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플라토닉
우에다 니쿠 지음, 김주영 옮김 / 메모리얼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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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타카기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꽃집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30대의 꽃집 사장이다. 그에게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고등학생 여동생이 있다. 어느 날 이 여동생이 감기에 걸려서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대신 가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나뿐인 여동생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타카기는 마지못해 행사장에 가는데, 그곳에서 하필 꽃집의 아르바이트생인 토라지와 마주친다. 


알고 보니 토라지는 타카기의 여동생이 채팅으로 사귄 '덕친'으로, 토라지는 이런 우연이 다 있느냐며 친한 척을 한다. 평소 성격 같으면 바로 사정을 말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왔을 텐데, 왠지 모르게 타카기는 토라지의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럴 수만 있다면, 토라지의 덕친은 타카기의 여동생이 아니라 타카기인 걸로 영원히 하고 싶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타카기에게 다가오는 토라지와, 토라지를 마음에 들어하는 여동생 사이에 낀 타카기. 과연 이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의 연상과 겉모습은 차갑지만 속마음은 착하고 심지까지 굳은 연하의 조합이라니! 요즘 내가 연상수 연하공에 빠져서 그런지, 읽는 내내 모 커플이 상상되어 혼났다. 부디 다들 행복해라! (응? 누구??) 아, 그리고 제목이 <슈퍼 플라토닉>이라서 아무것도 안 할 줄 알았는데, 아주 안 하지는 않는다(=결국 한다). 끝까지 다 읽고 나서 표지의 볼 빨간 두 사람을 다시 보니 너무 귀엽다. 한 번 더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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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 7인 7색 연작 에세이 <책장 위 고양이> 1집 책장 위 고양이 1
김민섭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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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서비스가 인기라고 한다. 이 책도 <책장위고양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김민섭, 김혼비, 남궁인, 문보영, 오은, 이은정, 정지우 - 이렇게 7명의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1편의 에세이를 매일 배달하는 서비스라고 한다. 주제는 매주 바뀐다. 고양이, 작가, 친구, 방, 비, 결혼, 커피 등 다양하다. '나의 친구 뿌팟퐁커리', '그 쓸데없는'처럼 하나의 명사로 완성되지 않거나 형용사로 된 주제들도 있다. 기발하고 독특한 주제에 대한 작가들의 해석(?) 차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에 실린 63편의 글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은 김혼비 작가의 <문 앞에서 이제는>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내리 반장을 했던 저자는, 특출난 리더십은 없어도 내가 속한 반에서만큼은 겉돌거나 따돌림당하는 사람이 없게 하겠다는 나름의 원칙을 고수했다. M도 그렇게 해서 친해진 친구였다. M은 하버마스 같은 독일 철학자들의 책을 수시로 읽는, 독특하고 해박한 아이였다. 아이들은 M이 '유난스럽다'며 피했지만 저자는 M과 친하게 지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반이 바뀌면서 소식이 끊겼는데, 어느 날 M이 전학을 갔다는 소식과 함께 M이 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편지를 읽는 내내 가슴이 미어졌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또한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차올라 혼났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었다. 이 글을 읽으니 그 친구가 너무 그립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기를. 


오은 시인의 <언젠가 비, 언제나 비>라는 글도 좋았다. 저자는 살면서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2009년에는 두 대의 차에 연속으로 치이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택시에 치여 쓰러져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또 치고 뺑소니를 쳤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게 반응한다. "그래도 그만하길 천만다행이에요." 또는 "보험은 들어 놓으셨던 거죠?" 사고 당사자에게는 사고가 천만다'행'일 리 없다. 보험은 다음 문제다. 이런 말들은 사고 당사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거리를 확인하는 말 밖에 안 된다. 공교롭게도 저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날 모두 비가 내렸다. 지금도 비가 내리면 무섭다는 저자의 심정을, 교통사고를 당한 적 없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저 가만히,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읽는 방식에 따라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순서대로 한 번 읽고, 작가별로 한 번 더 읽었다. '접시에 덜어놓은 디저트를 집어먹듯' 읽게 되는 책이라는 김겨울 작가의 표현이 참 적확하다. 이렇게 먹어도 맛있고, 저렇게 먹어도 맛있는 디저트 한 상 차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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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거리, 1미터
홍종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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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홍종우 작가는 정신과 의사다. 저자는 매일 수십 명의 환자를 자신의 진료실에서 만난다. 저자가 만나는 환자들은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지만, 고민을 들어보면 결국 '관계' 문제로 수렴된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관계를 어려워할까. 관계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이 책에는 관계 맺기, 관계 유지, 관계 정리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사연과 저자의 해법이 자세히 나온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넓고 얕은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좁고 깊은 관계다. 이 중에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후자다. 사람을 넓고 얕게 사귀면 상처받을 일도 없고, 상처를 받아도 금방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사귈 수 있다. 반면 사람을 좁고 깊게 사귀면 상처받을 일도 많고, 상처를 받았을 때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관계 때문에 힘든 사람은 지금보다 넓은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흔히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공감 능력'을 꼽는다. 실제로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이 관계 형성을 잘 하는 경향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관계 유지에 들어가면 조금 달라진다. 관계 유지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공감 능력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다. 추운 날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는 노숙자를 보고 '내가 저 사람이었으면 어떤 기분일까?'라고 생각하는 건 공감 능력이다. 노숙자에게 다가가 먹을 것을 주거나 잘 곳을 알아봐 주는 건 따뜻한 마음이다. 


