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을 끊는 식사법 - 3개월 만에 17kg 뺀 의사의 체험
니시와키 슌지 지음, 박유미 옮김 / 솔트앤씨드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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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그렇게 몸에 안 좋았던가. 이 책을 읽고 내 주위에 당이 포함된 음식이 얼마나 많은가를, 아니 거의 대부분임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막상 하려고 하면 잘 안되긴 하지만 꾸준히 당을 끊어나가는 식사법을 가져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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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이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그러니까 너무나 급하게 출장이 결정나서 일주일만에 결재받고 부랴부랴 출발했다고 하자. 물론 바쁜 출장 일정이라 절대 책읽을 시간 따윈 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두 권 주섬주섬 챙겨 왔다. 그 중의 하나가 피니스 아프리카에가 열심히 내주시는 (고맙게도!) 에드 맥베인의 <마약 밀매인>.

 

한국에서부터 계속 읽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안 나서 손에 쥐고만 있다가 공항 가기 전에 황급히 구겨넣고 나왔다. 제발 이거 읽을 시간은 나길 바라면서... 하지만 역사 예상했던 대로 며칠 내내 밤 11시에 들어오는 - 심지어 토요일까지도! - 강행군이 펼쳐졌고 일요일 오늘. 그간 밀린 잠을 내리 자고 나서 점심 먹으러 어슬렁어슬렁 근처 식당 나가 먹고 커피숍(안제리너스!)에 커피 한잔 받아놓은 채 이 책을 읽는 기쁨을 누렸다. 다 읽고 들어오는데 아 세상을 다 얻은 이 기분. (이건 왠 오바냐)

 

그러니까 나는 하노이에 왔는데 그냥 회사-호텔만 왔다갔다 하다 보니 이게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호텔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고... 결국 귀국할 때까지 이럴 거라고 체념한 채 지금도 방에서 자료를 읽고 있다. 이런 게 진정한 business trip 이지. 암요. 암요.

 

이 책은. 역시나 내게 소중함을 안겨 준다. 에드 맥베인이 쓴 이 87분서 시리즈는, 절대 경찰소설만으로 끝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

 

만약 귀를 만진다면 얼어서 떨어져 나가리라. 그 역시 어머니가 한 말이었다. 그는 귀가 정말 떨어지는지 알고 싶어서 귀가 얼어붙었을 때 만져 보고 싶은 유혹에 몇 번 넘어갈 뻔한 적이 있었다. 사실 그는 귀가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엄마에 대한 믿음이 무너질까 봐 두려웠다. (p9)

 

귀엽기는. 우리는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한다. 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이 바뀔까봐 괜히 못하는 것들이 하나씩 있는 것 같다. 특히나 그 상대가 엄마라면.

 

헤밍웨이가 다시 한 번 크게 한숨을 쉬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들고 물었다. "헤밍웨이라는 작가가 진짜 있어요?" (p78)

 

자기 이름이 어니스트 헤밍웨이인데, 그런 작가가 있는 것도 모르는 마약쟁이 꼬마. 엄마가 그 이름을 지어줄 때는 뭘 생각하며 지었을까. 문득 그 때 읽고 있던 책이 헤밍웨이의 책이었고 남편의 성이 우연히도 헤밍웨이 였을까.

 

곤조는 어디 있을까?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고 있으리라. 카렐라는 생각했다. 마약 밀매인들 역시 아내와 어머니가 있지 않겠는가? 물론 그들에게도 있을 터였다. 그리고 당연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교환하고, 여느 사람들처럼 세례식과 바르미츠바와 결혼식과 장례식도 가리라. 그러니까 곤조는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것도 그렇게 억지스러운 생각은 아니었다. (p159)

 

가끔 아찔한 건 이런 거다. 범죄인(우리가 흔히 붙이는 말)들도 생물학적인 부모가 있고 그들에게도 가족이 있을 수 있다는 거. 범죄라고 불리는 행위를 하면서도 어쩌면 따뜻한 아들/딸,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런 게 뭔가 아뜩함을 안긴다.

 

살인에는 한 가지 성가신 문제가 있다.

정직하게 말해서 살인에는 여러 가지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한 가지는 더 특별하다.

그 한가지는 버릇이 된다는 점이다.

믿거나 말거나 살인은 습관성 행위일 뿐이다. 그것은 진실이 아니며, 다소 바보 같은 말일 수도 있다. 양치질은 습관성 행위다. 목욕도 마찬가지다. 배신행위 역시 그렇다. 영화를 보러가는 것 또한 그렇다. 다소 병적으로 되길 원한다면, 삶 자체 역시 어느 정도 습관성을 띈다.

하지만 살인은 예외 없이, 확실한 습관성을 띤다.

