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철학자의 문장 하나쯤 - 1일 1철학 사유의 시간 1일 1교양
데니세 데스페이루 지음, 박선영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책 기다렸어요. 하루에 잠깐이라도 좋은 문장을 읽으며 묵상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리진 1
Boichi 지음 / 메모리얼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리진>은 제22회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만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Boichi'라는 작가 이름이 낯설어서 검색해 보니 일본에서 활동 중인 박무직 작가의 필명이라고 한다. 작품은 본 적 없지만 90년대부터 만화를 본 사람으로서 들어본 적은 있는 이름이라서 반가웠다. 그동안 일본에서 활동하셨다니 놀랍고, 일본의 내로라하는 작가들도 받기 힘든 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으셨다니 대단하다. 


만화의 배경은 서기 2048년의 도쿄다. 전파와 철도로 전 세계가 연결되면서 범죄와 테러 또한 급증했다. 주인공 '오리진'은 최대한 조폭같이 옷을 입고 조폭같이 행동하면서 조폭의 세계로 숨어들어 간다. 오리진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 아버지 다나카 박사가 시킨 대로 인간 속에 숨어든, 인간 아닌 존재를 찾아내기 위함이다. 그러한 존재를 찾아낸 후에는 몸을 해체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다. 그렇게 해서 향하는 곳은 거대 기업 AEE의 핵심부이다. 


<오리진>은 작가가 6년에 걸쳐 구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거대 기업 AEE의 이야기는 그보다 앞선 10년 젼에 구상했고, AEE 창업자와 다나카 박사의 이야기는 작품 발표 당시로부터 5년 전에 연재한 바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이제 막 시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진작에 프리퀄이 나온 시퀄인 셈. 화려한 작화와 탄탄한 세계관의 전체를 감상하고 싶다면 Boichi의 전작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요정 2020-06-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무직!!! 반갑네요 ㅎㅎ 오랜만에 듣는 소식이 엄청난 상을 받은 거라니 무척 좋네요.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소식 고맙습니다^^
 
슈퍼 플라토닉
우에다 니쿠 지음, 김주영 옮김 / 메모리얼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 타카기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꽃집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30대의 꽃집 사장이다. 그에게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고등학생 여동생이 있다. 어느 날 이 여동생이 감기에 걸려서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대신 가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나뿐인 여동생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타카기는 마지못해 행사장에 가는데, 그곳에서 하필 꽃집의 아르바이트생인 토라지와 마주친다. 


알고 보니 토라지는 타카기의 여동생이 채팅으로 사귄 '덕친'으로, 토라지는 이런 우연이 다 있느냐며 친한 척을 한다. 평소 성격 같으면 바로 사정을 말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왔을 텐데, 왠지 모르게 타카기는 토라지의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럴 수만 있다면, 토라지의 덕친은 타카기의 여동생이 아니라 타카기인 걸로 영원히 하고 싶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타카기에게 다가오는 토라지와, 토라지를 마음에 들어하는 여동생 사이에 낀 타카기. 과연 이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의 연상과 겉모습은 차갑지만 속마음은 착하고 심지까지 굳은 연하의 조합이라니! 요즘 내가 연상수 연하공에 빠져서 그런지, 읽는 내내 모 커플이 상상되어 혼났다. 부디 다들 행복해라! (응? 누구??) 아, 그리고 제목이 <슈퍼 플라토닉>이라서 아무것도 안 할 줄 알았는데, 아주 안 하지는 않는다(=결국 한다). 끝까지 다 읽고 나서 표지의 볼 빨간 두 사람을 다시 보니 너무 귀엽다. 한 번 더 읽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 7인 7색 연작 에세이 <책장 위 고양이> 1집 책장 위 고양이 1
김민섭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독 서비스가 인기라고 한다. 이 책도 <책장위고양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김민섭, 김혼비, 남궁인, 문보영, 오은, 이은정, 정지우 - 이렇게 7명의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1편의 에세이를 매일 배달하는 서비스라고 한다. 주제는 매주 바뀐다. 고양이, 작가, 친구, 방, 비, 결혼, 커피 등 다양하다. '나의 친구 뿌팟퐁커리', '그 쓸데없는'처럼 하나의 명사로 완성되지 않거나 형용사로 된 주제들도 있다. 기발하고 독특한 주제에 대한 작가들의 해석(?) 차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에 실린 63편의 글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은 김혼비 작가의 <문 앞에서 이제는>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내리 반장을 했던 저자는, 특출난 리더십은 없어도 내가 속한 반에서만큼은 겉돌거나 따돌림당하는 사람이 없게 하겠다는 나름의 원칙을 고수했다. M도 그렇게 해서 친해진 친구였다. M은 하버마스 같은 독일 철학자들의 책을 수시로 읽는, 독특하고 해박한 아이였다. 아이들은 M이 '유난스럽다'며 피했지만 저자는 M과 친하게 지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반이 바뀌면서 소식이 끊겼는데, 어느 날 M이 전학을 갔다는 소식과 함께 M이 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편지를 읽는 내내 가슴이 미어졌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또한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차올라 혼났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었다. 이 글을 읽으니 그 친구가 너무 그립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기를. 


