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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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다.

내용은 지극히 진부하고 솔직하며 간단하지만, 그 풀어내는 방식만은 새롭다.

처음으로 읽은 보통의 책인데, 좀 더 읽어봐야지라고 결심하게 된다.

연애이야기, 절대로 지루하지 않은 연애이야기, 실제는 지독하게 지루한 일상으로 채워지나 독자에게는 낄낄 거릴 틈도 주고 아, 그렇구나 고개를 크게 끄덕일 만한 구석도 제공한다.

사랑을 겪은 이들이나 사랑을 겪지 못한 이들이나 혹은 이 단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들에게조차도 농담과 진담을 적절히 섞어가며 말을 건넨다.

공부를 참 많이 해서 글을 쓴 작가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그 모든 독서들이 정독이었는지는 굳이 알아보고 싶지 않다. 다양한 볼거리가 소설의 전부는 아니니까.

나는 정석에 약하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지만, 다시 읽어야지 결심이 서지 않는 책에게 무한정의 별을 바칠 수는 없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그리고 부럽게...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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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문으로 문학과지성 시인선 149
임동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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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종일 품고 살았다.
불빛 껌벅이는 버스에서 한 손으로는 가방을 쥐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이 책을 꼭 잡았다.
글쎄, 사방이 버겁다.
현재에 떡하니 서 있으나 꼭 과거형들이다.
분명코 살아있으나 꼭 아프다.
신음하면서도 뭘 그리 주장한다.
누가 쿡쿡 찌르는데도 모르는 척 한판 벌이고 있다.
나는 시가 자신을 살아내는 쟁반같은 것이라고 아직 믿는다.
잘은 몰라도

과거를 이겨내겠노라고 천명하고 거만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어루만지고 딛고, 소리치고, 차근차근 가르쳐준다.


딱 한 줄만,

난 너무 많은 흔적을 남겼구나

왜 꼭 이 한줄일까,
눈이 잡았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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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 100배 높이기
황웅 지음 / 푸른솔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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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정도면 극찬의 별이다.
실은 아주 초보적인 어휘력 높이기가 알고 싶었다.
아동들부터 시작할 수 있는 어휘력높이기.
그리고 그냥 제목이 끌려서 책을 구입했는데,
내가 읽기에 흥미로운 책이다.
한문공부, 어휘공부, 상식공부...두루두루
슬슬 읽고
그 다음엔 정독하고,
그리고 머리 속에 집어넣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나를 가르치고 그러면서 암기해두면
두고두고 쓰잘데기 없지는 않겠다.

사실은 우리말도 영어를 하듯이 암기가 기본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사실은 지극히 제한적인 단어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단 말이지.
아무래도 한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이력에 역력히 드러난다.
고전들이 곳곳에,
이 또한 얼마나 즐거운 볼거리인지.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혹은 그들을 가르칠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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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는 알까?
이동하 지음 / 현대문학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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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이 소설의 진수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뭐 굳이 반박하지는 않겠다.
그래도 뭐...이야기에 헉, 소리가 나게 빠진다면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
이동하는 글이 맛있다.
문장들 하나하나, 빠지지 생생하고 순간을 포착하고 위트있게 연결한다.
즐겁게 읽으면 맛이지.

난 그가 중앙대 교수인걸 몰랐다.
그러고보니 그도 논문같은 글들도 많이 썼더군.
과연 소설만한 진솔이 있을지 다음엔 그런 책들을 좀 사서 봐야겠다.

딱 당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고 촌스러운 질문을 던지게 되는 소설들..
킥킥 웃으면서 읽었다.
버스에서도 걸으면서도...틈이 날 때마다
꾼이라면, 이 정도는 써줘야지.

진정한 단편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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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어디든 - 현대문학 창작선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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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새로운 소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떨리는 경험이다.
내내 만지작거리고 쉽게 첫장을 열지 못하고 있다가 읽기 시작했다.
한장한장 읽어나가는 일이 책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아까워질 정도의 시간이었다.
역시, 이승우다.
제목 의미심장하다.
한없이 우스워지거나 어리숙해지는 개인을 만드는 것은 사회인가, 혹은 사람들인가...
이승우는 '서리'라는 미지의 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나 규범들이 무의미해지는 공간,
외지인에게는 더없이 잔인하고 어이없지만 그 현실을 별 수 없이 받아들이고 점점 빠져든다.
도망할 수가 없다.

무엇도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 우리는 허우적거릴 수밖에
무기력하게 질질 끌려다니는 수밖에
힘을 가진 자의 법이 곧 세상의 법이 된다.
그러한 순간에 인간은 이 세상을 포기하고 저 세상을 희구한다.
이는 종교적인 열정인가 혹은, 본질에의 귀환인가.

지구에 예전에는 공룡이 살았다면서,
지구가 추워지고 더워지고를 반복하면서
흥망을 거듭하는
부조리가 인간의 본능이란다.

어디든 그러한 흥망을 거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곳이 어디든
거기에 누구든

 

언제 또 이승우의 소설을 읽을 수 있을까.
늘 기다리고 있다.
아직 살아있어서 얼마나 다행인 소설가인지...
그가 이겨내고 싶은 멘토는 카프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훌륭하다.
다소 답답한 상황속에서...해소되지 않은 결말
어쩌면 그것이 그가 선택한 해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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