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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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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가의 구름빵이라는 그림책을 몇권 선물한 적이 있다. 같은 작가의 그림책을 또 사서 조카에게 선물해주었다. 나는 노랑색을 좋아하는데 전체적으로 검은 바탕에 노랑색이 너무 예쁘다. 날이 더워서 녹고 있는 달물을 받아다가 반장 할머니가 만드는 달 샤베트는 얼마나 시원하고 달콤할까. 게다가 그것을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예쁜 마음이라니..  세세한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보이는 그림책이다. 달이 없어지고 살 곳이 없어진 옥토끼들까지 반장 할머니를 찾아온다. 없어진 달은 다시 생겨날 수 있을까?  

실제로 달이 없어지는 일을 상상하는 건 끔찍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달을 보면 노랗고 환하게 빛나는 달 샤베트가 떠오를 것 같다. 더운 여름밤 식구들과 동네사람들과 에어컨에 의지않고 더위를 이겨낼 수 있었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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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들 주세요 사계절 중학년문고 2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양혜원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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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며 언어의 특성중 '사회성'에 대해 이렇게 재밌고 즐겁게 설명할 수 있다니 감탄을 했다. 언어는 사람들 사이의 약속이고 그 논리에 따르면 닉의 실천대로 '펜'을 '프린들'이라고 바꿔부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장난으로 그 단어의 역사가 번복될 수 있을까. 이 동화에서는 프린들이라는 단어가 일파만파 퍼져 결국 닉을 백만장자의 자리 까지 오를 수 있게 해준다. 생각만 해도 짜릿한 일이다.  

 이 동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는 사전을 거의 숭배하시는 그레인저 선생님이다. 닉의 장난에 괴로워하는 깐깐한 선생님인것 같았는데 이 선생님이야말로 고리타분한 지식을 아이가 실천할 수 있도록 악당 역할을 자처한다. 10년뒤에 닉에게 보낸 새로나온 사전에는 프린들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숨은 마음이 드러난다. 아, 이 때의 감동이란.  

 세상에 그레인저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정말 프린들이란 단어가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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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비밀 창비아동문고 208
장 프랑수아 샤바스 지음, 변영미 그림, 김주열 옮김 / 창비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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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증조할머니의 일기장을 훔쳐보게되는 미키. 일기장을 통해 할머니의 생애를 더듬어가는 방식이 독특하다. 1990년대에서 1920년대의 삶을 과연 상상하기나 할 수 있을까. 할머니도 미키처럼 열둘이었던 시절이 있다. 그리고 그 나이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했다.  

 밀주업자인 아버지와 그 사실을 감추는 어머니의 추억을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으려는 페이스 할머니의 생애는 그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심지어 보일러가 폭발하여 부모가 죽게 되지만 그 사실조차 함구하고 후추가루를 뿌려가며 죽음을 은폐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지난한 삶의 기록이 일기의 형식으로 남게 된다. 주인공 미키는 괴팍한 할머니를 처음에는 싫어하지만 일기장을 통해 할머니를 사랑하게 된다.  

시간은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70년이라는 세월이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살아내고 있는 삶의 한복판이고, 누군가에는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라니.. 할머니는 마지막 일기장만 빼고(자신이 계속 써나가야 하므로) 나머지를 미키에게 모두 준다. 그 일기장을 읽으며 미키는 앞으로 70년을 어떤식으로 채워나가게 될까.. 서사의 힘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할머니, 시간은 이상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할머니가 '우리 아버지는 갱'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모두 할머니를 겁에 질린 표정으로 쳐다볼 거예요. 하지만 '우리 조상이 십팔세기에 무시무시한 해적이었다'라고 소리쳐 보세요. 그럼 사람들은 할머니를 부러워할 거예요. 할머니 부모님의 행동은 할머니에게는 부끄러운 일일 거예요. 하지만 저한테는 이미 옛날얘기 속의 한 토막인걸요!"(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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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거짓말쟁이 다림창작동화 1
김리리 지음, 한지예 그림 / 다림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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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난다. 내가 어린아이라고 생각하고 마치 없는 존재인것처럼 어른들이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곤 했다는 것을. 하지만 아이도 눈치로 어른들의 대화를 대충은 알아들을 수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도 그런 아이가 등장한다. 엄마는 자주 내 말을 무시하고,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다. 그런 엄마에대한 투정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 책의 묘미는 나 역시 엄마처럼 거짓말을 하게 되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엄마가 아프다고 거짓말했는데 학교에 나타난 엄마라니! 얼마나 깜짝 놀랐겠는가.  

 재밌는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선생님의 태도다. 그냥 서로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모녀를 눈감아 줄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선생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녀 둘 다를  곧이 곧대로 야단친다. 그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너무 엄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속이 시원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모녀는 서로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한다. 하하, 이게 과연 실현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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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연필 선생님 신나는 책읽기 13
김리리 지음, 한상언 그림 / 창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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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리리의 동화는 <나의 달타냥>이후로 두번째다. 이 동화집에는 총 세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불 속에서 크르륵'은 이불 속에서 만난 도깨비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다. 재밌는 점은 동생 역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 도깨비를 만난 후에 동생의 소원에 의해 내가 영향받는 다는 것이다. 물론 이후로 다른 가족들도 같은 상황. 아이들에게는 역지사지의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마무리가 온가족이 화목하게~라서 조금 아쉬운 감은 있었다.  

'검정 연필 선생님'은 빨간펜 학습지가 떠올랐다. ㅋ 이름이 비슷해서. 갖다 대기만 하면 답이 술술 써지는 연필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연필을 나만 갖고 있었던게 아니라는게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할머니를 훔쳐간 고양이'에서도 소원을 들어주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하지만 대게의 동화책에서 볼 수 있듯이 소원을 빌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치매에 걸린 것 같은 할머니의 행동에 불안해지는 사랑이는 다시 예전의 할머니를 그리워 하게 된다. 예전만한게 없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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