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사랑하기로 했다 - 지금 사랑이 힘든 사람을 위한 심리학 편지
권희경 지음 / 홍익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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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을수록 심리학만큼 세상 사는 데 도움이 되는 학문이 없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사랑도 미움도, 일도 공부도, 본질적으로는 인간의 심리로부터 시작되고, 문제가 생기고, 종국에는 해결되거나 혹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와감 심리상담센터 소장 권희경의 책 <어쨌든 사랑하기로 했다>를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남을 사랑하기 이전에 나부터 안다면 덜 상처주고 덜 상처받을 텐데. 심리학을 의무교육으로 배우면 어떨까.


이 책은 주로 연애와 결혼에 있어서 갈등을 일으키는 심리학적 문제들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남을 볼 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게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그러한 경향이 강한데, 여기에는 어린 시절 간절하게 원했지만 반복적으로 좌절되었던 욕구를 연인 또는 배우자가 실현해 주리라는 욕망이 반영되어 있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 어둡고 우울했던 모부를 보면서 실망한 자식이 밝고 쾌활한 연인 또는 배우자를 바라는 식이다. 이 경우 연인 또는 배우자가 모부를 연상케 하는 어둡고 우울한 모습을 보이면 실망한 나머지 사랑이 식을 수 있다. 


나쁜 걸 알면서도 나쁜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사랑이 변할까 봐 끊임없이 두려워하고 의심하는 것도, 사람의 성격이나 내면을 보지 않고 스펙이나 외면만 보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연인 또는 배우자를 탓할 게 아니라 자기 내면의 어린아이를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해결책 또한 어린 시절의 경험 또는 부모와의 관계에 있다. 이를 깨닫지 못하거나 깨달았더라도 과거의 상처를 직시하는 게 두려워서 외면하다 보면 결국 같은 상처를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고, 상처는 더욱 깊어질 뿐이다. 


사랑은 낭만, 표현, 섹스, 긍정, 공감, 돌봄과 관여, 신뢰 등의 요소로 구성된다. 하나라도 결여되거나 지나치면 상대는 물론 나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사랑은 사랑하는 감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무리 오래된 커플이라고 할지라도 감정을 지속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감정을 표현할 때는 상대를 탓하기보다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말로써 진심을 표현하기가 힘들면 휴대전화 문자나 SNS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상대방이 불만을 표시하거나 화를 낼 때는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대신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상대가 나를 비난하고 공격한다는 사실에 집중하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상대의 진의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불필요한 싸움도 피할 수 있고 관계를 보다 원만하게 만들 수 있는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다수 나온다. 사랑이 어려운 사람, 관계가 힘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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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을 한다는 것 - 시간 자유롭고, 고정비 부담 없고, 직원과의 갈등 없이 돈 버는 삶
이치엔 가쓰히코 지음, 박재영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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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의 범주에 프리랜서도 포함되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1인 기업과 프리랜서는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프리랜서가 '자신의 기능을 이용해서 능력을 매출로 바꾸는 개인사업자'라면, 1인 기업은 '자신의 기능을 상품화해서 그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뒤 매출을 올리는 법인'을 말한다. (19쪽 참고) 업무 내용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개인 사업자'인가 '법인'인가 하는 차이는 확실히 눈에 띈다.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저자는 책에서 프리랜서를 넘어 1인 '기업'이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한때 연 매출액 150억 엔(약 1,600억 원), 직원 300명 규모의 회사를 운영했다. 어려서부터 사장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꿈을 이룬 것은 만족스러웠지만,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늘어나서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래서 저자는 회사를 매각하고 1인 기업으로 전환했다. 큰 회사를 운영할 때보다 매출액도 훨씬 적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도 하지만, 회사 규모를 늘리고 직원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만 몰두하면서 자기 자신만 건사하면 되니 훨씬 편하다.


책에는 1인 기업의 장점을 시작으로 1인 기업을 시작하는 방법, 1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영업 전략, 시간 관리 비법, 홍보 방법 등등이 실려 있다. 기업을 하려면 상품이 필요하고,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물건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물건 또는 서비스만 판매하는 형태보다는 물건과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할 것을 권한다. 예를 들면 재무 컨설팅을 하면서 텍스트와 교재, 도구 등의 물건을 부가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1인 기업을 하면서 절대로 가지면 안 되는 세 가지도 소개한다. 첫째는 사무실이다. 1인 기업은 고정비를 줄일수록 유리한데, 사무실은 고정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사무실을 얻지 않고 사업을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재고다. 재고가 늘면 금전적, 정신적 부담이 커진다. 재고 때문에 압박감이 늘 때에는 과감히 재고를 폐기 처분하고 매출이 좋은 상품에만 집중하는 편이 낫다. 셋째는 조바심이다. 빨리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면 실수가 늘게 마련이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 모델 편에서 인상적이었던 조언은 '매출은 곧 고객 수'라는 믿음을 버리라는 것이다. 가게의 매출을 높이려면 가능한 한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는 게 업계의 상식이다. 하지만 대기업이면 몰라도 1인 기업의 경우에는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광고, 선전 등의 비용을 높이다 보면 이익률이 떨어지기 쉽다. 그러니 차라리 소수의 충성스러운 고객을 확보해 객단가를 높이는 편이 낫다.