그것이 바로 살인의 가장 큰 문제다. (p194~195)

 

박민규의 소설에서도 이런 비슷한 뉘앙스의 말이 있었다. 삶은 습관성이다. 그리고 에드 맥베인은 살인이 가장 확실한 습관성을 띤다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그럴 지도. 사람을 한번 죽인 사람이 또 사람을 죽일 확률이 높아지는 건 맞는 것 같다. 어떤 한계를 넘어가면 그다음에 또 넘어가는 건 참 쉬워지는 것이지. 흠... 좀 무섭다.

 

*

 

일은 산더미인데, 일하기 싫은 일요일이라 이렇게 4월의 첫글을 하노이에서 올리고 있다. 더이상은 스포일이 될 것 같아 문구를 올리지 못하겠지만, 암튼 에드 맥베인은 너무 멋진 작가다. 내가 그 다음에 집은 소설이 뭔지 아는가. 이 사람도 무지하게 멋지다.

 

 

 

 

 

 

 

 

 

 

 

 

 

 

 

 

 

요 네스뵈! 음으홧홧. ... 이 책은 일좀 하다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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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4-19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출장중에 이렇게 독서로 즐거운 일탈을^^
삶은 습관성이다, 맞는말 같아요. 그래서 연쇄살인범이 있을까요‥

비연 2015-04-19 21:0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주말이 낀 출장이 줄 수 있는 좋은 점 중의 하나죠.
연쇄살인범은..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습관적으로. 일상적으로. 그래서 무서워요.
 

 

 

 

 

 

 

 

 

 

 

 

 

 

 

 

 

투어 프리쿨리치가 들어왔다. 그가 말한다.

작은 보물이란 나 여기 있다 라고 적힌 것들이야.

그것보다 조금 큰 보물은 아직 기억나니 라고 적힌 것들이고.

그러나, 무엇보다 큰 보물은 나 거기 있었다 라고 적힌 것들이지.

(p308)

 

그 사이 나는 내 보물들에 나 거기 머문다라고 적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수용소는 머릿속에서 자신을 확대시킬 거리를 확보하려고 나름 집으로 보냈다. 고향에 돌아온 후로 내 보물에는 나 거기 있다 는 물론이고 나 거기 있었다 라는 말도 적혀 있지 않았다. 내 보물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거기서 나오지 못한다.

(p328)

 

*

 

역시 노벨문학상은 아무한테나 주는 건 아닌 모양이다. 관심이 많이 사그러져서 멀리 하고 있었지만, 아주 오랜만에 상이란 걸 받은 작가의 작품을 읽으니 그 깊이와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물론 헤르타 뮐러의 글은 아마 원어로 읽어야 그 감동이 더 적확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녀는 모국어를 조합하여 의미를 담은 새로운 말들을 창조해내었고 러시아어와 독일어간의 유사함을 활용하여 느낌을 전달하고 있었다. 언어의 유희. 언어의 유려함. 번역된 글을 읽으면 그 섬세한 뉘앙스는 전해지지 않는 법이다.

 

다만 모든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저층지대의 감정, 일상, 시각 등에 한정되어 공감된다. 루마니아의 독재정치 속에서 빚어진 루마니아 내 독일인들의 소련 수용소행. 주인공 레오도 거기에 휩쓸려 5년이라는 세월을 수용소에서 보내게 된다. 동성애자였던 그는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채 떠나지만, 수용소에는 배고픈 천사만이 함께 할 뿐, 외롭고 배고프고 힘겨운 생활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공포도 있었을라나. 뜻없이 죽은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은 죽고나면 그냥 시체로 변모하고 사람들은 그 대상에게서 옷과 먹을 것을 훔쳐내기에 여념이 없어진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애타던 마음은 어느새, 여기에서의 생활도 생활이야 라는 마음으로 바뀌고 러시아의 한 노동자로서 정착을 해도 되리라는 마음 아닌 마음을 가지게 될 찰나, 고향으로 복귀하게 된다. 복귀. 그러나 수용소에서의 5년은 금방 잊혀질 듯 했지만 그의 모든 일상에 붙어서 함께 가는 기억이 되어 있었다. 고향에 마음을 붙일 수 없게 되고 결국 아는 사람들 속에 있으나 나만의 수용소에 갇혀 지내게 된다. 보는 것마다에서 수용소의 사물들이 떠오르고 그 때의 사람들이 겹치는 생활. 그것이 육십년을 갈 줄이야.

 

작가는 물론 그 당시의 수용소 생활을 자세히 묘사하고 싶었을 수도 있지만, 더 깊은 곳에서는 그냥 어느 곳에도 끌려가지 않았던 우리들도 아마 우리의 수용소에 갇혀 지내는 게 아니냐는 화두를 던지는 것 같다. 함께 있으나 함께 있지 않고 얼굴을 마주 대하나 침묵으로 대화를 대신 하는. 그런 생각들 때문에 참... 읽으면서 내내 외로와지는 작품이었다.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라 그런지, 몇 권의 책들이 더 번역되어 나와있다. <저지대>를 한번 볼까 싶다. 어쩌면 다른 책일 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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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는 줄곧, 계속, 뭔가 안되는 느낌이다. 똑같이 살고 있는 것 같고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똑같은 장소에서 술을 먹고... 그래서 똑같은 생활을 하는 것 같은데, 마음이 항상 불편하다. 왜 이럴까.

