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노트 오에 겐자부로의 평화 공감 르포 1
오에 겐자부로 지음, 이애숙 옮김 / 삼천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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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따뜻한 남쪽나라라고 해야 할까.

 

관광지로써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또한 미군기지가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예전에 유구라는 나라로도 알려져 있고.

 

이런 오키나와가 일본에 편입이 되었다. 독립된 나라에서 일본의 한 현이 된 것인데... 그러다가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오키나와는 미국의 식민지가 된다. 이때 미국의 군사기지가 오키나와로 들어온다.

 

그것도 핵무기를 장착한 무기들을 보유한 군대가 주둔하는. 그리고 몇 십년이 지난 후, - 아마 25년이 조금 넘었을 때일 것이다. 오키나와 반환 문제가 이 책에 등장하니 말이다. 이 책은 1969년부터 1970년에 걸쳐 쓰여졌으니. 반환은 1972년에 되었다고 한다 - 오키나와 반환이 논점으로 떠오른다.

 

일본에서 노벨 문학상을 두 번째로 받은 오에 겐자부로가 오키나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고, 그들을 지지하며 쓴 글이 바로 이 책이다.

 

'오키나와 노트'라고 하지만, 사실을 그대로 서술하기보다는 오에 겐자부로의 고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책이다.

 

그는 일본인이 - 여기서는 오키나와인과 일본인을 구분한다. 일본인은 내지인 또는 본토인이고, 오키나와인은 그들과 동화되지 않은, 여전히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사람들이다 -  그들에게 저지른 짓들을 반성하지 않음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도대체 일본인이란 무엇인가가 오에 겐자부로가 오키나와에 대한 글을 쓰면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영토의 크기로 보면 오키나와는 일본에 속해야 하지만, 그는 반대로 말한다. 일본이 바로 오키나와에 속한다고.

 

이것은 미국의 핵 우산 속에 오키나와가 있고, 이런 오키나와로 인하여 일본이 존재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를 일본 정치가들이 거부하고 있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명확히 말한다.

 

오키나와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본 역시 미국의 속국에 불과하다고. 그러므로 오키나와에 일본이 속한다고. 이 오키나와 문제를 오키나와 사람들 관점에서 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일본인이 도와야 한다고.

 

딱 거기까지라고. 자신들이 무슨 시혜를 베푸는 양 오키나와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둥, 본토로 편입한다는 둥 하는 짓거리들을 하지 말라고.

 

그래서 일본군이 전쟁 말미에 오키나와에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것들이 어쩌면 미군기지를 통해서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점에 대해 오에 겐자부로가 한 이 말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죄를 저지른 인간의 후안무치와 자기정당화, '거짓' 피해자 의식 그 위에 여전히 끔찍한 공포를 조장하는, 윤리적 상상력이 결여된 인간의 도착된 사명감이 있다. 186쪽.

 

1970년에 나온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이 장면이 과연 사라졌는가. 우리나라 위안부 문제나 징용 문제와 겹치지 않는가.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 핵폭탄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들은 죄를 짓지 않았다고, 난징 대학살부터 위안부, 징용까지 부정하고 있다. 이런 그들의 후안무치와 자기정당화.

 

오에 겐자부로는 오키나와 문제를 통해 이들의 이런 점을 비판하고 있는데... 이들은 몇 십년이 지나고도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 성찰의 부족, 이를 오에 겐자부로는 수잔 손택의 말을 빌려 '윤리적 상상력의 결여'라고 하고 있다.

 

여전히 '윤리적 상상력'이 결여된 일본 정치권들... 그들에게 윤리적 상상력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역사를 기억하는 일이다. 그리고 주권을 확립해야 한다. 독립된 주체로 동등하게 협상에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오키나와는 비록 그 길에서 멀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 여전히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는 오키나와에서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움직임은 그다지 크지 않은 듯하다 -  ,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일본에게 요구해야 한다. 먼저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그 다음에 용서할지 말지는 우리가 결정할 거라고. 이렇게 나아갔어야 하는데... 이들 일본 정치가들과 마찬가지로 윤리적 상상력이 결여된 정치인들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니... 에고. 

 

이 책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옮긴이의 말에 잘 나와 있다.

