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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대한민국 트렌드
LG경제연구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월
평점 :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봤다고 할 수 있을만큼 많이 팔렸다. 한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다가 한풀 꺾일 즈음하여 책을 집어들었다. 원래 나란 인간이 그렇다. 너도 나도 다 보면 난 보기 싫다. 게다가 <2010 대한민국 트렌드>라니. 난 이런 웃기는 이름을 가진 경영실용서 분위기를 내는 책들은 책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일단 옆으로 제껴두고 본다. 얼마 안되는 내 책들 중에는 이런 류의 책이 단 한권도 없다. 이 책은 내가 산 것은 아니다.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다. 다행이 이 책은 내게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2010 대한민국 트렌드>. 책이 출간된지 아직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2005년, 이 책은 바로 5년뒤인 가까운 미래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보이는가? 보인단다. 뭐가 보이는가? LG 경제 연구원들이 모여서 난상토론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책이 가볍지는 않다. 뭐 그냥 이런저런 뻔하디 뻔한 이야기들을 하겠거니, 순 돈버는 이야기에 관련된 소재만 끄집어내려니 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난 대체로 이 책에 만족했다.
"미래란, 모르는 자에겐 두려움이고 아는 자에겐 즐거움이다" 라는 말로 서문을 시작하는 책은, 크게 7개의 트렌드 - 소비, 산업, 사회문화, 인구, 경영, 국내경제, 글로벌 - 로 구성되어있으며, 각각의 장에서는 우리사회에서 서서히 엿보여지는 이런저런 코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결국 책의 뒤로 갈수록 돈벌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내가 모르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소개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즐거이 독서에 임하였다.
신문에서 얼핏 보거나 잘 모르고 있던 사항들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고, 단지 현상만을 기술하는 것이 아닌 현상이 보여주고 있는 이면적인 면모들을 꽤 심도있게 관찰하기도 했다. 다운시프트족, 프리터족, 디지털 코쿠닝, 컬덕, 메트로 섹슈얼리즘, 트랜슈머, 샹그릴라 신드롬 등등의 잘 모르는 신조어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변화하는 사회가 가진 여러 분야에서 드러나는 문화양식들에 관한 면모들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다 읽은 지금도 여기에 나오는 신조어들을 던지면 난 그게 무슨 의미일까 하고 다시 머리를 긁적이게 되지만 언젠가 다른 책을 읽다가 혹은 신문 기사를 읽다가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으면 해당하는 페이지를 펴 읽으면 쉽게 그것들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종의 신조어 사전이라고 봐도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