오은 시인의 <언젠가 비, 언제나 비>라는 글도 좋았다. 저자는 살면서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2009년에는 두 대의 차에 연속으로 치이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택시에 치여 쓰러져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또 치고 뺑소니를 쳤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게 반응한다. "그래도 그만하길 천만다행이에요." 또는 "보험은 들어 놓으셨던 거죠?" 사고 당사자에게는 사고가 천만다'행'일 리 없다. 보험은 다음 문제다. 이런 말들은 사고 당사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거리를 확인하는 말 밖에 안 된다. 공교롭게도 저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날 모두 비가 내렸다. 지금도 비가 내리면 무섭다는 저자의 심정을, 교통사고를 당한 적 없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저 가만히,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읽는 방식에 따라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순서대로 한 번 읽고, 작가별로 한 번 더 읽었다. '접시에 덜어놓은 디저트를 집어먹듯' 읽게 되는 책이라는 김겨울 작가의 표현이 참 적확하다. 이렇게 먹어도 맛있고, 저렇게 먹어도 맛있는 디저트 한 상 차림 같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관계의 거리, 1미터
홍종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쓴 홍종우 작가는 정신과 의사다. 저자는 매일 수십 명의 환자를 자신의 진료실에서 만난다. 저자가 만나는 환자들은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지만, 고민을 들어보면 결국 '관계' 문제로 수렴된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관계를 어려워할까. 관계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이 책에는 관계 맺기, 관계 유지, 관계 정리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사연과 저자의 해법이 자세히 나온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넓고 얕은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좁고 깊은 관계다. 이 중에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후자다. 사람을 넓고 얕게 사귀면 상처받을 일도 없고, 상처를 받아도 금방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사귈 수 있다. 반면 사람을 좁고 깊게 사귀면 상처받을 일도 많고, 상처를 받았을 때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관계 때문에 힘든 사람은 지금보다 넓은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흔히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공감 능력'을 꼽는다. 실제로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이 관계 형성을 잘 하는 경향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관계 유지에 들어가면 조금 달라진다. 관계 유지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공감 능력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다. 추운 날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는 노숙자를 보고 '내가 저 사람이었으면 어떤 기분일까?'라고 생각하는 건 공감 능력이다. 노숙자에게 다가가 먹을 것을 주거나 잘 곳을 알아봐 주는 건 따뜻한 마음이다. 


힘든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 중에는 의존성 인격장애를 지닌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한 후에도 또다시 비슷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무엇이든 좋으니 스스로 선택하는 연습을 해보라고 충고한다. 상대방이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이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1분간 혼자서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는 게 괴롭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행복이 자신에게 향해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는지는 한번 생각해보세요."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그게 무엇인지 알 때까지 살아보라고 충고한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도 환자가 묻는 말에 제대로 답을 못할 때가 있고 때로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매 순간 정답을 알 수는 없고 종종 오답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니 넓은 마음과 긴 시야를 가지고 살아갈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