 

2005년 군의 강제를 서술한 오에 겐자부로의 이 책 <오키나와 노트>를 당시 군 관계자와 유족이 법원에 제소했다. 재판이 진행되던 2007년, 이번에는 문부과학성이 교과서 검정에서 군의 강제 부분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205쪽. 옮긴이의 말)

 

두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원만히 수습된 듯 보인다. 2008년 3월과 10월에 이어, 2011년 4월의 대법원 판결까지 일본 사법부는 오에 겐자부로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리고 최근에 이르기까지 교과서 검정에서는 직접적인 '강제'를 서술하기보다는 '군에 의해 내몰렸다'는 정도로 '관여'를 드러내는 경우 수정 지시가 내려지지 않았다. (206쪽. 옮긴이의 말)

 

이렇게 오랜 시일에 걸쳐 오키나와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최근에도 해결은 되지 않았다. 미군기지가 철수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확장한다고 하여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오키나와와 더불어 우리나라에도 미군과 관련하여 여러 문제가 있으니, 오키나와 문제는 남 일만이 아니다. 바로 우리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하는지... 일본 내지라는 외부인의 시각에서 오키나와의 문제를 바라본 책이기는 하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끊임없이 내부자의 시선으로 오키나와 문제를 보려고 한다.

 

오키나와 문제는 오키나와 사람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즉 중화주의, 중심에서 주변을 보는 시각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 점, 지금 우리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우리 역시 중심의 눈으로 주변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여러 점에서 생각할 것이 많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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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발견 - 꼰대 탈출 프로젝트
아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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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거 참, 나이듦이 꼰대가 되어 감이라는 말로 치환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나이듦이 여유와 지혜로 통하지 않고 꼰대로 통하다니... 이렇게 볼 수밖에 없음을, 그리고 이 책에서 나열한 꼰대들의 특징이 나에게도 대부분 해당한다는 사실에...

 

저런 꼰대들, 쯧쯧 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이런 비아냥은 내게로 곧장 돌아와야 함을 이 책을 통해서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갑자기 꼰대들의 천국에 살면서 자신이 꼰대인 줄도 모르고 꼰대짓을 하면서 나는 꼰대는 아니야 하는 사람이 바로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러니 읽으면서 얼굴은 달아오르고, 마음 한 켠에서는 부끄러움이 스멀스멀 솟아오르고 말았으니.

 

꼰대 = {나이, 서열, 학벌, 재산, 무지, 반말, 오만, 모욕, 자만, 지시, 명령, 지위, 조언, 충고,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해), 효율, 경쟁, 폭력, 권력, 맨스플레인(man+explain=mansplain : 남자들이 무턱대고 여자들에게 아는 척 설명하려 드는 현상) , 순종, 복종, 무례, 몰염치, 직업, 차별 등등} ≠ {존중, 공감, 이해, 염치, 부끄러움, 성찰 등등}

 

예전에는 - 이런 말을 쓰는 것 자체가 꼰대의 특징이라고 했는데 - 수학 시간에 맨 먼저 집합을 배웠다. 집합이 수학에서 그렇게 어려운 개념인지도 모르고 전체집합, 부분집합, 여집합 등등 이런 집합부터 배웠는데...

 

지금은 아니란다. 그럼에도 그때 배웠던 얄팍한 집합 지식을 나열하면 꼰대라는 집합 원소들을 위에서처럼 나열할 수가 있겠다.

 

이게 다가 아니라 더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우선 이 정도만 해도 많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기에 꼰대란 이 요소들을 다 갖추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중 어느 하나만 지녀도, 즉 이들의 부분집합만으로도 충분히 꼰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꼰대 되기 참 쉽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내면 꼰대가 된다. 그래서 생각해야 한다. 아렌트의 개념을 빌려와 '무사유 - 생각없음-'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러한 무사유는 곧 꼰대로 이어진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꼰대이기 때문이다. 생각없음으로 살아가게 되면 삶의 중심에는 자신만 있게 되고, 그 자신을 꼰대의 요소들이 에워싸게 된다. 그러니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만 한다.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존중이 필요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이 말이 꼰대 탈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상대를 그 자체로 존중할 때 공감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존중과 공감은 그래서 꼰대를 탈출하는데 가장 필요한 요소다. 이들을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생각(이것을 한자어로 사유(思惟)라고 하자)이다.

 

우리는 삶에서 생각을 하면서, 성찰을 하면서, 그래서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지만 꼰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권이영의 시 '구역구역' 시리즈가 생각났는데...  가령 '구역구역 02' 라는 시를 보면,

 

 

구역구역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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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영, 천천히 걷는 자유, 나남출판. 2003년.  26쪽.

 

이 시에서 응용하면 가운데에다 나를 놓고 주변에는 꼰대의 요소들을 놓으면 우리가 얼마나 꼰대가 되기 쉬운지, 우리 주변은 온통 꼰대가 될 요소들로 가득차 있음을 알 수 있다.

