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2월
구판절판


"소설은 잘 되어 가나?"
"아직요, 막상 쓰려고 하니 참 어렵군요. 쓰고 싶은 건 얼마든지 있는데."
"그때가 오기까지 기다리면 돼."
"그때요?"
"음, 가슴에 가득 찬 말이 언젠가 저절로 흘러나올 때까지."
"그런 건가요?"
"그럼, 반드시 올 거야, 그때가."-37쪽

기억의 취사선택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그녀에게는 나와 유지와의 추억보다 요리 쪽이 더 중요한 기억이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오므라이스나 크림스튜보다 희박한 존재라는 셈이다. 그래서야 너무 심하다. 분명 뭔가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116쪽

"에노키다, 네 옆 자리에 있는 건 아이오 군인가?"
너는 금세 알아들었다.
"아니요"라고 대답하더니 이렇게 이었다.
"그는 테디 베어입니다."
우리는 함께 킥킥거리며 웃었다.
고등학교 때, 수업을 땡땡이친 내 자리에 누군가 테디 베어 인형을 앉혀 놓았던 일이 있다. 그것을 본 담임 여선생님과 네가 나눈 대화였다.

담임선생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아이오 군이라고 하기에는 털이 너무 많아."
이 이야기에는 속편이 있었다.-130쪽

그즈음부터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은 말로 나의 자그마한 자부심을 키워주는 데 아주 능숙했어. 그리고 중요한 것은 당신 스스로는 그런 줄도 모른다는 것이었지. 당신이 별다른 자각도 없이 내게 건네준 말들로 내가 얼마나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는지.-160쪽

"파이차모 포코 코포!"
돌연 유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깜짝 놀라서 우리는 황급히 손을 놓았다.
"이번에는 또 뭐야?"
"우리는 조금씩 나눕니다, 래."
"아, 그래?"-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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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9-20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 읽고 싶어졌어요. -.-

▶◀소굼 2005-09-20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면서 흐믓했어요^^

아라 2005-09-24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차모 포코 코포 투!"
우리도 조금씩 나눕니다. ^^
 
흥한민국 - 변화된 미래를 위한 오래된 전통
심광현 지음 / 현실문화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낱말은 '프랙탈'과 '흥'이다.
흥~한민국이니까 '흥'은 당연하다고 봐도 되겠지만 프랙탈이라니
대체 이 생소한 용어는 왜 나온걸까?
저자는 프랙탈이라는 책을 따로 나눠놓았다고 이야기한다.
나눠놓을 만큼 프랙탈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 많다는 것인데
이 책에서도 프랙탈은 정말 숨 쉴때마다 나오는 것 같다.
결국 프랙탈을 모르고서는 이 책을 이해하기란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다 읽고 나서도 프랙탈이라는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야 겠다란 생각을 하게 만드니까.

대개 한국의 정서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은 '한恨'이다.
항상 당하고 살아서 그런가. 우리 스스로 한이 많다고 이야기 하고
외국에서 한국의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해 한으로 풀려고 할 정도가 됐다.
조선시대의 신분차별이라던지 일제강점기때의 일본의 억압이 주로 한의 원인이라고
떠올릴 수가 있는데 사실 그 시기를 따지자면 한민족 역사에서 그렇게 길지 않은 시기라고
생각된다. 뭐 시기가 짧아도 강도가 세고 게다가 근래에 있었던 것이니 더욱 더 많이 남아 있을테지만
한만으로는 한민족의 정서를 대변하기엔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흥'에 초점을 맞춘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프랙탈'이라던지 '흥'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거기에 맞춰 설명을 하는 것은 아닌가하고 말이다.
길고 긴 역사를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하려 하다니 오버아닌가?
물론 저자는 그에 대한 준비?를 다 해뒀더라.
뭔가 구심점이 필요하단 생각도 들긴 들더라. 문화가 지배하는 세상.
한이라는 정서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흥'이라면 널리 퍼뜨릴 수 있지 않은가.
다같이 흥겨운 세상.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면 그것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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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8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5-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19993

그냥 들어왔는데 눈에 들어와서,,리뷰읽어야지요,


울보 2005-05-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319995

그사이..두명이,


울보 2005-05-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419996

울보 2005-05-18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얼굴만 나란히 보이네요,,

▶◀소굼 2005-05-1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금모모;님도 하셨었군요^^;; 저도 가까스로 써낸-_ -;;종종 노트에 필기해놓은 것은 전혀 안써먹었네요. 써놓고 보니.
울보님/제 리뷰는 안보셔도 좋은데;;; ^^;;;쑥스러워서;;

panda78 2005-05-1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엥, 프랙탈이요? 그거 고사리 모양이랑 뭐 그런 거 나오는 거.. ^^;;;
프랙탈과 흥이라... 흠.. 어떻게 연관짓는지 궁금합니다.

