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6월의 함성과 미래의 목소리
대구참여연대 엮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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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특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한 무더기로 그냥 평가받을 때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 대표적인 것이 지역 차별이다.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것. 여기에 개인은 없다. 민주국가라면 시민은 없는 상태, 그것이 바로 지역 차별이다.

 

그런데 역차별도 있다. 힘이 없어서 차별받는 경우도 있지만, 힘이 있어서 차별받는 경우도 있다. 이때 차별은 어떤 불이익이라기보다는 경원시된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지만.

 

그 지역 중 하나가 바로 대구 아닌가 싶다. 대구에서 대통령이 많이 나왔고, 소위 TK라고 하여 대구, 경북에서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니, 이들 지역 출신은 어떤 특혜를 받는다는 인식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에 더해 대구 경북 지역하면 보수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역시 차별이다. 대구 경북 지역이라고 해서 모두가 보수일 리도 없고, 모든 일에서 다 보수일 수도 없다.

 

또한 보수라는 말이 악용되어서 그렇지 보수란 좋은 의미 아니던가. 몇몇 수구세력들에 의해 보수라는 말이 잘못 쓰였고, 그 잘못 쓰인 말이 특정 지역에 덧씌워져서 모두가 그런 양 도매로 넘어가게 된 경우라고 하겠다.

 

인식이 어떻든 대구에도 진보적인 사람이 있고, 보수적인 사람, 수구적인 사람, 중도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대구를 재단하는 일을 삼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바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구에서 일어난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에 대하여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세대들이 그 당시 세대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기록으로 남긴 책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도 진보적인 움직임이 많았고, 독재가 판칠 때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들고 일어난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

 

우리나라가 그나마 절차적 민주주의를 마련하는데 대구 역시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이 엄혹했던 80년대를 지내면서 87년 민주화 운동 당시에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떻게 참여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단지 87년 6월 민주화 운동만이 아니라 그 전에도 1960년에는 이승만 독재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60-70년대를 통해서는 박정희 군사 독재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었던 대구가 대대적인 탄압으로 움츠러들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민주 투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도시였다는 것.

 

전국적인 민주화 운동에 함께 했다는 것, 그것이 지금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또 우리나라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여 국민 주권을 실현할 수 있었다는 것.

 

이 책의 말미에 요즘 대구 청년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민주주의를 배반한 대통령은 지역 유무를 떠나서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민주주의 실현 여부를 따지는 그런 세대들이 사회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대구의 87년 6월 민주화 운동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의미가 있다. 서울이나 광주의 기록은 많다고 하는데, 상대적으로 대구의 기록은 적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때 전국적으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니, 각 지역이 자신의 지역에서 일어났던 민주화 운동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그것을 통해서 후대 세대들이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벌써 30년 전 87년 민주화 운동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노력은 바로 2016년 촛불집회, 그리고 2017년 탄핵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것과 같다.

 

이것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한층 더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기록으로 남을 때 더 큰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지금 50대들에겐 30년 전 그 날을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젊은이들에겐 지금은 꼰대처럼 보이는 기성세대들도 자신들과 같이 열정을 지니고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더 소중한 책이기도 하고.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늘 고맙고,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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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6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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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0일 미국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다. 교사 한 명을 포함하여 학생 12명이 죽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이었다. 총기 규제가 거의 없는 미국에서 지금도 빈번하게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지만 고등학교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은 거의 없었나 보다. 이 사건이 미국에 굉장한 충격을 안겨준 것을 보니.

 

이 사건이 있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원인 규명에 목소리를 냈다. 학교 따돌림이 문제라느니, 가정 교육이 잘못되었다느니, 총기 소지가 자유로워서 그랬다느니, 아이들의 정신에 문제가 있었다느니, 또는 아이들이 약물을 복용했다느니, 잘못된 종교때문이라느니... 많은 원인 진단이 있었지만, 어느 것도 명확한 원인이 되지 못했다.

 

그러니 이 사건을 일으킨 부모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언론에서는 가정교육이 잘못되었다고 단 한 줄이라도 기사 또는 방송을 내보내면 그 부모는 속절없이 죄인이 되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쓴 수 클리볼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자식을 괴물로 잘못 키운 죄인이 되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치유할 겨를도 없이 왜 자신의 자식이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하려고 든다. 도대체 왜 내 자식이? 무슨 이유로? 답을 찾지 못한다. 아니 답은 없다.

 

수 클리볼드의 아들인 딜런은 집에서는 착한 아이였다고 한다. 세상 어느 부모에게 자신의 자식이 나쁜 아이이겠는가. 부모 말 잘 듣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그런 자식들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런 자식이 어느날 살인자가 되어 자신들 앞에 나타난다.

 

부모들이 느낄 당혹, 절망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수 클리볼드도 마찬가지다. 정신을 추스릴 수가 없다. 처음에는 믿지 않는다. 자신의 아들도 희생자일 뿐이라고... 그러다 처절한 진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살인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획한 살인에 자신의 아들이 가담한 것이라는 것을. 자신의 아들은 살인자라는 것을. 절망 끝에 서게 된다.

