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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던져주는 60가지 장면
정재영 지음 / 센시오 / 2020년 7월
평점 :

삶의 끝에 다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베스트셀러 <남에게 못할 말은 나에게도 하지 않습니다>, <말투를 바꿨더니 아이가 공부를 시작합니다>의 작가 정재영의 신간 <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은 사람들이 삶의 끝에서 쓴 유서와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이후 쓴 회고담 200여 편을 60가지 장면으로 정리한 책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삶에서 겪는 크고 작은 고통이나 불행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불행한 출생이나 불우한 성장 환경, 낮은 학력이나 직장에서 겪은 수난, 가족 간의 불화나 실연, 이혼 등도 삶의 마지막에 다다르고 보면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보다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순간,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몰입했던 순간, 원했던 일이 이루어져 기뻐했던 일 등을 떠올리게 되고, 그런 경험을 더 많이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책에는 36세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영국 여성 샬럿 키틀리, 35세에 평활근육종으로 숨을 거둔 캐나다 여성 베일리 진 매드슨 등의 사례가 나온다. 이들은 오래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은 후 좌절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키틀리는 SNS에 남편과 두 아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올렸다. 매드슨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인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보고 해외여행을 떠났다.
미국 남성 케빈 하이스는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을 앓다가 2000년 '자살 다리'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뛰어내렸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허공에 떠 있는 동안 '나는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죽고 싶다는 생각과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현재는 자살 방지와 정신 건강을 주제로 강연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울할 때에는 '인간은 결국 죽는다'는 걸 떠올리면 어떨까. 일부러 죽으려고 하지 않아도 사람은 누구나 결국에는 죽게 된다. 그렇다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아예 지우고 살라는 말은 아니다. 죽음을 떠올리면서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삶이 훨씬 단순해지고 효율적이게 된다.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죽기 전까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떠오른다. 역사에 남을 위인이 아닌 한, 살면서 저지른 실수나 실패, 의도치 않게 겪은 불행과 좌절은 죽으면 잊힌다. 그러니 좀 더 당당하게 자신 있게 살라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