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홀리데이의 유명한 곡 <strange fruit> 의 가사는 이렇다.

 

남부의 나무에는 이상한 열매가 열린다,
잎사귀와 뿌리에는 피가 흥건하고,
남부의 따뜻한 산들바람에 검은 몸뚱이들이 매달린 채 흔들린다,
포플러나무에 매달려 있는 이상한 열매들.

 멋진 남부의 전원 풍경,
튀어나온 눈과 찌그러진 입술,
달콤하고 상쾌한 매그놀리아 향,
그러고는 갑자기 풍겨오는, 살덩이를 태우는 냄새.

 여기 까마귀들이 뜯어먹고,
비를 모으며 바람을 빨아들이는,
그리고 햇살에 썩어가고 나무에서 떨어질,
여기 이상하고 슬픈 열매가 있다.

 

strange fruit

Southern trees bear a strange fruit,
Blood on the leaves and blood at the root,
Black bodies swinging in the southern breeze,
Strange fruit hanging from the poplar trees.

 Pastoral scene of the gallant south,

The bulging eyes and the twisted mouth,
Scent of magnolias, sweet and fresh,
Then the sudden smell of burning flesh.

 Here is fruit for the crows to pluck,
For the rain to gather, for the wind to suck,
For the sun to rot, for the trees to drop,
Here is a strange and bitter crop.


....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이상한 과일'은 흑인들이다. 잔혹극이어서 길게 쓰지는 않으련다.

 

나는 개인적으로 포크음악을 좋아한다. 전통적인 스타일도 좋지만 '포크 베이스'한 음악이 요즘 듣기에 좋다. 그런데 의외로 흑인 포크 가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우드스탁에 나왔던 리치 헤븐스 정도 밖에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대신 백인 포크 가수들을 이야기하라면 밥 딜런을 필두로 줄줄 나온다. 하지만 잠시 모던 포크가 나오기 이전으로 생각을 돌리면 통기타 하나로 음악을 하던  로버트 존슨을 비롯한 무수한 컨츄리 블루스 맨들을 만난다. 관심있다면 마틴 스콜세지의 다큐멘터리를 볼 필요가 있다.

 

사실 포크 음악은 어느 나라에나 있어왔다. 흑인의 음악의 메인스트림인  재즈나 블루스쪽에서  이루어지다보니 모던 포크에서는 흑인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은 소울, R&B에 포크적인 감성을 싣는 가수들도 많이 등장했다. '네오 소울'이라고도 일컫는 듯 하다.  모든 인종이 그렇듯 음악도 언제나 장르적으로  하이브라이드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 소울감성을 가지고-흑인이든 백인이든- 불러주는 '포크 베이스' 한 음악들에 매력을 느낀다. 그것이 '새로운 소울'이든 '새로운 포크'이든 말이다.  보이스의 윤택함과 포크의 감수성이 합쳐져서 묘한 매력이 있다.

 

인디아 에이레,에이모스 리, 라울 미동같은 이들은 소울의 감성덕분에 부드럽고, 루츠락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후티 앤더 블러우 피쉬의 다리우스 러커는 내가 좋아하는 보컬이다. 모던  포크의 적통이라고 할 만한  트래이시 채프먼 또한 좋아하는 몇 안되는 여자 가수 중에 하나다. 나름 유명했던 곡들이라 옛 생각도 난다.

 

 

 

Amos Lee - Arms of a Woman

Hootie & The Blowfish -Let Her Cry

Tracy Chapman- Telling Stories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ong 2008-08-2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Hootie & The Blowfish!
cassandra wilson의 깊은 목소리도 좋더군요
위의 곡들을 들으니까 문득
Tuck & Patti도 생각이 나고...

드팀전 2008-08-28 16:34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다리우스 러커의 목소리는 거의 다크 초콜릿이죠. 요즘 뭐하나 몰라요...

카산드라 윌슨은 재즈적인 느낌이 강하죠.
 

가끔 600쪽 분량의 책 한 권의 짧은 몇 분의 음악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햇볕에 말라서 부서져가는 이성은 가끔 꼴사납다. 더 볼썽사나운 것은 포름알데히드 냄새 풍기는 이성이다.

 도대체 그걸 뭐에 쓰려고?

뭐든지 메말라버린 땅에는 심어봤자 '황' 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잘' 놀아야된다는 거다. ^^

올 가을에는 '찌질'이들과 좀 안얽혔으면 좋겠다.

