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거리, 1미터
홍종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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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홍종우 작가는 정신과 의사다. 저자는 매일 수십 명의 환자를 자신의 진료실에서 만난다. 저자가 만나는 환자들은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지만, 고민을 들어보면 결국 '관계' 문제로 수렴된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관계를 어려워할까. 관계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이 책에는 관계 맺기, 관계 유지, 관계 정리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사연과 저자의 해법이 자세히 나온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넓고 얕은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좁고 깊은 관계다. 이 중에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후자다. 사람을 넓고 얕게 사귀면 상처받을 일도 없고, 상처를 받아도 금방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사귈 수 있다. 반면 사람을 좁고 깊게 사귀면 상처받을 일도 많고, 상처를 받았을 때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관계 때문에 힘든 사람은 지금보다 넓은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흔히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공감 능력'을 꼽는다. 실제로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이 관계 형성을 잘 하는 경향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관계 유지에 들어가면 조금 달라진다. 관계 유지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공감 능력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다. 추운 날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는 노숙자를 보고 '내가 저 사람이었으면 어떤 기분일까?'라고 생각하는 건 공감 능력이다. 노숙자에게 다가가 먹을 것을 주거나 잘 곳을 알아봐 주는 건 따뜻한 마음이다. 


힘든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 중에는 의존성 인격장애를 지닌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한 후에도 또다시 비슷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무엇이든 좋으니 스스로 선택하는 연습을 해보라고 충고한다. 상대방이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이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1분간 혼자서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는 게 괴롭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행복이 자신에게 향해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는지는 한번 생각해보세요."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그게 무엇인지 알 때까지 살아보라고 충고한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도 환자가 묻는 말에 제대로 답을 못할 때가 있고 때로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매 순간 정답을 알 수는 없고 종종 오답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니 넓은 마음과 긴 시야를 가지고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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