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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고양이의 일기 난 책읽기가 좋아
앤 파인 글, 베로니크 데스 그림, 햇살과 나무꾼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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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좋다고. 그래. 내가 아기 새를 후려쳤어. 그렇다고 엘리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내가 거의 빠져죽을 정도로 펑펑 울면서 나를 숨도 못 쉬게 쥐어짤 수 있냐고?" -8쪽

"좋아 좋다고. 내가 토끼 사건을 설명할게. 하지만 먼저 말해 둘 게 있어. 그건 바로, 이 몸이 혼자서 그 좁디 좁은 고양이 문으로 토끼를 끌고 들어왔다는 사실이야! 아마 나 혼자 해냈으리라고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걸. 사실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 그 녀석을 고양이 문으로 끌어들이는 데만 자그마치 한 시간이 걸렸으니까. 와아. 무슨 토끼가 그렇게 뚱뚱하냐! 정말이지, 토끼가 아니라 꼭 돼지 같았다니까"-25쪽

"엘리네 엄마는 심퍼(토끼)를 그 양동이에 담가서 비눗물로 박박 씻었어. 물이 금세 시커메지더군. 엘리네 엄마 아빠는 그게 다 내 탓이라는 듯 나를 착 노려보고는, 더러운 물을 버리고 새 비눗물로 섬퍼를 씻었어"-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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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고양이의 일기 난 책읽기가 좋아
앤 파인 글, 베로니크 데스 그림, 햇살과 나무꾼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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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책 읽기 제 3탄. 이번 연구소 특강을 위해서 동화책은 열 권 넘게 봐야 할 거 같은데 흠흠 이걸 언제 다 본다? 그다지 길지 않은 탓에 금방금방 읽기는 하지만 난 내가 읽고 싶은 다른 책들도 산적해있단 말이야. 하지만 재미있다. 아이들 동화책을 읽는 재미란... 내가 어린아이가 된 듯 한 기분이다. (넌 원래 어려! 퍽)

 <킬러 고양이의 일기>에 나오는 고양이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고양이와 다를 바가 없다. 쥐를 보고너, 새를 보거나, 병아리를 보거나 하면 어김없이 달려드는 천상 고양이. 이 고양이는 사람들이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다며 불평불만이다.

 어렸을 때 단독주택에 세들어 살던 우리집에는 병아리가 생겼었다. 엄마가 어디서 사오신 건데 라면 박스 같은 상자에 입도 안아프진 하루종일 삐약삐약 거리는 노오란 병아리들 때문에 집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래도 쬐그많고 이쁘장한 병아리를 보고 만지고 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보송보송한 털하며 귀여운 주둥아리까지. 요놈들이 우리집에 온지 3일째 되는 날.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집밖에 계단에다 놨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이놈들이 사라졌다. 라면박스는 이미 뚜껑이 열려버린채로. 바로 고양이짓이었던 것이다. 집 근처에는 도둑고양이가 많았다. 거넘들 중 하나가 우리 이쁜 병아리들을 잡아먹은 것이다. ㅠ_ㅠ 너무해. 하긴 집밖에서 삐약거리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고양이가 어디있을까. 그 뒤로 우리는 병아리를 키우지 않았다.

  <킬러 고양이의 일기>에서는 병아리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고양이는 집안에서 사람들이 기르던 새를 죽였고, 당연히 주인님 가족으로부터 원망을 들어야했다. "아휴 저 녀석이 또 일을 저질렀네" 하지만 고양이는 그게 뭐 잘못된 일이냐고 투덜투덜댄다. 고양이가 나중에 밖에서 죽어있는 쥐를 하나 물고 집안에 들어왔을 때, 사람들은 또 그랬다. "얘야 니가 고양이인건 알겠는데 제발 그런 짓 좀 하지마라" 내가 죽였나 뭐? 내가 안죽였다고요. 난 그냥 밖에 죽어있는 쥐를 물어들어와야될거 같아서 그랬다고요.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입에 쥐를 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이 쥐를 죽였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중에 옆집 토끼를 물어왔을 때 난리가 났다. 난 죽어있는 토끼를 물어온건데 내가 또 토끼를 죽였다는 것이다. 주인님은 어떻게이 사실을 숨길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죽은 토끼를 목욕시켜서 몰래 한밤중에 옆집 토끼집에 놔두고 왔다. 쿨쿨 자고 있는 포즈로. 난 아무짓도 안했다고요.

  동화는 매우 짧다. 그러나 재미있다.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아가는 고양이의 애환.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고양이의 관점과 사람들의 관점을 비교해보며 읽는 것도 재밌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의 차이. 이 동화는 초등학교 3-4학년 쯤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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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08-0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하고 웃고 싶어지네요.
 
안녕, 사바나 소년한길 동화 34
명창순 지음, 백남원 그림 / 한길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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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는 어렵다. 어른들이 읽는 소설류보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는 더 어렵다. 최근 동화를 읽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마지못해 책장을 넘겨보지만 쉽게 읽히면서도 동화 속의 글 한줄 한줄이 그냥 쓰여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작가들도 나중에 나이를 먹고 원숙해지면 동화를 써볼까 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화라는 장르는 함부로 손댈 것이 아니구나 싶다.

 <안녕 사바나>라는 동화는, 명창순이라는 - 그다지 알려진 작가는 아닌듯 하다 - 공주대 대학원에서 독서치료를 전공하고,  제 1회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을 수상한 작가의 첫 작품이다. 또한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 수상을 안겨준 작품이 이 작품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이 동화를 쓰는 것일까? 동화작가로 이름을 내는 사람들 보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소설가도 한번에 알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닥 화려한 경력조차도 없다는 말이다. 삶을 편안하게 아름답게 순수하게 살면 동화를 쓸 수 있을까?

