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 이곳 저곳에 천안함 희생자분들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넘처 흐르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볼때마다 내내 못마땅하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느낀다.  

영결식에도 천안함 '46용사'라 칭하면서 이데올리기적인 정치놀이를 하고 있다. 난 과연 묻고 싶다. 과연 그들이 영웅인지, 과연 진짜 영웅은 누군지? 천안함 희생자들은 최소한 자기의 '일'을 하다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진짜 영웅이 누구인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천안함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차디찬 바다에 내던진 고 한주호 준위나 또한 98금양호 실종 선원에 대한 그 어떤 관심도 '46용사'에 준하는 그 어떤 예우도 없다고 본다. 

난 묻고 싶다. 과연 진정한 영웅은 누구인지? 그리고 천안함 희생자들을 '영웅'이라 칭하는 그들의 저의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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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걷기 예찬 시대이다. 그에 맞춰 걷기 길 만들기도 한창이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서울 일주 코스와 DMZ트레킹 코스가 생긴단다. 분위기는 슬로우 열풍같지만 개인에게 닥친 현실은 너무나도 바쁜듯 하다. 

200㎞ 환상적 서울일주 트레킹코스 완비 

오는 2012년이면 서울 내·외사산을 잇고 북한산 둘레길을 포함하는 200㎞의 환상적 서울 일주 트레킹 코스가 완비된다.
 

 


 

서울시 137㎞ 트레킹코스 - 국립공원관리공단 63㎞ 북한산 둘레길 조성 협력

서울시는 8일(월) 오세훈 서울시장과 엄홍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이 만나 시가 추진 중인 137㎞ 내·외사산 순환 트레킹코스 조성사업과 공단이 추진 중인 63㎞북한산 둘레길 사업을 상호 협력과 시너지로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서울시의 트레킹코스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북한산 둘레길이 상호 경유하는 구간에 대한 상호 통합 이용이 가능해져 양 기관은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고 예산도 절감하면서 시민 이용 편의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서울시의 외사산 순환산책로(북한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 117㎞ 구간 중 북한산국립공원 능선구간을 통과하는 계획노선은 18㎞이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북한산 둘레길 63㎞ 중 서울시 자연공원 및 일반지역을 지나가는 구간은 16㎞다.

서울의 생태보고인 북한산을 보존 및 이용에도 상호 협력 약속

이외에도 양 기관은 북한산 국립공원 내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진관내동 생태습지의 보존 및 생태조사에 대해서도 상호협력하고, 은평구 진관사 계곡(15,302㎡)에 대한 생태경관보전지역 신규지정을 공동 검토하는 등 서울의 생태보고인 북한산에 대한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양 기관은 이번 계기를 통해 트레킹로 조성사업은 물론 향후 추진될 내·외사산 연결, 청소년 캠핑장 및 에코 빌리지 조성 등에 대한 상호 협력까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의 중심 및 외곽 동서남북으로 둘러싸는 문화·역사·자연경관 탐방코스

서울 8개 주요 산을 잇는 200㎞ 보도여행길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서울의 문화·역사·자연경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코스로서 서울 중심 및 외곽을 동서남북으로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과 외사산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코스 그리고 북한산국립공원 둘레에 순환탐방로를 조성하는 '북한산 둘레길'로 구성된다.

도보로 약 13시간이 소요되는 내사산 순환트레킹 코스는 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을 연결하는 20㎞ 구간으로서 서울성곽과 연계한 문화 역사 탐방로로 정비된다.

또 외사산 순환 트레킹 코스는 북한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을 잇는 117㎞ 방대한 규모로서, 숲길의 특성을 살려 자연생태 탐방로로 정비된다. 2일을 꼬박 걷고도 7시간이 더 걸리는 55시간이 소요된다.

이 연결로가 개통되면 남산을 오르면 순환로를 거쳐 북한산 둘레길은 물론 향후 중앙정부에서 추진 중인 DMZ 생태탐방로 및 백두대간까지 연결이 가능해져 트레킹 문화가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시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생태계 보전 및 이용,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걸어서 서울을 일주할 수 있는 200㎞ 환상적 트레킹코스 조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서울특별시청 
 

DMZ 바라보며 트레킹 해볼까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의 남쪽 접경지역을 논둑, 밭둑, 강둑, 오솔길 등으로 연결하는 트레킹 코스가 다음달 초 개장된다.