 

이육사의 '절정'의 한 부분을 떠올리게 된다. 수 클리볼드의 심정은 바로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 서릿발 칼날진 그곳에 서다 //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육사 '절정 2-3연)

 

절망의 끝. 그러나 엄마의 사랑은 아들을 감싸안는다. 아들이 살인을 저지른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자신의 아들임을 인정한다. 자신에게는 사랑스런 아들이었음을.

 

그렇다면 한 발 나아가야 한다. 수 클리볼드는 처절하게 아들과 지내온 날들을 되돌아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되돌아보면서 아들이 자신에게 수많은 신호를 보냈음을 파악하게 된다.

 

아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심한 절망에 빠져 있었다. 술도 마셨으며 총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아들과 대화를 잘했고, 아들은 착하게 살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사건을 일으키기 몇 해전부터 사소한 사고를 일으키고는 했지만 이는 아들들이 커나가면서 겪게 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부모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부모는 우선 자식을 믿어주지 않는가. 게다가 폭력적인 가정교육을 방침으로 삼지 않는 부모라면 더더구나.

 

이들은 아들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을 놓치고, 결국 아들은 살인-자살을 감행하기에 이르른다. 사건이 벌어진 뒤 수 클리볼드는 이 사태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처절한 노력이다. 그리고 그 노력 끝에 이 책을 내기까지 한다.

 

피해자들에 대해서 용서를 구하고 그들의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고, 자기의 아들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일이 특별한 아이, 특이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명심하라고... 이런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고.

 

그래서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들을 잘 살펴야 한다고... 겉모습만으로 아이들을 판단하지 말라고.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미국의 총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은 총기문제보다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아이에게 어떻게 관심을 주어야 하는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찜찜한 마음을 거두지 못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뇌에 문제가 있으면 사고를 치기 쉽다. 수 클리볼드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뇌에 문제가 있어도 증상을 안다면 예방할 수 있다. 그것을 부모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즉 행동에는 유전보다는 환경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 그것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한 발 더 나아갔으면 했다. 미국의 총기 소지 자유에 대해 총기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쪽으로 말이다. 물론 이 책에도 총기 소지 자유에 대해 비판적인 부분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쉽게 총을 소지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순간적인 분노가 총기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고, 계획적인 총기 사고를 일으킬 개연성을 더 높이기 때문에 총기 난사 사건을 개인적인 뇌 문제, 심리 문제, 가정 문제로 국한시켜서는 안된다. 사회문제로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다. 그런 공이 잘못 튀어도 치명적이지 않은 환경을 만들 의무가 어른들에게 있지 않을까.

 

아이들을 잘 살피고, 대화를 꾸준히 하며, 그들의 뇌건강도 보살펴야 하고, 또 사회적인 환경 변화도 이끌어야 하니, 부모 노릇하기 참 어렵다. 하지만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부모들이 해야만 할 일이다. 그래야만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수 클리볼드는 이 책을 통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의 고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고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비록 총기난사 사건 같은 일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으니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부모로 살아가기 정말 힘들다. 하지만 부모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고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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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CSI - 치밀한 범죄자를 추적하는 한국형 과학수사의 모든 것
표창원.유제설 지음 / 북라이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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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없는 사회, 우리가 꿈꾸는 사회일 것이다. 특히나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범죄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해마다 많은 상해, 살해 사건이 벌어지고 있으니... 세상 참 살아가기 힘들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박혀 있어야 범죄가 조금이라도 줄 수 있다.

 

완전 범죄는 없다. 이것이 경찰들이 지닌 자세다. 완전 범죄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억울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수사를 하는 경찰들을 과학수사대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드라마 CSI로 유명해진 과학수사. 우리나라는 예전에는 범인의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용의자의 자백만으로는 그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그만큼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했고, 또 법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범죄수사에 대해서 기초부터 점더 정밀한 부분까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범죄수사를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겠지만 사건이 벌어졌을 때 현장을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도 일반인들이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현장 감식부터 시작하여 지문, DNA, 혈흔 형태 분석, 미세 증거, 검시, 화재 감식으로 나누어 설명해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한 대답도 실어 놓고 있다.

 

여기에 과학수사를 이끌게 된 유명한 실패 사건들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기에 앞으로도 더 치밀하고 정밀한 과학 수사가 이루어져야 함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수록 좋다. 그러나 일어난다면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서 범인을 검거해야 한다. 그것을 맡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과학수사대다.

 

경찰을 지망하는 사람들, 또는 과학수사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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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 - 히틀러에 맞선 소년 레지스탕스 생각하는 돌 15
필립 후즈 지음, 박여영 옮김, 용혜인 해제 / 돌베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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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견고한 벽이라고 해도 작은 틈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 제3제국이라는 독일 나치의 지배가 영원할 것 같지만, 이들의 지배는 작은 저항으로부터 구멍이 생기기 시작한다.