  <안녕 사바나>에서 사바나는 사바나 원숭이라는 종에서 따온 말이지만, 동물원을 탈출한 한 어린원숭이의 이름이기도 하다. 마땅히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원숭이에게 동화 속 남우는 '사바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안녕 사바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와 둘이 사는 남우는 동물원을 탈출한 어린 원숭이 사바나의 마음을 이해한다. 원래 사바나 원숭이는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데 그곳에 어미를 두고 홀로 외딴 나라인 한국으로, 그것도 동물원으로 오게되면서 얼마나 슬펐을까. 어머니가 안계신 남우는  사바나를 이해한다. 그리고 사바나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어머니는 살아계시지만 남우는 어머니와 떨어져 살고 있고, 원숭이 사바나도 그러하다. 원숭이가 동물원을 탈출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남우는 "왜 원숭이가 탈출했을까?" 를 생각한다. 나중에 남우가  원숭이를 발견하고는 동물원에 데려가지 않고 자신의 집에 숨겨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려서 부모님과 이별을 겪었고, 나중에 엄마와 다시 만났다. 보고싶지만 보고싶다 말하지 못하는 남우의 마음을 할머니는 알고 있었다. 할머니가 남우에게 먼저 엄마 이야기를 꺼낸 것은 처음이었다. "엄마 보고 싶니?" 라는 말에 남우는 눈물이 글썽. 이별과 만남 속에서 남우는 한층 성장하게 된다.

  정서가 메말라서인지 그닥 감동은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잘 짜여진 한편의 드라마였다. 마음 여린 아이들이 본다면 눈물 뚝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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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일공일삼 6
페터 헤르틀링 지음, 페터 크노르 그림, 박양규 옮김 / 비룡소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동화를 읽어본게 어언 몇년이냐? 사실 난 어렸을 때도 동화라는 걸 별로 읽어본 기억도 없다. 집 분위기가 책 읽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우리집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안읽었으니 중학교, 고등학교 가도 책을 안읽었고, 그저 철학이 좋아 대학 2학년에 전과를 하고나서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나의 독서경력은 별로 안된다.

 <할머니> 부모님을 잃어버린 한 남자아이가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른 젊은 친척들도 많지만 할머니는 구지 자신이 손자를 데리다 키우겠다고 하신다. 몸도 편치 않고 가진 것도 없는 할머니가 어떻게 한창 개구질 나이인 10살짜리 꼬마 남자아이를 기르겠다는건지.

 할머니는 매우 가난하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 아동복지원에서 나오는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그러니 정말 말 그대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이지 그 이상의 사치는 용납되지 않는다. 아파도 웬만해선 병원가서도 안되고, 집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치료를 한다. 이제 힘에 겨워 걷기도 힘들지만 택시를 타는 것은 사치다. 옷도 꿰매 입어야 하고, 비싼 옷은 엄두도 못낸다.

 이 책은 초등학교 동화 중에서 꽤 유명한가보다. 나야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고 편집자 추천까지 되어있는거 보면 그러지 않을까 추측. 감동을 주기 위한 동화지만 난 감동은커녕 눈물 한 방울 찍 하지도 않는다. 감정이 메말라버린건지. 아니면 더이상 이런식의 감동은 내게 통하지 않는건지. 하지만 마음 여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동화는 짧게 짧게 여러 단편으로 짜여져있고, 각각의 장이 끝난 뒤에는 할머니만의 독백이 자리하고 있다. 그 장에서 벌어졌던 에피소드를 겪고 난 뒤에 할머니 혼자만의 생각을 담아놓은 것이다. 홀로 남은 손자를 키우며 아들내미를 생각하기도 하고, 자신에겐 며느리였고, 아이에겐 엄마였던 여자를 놓고 서로 싸우기도 하면서 왜 같은 사람을 놓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고. 할머니의 독백은 매우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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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일공일삼 6
페터 헤르틀링 지음, 페터 크노르 그림, 박양규 옮김 / 비룡소 / 1999년 3월
절판


"이상도 하지. 녀석 어미만 생각하면 왜 이렇게 화가 나지? 그렇게 못 하지도 않았는데. 그 앤 좋은 엄마였어. 단지 나와 키우는 방식이 달랐을 뿐이지. 그렇다고 애를 애지중지 돌본건 아니야. 애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일찍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었지.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옆에서 좀 도와줘야지. 걔도 도와 줄 건 도와 준다고 그랬어.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했지. 우린 서로 이해를 못 했던 거야. 그 앤 내 신경을 많이 건드렸어. 나도 마찬가지였겠지. 며늘아기와 너무 자주 싸운 것이 지금은 후회가 되는구먼." -33쪽

"아, 이젠 정말 다 지나간 일이야. 칼레와 난 다시 같이 사는 거야. 가만 보니까 칼레 저 녀석이 더 조심스러워졌고 생각도 깊어졌어. 이번엔 저 녀석도 되게 혼이 났을 거야. 부모가 살아있었다면 어쨌든 저 녀석을 위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었을텐데. 날 위해서는 아니지만. 아무렴, 날 위해서는 아니고말고. 앞으로 내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해도 칼레를 볼 수는 있을테니, 그저 지금처럼만 살게 되기를 바래."-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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