경기도 제2청은 18일 김포∼고양∼파주∼연천을 지나는 트레킹 코스(182.3㎞)의 주요 구간을 공개했다. 5월 초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선보일 트레킹 코스의 이름은 현재 공모 진행 중이다.

코스는 지역별로 김포시 3개 코스(38.4㎞), 고양시 2개 코스(25.4㎞), 파주시 4개 코스(56.3㎞), 연천군 3개 코스(62.2㎞) 등 모두 12개다. 1개 코스당 평균 거리는 15㎞ 정도로 짧게는 8㎞부터 길게는 21.8㎞까지 다양하다.

보통 체력을 가진 성인이라면 15㎞짜리 코스를 걷는 데 5시간이면 충분하다. 코스는 임진강 둑길과 철새도래지, 김포평야, 태풍전망대, 행주·임진 나루 등 다양한 안보·생태관광지를 지나게 돼 있어 보는 즐거움과 알아가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특히 대명항에서 출발해 덕포진을 지나 문수산성에 이르는 김포 1코스(15.4㎞)는 군 순찰로를 따라 나 있어 철책을 보며 가는 느낌이 새롭다. 휴전선에 가장 근접한 김포 2코스(8.0㎞)는 고려·조선시대에 남쪽 지방의 세곡선이 개성과 한양으로 가기 위해 이용했던 나루터인 조강포를 비롯해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곳에 솟아 있는 애기봉 앞을 지나간다.

파주 3코스(11.2㎞)에는 퇴계 이황이 말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반구정과 임진각,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초평도 앞, 율곡 이이가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보낸 화석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 경원선의 남한측 최북단 종착역인 신탄리역을 지나는 연천 3코스(18.8㎞)도 걸어볼 만한 코스다.

경기도2청은 트레킹 코스가 개장하면 코스별 지도와 주요 명소 등을 소개하는 안내 책자를 발간하고, 걷기대회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오는 6월 중에는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걷기대회가 예정돼 있다.

개장에 앞서 문을 연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ggtrail)에는 벌써 1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트레킹 코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일보 2010.4.19 

 

ps : 좀 걸으며 좀 천천히 주변을 살펴보자. 

[설왕설래] DMZ 트레킹 

‘느림’.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느림이다. 경쟁, 1등, 혁신, 선점 …. 이런 말들과는 거리가 멀다. 느림이란 무엇일까. 일상화된 과속에서 벗어나 경제속도를 찾는 여유라고 할 수 있다. 촌음을 아껴 쓰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짬을 낼 필요가 있다. 숲과 물, 자연을 찾아서! 현대문명 속에서 자신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탐색해가는 지적 상상력의 순례가 될 수 있다. 느리다는 게 나태하다는 뜻은 아니다. 자연의 속도를 뜻한다. 새싹이 돋고 꽃을 피우며 열매 맺어 땅에 떨어지기까지 자연은 순리에 따른다. 더디게 보이지만 반드시 변화를 이루어내지 않는가.

느림의 삶은 자연과 사람, 곧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하고 배려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게 해준다. 바쁘다는 핑계로 사람 노릇 제대로 하고 살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러나 여유를 갖고 주변을 돌아볼 일이다. 은혜는 갚지 않고 소인배처럼 원수만 갚아서야 사람의 도리라고 할 수 없을 터이다. ‘느림의 철학’을 정립한 프랑스 현대 사상가 피에르 상스가 “행복이란 소박한 기쁨과 자연을 닮은 사람 사이의 조화”라고 한 말의 울림이 크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우리나라는 축복받은 자연을 자랑한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에 흐르는 물 찾아∼”라며 ‘여행을 떠나요’를 권했던 가수 조용필의 노래처럼 한번 떠나보라. 한라산 올레길, 지리산·북한산 둘레길 등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 해안은 또 얼마나 절경이 많은가. 세계 5대 연안습지로서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전남 순천만의 서울 여의도 면적만 한 고밀도 갈대 군락과 국제적 희귀 조류, S자형 수로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만 연 200여만명에 이를 정도이다.  

경기 김포∼고양∼파주∼연천을 잇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의 남쪽 접경지역을 논둑, 밭둑, 강둑, 오솔길 등으로 연결하는 트레킹 코스가 다음달 초 개장된다고 한다. 총 길이 182.3㎞. ‘평화의 순례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화를 위한 간절한 염원이 북녘에서도 이어져 ‘칼과 창을 녹여 쟁기와 보습을 만드는 때’가 속히 오기를 바란다.

