정작 읽어 보지는 않았네요 :>

고전을 읽어야하지 하면서도 당최 손이 가지
않습니다. 모던 클래식이 저에게 더 맞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카알벨루치 2018-08-30 22:09   좋아요 0 | URL
전 어릴때 읽어 다시 한번 읽어봐야할것같아요~대단하죠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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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알벨루치 2018-08-28 12:36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ㅜㅜㅜㅜ퍼온겁니다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2018-08-28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8-28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피츠제럴드가 소설작법도 썼군요.
그런데 품절이라니...
게다가 1권만 번역됐고 2권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네요.ㅠ

카알벨루치 2018-08-28 15:13   좋아요 0 | URL
근데 알라딘에선 가끔 오래된책이 안나와요 제껀 한권짜리인데~대학때 박일문 때문에 구입했지요 멋도 모르고 ㅋ

stella.K 2018-08-28 15:38   좋아요 0 | URL
멋도 모르고...?
책이 좀 읽기가 그런가요?

제가 알기론 피츠제럴드가 불운한 인생을 산 걸로 알고 있는데
책도 좀 그런 것 같아요.ㅠ

카알벨루치 2018-08-28 15:44   좋아요 1 | URL
멋도 모르고 구매했다는 말입니다. 멋도 모르고 란 표현이 제가 쓰고 나서도 특이한 우리말인듯합니다 피츠제랄드에 대해서라기 보단 제가 책을 구매한 행위가 멋도 모르고 란 말씀! ㅋ 근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우리말도 안 쉽다 그쵸! 전 피츠젤라드하면 <위대한 개츠비>생각하고 그럼 심장이 벌렁벌렁거리죠 작가인생의 끝이 안 좋았다는 건 알지만.

레삭매냐 2018-08-3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몬드도 빌려다 읽어 봐야
하는데 -

아무리 용을 써도 쏟아져 나오는 신간
들 따라 잡기도 쉽지 않네요.

카알벨루치 2018-08-30 22:11   좋아요 0 | URL
책은 끝없이 쏟아지고 자기 중심을 잡는게 필요한듯해요 어차피 늘 업뎃되는 정보의 텍스트속에 우리 또한 한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니...제 생각입니다
 

https://karl21.tistory.com/178에 가시면

 제 글을 보실 수 있네요!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고,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아."(101-102p)

‘희망을 갖지 않는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그건 죄악이라고.’(1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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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7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27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알벨루치 2018-08-27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올려놓고 아쉬워서 남겨둔 에필로그를 다시 달았습니다. 뭔가 찜찜한게...포스트 하나 올리는데도 이런데 작가님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싶네요!

stella.K 2018-08-27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거의 논문 수준인데요?ㅎ
<아버지는 살아있다>에서 헤밍웨이를 다뤘지요.
명성에 비해 집안이 불운하더군요.
또 왜 그런 집안이 있잖아요.
그런 거 보면 정말 사탄 원수 마귀의 짓인가 싶기도 하고...ㅠ

카알벨루치 2018-08-27 16:11   좋아요 0 | URL
과찬의 말씀~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ㅜㅜ헤밍웨이의 삶을 보고나니 우울해져요 그가 갖추고있던 장서들, 유명한 작가들과 교류했던 이력, 특히 제임스 조이스와 절친이라고 하더군요 그 많은 서적, 친필사인본, 희귀본도 많을텐데 헤밍웨이 죽고 일부는 부인이 가져가고 쿠바정부에게 빼앗겼다는군요! 참...잘 죽었음 더 멋진 작품이 나올텐데 아쉬운 대목입니다! 가정적인 트라우마로 헤밍웨이를 집중조명할 순 없겠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북프리쿠키 2018-08-27 18: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청새치의 앙상한 꼴이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노년의 초라함에
대비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젊을 때 가진 욕망의 크기만큼
뜯겨지는 고통의 양을 감당해야겠지요.

늘 글 쓰시고 좋은 책들 엮어서 보시는 카알님 응원해요^^

카알벨루치 2018-08-27 18:27   좋아요 1 | URL
<노인과 바다>는 북프리쿠키님이 아니었다면 나오지 못할 글이었습니다 또 감사해요!^^

카알벨루치 2018-08-27 22:20   좋아요 1 | URL
저도 언뜻 노인 산티아고를 보면서 노령화사회의 모습을 연상하기도 했는데 너무 확대해석할것 같아 멈췄는데 북프리쿠키님도 그런 생각을 하시다니~^^

2018-08-27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27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27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28 0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