▶◀소굼 2005-05-1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네 그거 맞아요. 고사리 모양..해안..등등^^;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꽤 나와서 옛날 생각나더라구요.

2005-05-22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ar Wars Episode 3 : Revenge Of The Sith - O.S.T.
존 윌리엄스 (John Williams) 작곡 / 소니뮤직(SonyMusic) / 2005년 5월
절판


음악과 함께하는 스타워즈 전체 이야기.
DVD로 구성되어 있고 이번에 나올 시스의 복수에 관한 장면도 들어 있네요.
다스베이더의 위용~!

황제께서 납시었네요. 존 윌리엄스 할아버지의 마지막? 포스를 담아낸 시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참, 위의 DVD 해설을 황제께서 하십니다. 저 살인미소도 간간히 보이시며;

케이스 안쪽 뒷부분. 코루산트의 모습.
요다와 황제의 결투가 기다려집니다.

케이스 뒷부분.

안에 들어있는 미니 포스터?
누가 뭐래도 다스베이더 최고!

이벤트로 받는 포스터입니다. 40x50정도 되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저 위의 미니포스터와 크기를 맞바꿨으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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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5-1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장도 그걸로 만드시더니.. 실제로 스타워즈 팬이신 모양이군요.. 아니, 다쓰베이더 팬이신건가요? ^^

▶◀소굼 2005-05-12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팬입니다: ) 참, 날개님 이벤트에 살짝 늦어서 못했시유..ㅠㅠ;
영화보러 서울갈지도 몰라요;;디지털로 보려고;;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하얀 작은 보트에 주황색의 호랑이 한마리가 느긋하게 앉아 있다.
책 뒷표지를 읽어 보니 간략히 책에 대해 설명이 써져 있는 걸 읽어 보면 ...
..인도 소년 파이는 간신히 구명보트에 오르지만 보트에는 하이에나 한 마리, 오랑우탄 한 마리,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 한 마리, 그리고 200킬로그램이 넘는 벵골 호랑이 한 마리가 올라타 있었다....
무려 5개체가 있다는데 왜 내 눈엔 ...어엇..저 검은 것이 사람이로구나. 밧줄인 줄 알았다.
저 호랑이가 파이일리는 없고 말이지.
그런데 왜 호랑이랑 사람뿐인가? 하이에나는?오랑우탄은? 얼룩말 한 마리는? 다 있기에 분명 좁아 보이는 보튼데...
다 어디로 간거야?

잠시 잊은게 있다. 호랑이와 하이에나 그리고 사람.
오랑우탄과 얼룩말.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황망한 바다 한 가운데에서 살아남기 쉬운 것들은 분명 육식동물이다. 물위로 풀들이 둥둥 떠다닐 상황은 거의 없을테고...
식량일 뿐인 초식동물. 그래서 저렇게 남았구나...

파이가 호랑이와 남을 때까지 몰랐다. 왜 저런 그림이 그려졌는지...

세 종교의 구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위험하고 가장 필요한 친구였던 리처드 파커와 파이는 살아남았다.

당신이 파이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된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난 죽게 될거야.

...


thanks to  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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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4-2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비연 2005-04-26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젤로 먼저 죽게 되지 않을까..싶었죠, 읽으면서.

▶◀소굼 2005-04-26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사셔야죠: )
새벽별님/놀래켜 드려서 죄송하네요^^; 제가 죽는다고 글을 써도 저렇게 제목을 이쁘게 쓰진 않을걸요;;
비연님/가장 두려웠던게 고기만 먹어서 변비가 생겼다는 장면이였어요.

그루 2005-04-27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책읽는나무 2005-04-29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호랑이에게 물려 죽기에 앞서 내가 먼저 바닷물에 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수영을 못하니 가장 빨리 죽을 수 있겠죠..ㅋㅋㅋ
 
LAST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4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벼랑끝에 몰렸을 때
벼랑아래로 떨어질 것인가 아님 순순히 잡힐텐가.
마지막이다.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분명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의 단면, 그리고 빠르게 습득해
가고 있는 한국의 단면이기도 하다.
돈을 빚지고 목숨을 빚지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대로 살아야 할지 아님 차라리 죽는게 나은 것인지 매일 매시간
갈등하는 사람들.

바닥을 긁는 글은 조언을 한다. 당신보다 안좋은 상황의 사람들도
많으니까 좀 더 긍정적으로 삶을 살아가라고.
그정도면 행복한거 아닌가?
그 상황이 아니면 반성하지 않는다. 타인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날 가로 막고 있다.
그것조차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마지막까지 갈 필요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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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3-0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놀래라. 저는 소굼님 마지막으로 글 남기시고 떠나신다는 건 줄 알았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