 

작은 저항, 계산하지 않는 저항, 이것은 소년들, 청소년들에게서 나온다. 이 책은 바로 덴마크 얘기다. 덴마크 정부가 힘없이 독일에 굴복했을 때, 독일을 받아들였을 때, 이웃인 노르웨이는 독일에 저항한다. 수많은 희생을 내면서도 나치즘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작은 나라가 저항을 하는 모습을 본 덴마크 소년들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무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총을 들고 군인이 되지 않아도 독일에 저항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들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모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독일군으로부터 총을 훔친다든지, 독일 군용차량을 훼손한다든지 하는 일부터 한다. 이들은 처칠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저항을 했는데, 이는 영국이 독일에 굴복하지 않았고, 이런 영국을 이끄는 수상이 처칠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이렇게 이들은 독일에 저항을 하는데, 이들의 일이 독일군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어느날 이들은 체포된다. 자신들의 조국 덴마크에서.

 

이것이 덴마크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 소년들이 독일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데 어른인 우리들은 무얼하고 있었나, 또 같은 소년들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반성을 한다.

 

덴마크 사람들, 이제는 저항에 나선다. 독일에 굴복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독일과 맞서 싸우고 있던 유럽국가, 영국이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먼저 불을 지폈던 소년들은 감옥에 있다가 한 사람 한 사람 출소를 하고,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이들은 저항을 하지 않았던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들은 이미 한 발 내디뎠기 때문이다.

 

그렇게 덴마크는 독일에 저항을 하고, 독일은 결국 항복을 하고 만다. 덴마크에서도 과거 청산 작업이 이루어지고, 이들은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후기에 이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비록 크게 활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저항했던 이들의 불씨가 덴마크 사람들에게 자랑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불의가 판칠 때 그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어두워도 누군가는 불을 밝히려 한다는 사실.

 

덴마크에서 청년들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것과 같이 우리도 일제시대에 수많은 청년들이 이런 활동들을 했다. 비록 우리나라 광복이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해방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저항했던 우리 민족의 저항을 빠뜨려서는 안된다.

 

그것을 되살리고 기억한다면 우리 역사 역시 부끄럽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어른들은 쉽게 현실에 굴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년들은, 순수한 소년들은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말해야 할 때, 행동해야 할 때 움직인다.

 

그래서 이 책 제목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처럼, 이런 소년들은 어둠 속에서도 불을 밝히는 존재가 된다. 부끄럽지 않은 역사가 되게 한다.

 

덴마크에서 이런 '처칠 클럽'의 저항이 있었다면, 독일에서도 '백장미단'- 잉게 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과 같은 저항이 있었음을,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이들이 불의에 저항하는 역사가 끊이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학생들, 청소년(청소녀)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하는 어른들이 있는데, 이 책을 보라. 과연 그런 말을 해야 하나? 정치는, 사회문제는 누구나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는 문제다. 그래야 사회가, 세상이 변할 수 있다.

 

오히려 세상의 변화는 젊은이들에게서 올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또 권위에 현혹되지 않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어린이가 진실을 알려주듯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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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 - 한국 사회를 뒤흔든 희대의 사건을 파헤치다
표창원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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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참 읽기에 거북한 사건들이 많다. 그러나 사건들이 일어나면 해결해야만 한다. 해결하지 않고 미제 사건으로 남겨두면 더 큰 비극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사건이 해결되는데 큰 기여를 하는 사람들이 파로 프로파일러다. 이들은 사건분석가라고 할 수 있는데, 작고 적은 단서를 가지고서도 범죄자를 추적하는 사람들이다.

 

표창원은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라는 이름도 지니고 있다. 범죄수사학에서는 꽤 알려진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사건 추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사건 설명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은데...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갔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성폭행으로 후유증으로 인한 범죄부터 시작하여 사기 사건까지 많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우선적으로 생각할 것은 범죄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전가할 수 없다는 거다.

 

생물학적으로, 또 유전학적으로 어떤 유형이 범죄를 저지르는가를 따지기보다는 어떤 환경이 범죄를 쉽게 저지를 수 있게 하는가, 어떻게 해야 재범을 막을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범죄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의 피해자에게도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 피해자들이 그 상처를 이겨낼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마련해야 함을 이 책 곳곳에서 주장하고 있다.

 

범죄자를 어떻게 검거하고 처벌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이런 범죄가 어떻게 하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와 이미 일어난 범죄 피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피해자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 생활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런 제도를 만들어야 함을 우리가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이미 일어난 사건은 최선을 다해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프로파일러들이 하는 일이다. 이들로 인하여 해결이 안 될 것 같았던 사건들이 나중에라도 해결이 된 경우가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사건들 중에 이태원 살인사건 같은 경우는 이 책이 발간되고 난 뒤에 주범으로 지목된 패터슨이 우리나라로 송환되었으며 재판을 받아 징역 20년 형이 최종적으로 선고되었음을 밝힐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여전히 '제주도 여교사 살인 사건' 같은 경우는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이 사건들도 프로파일러와 경찰들의 노력으로 해결되길 바란다.

 

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공동체가 와해될수록 묻지마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아닐까 한다.

 

신뢰가 있는 사회에서는 범죄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로가 서로를 믿고 돕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단순히 사건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금까지 일어났던 사건들을 추적하고 설명한 이러한 글들을 참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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