시간 관리 비법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잠들기 전 10분이라도 반드시 하루 일과와 내일 계획을 정리한다. 사소한 습관이지만 꾸준히 장기적으로 지속하다 보면 그 자체로 동기 부여가 된다. 홍보를 위해 SNS, 메일 매거진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자세히 나온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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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 귀찮지만 집밥이 먹고 싶어서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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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도 좋고 배달 음식도 좋지만, 신선한 재료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 집밥만큼 몸에 좋지는 않다. 그렇다고 매일 서너 시간 들여 장 보고 재료 손질하고 국 끓이고 반찬 만드는 수고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찾은 책이 <가정간편식>이다. 이 책은 마트에서 파는 가정간편식만큼 간단하게, 냉장고에 있는 최소한의 재료로 단시간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이 책은 '냉파 요리'를 모토로, 냉장고 속 단골 식재료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을 소개한다.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를 비롯해 무와 배추, 감자, 양배추와 애호박, 오이와 부추, 버섯과 두부, 달걀과 콩나물, 어묵과 묵은지 등 재료를 중심으로 레시피를 나열한다. '오늘 뭐 먹지?' 고민될 때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확인한 후 이 책을 보면,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떠올리기가 한결 쉬울 것이다.


먹기 좋고 보기에도 좋은 '가시비 만족' 한 그릇 요리들도 소개되어 있다. 건강 채소찜, 밥 카나페, 약고추장 김밥, 깍두기 볶음밥 등 밥을 메인으로 하여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이 대부분이다. 알리오 올리오, 해산물 짜장 등 기분전환용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을 음식들도 있고, 연어 스테이크, 새우 나시고랭, 반세오 등 특별한 날이나 손님을 초대할 때 만들어 보면 좋을 음식들도 있다. 골뱅이 미나리무침, 순대볶음 등은 술안주로도 좋을 듯하다.


빵을 활용한 음식들의 레시피도 실려 있다. 딸기 피자, 멕시칸 샌드위치, 치킨 퀘사디아 등 간식 또는 브런치로 만들어보면 좋을 듯. 요리 경험이 전무한 초보자들을 위해 계량법과 기본양념 만드는 법, 재료 손질법, 칼질하는 법 등도 책 초반에 자세히 나와 있다. 요리 완성 사진과 만드는 과정 사진, 요리 시간, 재료 등이 알아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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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군감 3
오다 세리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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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의 병법을 모두 머릿속에 넣은 소년이 전쟁을 치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다 세리나의 <동자군감>은 고문서를 번역하는 일을 도맡아 했던 '노움'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 페이가 일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병법을 활용해 복수를 도모하는 과정을 그린 만화다.


3권에서 페이는 살해당한 동포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혼자서 적의 아지트로 간 리우를 도우러 간다. 제국이 거느린 전사 부대와 대치한 리우는 숙적인 라야드와 맞닥뜨린 상태였고, 라야드는 고대 병기 '전차'를 이용해 리우와 페이를 공격한다. 하프엘프에 이어 노움까지 만났다며 기뻐하는 라야드를 보며 전의를 불태우는 페이. 과연 이들의 전투는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날까.


페이는 규슈 제일의 명장이라 불린 시마즈 이에히사의 '낚시 복병 계책'을 이용해 라야드와 병사들을 물리칠 계획을 세운다. 이런 식으로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일본의 무사 이야기를 활용해 판타지 세계에서의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이 만화의 포인트이자 재미다. 역동적인 느낌의 작화가 만화의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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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금붕어 판판야 단편집
panpanya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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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분위기의 작화와 미스터리어스한 이야기로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panpanya의 신작 <두 번째 금붕어>를 읽었다. <두 번째 금붕어>는 전작인 <침어>, <게에게 홀려서>, <동물들>과 작화와 내용에서 큰 차이가 없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아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아이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기묘한 일들을 섬세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이야기 <멜로디>는 어느 날 하교하던 길에 겪은 일을 그린다. '나'가 사는 지역에선 저녁마다 음악 방송이 흘러나온다. 전에는 어디서 흘러나오는 음악인지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불현듯 신경이 쓰여서 음악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가 본다. 막연히 구청에서 틀어주는 음악일 줄 알았는데, 구청 직원은 20년 전에 그만두었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렇다면 이 음악은 어디서 누가 틀어주는 것일까. 정체를 알고 나면 왠지 모르게 허무하기도 하고 으스스한 기분이 들기도 할 것이다. =


이 밖에도 <제어에 관한 고찰>, <숨바꼭질의 주의사항>, <계절 보내는 법>, <통학로의 소양>, <소품 서랍의 세계> 등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이 동하는 단편 만화들이 총 열아홉 편이나 실려 있다. 표제작인 <두 번째 금붕어>는 실수로 놓쳐버린 금붕어를 대신할 다른 금붕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육 담당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떠올릴까. 저자의 기발한 발상에 매번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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