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는 에드거 앨런 포의 시에 대한 페이퍼를 작성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9월 초에 작성된 에이바님의 두 편의 글 때문이었습니다.

 

 

* [에드거 앨런 포와 사랑의 시]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54783

(에이바님 작성)

 

* [에드거 앨런 포의 울랄룸]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51546

(에이바님 작성)

 

*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서]

 http://blog.aladin.co.kr/haesung/8785364

(cyrus 작성, 오늘 오전 9시 30분에 내용 일부를 삭제했음)

 

 

※ 에이바님과의 약속대로 문제의 내용만 삭제했습니다. 삭제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에이바님의 [cyrus님께]를 보면 됩니다.

 

 

저는 [에드거 앨런 포의 울랄룸]과 [에드거 앨런 포와 사랑의 시]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에이바님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포의 시를 잘 소개해주셨고,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율랄리>와 <울랄룸>에 ‘아슈타르테’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저는 그 단어를 보는 순간, 문득 잊고 있었던 것이 떠올렸습니다. 포의 소설에 ‘아슈타르테’가 있는 문장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머릿속에 스친 거죠. 그래서 저는 댓글로 이 사실을 밝혔고, 제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도서관에 가서 이미 읽었던 포 소설 전집들을 다시 봤습니다. 또 포의 시집도 읽었습니다. 에이바님이 소개한 아티초크 출판사의 시집도 보고 싶었는데,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포 소설 전집들을 확인한 끝에, <리지아>라는 작품에 제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비슷한 단어가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아슈토펫’이었죠. 저는 이 사실을 에이바님에게 알리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글이 어제 작성한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입니다.

 

만약에 [에드거 앨런 포와 사랑의 시]와 [에드거 앨런 포의 울랄룸]을 보지 못했다면, 포와 관련된 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에이바님이 쓴 두 편의 글이 저에게 영감을 준 것이죠. 그래서 제 글일 에이바님의 글을 일차적으로 참고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어서 에이바님의 서재 글과 ‘먼댓글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에이바님의 서재 글이 먼댓글 작성을 비활성화 상태로 설정해서 먼댓글 전송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맨 처음 글에 에이바님의 두 편의 글 링크 주소를 올렸습니다.

 

여기서부터 제 행동이 문제의 화근이 되었습니다. 제가 에이바님의 링크 주소를 연결하고, <리지아>에 대한 내용을 썼으면 아무 문제없었습니다. 그런데 글의 분량이 빈약하게 느껴져서 아슈타르테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아슈타르테가 누군지 자세하게 알고 싶어서 평소에 읽지도 않을 바빌로니아 신화 관련 서적을 참고했습니다. 도서관에 여러 책을 살펴보면서 부활절의 유래에 관한 내용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찾아보니까 에이바님이 기록한 글의 내용이 전부 맞았습니다. 저는 <율랄리>와 <울랄룸>의 아슈타르테와 프시케를 해석한 내용까지 썼습니다. 이 내용 또한 에이바님의 글에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 글의 내용과 전개 방식이 에이바님의 글과 유사해졌습니다.

 

저는 에이바님의 글 링크 주소만 올리면 에이바님의 글을 참고했음을 밝힌거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게 심각한 문제가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 에이바님의 글을 보고 나서야 제 글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상대방의 글을 참고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링크 주소만 올리면 내용이 조금 비슷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 거죠. 제가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제 글이 에이바님의 글과 유사한 점이 있는데도 에이바님의 글에 참고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아슈타르테에 대한 소개와 <율랄리>와 <울랄룸>의 아슈타르테와 프시케를 해석한 내용 모두 에이바님의 글에서 참고한 사실을 밝혔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번 상황이 처음이라서 나름 신중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지만, 에이바님에게 더 큰 실망감만 안겨줬습니다. 에이바님의 문제 제기를 인정했으면, 문제가 있는 내용을 삭제하고, 공개 사과문을 올렸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뒤늦게 사과문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 번 에이바님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서 제 행동을 반성했습니다. 앞으로는 친한 이웃이 쓴 글이라도 참고한 사실을 좀 더 상세하게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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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4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4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4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9-24 18:54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상대방의 글 링크 주소만 올리면 ‘상대방의 글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라는 의미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에이바님은 제 글이 본인 글과 무척 비슷하게 느꼈고, 참고를 밝힌 내용이 명확하게 언급되지 않아서 실망했던 것입니다. 에이바님은 정말 정성을 들여가면서 리뷰를 쓰시는 분입니다. 그런 분의 정성을 알면서도 제가 너무 성의 없게 링크 주소만 올렸습니다. 제가 일차적으로 잘못한 게 맞습니다.