 

 

Exit Music (for a film) -  Brad Mehldau

 El Pueblo Unido Jamas Sera Vencido -Giovanni Mirabassi

Rose - Ferenc Snétberger & Markus Stockhausen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니나 2008-08-2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눈팅만 하고 갔는데, 음악이 너무 좋아 흔적 남기고 갑니다 ^^ 잠수종과 나비도 넘흐 좋아서 꺄아- 했었어요. 가을밤에 올라올 음악들 종종 기대해도 되겠죵? ㅎㅎ

드팀전 2008-08-28 08:40   좋아요 0 | URL
마은에 드셨다니...저도 나비처럼 즐겁군요.

Jade 2008-08-28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름 알데히드...본1때 해부할때 징하게 맡았었는데...ㅋㅋ

드팀전님. 올 가을은 찌질이들 빼고 신나게 '잘' 노셔요 ㅎㅎ

..저하고도 좀 놀아주셈 ㅋㅋ

드팀전 2008-08-28 08:41   좋아요 0 | URL
한의대도 해부학 배우나요...'잘' 놀아야되는데 시간이 많아 없어서..
 

U2, 코어스, 크랜베리스, 시너드 오코너.....모두 아일랜드 출신이다

그래도 역시 U2 만한 그룹이 없다. 정치적으로도 옳바른 보노..^^

나는 U2의 노래 중에서 STAY 라는 곡에 가장 애정이 많다.

이 곡을 듣다보면 한 청년이 떠오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과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가 낯선,

그래서 자기를 둘러싼 하얀 외곽선 선을 볼 수 있었던 청년.

절망스런 이국의 바닷가 언덕길을

눈물을 떨구며..  그러나 그 폐허 뒤에 숨겨진 미지의 것에 대한 설레임에

애써 발끝을 보며 웃으려 애쓰던 ...

젊은 내가 있다. 

이 곡의 포인트는 깨진 보도블럭 같은 드럼과 떨어진 운동화 같은 기타 리프다.

 

하지만 U2 이전에 아일랜드를 대표했던 사람은 게리무어와 필 리넛이다.

게리 무어는 90년대 들어서 락 발라드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다. 길거리 리어커에서 허구헌날 들을 수 있던게 'STILL GOT THE  BLUES' 였으니까...하지만 고등학교 때 우리를 가장 설레이게 했던 곡은 'PARISIENNE WALKWAYS' 였다. 내가 최초로 산 45 회전 싱글판이 게리무어의 그 음반이었다. EMPTY ROOM의 롱버전도 들어 있었다. 통기타로 그 곡의 첫 전주를 얼마나 잡아봤는지...

필 리넛은 락 팬들에게는 익숙하지만 그 외에는 참 낯선 인물일 수 있다. 오래 살지 못해서 아쉬운 게리 무어의 영원한 친구이자 음악적 동지였다. 그는 '씬 리지' 라는 그룹의 리더로 많은 명반들을 만들어 냈다. 내가 리어카에서 산 씬 리지의 음반들은 지금 창고에 불안정한 상태로 보관되어 있다. 언젠가 메탈리카도 리메이크했던 WHISKY IN THE JAR 같은 곡들이 씬 리지의 곡이다. 게리 무어도 잠시 씬 리지의 기타를 맡아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2장의 앨범에 참여했던 스노위 화이트라는 기타리스트를 기억한다. 그가 그룹을 탈퇴한 후 만든 솔로앨범을 꽤나 오래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시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뒤 그 음반은 아니라 블루스 락으로 전향한 스노위 화이트를 만날 수 있었다.   

옛날 생각나서 한 번 듣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니체...<디오니소스 찬가> 중에서

'착실하기만 하다면 --- 그것은 인생이 아니다.

언제나 돌다리를 두드리고 걷는, 그것은 딱딱하고 편하지 않다.

바람에게 말했지. 나를 치켜올려 달라고.

나는 새들과 어울려 나는 것을 배웠지 ---

남녘을 향해, 바다를 건너 나는 비상하였다.'

***

갑자기 톰 웨이츠가 생각이 났다. 밤샘 숙취의 증거를 확인하러 황급히 뛰어가는 사람의 목소리..

오래된 고사목을 두 손으로 뜯어낼 때 들리는 죽은 나무의 목소리...


영화 <잠수종과 나비>의 아름다운 바닷가 신에서 나온

톰 웨이츠의 노래를 생각했다. 

그 곡은 'All the world is green'


내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톰 웨이츠의 곡은 '왈칭 마틸다'의 멜로디가 선명했던 곡

Tom Traubert's Blues 이다.

그의 명반 'small change' 의 첫 곡이다.

나는 이 곡을 들었을 때 살짝 눈가에 물이 맺혔다. 왠지 이유는 모르겠다.