 

뭔가 뒤쳐지는 느낌. 도 있다. 내가 인정받아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인정받아서 (그 다른 사람이 깜이 안되는 사람이라는 경멸감도 포함) 초조해하는 느낌. 도 있다.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다는 느낌. 이 없다. 편하다는 느낌. 도 없다. 젠장. 좋은 건 없고 싫은 것 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원인을 잘 모르겠으니 치유가 안된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별다른 사람간의 분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마음에 불만이 쌓이니 다른 사람에 대한 나쁜 말을 좀 많이 한다는 거,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거, 그런 것들이 원인일까.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실.제.로. 내가 뒤쳐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아 그런 원인이라면 대단히 끔찍한데.

 

사람은 다 내맘 같지 않고 사는 건 더더군다나 내맘 같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억울하고 속상하고 서럽고 짜증나고.. 하는 심정이 남아 있으니. 이 얼마나 유치한 일인가.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 또 노력하는데 잘 안되는 게 감정이다. 내가 그런 감정의 휘몰아침에 휩쓸려 스스로를 소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한 사람이 상을 받고 능력있는 사람이 인정을 받고 다정한 사람이 사랑을 받고... 이건 원칙이고 동화에 등장하는 권선징악적인 구조이다. 변함없는 건, 사람의 생은 유한하다는 것, 그래서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 그것 외에는 다 거짓일 수도 있다. 사는 것 자체가 거짓일 수도 있는데 뭐.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그런데, 정말이지 원인을 잘 모르겠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정말 오랜만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책이다. 헤르타 뮐러는 2009년 수상자이고, 난 이 책을 사둔지 꽤 되었지만 읽지 않고 있었다. 노벨문학상이라는 단어가 가진 파워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탄 작품이 정말 괜챦은 작품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는 게 현재 내 생각이라 꼭 읽지 않고도 세월 잘 보내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노벨문학상 탔다니 사두기는 하자 하고 쟁여놓고는 나중에 읽겠다며 방치한 게 ... 여러 수십 권이다. 쩝.

 

엄마가 먼저 읽었고, 괜챦다고 해서 이번엔 맘먹고 펴보았다. 현재 전반부 조금 읽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좀더 진전시켜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쟝르소설에 익숙해진 나머지, 호흡이 길어서 조금 당황스러워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고전스러운 책을 만나서 기쁘다고나 할까. 잘 읽고 리뷰를 써봐야겠다.

 

 

.... 뭔가에 욕심을 부리고 있는데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욕심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나만이 아는 것이겠지. 사람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어쨌든 욕심이 내 맘에 있고 그것이 채워지지 않는 한, 계속 이런 공허한 무력감에 힘들어할 지도 모르겠다. 욕심을 지우자... 하려니 그넘의 욕심의 뿌리가 깊어서 말이다. 결국 내가 (쓸모없는) 허다한 욕심에 괴로와하는 건, 여전히 내가 사는 모습에 대한 정체성이 굳건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나이에. 여전히. 부끄럽기 그지없다.

 

이럴 땐 책에 침잠하여 시간을 옆으로 휙휙 날려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3월 28일에 야구가 개막하니 거기에 정신을 팔아볼까나. (개막전 입장권은 결국 못 구했다) 이 모든 게 허상인데 말이다. 아 이 봄날에 왜 이리 허망한 생각만 하고 있느냐. 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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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비연 2015-03-29 13:50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흑. 감사요...

[그장소] 2015-03-29 14:05   좋아요 0 | URL
다른 위로의 말을...못하겠더라고요.
어떤기분인지 안다..는 말도..도움이
안될것 같았어요..

비연 2015-03-30 08:04   좋아요 1 | URL
괜챦아요, 이제.. 아니 괜챦아지려고 노력 중요...^^;;;;
그래도 그장소님의 토닥토닥.. 넘 위로가 되었어요.

[그장소] 2015-03-30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월요일 힘차게 보내셔요!!

비연 2015-03-30 12:27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두요!^^
 
그림자 밟기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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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은 늘 좋다. 빈집털이범이 된 동생과 그에 실망한 부모를 화재로 인해 다 잃고 원인은 자신이라며 탓하는 마음으로 빈집털이범이 되어버린 마카베의 이야기. 그리고 귀에 들리는 죽은 동생의 목소리. 그 속에서 서로 치유되어 가는 과정들이 따뜻하게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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