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에서 빡센 교육을 듣고 있다보니 다른 책 읽을 여유가 없어져버렸다. 토요일날 8시간 교육 듣고 일요일날은 숙제하고 다시 월요일날 8시간 교육 듣고 화~금요일간 일하고 저녁엔 숙제하고 (그러니까 하루 빠지면 일이 배로 늘어나있다는 거지..ㅜ) 다시 토요일날 교육 가고.. 이런 생활이 한달 째 계속 되고 있다. 나이도 있고 체력은 떨어져 있고 면역력 약화에.. 아주 힘들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시절이다.. 징징거리고 싶어라... 그만 징징... 비연..ㅜㅜ

 

 

 

 

 

 

 

 

 

 

 

 

 

 

 

 

 

강사 분 중에 이 분이 있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인데... 책도 여러 권을 내었고. 덕분에 이 책들 열심히 읽고 있다.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그리고 그 세상에서 이노베이션(innovation)이란 걸 하는 사람들, 기업들의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어서 술술 넘어간다. 이런 류의 책들은 뭔가 지식적으로 대단한 걸 준다거나 깊이를 더한다거나 그러진 않지만, 세상을 보는 view에 insight를 더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뭐랄까. 그냥 그렇게 돌아가는 세상이, 그리고 그냥 그렇게 장사하는 것 같은 기업들이, 사실은 그 의미를 잘 뜯어보면 놀라운 혁신이라는 것에..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 이제 1차산업이나 2차산업이니 3차산업이니 하는 옛날 방식의 산업분류에서 벗어나서 융합의 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는 것에 새삼 주목하게 된다. 모든 제조업은 그냥 제조업이라고 하기 어렵고 이젠 서비스라는 개념이 더해져서 그 세를 키우고 있다는 것에도 동감이 되고. 혁신이라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발상의 전환' 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그러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걸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행동에 대한 나름의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모든 산업에 '심리'라는 것이 보태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문 간의 경계도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어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산업의 'ecosystem'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무릎을 딱 칠 수밖에 없었다. 나 혼자 잘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나 혼자 잘났다고 떠들 일이 아니다. 나와 같은 업종의 사람들이 늘어나고 계속 발전해야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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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배심원
아시베 다쿠 지음, 김수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이 책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좀 억지스러운 전개가 그랬고 제목에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다. 물론 일본에 없었던 배심원제도에 대해 뭔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는 알겠지만, 추리소설의 전개가 좀 얼토당토한 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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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다. 그냥 무심코 지나갈 뻔 했는데, 출근 전 라디오에서 선생님 얘기가 자꾸 나와서 날짜를 확인해보니 스승의 날이었다. 스승이라는 말이 예전처럼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을 즈음, 난 그 단어를 잊어버렸다. 물론 지금도 대학원 때 은사들을 모시고 스승의 날 행사를 한다. 제자들이 다 모여서 식사를 하고 선물을 드리고 꽃바구니를 안긴다. 그 모든 절차가 의미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스승이라는 말에서 오는 어떤 강박관념... 스승은 어때야 한다 라든가 하는 것이 내게서 사라졌다는 것 뿐이다.

 

스승의 날이 오면, 나도 기억나는 선생님이 있다. 나쁜 의미에서 혹은 좋은 의미에서. 나쁜 의미에서의 스승은 스승이라기보다는 선생님이라는 말을 떠올리자마자 머릿 속에 나타나는, 뭐랄까 고정된 이미지이다. 중학교 때였던가. 담임선생님이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에 굉장히 연연해 하시는 분이셨다. 나름대로 매우 똑똑해서 S대를 나왔는데 '고작' 선생님을 한다는 것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계셨다. 항상 화를 냈고 우리 전체를 무시했고 자신의 똑똑함을 뽐내는 분이셨다. 그러니까 반에서 공부를 못하거나 공부를 못하는데다가 날라리라도 되었다가는 심지어 이름도 못외우는 상황이었다. (학년이 다 끝나가는데, 너 이름이 뭐냐? 라고 묻는 담임을 상상해보라)

 

어느날, 우리 반에 집도 그닥 잘살지 않고 공부도 하위권이고 게다가 겉멋이 살짝 들어서 날라리처럼 하고 다니던 남자아이가 옆반의 친구들이 청소하는 데 가서 놀다가 그 반 담임에게 걸린 일이 있었다. 그건 일상에서 그렇게 벗어나는 일도 아니었고 아주 야단스럽게 논 것도 아니었다. 그냥 청소시간에 가서 친구들을 불러내어 같이 논 거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반 담임이 우리 반 담임에게 그 사실을 일렀다는 데에 있었다.