가사도 잘 모르는데 후렴구 처럼 등장하는 '왈칭 마틸다'를 부르는 톰 웨이츠의 목소리때문에

그랬다.

나는 가끔 내가 조울증의심을 한다.

그런데 맞는거 같다. 

아티스트가 되었으면 이 조울증을 작품으로 승화시켰을텐데

평범한 생활인으로

남아서 평생 '방임과 통제' 사이에서 싸운다. 이것도 '일상' 이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Wasted and wounded, it ain't what the moon did
I've got what I paid for now
see ya tomorrow, hey Frank, can I borrow
a couple of bucks from you, to go
Waltzing Mathilda, waltzing Mathilda, you'll go waltzing
Mathilda with me

I'm an innocent victim of a blinded alley
and I'm tired of all these soldiers here
no one speaks English, and everything's broken
and my Stacys are soaking wet
to go waltzing Mathilda, waltzing Mathilda, you'll go waltzing Mathilda with me


now the dogs are barking
and the taxi cab's parking
a lot they can do for me
I begged you to stab me
you tore my shirt open
and I'm down on my knees tonight
Old Bushmill's I staggered, you buried the dagger in
your silhouette window light go to go
waltzing Mathilda, waltzing Mathilda, you'll go waltzing
Mathilda with me


now I lost my Saint Christopher now that I've kissed her and the one-armed bandit knows, and the maverick Chinamen, and the cold-blooded signs
and the girls down by the strip-tease shows go
waltzing Mathilda, waltzing Mathilda, you'll go waltzing Mathilda with me


no, I don't want your sympathy, the fugitives say that the streets aren't for dreaming now
manslaughter dragnets and the ghosts that sell memories
they want a piece of the action anyhow go
waltzing Mathilda, waltzing Mathilda, you'll go waltzing Mathilda with me


and you can ask any sailor, and the keys from the jailor
and the old men in wheelchairs know
that Mathilda's the defendant, she killed about a hundred
and she follows wherever you may go
waltzing Mathilda, waltzing Mathilda, you'll go waltzing
Mathilda with me


and it's a battered old suitcase to a hotel someplace
and a wound that will never heal
no prima donna, the perfume is on
an old shirt that is stained with blood and whiskey
and goodnight to the street sweepers
the night watchman flame keepers
and goodnight to Mathilda too


댓글(8)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8-08-25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8-08-26 17:25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들렀었는데요 ..^^ 글을 많이 지우셨더군요.
그 때도 서재 대문 사진이 멋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군요.

Jade 2008-08-25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실하기만 하다면 그것은 인생이 아니다' 이런 멋진 용기를 가지려면 얼마나 내공을 쌓아야 하는 걸까요 =.=

드팀전 2008-08-26 09:01   좋아요 0 | URL
오래 오래...

turnleft 2008-08-26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곡 좋아해요. 차에 놓고 듣는 Tom Waits 모음 CD 의 마지막 곡도 이거 ㅎㅎ
Invitation to the blues 와 이어서 들으면 좋지요.. :)

드팀전 2008-08-26 09:01   좋아요 0 | URL
그런데 노래 듣다보면 술 취하는 것 같지 않아요? 알콜 하나 들어가지 않아도 술 냄새가 나서...

2008-08-26 0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6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 (..)

어디가니 왜 이렇게 매미가 많은지?

먹잇감에 눈이 돌아가서 주먹과 피를 당당히 요구하는 매미들과

흙에 발을 내려 놓을 용기도 없이 고공 비행하는 매미들과

섣부른 문자로 하늘을 가늠했다고

떠벌이는 매미들과

그리고

격앙된 순혈함으로 인해

곧 미래의 적이 되고 말 매미들과...

.

.

이번 가을에는 절대 귀뚜라미를 살생친 않겠다.

**
<귀뚜라미>

작사 나희덕
작곡 안치환
노래 안치환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소리는 아직
노래가 아니오

풀잎없고 이슬 한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듯 토하는 울음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우우우 우우우
우우우우우


귀뚜루루루

귀뚜루루루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시절

그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하늘이

어린 풀숲위에
내려와 뒤척이고

계단을 타고
이땅밑까지 내려오는날

발길에 눌려우는
내 울음소리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우우우 우우우
우우우우우


귀뚜루루루

귀뚜루루루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수 있을까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수 있을까

하아아아아
귀뚜루루루


귀뚜루루루


귀뚜루루루

귀뚜루루루
뚜루루@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8-08-2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노래와 가사 좋아해요. 좋은 시에 좋은 노래 같아요.

드팀전 2008-08-26 09:04   좋아요 0 | URL
계절이나 시국이나.. 이 노래를 듣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