힘든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 중에는 의존성 인격장애를 지닌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한 후에도 또다시 비슷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무엇이든 좋으니 스스로 선택하는 연습을 해보라고 충고한다. 상대방이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이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1분간 혼자서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는 게 괴롭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행복이 자신에게 향해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는지는 한번 생각해보세요."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그게 무엇인지 알 때까지 살아보라고 충고한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도 환자가 묻는 말에 제대로 답을 못할 때가 있고 때로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매 순간 정답을 알 수는 없고 종종 오답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니 넓은 마음과 긴 시야를 가지고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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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마케팅 레볼루션 - 언택트(Untact) 시대를 위한 마케팅 실무서
은종성 지음 / 책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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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후로 전 세계의 비즈니스 판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가 오프라인 매장의 불황과 온라인 매장의 활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전에도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매장에 다수의 고객을 빼앗기는 추세였으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후 이 추세가 보다 분명해지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마케팅 기술은 무엇일까. 비즈웹 코리아 은종성 대표의 책 <디지털 마케팅 레볼루션>에 그 답이 있다. 


마케팅 기술 변화의 중심에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출현이 있다. 과거에는 고객들이 기존 구매 경험이나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구매를 결정했지만, 최근에는 브랜드와 고객충성도, 포지셔닝 외에 다른 요인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샤오미다. 샤오미 제품이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다는 구매 후기가 매일 같이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싸구려 중국산 브랜드라는 부정적 인식이 줄고 '대륙의 실수'라는 타이틀마저 얻었다. 


이처럼 성공적인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기존 마케팅 교과서에 나오는 4P 전략(제품, 가격, 유통, 촉진활동)에서 한 발 더 나아가 '4C 전략'을 제안한다. 4C 전략이란 고객가치, 고객이 쓰는 비용, 고객편리성,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둔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 전략을 일컫는다. 주목할 것은 기존의 4P 전략과 내용은 비슷하지만 마케팅의 중심이 판매자가 아니라 구매자, 즉 고객에게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을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행동을 기업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퍼널(Funnel) 활동을 잘 해야 한다. 최근에는 웹사이트 방문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함으로써 온라인 비즈니스의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하는 웹로그 분석도구가 다양하게 개발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구글애널리틱스'이고, 네이버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런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매출 증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플랫폼 또는 소셜미디어의 성격에 맞는 광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페이스북은 검색 기반이 아니므로 해시태그보다는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이미지 또는 콘텐츠를 활용한 광고가 적합하다.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로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찾는 유저들이 많으므로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저자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시도해본 아이디어와 팁이 다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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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던져주는 60가지 장면
정재영 지음 / 센시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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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 다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베스트셀러 <남에게 못할 말은 나에게도 하지 않습니다>, <말투를 바꿨더니 아이가 공부를 시작합니다>의 작가 정재영의 신간 <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은 사람들이 삶의 끝에서 쓴 유서와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이후 쓴 회고담 200여 편을 60가지 장면으로 정리한 책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삶에서 겪는 크고 작은 고통이나 불행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불행한 출생이나 불우한 성장 환경, 낮은 학력이나 직장에서 겪은 수난, 가족 간의 불화나 실연, 이혼 등도 삶의 마지막에 다다르고 보면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보다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순간,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몰입했던 순간, 원했던 일이 이루어져 기뻐했던 일 등을 떠올리게 되고, 그런 경험을 더 많이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책에는 36세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영국 여성 샬럿 키틀리, 35세에 평활근육종으로 숨을 거둔 캐나다 여성 베일리 진 매드슨 등의 사례가 나온다. 이들은 오래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은 후 좌절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키틀리는 SNS에 남편과 두 아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올렸다. 매드슨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인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보고 해외여행을 떠났다. 


미국 남성 케빈 하이스는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을 앓다가 2000년 '자살 다리'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뛰어내렸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허공에 떠 있는 동안 '나는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죽고 싶다는 생각과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현재는 자살 방지와 정신 건강을 주제로 강연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울할 때에는 '인간은 결국 죽는다'는 걸 떠올리면 어떨까. 일부러 죽으려고 하지 않아도 사람은 누구나 결국에는 죽게 된다. 그렇다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아예 지우고 살라는 말은 아니다. 죽음을 떠올리면서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삶이 훨씬 단순해지고 효율적이게 된다.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죽기 전까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떠오른다. 역사에 남을 위인이 아닌 한, 살면서 저지른 실수나 실패, 의도치 않게 겪은 불행과 좌절은 죽으면 잊힌다. 그러니 좀 더 당당하게 자신 있게 살라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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