세계일보 2010.4.19 황종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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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학자 “화산재→기상 이변→기근→봉기 불러” 분석 

아이슬란드 화산재 분출로 항공대란을 겪고 있는 유럽에서 최근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당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랑스 화산학자 자크 생테즈(75)가 그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그는 “1783년 6월부터 1784년 2월까지 무려 8개월 동안이나 지속된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의 거대한 폭발로 인해 유럽 대륙에 수년간 기상이변이 일어났는데, 이때문에 농작물 수확에 큰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됐고 결국 식량부족 누적으로 인한 빈곤과 기근의 심화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말한다.

실제 여러 역사적 문헌들을 보면, 1783년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 폭발 땐 분출된 화산재 때문에 유럽 대부분 지역은 물론 북미 대륙 일부 지역까지 안개가 낀 듯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라키 화산은 이번 항공대란을 불러온 화산 바로 주위에 있다. 당시 유럽의 여러 항구들은 짙은 연무에 휩싸여 오랫동안 선박 출항을 포기해야 했고 오늘날과 비슷한 물류 및 운송 대란도 발생했다. 또 1784년 겨울부터는 유럽대륙에 전례가 없던 혹한이 몰아 닥쳐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아일랜드 화산 분출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아직 어떤 전문가도 명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기후변화와 사회변동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유럽에서 현지 언론과 블로거들에 의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의 화산학자 존 머레이 박사는 영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산 폭발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종종 급격한 사회적·경제적 변화를 가져오고는 했다”고 했다.

한겨레신문 2010.4.21 파리/윤석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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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btitest.net/ 

내 MBTI 유형이다. 예전에 한번 해본것 같기도 하고...하여튼 내 유형은 ENFP란다. 스파크형 ㅋ 

▩ ENFP 스파크형 ▩
따뜻하고 정열적이고 활기에 넘치며 재능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온정적이고 창의적이며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시도한 형이다. 문제 해결에 재빠르고 관심이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수행해내는 능력과 열성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사람들을 잘 다루고 뛰어난 통찰력으로 도움을 준다. 상담, 교육, 과학, 저널리스트, 광고, 판매, 성직, 작가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을 참지 못하고 열성이 나지 않는다. 또한 한가지 일을 끝내기도 전에 몇 가지 다른 일을 또 벌리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통찰력과 창의력이 요구되지 않는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열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 일반적인 특성 ▒

  • 감정이 얼굴에 잘 들어 난다
  •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
  • 계획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일을 처리하는 편이다
  • 새로운 사람 만나기를 좋아한다
  • 감동을 잘하고 눈물도 잘 흘린다
  • 돈 개념이 희박하다. 돈을 모으기 힘들 수 있다
  •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심하기 보다는 좀 있는 편...)
  • 경쟁의식이 없다
  • 상대방의 말에 민감하나 기분이 나쁘지 않은 척 한다 (되지도 않는 쿨한척...)
  • 내면에 열정을 지녔다 (죽을때까지 이랬으면...)
  • 위기 대처능력이 뛰어난다
  •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타고난 능력이 있다 (정말 이랬으면 좋겠다)
  • 행사나 일을 잘 주선한다 (술 모임...ㅋㅋ)
  • 놀다가도 몰입이 안되고 지금 무엇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멋 내는 것을 좋아한다
  • 양보를 잘하고 싸움을 할려면 심장부터 뛴다
  • 단순암기에 약하다
  • 인생을 즐겁게 살려고 한다 (인생 뭐 있나...재미있게 사는거지)
  • 선생님이 마음에 들면 하기 싫은 과목도 잘한다
  • 하기 싫은 것에 대한 인내력이 부족하다
  •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구별이 심하다 (좀 그렇지...
  • 반복적인 일상을 힘들어 한다
  • 분위기를 잘 띄운 후에 자기는 빠진다