 

그 며칠 후인가. (우린 사실 그런 일이 있었던 줄도 몰랐다) 담임이 종례 시간에 엄청나게 화가 난 얼굴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아이를 불렀다. 그 아인, 날라리이긴 했어도 그냥 착한 애였다. 쭈뼛거리며 그 아이가 교탁 앞에 서자마자 담임은 일단 뺨따귀를 때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가타부타 말도 없이 그냥 때렸다. 그 때 흘렀던 그 적막. 맞은 아이도 어안이 벙벙하고 우리도 할 말을 잊은. 그리고 잠시 후 조성되던 알 수 없는 공포의 분위기. 담임은 물어봤다. 아니 거의 취조하는 수준이었다. 그 아이는 맞은 이후라 대답도 잘 하지 못했고 담임은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결국 그랬다는 그 아이의 모기만한 목소리에 더 때릴 구실을 찾았다는 듯이 담임은 그 큰 손으로 그 아이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냥 뺨만 때렸다. 어찌나 세게 때렸던지 앞 칠판에서 뒤 칠판까지 아이가 밀려갔다. 밀려가는 와중에 계속 때렸다. 뒤 칠판에서 아이가 넘어졌다. 일어나라고 했다. 다시 앞 칠판까지 뺨만 때리면서 아이를 몰아세웠다. 그런 왕복이 세번 계속 되었다. 나중엔 아이가 거의 기진맥진했다. 사실 비명도 없었다. 아프다고도 얘기하지 않았다.

 

그 아인 그냥 중학생이었던 거다. 평범한 중학생. 공부가 하기 싫고 외모에 관심이 부쩍 는, 그런 아이였을 뿐이다. 우리는 아무 말도 못하고 쥐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다. 선생님 그만 하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비겁함이 나의 정의를 눌렀다. 난 그 때 느꼈던 나의, 그리고 우리반 모두의 비겁함을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 아이가, 공부를 잘 했거나, 집이 잘 살았거나, 좀 잘 차려입고 다녔다거나, 똑똑했거나 그랬다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난 교실에서 세상의 부조리를 다 느낀 심정이었다.

 

구타(이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있을까)가 끝나고 들어가라고 했다. 그 아이는 얼마나 창피했을까. 친구들 앞에서 그런 식으로 맞았으니. 어쨌든 들어가 앉았다. 담임은 청소시간에 다른 반에 가서 노닥거림으로써 자기에게 얘기가 들어오는 일이 앞으론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저 그 한마디 했으면 될 일이었다. 담임의 얼굴에는, 뭔가 자신의 울분이 풀린 듯한 시원한 웃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난 그 표정 그 말을 내내 잊지 않고 있었다. 그건 정말 충격이었기 때문에.

 

내게도 좋은 스승들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선생님을 생각하면 이 장면이 늘 떠오르는 건... 사춘기 시절의 나에게 약한 사람이 어떤 취급을 받는가를 똑똑히 느끼게 해준 순간이어서일거라고 생각한다. 늘 그 아이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궁금했다. 소식도 알 수 없지만.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기를 바랬다. 그래서 예전에 그런 취급 받았던 걸 웃으며 얘기할 수 있도록.

 

... 그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실까도 가끔 궁금하다. 지금쯤은 연세가 꽤 드셨을텐데. 아직도 그럴까. 살면서 가장 안 좋은 것은 피해의식인데 그걸 떨쳐내셨을까. '고작' 선생님이라는 생각으로 생계를 위해 끝까지 선생님을 하셨을까. 갖가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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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으러 나가기도 귀챦고 (사내식당이 있을 때가 좋았다) 살도 데룩데룩 찌고 있고 겸사겸사해서 점심시간에 고구마와 우유로만 때운 지 며칠 되었다. 몇 년 전인가도 이렇게 해서 살을... 5kg 뺀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좋았으나 그러고 나서 열심히 먹어대어 요요현상이 난 나머지 이전보다도 1~2kg 더 늘어난 과체중의 몸이 된 게 지금의 나다. 컥.

 

다이어트도 다이어트지만, 이렇게 내 시간을 좀 버니 좋다. 고구마와 우유를 양손에 쥐고 노트북에 유투브 영상을 크게 띄운 채 음악을 감상한다. 오늘은 챠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들을 때마다 아름답고 처연해서 눈물이 날 정도다. 예전 연주인데, 카라얀이 지휘하고 예프기니 키신이 피아노를 연주한다. 키신의 얼굴이 엄청 앳된 걸 보니... 카라얀은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고. 음악은 남는구나. 사람은 가고 젊음은 지나가도 말이다.


