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로 가는 길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식공작소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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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소설과 소설과의 관계가 늘 미심쩍었다.

소설은 픽션이라고 하는 당연한 정의 앞에서 이 의심은 무시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술과 예술가를 떼어놓자고 굳게 결심하고 나서 한참...혼란스러웠다.

역시 나는 아직 촌스러워서 그럴 수 있는 세련미가 부족하다.

셍텍쥐베리의 실종이 부러운 것도,

혹은 말로의 투쟁이 아름다워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 소설은 생생하다.

살아있다.

픽션이건 아니건 우리는 떠나고 돌아오는 플롯에 사로잡힌다.

역사의 현장에 인간은 살아있다.

말로는 늘 거기에 있었다.

사실은 어쩌면 우리모두 역사의 한 장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대중이다.

누군가는 잊혀지고 또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자만이 전부는 아니다. 하나하나의 개인이 모여서 세상을 이루고 시간을 만들며, 내일을 뱉어낸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또는 어디로 돌아갈건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세상에 시간에, 혹은 역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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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장정일 단상
장정일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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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장정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난 해 겨울이었나. 장정일의 삼국지를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짧은 산문들...솔직하게 말하면 소파에 앉아서 혹은 길을 걸으면서 잠시 벤치에 앉아서 읽었다.

산문이니까, 수필식이니까...그 사람의 삶이 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솔직하다면 나는 이 책에게 그냥 별을 다섯개 주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문학을 하는 사람과 문학과 세상과 거짓말하지 않는다.

장정일이라는 이름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의 소설들을 읽었고, 이슈화되는 이야기들에 귀기울였다. 지금은 그저 그의 글들이 부럽다. 자기 삶을 적어도 누리면서 글을 썼고, 그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 그로 인하여 누군가에게 비겁해져야 하거나, 그럴 필요 없는 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 책이 좋다.

책도 좋다.

출판사 이름도...

생, 각, 이라는 커다란 글자도

소소한 일상들과 가끔은 너그럽고 가끔은 분노하는 글자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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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달

찬바람이다.

해가 붉다.

해는 원래 붉었나.

늘...여름이나 겨울이나.

겨울의 해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늘...

어쩐지 해라는 것이 어울리지 않다는 편견이 있나보다.

가을이 온다.

바람이 불고, 그 방향으로 그대로 날려가버릴 수 있을 만큼

가벼운 몸과 마음을 가지고

살고 싶었다.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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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동도 마음읽기를 배울 수 있다
Patricia Howlin 외 지음, 김혜리 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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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학부때와는 전혀 다른 특수교육 혹은 언어치료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범주에서 조금쯤 벗어나 있는 무리들을 보기 시작하였고,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잘못된 시선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결코 그들이 다수라는 무리들에 비해 떨어지거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하찮으며 좁은 바닥에서 미련스러운 다툼을 하면서 살아왔는가를 알았다.

자폐를 가진 아동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 그리고 발달장애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향하여 문을 굳게 닫은 아이들에게 많은 자폐스펙트럼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음읽기는 그야말로 마음을 읽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하는 말로, 눈치없는 사람들은 마음읽기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자폐아들은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자폐아들도 교육이나 훈련을 통하여 마음읽기능력을 기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그 능력이 학습에 의한 것이라면, 여전히 완전하지 않은 것일수도 있으나,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에 있어 타인의 마음을 알아채는 것은 필수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장애는 한계와 포기가 아닌, 가능성과 내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학습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이것만이 소위 정상인,이라고 자신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해야할 최소한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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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없는 불행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5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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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내리는 날, 책과 함께 젖었다.

소망 없는 불행과 아이이야기.

건조한 문체, 무심한 태도,

시종일관 잔뜩 마른 사막이 떠오른다.

관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이냐.

관계에 대한 깊은 생각.

에 빠지다.

그러나, 민음사의 일관성을 잃은 수정...은 좀 나아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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