이 문제는 저와 에이바님 둘 만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잘못을 먼지 인정했더라면 심각한 분위기로 확대되지 않았을 겁니다. 정말 잘 참으셨습니다.

2016-09-24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9-24 19:03   좋아요 1 | URL
제가 요즘 매일 글을 쓰려는 생각에 취해서 기본적인 예의를 잊어버렸습니다. 이번 일로 제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문제가 시끄럽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yamoo 2016-09-2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에이바 님의 주관적 인상이 너무 강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본적 생각을 차용해 글을 써서 그 구조가 비슷해 졌더라도 사이러스님이 참고한 책 내용이 이미 에이바 님이 말한 것 속에 있었다면 그것 에이바 님도 그 책을 보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걸로 일일히 사과하면 유사성에 대한 글들 모두가 문제됩니다.

도대체 뭐가 사과를 해야 하는지 저는 도통 모르겠네요. 답답합니다. 에이바 님이 인용을 요구했다는 건 에이바 님 페이퍼를 보면 아는 사실인데요...인용 여부를 문제 삼고 사과를 요구하는 건 표절에 대한 항의 입니다. 인용 여부가 왜 문제가 되겠습니까? 표절 시비 때문에 그런 거 아닙니까? 인용표시 하고 글을 지우고 사과하라는 생각의 이면에는 내 생각을 표절했다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그래서 사과하라는 것이죠.

유사성 만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 것두 어떤 생각의 단초인데 말이죠.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이 유사성에 대한 사과는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유사성 만으로 인용을 해야 하고 사과를 해야하다니!

cyrus 2016-09-24 19:49   좋아요 0 | URL
제가 오늘 처음 에이바님의 글을 보고, 당황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에이바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다분히 주관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에이바님이 언급한 `유사성`이 표절로 동의한 의미로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에이바님의 두 번째 댓글을 보면서 제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알았어요. 에이바님은 제 글이 표절했다는 전제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저한테도 밝혔고요.

오늘 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갈등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서로 간에 마음의 앙금만 생깁니다.