 

 

 


 

마치 음악회장에 온 느낌이 나서 흐뭇한 느낌이다. 사실 책도 같이 읽으려고 가져왔는데 사람들이 어지간히도 점심을 빨리 먹고 들어오니... 무안스러워서 꺼낼 수가 없다. 뭐 그리 잘났다고(?) 음악에 책이냐 이 말 나올게 뻔한 사람들이라 말이다. 그냥 음악만..ㅎㅎ

 

회사에서 읽으라고 해서 읽는 책이지만 꽤 괜챦은 책을 읽고 있다.

 

 

매우 훌륭한 책이다. 사업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여러가지 착안점들과 예들이 잘 실려있고 편집도 훌륭하다. 금새 휘릭휘릭 넘어가지만, 새겨두고 응용하면서 두고두고 볼 만한 책이다. 물론 독후감을 내라고 (읽는 지 안 읽는 지 감시하겠다는 뜻이겠지만 정말 너무하지 않는가ㅜ) 독촉하는 통에 그 감동이 살짝살짝 사라질 때도 있지만 말이다. 뭐 어쨌거나 이번 주말에도 이 책과 씨름을 하고 독후감도 마저 써서 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괜히 교육 같은 걸 듣겠다고 해서 안 그래도 이것저것 신경쓸 게 많은데 생활이 더 빡빡해지고 있다. 주말에도 수업이고 일욜에는 과제를 해야 하는... 아. 왠지 이제 시작인데도 기분이 다운되려고 한다. 이 나이에 무슨 공부냐.. 라는 생각도.

 

그래도 괜챦은 책들을 추천받을 수 있다면 ... 그것은 소득일 수 있겠다. 이전 오리엔테이션 때도 몇 권 추천을 받았는데, 내가 다 사둔 거여서 괜히 뿌듯. 물론 읽지는 않았다는 게 함정. ㅎㅎㅎ

 

*

 

오늘 나의 별자리 운세를 보니... 세상에나.

 

당신이 비록 지금 해야될 일이 너무 많고 자신의 능력밖의 범위에서 일어난다고 하여도 그렇다고 포기하시면 않됩니다.어쩌보면 행복한 일입니다.자신이 할 일이 많은건 어찌보면 그만큼 당신에게 행운입니다.세상에는 하고 싶어도 할일이 없어서 힘들어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그러니 기쁜 마음으로 담담하게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딱 맞네 맞아. 그러니까 행복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죽도록 일하라는 뜻이겠지. 오냐. 그러마..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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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4-05-0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들어도 참.. 이 음악은 좋다.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었을까, 차이코프스키는.
 

 

난 하이드님의 꽃이 좋다.

 

예쁘면서도 풍성하고 기념할 날들의 모습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이드님이 신논현역에 가게를 오픈하고나서부터 때마다 부탁드리고 있는데, 비용에 비해서도 너무나 예쁘고 좋은 꽃들을 써주셔서 늘 고마울 뿐이다. 

 

*

 

그동안 모아두었던 꽃사진들을 풀어놓아 볼까나.

 

 

3년 전인가. 어버이날이라고 꽃을 사러 갔었다. 하이드님이랑 처음으로 실물 조인을 했던 듯..ㅎ

 

 

 

2년 전인가 누군가의 기념일에 보냈던 꽃.

 

 

 

 이건 언제였지? 너무너무 예뻤었는데...

 

 

이것도 어버이날이었던 듯. 작년인가.

 

 

 

이것도 작년인가 어느 기념일에. 적어두질 않아 생각이 나질 않네...

 

 

올해 엄마 칠순 때 만들었던 꽃바구니.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이뻤다..

 

 

올해 어버이날 카네이션 바구니. 지금 마루에 놓아두었는데 정말 화사하고 이쁘다.

 

*

 

몇 개인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사진이 어디 있는 지 찾기가 어려워서 일단 포기. 이것만으로도 너무너무 좋다. 사실 뒤져서 보면 언제 어떤 꽃이었는 지 알텐데... 귀챦아서 사진만 주루룩.

 

사람들에게 늘 꽃 사진을 보여주는데, 다들 늘 감탄이다. 괜히 내가 으쓱.

하이드님, 꽃 예쁘게 만들어주셔서 정말 늘 고마와요. 여기에서라도 한번 더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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