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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로 가는 길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식공작소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소설과 소설과의 관계가 늘 미심쩍었다.
소설은 픽션이라고 하는 당연한 정의 앞에서 이 의심은 무시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술과 예술가를 떼어놓자고 굳게 결심하고 나서 한참...혼란스러웠다.
역시 나는 아직 촌스러워서 그럴 수 있는 세련미가 부족하다.
셍텍쥐베리의 실종이 부러운 것도,
혹은 말로의 투쟁이 아름다워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 소설은 생생하다.
살아있다.
픽션이건 아니건 우리는 떠나고 돌아오는 플롯에 사로잡힌다.
역사의 현장에 인간은 살아있다.
말로는 늘 거기에 있었다.
사실은 어쩌면 우리모두 역사의 한 장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대중이다.
누군가는 잊혀지고 또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자만이 전부는 아니다. 하나하나의 개인이 모여서 세상을 이루고 시간을 만들며, 내일을 뱉어낸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또는 어디로 돌아갈건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세상에 시간에, 혹은 역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