    ▒ 개발해야할 점 ▒

  • 감정의 기복을 이겨내기 위해서 꾸준한 운동이 필요
  • 좋아하는 일만 하기보다 우선순위에 맞추어서 하는 것이 필요
  • 상대방의 말에 대해서 객관화 작업이 필요 (혼자 망상에 빠질 필요 없지 뭐..)
  • 규칙적이고 체계적일 필요가 있다
  •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
  •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 좀 정확한 것 같기도 하다....기분 나쁘게 시리...한편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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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는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가르친 뒤에 제자들이 행여 오해할까봐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 생각하지 말라.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고 덧붙였다. 우주적 평화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그 평화를 짓밟는 불의에 대한 깊은 분노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이어져 있는 것이어서 결코 분리될 수 없다. 평화를 핑계로 어떤 불의와도 싸우지 않겠다는 사람은 틀림없이 평화를 원치 않는 사람이다. 도롱뇽 한 마리 때문에 자기의 온 육신을 걸고 세상과 싸웠던 지율 스님에서부터 최근 이 정부의 4대강 죽이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한국 가톨릭교회 주교단까지 이 땅의 깨어있는 종교인들은 싸워야 할 때 싸움으로써 그들이 진정한 평화의 수호자들임을 증명했다.

    종교가 그러하다면, 하물며 정치는 어떻겠는가? 근본에서 보자면 정치야말로 싸우는 일이다. 모든 싸움은 상대가 있는 까닭에, 대개 정치집단의 정체성은 그들이 싸우는 상대가 누구냐를 통해 드러난다. 한나라당은 북한과 싸우고, 민주당은 독재와 싸우며, 민주노동당은 외세와 싸운다고 한다. 이처럼 기존 정당들은 싸움의 대상을 선명하게 부각시킴으로써 자신의 존재이유를 알리고 지지층을 결집해 나간다. 그래서 정당들이 설정하는 싸움의 전선에 따라 지지자들 역시 달라지는데, 6·25 세대가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을 더 지지하고 민주화운동 세대가 상대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것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평화와 칼은 동전의 앞뒷면

    하지만 아무와도 싸우지 않는 정당이 있다면,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마찬가지로 정당이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싸우거나, 겉으로 싸우는 시늉만 하면서 뒤로는 딴짓을 한다면, 이 역시 모였던 지지자들을 쫓는 결과를 낳게 마련이다. 정치인이 싸워야 할 이유가 있는 대상과 자기의 전 존재를 걸고 먼저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처음엔 구경꾼이 모여들고 마침내 그들이 같이 싸우기 시작한다. 그러면 역사가 바뀌는 것이다. 다른 말 할 필요 없이 한국 민주화운동의 역사에서 성장했던 정치인들이 다 그랬다.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기의 모든 것을 걸고 독재권력과 싸우면서 남들도 같이 싸우도록 만든 승부사들이었다. 수준 낮은 정치인들은 무대에서 사라지면 대중에게 잊혀지지 않을까 두려워해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떨어지지 않고 제도권에 남아 있을까만 염려한다. 그러나 김대중이 박정희와 전두환에 의해 그렇게 오랫동안 정치권에서 추방되었다고 사람들이 그를 잊었으며, 노무현이 연거푸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그의 정치인생이 끝났던가? 도리어 그럴수록 사람들은 그들을 더욱 애틋하게 가슴에 품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들의 시대는 갔고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싸움에 의해 시작된다. 그러므로 누구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사람이라면, 오늘날 우리 모두를 괴롭히는 온갖 사회적 질병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그것과의 싸움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새로운 진보의 과제인 것이다. 여당과 달리 야당이나 진보정당의 정치인들은 기존의 질서를 지키겠다는 사람이 아니라, 잘못된 현실과 기득권 세력의 부당한 권력독점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니만큼, 싸움은 그들의 운명이요, 존재이유일 수밖에 없다.

    사회 질병과의 싸움 진보과제

    하지만 지금 진보신당처럼 새로운 진보를 말하는 정당의 정치인들은 과연 어디서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한나라당이 북한과 싸우고 있고, 민주당이 이명박과 싸우고 있으며, 민주노동당이 외세와 싸운다면서 싸움의 대상을 모두 선점해 버렸으니, 누구와 싸워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투쟁의 시대는 끝났으니 이제 싸움은 그만두고 참신한 정책만 개발하면 유권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이건희씨가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것은 닥쳐올 새로운 싸움을 위해 전열을 정비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는 적어도 이 싸움이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을 알 만큼은 현명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역사적 싸움터에서 그와 맞서 싸울 장수는 누구인가? 다시 역사가 용기있는 자를 부른다.

     
    경향신문 20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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