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여행법 - 소설을 사랑하기에 그곳으로 떠나다
함정임 글.사진 / 예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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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방인 카뮈는 27번 국도 옆 공동묘지의 양지바른 곳에 묻혀 있었다. 나는 ‘알베르 카뮈’라 새겨진 돌 위에 손을 얹으며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최고의 아름다움은, 그리움과 슬픔을 동반한다는 걸 나는 오랜 시간 수많은 글과 수많은 여행지를 통해 깨달았다. 카뮈가 생의 마지막 2년을 보낸 곳, 그리고 정오의 태양 아래 영원히 잠들어 있는 곳, 루르마랭에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가장 간절한 슬픔을 느꼈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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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도시 - 뉴욕 걸어본다 3
박상미 지음 / 난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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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도 태도이고 ‘요리하기’도 태도인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말해주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반복해서, 생각해서 하다보면 결국 하나의 태도, 삶에 임하는 태도가 되는 것이다. p.142

피셔 할머니의 말씀처럼 가난은 가난할 때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삶 속에 항상 있는 가난과 결핍을 나름의 스타일로 다스리는 것이다. 즉 늑대를 피하기만 할 게 아니라 맛있고 아름답게 요리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p.228
M.F.K 피셔 <늑대를 요리하는 법>

어린 시절에 읽은 어린이 위인전 중 <퀴리 부인>에 등장하는 구절. 퀴리 부인이 연구에 몰두하던 어느 날, 체리 몇 알과 차만 마시며 일을 하다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아마도 방사능 때문이었겠지만, 내가 어릴 때 떠올렸던 ‘체리 몇 알과 찻잔’은 오래도록 의식 속에 남아 있었다. 열정으로 사는 사람의 몸을 채워주던 가장 ‘깨끗한’ 음식으로, 가장 정결한 정물로.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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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 일본 메이지시대 말기 도쿄의 대학생을 그린 청춘 교양소설 문학사상 세계문학
나쓰메 소세키 지음, 허호 옮김 / 문학사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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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은 잡념을 버리고 도서관에 들어가자마자 즉시 책을 빌렸다. 그러나 잘못 빌려서 즉시 반환했다. 그다음에 빌린 책은 너무 어려워 읽을 수가 없어서 또 반환했다. 산시로는 이런 식으로 매일 책을 8~9권씩 빌렸다. 물론 개중에는 조금 읽은 것도 있다. 산시로는 어떤 책을 빌려도 반드시 누군가가 한 차례 읽었다는데 놀랐다. 그것은 책 속 여기저기에 표시되어 있는 연필 자국을 보더라도 분명했다. 언젠가 산시로는 혹시나 해서 아프라 벤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빌려 보았다. 펼치기 전에는 설마 했는데, 역시 연필로 꼼꼼하게 표시가 되어 있었다. 이때 산시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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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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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러시아 문학을 통해 소설가들이 말하고 있는 음식문화를 설명한다. 러시아 문학사를 한번에 훑으면서 좋아하는 음식이야기까지 나오니 일석이조란 생각이 든다. 러시아 문학하면 내가 알고 있는 소설가들은 고작해야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체홉, 정도인데 그 마저도 많은 작품을 읽은 것은 아니어서 줄거리가 나오는 부분은 내가 읽은 책 위주로 훑어 보았다. 러시아 문학작품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유용하게 읽혀질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 이 많은 작품들을 접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책을 소개받는 기분이 될 것이다. 내가 찜한 책은 곤차로프의 <오블로모프>와 스탠리 엘린의 <특별요리>라는 추리소설이다.

어떤 음식이 훌륭한 음식일까? 비싼 음식이든 값싼 음식이든, 채식이든 육식이든지는 정말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맺음말에 쓴 것처럼 나에게 지금 주어진 한끼에 감사하며 너무 배부르지 않게(거의 늘 배부르지만ㅋ)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된 것 아닐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 나오는 음식들이었다. 죽음이 코앞인 상황에서 인간의 고결함이 어떤 것인지 이 책은 말해준다. 짐승과 인간이 어떻게 다른가, 좋은 음식은 무엇인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전에 읽었던 작품들도 이 책을 읽으니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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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소설 - 하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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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김영하의 팟캐스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서두를 읽어주는데 예사롭지 않아 읽게 된 책. 오랜만에 정말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일본 경제호황기에 기회를 잡아 출세한 인물과 잘 살았던 부르주아 계급의 집안이 서서히 몰락해가는 과정에서 전형적인 드라마같은 이야기를 서늘하게,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썼다. 

 소설의 중간중간에는 흑백사진이 나오는데 가끔은 무척 섬뜩하게도 했다. 실제로 이 사진의 공간이 소설의 공간과 일치하는 것처럼 상상력을 증폭시키게 되고 정말로 작가가 겪은 것인가하는 생각에 이르지만 그것 자체가 독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성공, 출세하기 위한 다로의 몸부림에서는 개츠비가 느껴지기도 했고, 다로를 인간적으로 무시했던 세 노녀가 다로의 성공에 놀라는 장면에서는 은근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다. 제목이 본격소설이라니.. 나는 자꾸 본격적으로 소설을 써본다,는 이미지가 자꾸 떠올랐는데 전형적인 드라마 구조를 흥미진진하게 게다가 약간 무섭기까지 하면서 읽은 것이 어쩐지 4월의 독서에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폭풍의 언덕>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그런지..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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