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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을 한다는 것 - 시간 자유롭고, 고정비 부담 없고, 직원과의 갈등 없이 돈 버는 삶
이치엔 가쓰히코 지음, 박재영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평점 :
1인 기업의 범주에 프리랜서도 포함되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1인 기업과 프리랜서는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프리랜서가 '자신의 기능을 이용해서 능력을 매출로 바꾸는 개인사업자'라면, 1인 기업은 '자신의 기능을 상품화해서 그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뒤 매출을 올리는 법인'을 말한다. (19쪽 참고) 업무 내용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개인 사업자'인가 '법인'인가 하는 차이는 확실히 눈에 띈다.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저자는 책에서 프리랜서를 넘어 1인 '기업'이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한때 연 매출액 150억 엔(약 1,600억 원), 직원 300명 규모의 회사를 운영했다. 어려서부터 사장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꿈을 이룬 것은 만족스러웠지만,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늘어나서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래서 저자는 회사를 매각하고 1인 기업으로 전환했다. 큰 회사를 운영할 때보다 매출액도 훨씬 적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도 하지만, 회사 규모를 늘리고 직원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만 몰두하면서 자기 자신만 건사하면 되니 훨씬 편하다.
책에는 1인 기업의 장점을 시작으로 1인 기업을 시작하는 방법, 1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영업 전략, 시간 관리 비법, 홍보 방법 등등이 실려 있다. 기업을 하려면 상품이 필요하고,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물건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물건 또는 서비스만 판매하는 형태보다는 물건과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할 것을 권한다. 예를 들면 재무 컨설팅을 하면서 텍스트와 교재, 도구 등의 물건을 부가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1인 기업을 하면서 절대로 가지면 안 되는 세 가지도 소개한다. 첫째는 사무실이다. 1인 기업은 고정비를 줄일수록 유리한데, 사무실은 고정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사무실을 얻지 않고 사업을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재고다. 재고가 늘면 금전적, 정신적 부담이 커진다. 재고 때문에 압박감이 늘 때에는 과감히 재고를 폐기 처분하고 매출이 좋은 상품에만 집중하는 편이 낫다. 셋째는 조바심이다. 빨리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면 실수가 늘게 마련이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 모델 편에서 인상적이었던 조언은 '매출은 곧 고객 수'라는 믿음을 버리라는 것이다. 가게의 매출을 높이려면 가능한 한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는 게 업계의 상식이다. 하지만 대기업이면 몰라도 1인 기업의 경우에는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광고, 선전 등의 비용을 높이다 보면 이익률이 떨어지기 쉽다. 그러니 차라리 소수의 충성스러운 고객을 확보해 객단가를 높이는 편이 낫다.
시간 관리 비법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잠들기 전 10분이라도 반드시 하루 일과와 내일 계획을 정리한다. 사소한 습관이지만 꾸준히 장기적으로 지속하다 보면 그 자체로 동기 부여가 된다. 홍보를 위해 SNS, 메일 매거진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자세히 나온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