AgalmA 2016-09-25 07: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포의 저주인가요ㅜㅜ.... 포 때문에 에이바님 힘들게 했던 예전 제 일도 다시 봐야 해서 괴로웠습니다.
두 분 의가 상할까봐 걱정이 되어 생각 남깁니다. 누구 편도 들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했다는 걸 알아 주세요.
우선 먼댓글 문제인데....에이바님 글을 간단히 언급하고 cyrus님 본론이 곧장 나오지 않은 게 첫 문제였던 거 같아요. cyrus님이 <리지아> 에서`아슈토펫`이 `아슈타르테`라는 걸 발견해 글을 쓰려 한 의도였단 건 알겠습니다. 바빌로니아 신화 관련 서적 보셨고 에이바님 해석이 맞았다는 것도 아셨고요.
참고하셨다는 걸 밝히긴 했지만, 에이바님이 <율랄리>와 <울랄룸>, 아슈타르테-프시케 신화까지 엮어 해석하신 걸 cyrus님이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에 모두 담아버린 게 두 번째 문제죠. cyrus님은 에이바님이 <울랄룸>을 소개할 때까지 이 시의 존재도 모르고 계셨다고 했습니다. 즉 저 연결들은 애초에 에이바님 글의 기초였어요.
<율랄리>-<울랄룸>-아슈타르테-프시케 등을 연계한 에이바님의 글은 작성자의 고유함이 묻어나는 글이죠. 저는 이런 해석을 다른 데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내용이 cyrus님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 3분의 2 이상 차지하죠. 신화 내용이 조금 추가되고 이 글의 본 주제였던 <리지아> ˝아슈토펫˝은 짤막하게 언급되는 정도라 에이바님 글 내용이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의 주된 내용이 된 상황.
꼼꼼히 따져 읽는 이가 아니라면 cyrus님 글이구나 생각하고 말 겁니다. 참고했다고 하는 걸 꼼꼼히 볼 사람 거의 없죠~_~; 두 분 문체가 달라 다른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아슈토펫`에 대해 말하자면 에이바님과 같은 내용을 다루게 될 수밖에 없긴 할 텐데, 에이바님 접근 방식과 같았고 그걸 바탕으로 새롭게 전개된 게 별로 없어 상황이 이리 되어버린 듯....
참고자료라고 하기엔 ˝아프로디케님이 보고계셔˝가 에이바님 글의 핵심 줄기를 옮겨온 정도라 원글 쓴 분이 속상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소스가 비슷한 리뷰 글이 아닌 주관적 해석을 중점으로 담는 페이퍼 글이라 더 그럴 거고요. 여기 글 써서 책내는 분들도 많으신데 민감한 부분이죠.
cyrus님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 주신 건 다행입니다.
모쪼록 두 분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 글이 두 분 모두에게 또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하고요.
알라딘에서 싸움 말리다가 미움만 사고 제게 득될 일은 전혀 없었단 말입니다ㅜㅜ;;;

cyrus 2016-09-24 21:55   좋아요 2 | URL
포의 저주라... 하긴 재미로 포 소설 전집을 읽으려고 했는데 오역이 눈에 밟혀 몇 주동안 괴로웠어요. ㅎㅎㅎ

Agalma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에이바님의 글 링크 주소를 맨 처음에 남겼어도 이거부터 먼저 보고, 제 글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http` 주소 링크가 아닌 하이퍼링크로 설정했으면 북플에서는 링크된 글을 볼 수가 없어요.

제가 상대방의 글과 비슷한 내용을 안 쓰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어제 그 약속을 어기고 말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이 맞고, 당연히 에이바님께 사과해야 합니다.



2016-09-24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9-25 09:2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에이바님이 실의를 딛고 예전처럼 서재 활동을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9-27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진지한 자세로 글을 쓰고 읽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제가 유사성/표절논쟁이나 서친끼리의 이슈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겠지만, 자신의 책읽기와 글을 그만큼 소중히 여기시는 분들이라서 위에 말씀하신 일도 발생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뭐랄까, 목숨을 건 글쓰기/책읽기의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건 제가 좀 이상해서일까요??ㅎ 두 분 다 멋진 글 계속 올려주시길...

cyrus 2016-09-27 12:35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A4 용지 한 장 반 이상의 분량의 글을 꾸준히 쓰시는 분들을 보면 책에 대한 감상을 허투루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 쓰는 분들의 고민의 흔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 사실을 잊고, 실례를 했습니다.

syo 2016-09-28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두 분 글을 다 읽으면서, 그리고 에이바님의 글에 달린 댓글들을 찬찬히 다 보면서, 참 범접이 안되는 경지를 엿본 기분이었습니다. 거의 논문급 리뷰를 쓰시는 두 분이기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야 이슈 자체를 논할 공력이 못되어 뭐가 맞고 그른지 1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수습하고 계신 cyrus님의 모습은 귀감이 됩니다. 마음에 담아두려 합니다.

cyrus 2016-09-29 14:33   좋아요 0 | URL
귀감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제가 잘못한 행동이 명백히 드러났기 때문에 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맞습니다. ^^;; 갈등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갈등에 휘말린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분들 모두 정신적으로 피곤함을 느낍니다. 특히 갈등 당사자들과 친분이 있는 제3자는 더욱 난감합니다. 논란이 더 커지면 편 가르기 싸움으로 확대됩니다. 이러면 서로 간의 미운 정만 쌓이고, 마음의 상처만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