 

편견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

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편견

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편견서열

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편견서열지위

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편견서열지위재산

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편견서열지위재산학벌

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편견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

폭력맨스플레인무사유      복종직업차별효율경쟁권력

효율경쟁권력폭력맨스플레인무사유몰염치복종직업차별

맨스플레인무사유몰염치복종직업차별효율경쟁권력폭력

편지시답정너오만모욕자만견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

답정너오만모욕자만편견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

오만모욕자만편견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

모욕자만편견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

자만편견서열지위재산학벌모욕반말지시답정너오만모욕

 

이렇게 보면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치열하게 성찰하고 실천해야 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꼰대들의 벽들을 하나하나 부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얼마나 꼰대가 되기 쉬운지, 아니 벌써 얼마만큼 꼰대가 되어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알아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은가.

 

나는 꼰대가 아니야가 아니라, 나도 꼰대야, 이 꼰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그렇게 꼰대에서 벗어나라고, 꼰대는 특정한 어떤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렇게 꼰대 탈출을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 땅의 꼰대들이여, 이 책을 읽어보시라. 자신이 얼마나 꼰대인지... 자신의 삶에서 꼰대 집합 요소 중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집합을 거느리고 있는지 살펴보시라.

 

나 역시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반성하고 고치려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꼰대였으므로... 꼰대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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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5 1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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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5 15: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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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5 1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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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5 15: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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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신화 KODEF 안보총서 70
워드 윌슨 지음, 임윤갑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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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나온 책이다. 책 제목도 보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던 책. 다른 책을 읽다가 우연히 이 책 제목을 보고 읽고 싶단 생각을 했다. (이래서 책읽기는 좋다. 계속해서 다른 책을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지금 북핵으로 인한 위기 국면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이 핵개발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며, 이에 편승한 특정 집단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진실... 무엇이 진실이란 말인가? 이런 의문이 들었는데... 이 책은 북핵 위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수정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전세계적으로 핵무기에 관해서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이 어쩌면 잘못된 관념에 기반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 한다.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진실은 무엇일까? 제목들만 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화1 : 핵무기는 적에게 충격과 공포를 준다

신화2 : 파괴는 전쟁에서 이기게 해준다

신화3 : 위기 핵억제는 효과가 있다

신화4 : 핵무기는 우리의 안전을 보장한다

신화5 : 핵무기의 대안은 없다

 

일본이 항복한 이유는 원자폭탄의 위력때문이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만 이야기되어 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것이 바로 신화1이라고 한다. 핵무기 이전에도 재래식 무기들 역시 적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었으며, 핵무기 자체가 적에게 즉각적인, 무조건 항복을 이끌어낸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일본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도 최고전쟁지도회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 이들이 이 회의를 한 것은 원자폭탄때문이 아니라 소련의 참전때문이었다는 것.

 

이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원자폭탄이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허구라고 주장한다.

 

일본 군부가 자신들의 패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과학적 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자폭탄을 들먹였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진 때와 소련이 참전을 결정했을 때 일본 최고전쟁지도회의 개최 여부를 역사적 자료로써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화2는 무엇일까? 폭탄 하나로 도시를 날려버리는 파괴, 이런 파괴는 전쟁에서 이기게 해준다는 신화. 핵폭탄이 떨어지기 전에도 일본의 많은 도시들은 이미 대량 파괴되었다는 사실...

 

전쟁에서 도시들이 파괴되었지만 항복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 그 극단적인 예가 바로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했을 때와,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을 때... 폐허가 된 모스크바지만, 그들은 항복하지 않았다는 것.

 

일본 역시 이미 대다수의 도시가 파괴되었지만 무조건 항복을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는 것. 그렇다면 이런 핵폭탄으로 인한 파괴가 전쟁에서 이기게 해준다는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

 

핵무기는 핵억제력을 지니고 우리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신화3,4에 대해서 저자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한다.

 

핵억제력이 있다고 하지만 쿠바 사태 때 일촉즉발의 위기상황까지 갔던 것, 중동 전쟁이 일어난 것 등등을 보면 핵이 있다고 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안전하게 산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사실, 강대국들이 핵을 지니고 있지만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소련과 미국과의 전쟁,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 등을 보면 핵이 전쟁을 억제하지는 않는다.

 

여기에 핵이 있었음에도 전쟁이 일어난 우리나라 6.25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을 보면 핵은 전쟁을 억제하지도 않고 세계 평화의 유지에 전적으로 기여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핵은 무기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좀더 강력한 무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이 핵무기가 적을 항복하게 하거나 적을 굴복시켜 평화를 유지하는데 유일한 도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에게 불필요한 무기일 수도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렇게 신화5가 자연스레 부정당하게 된다.

 

그런데도 북한이 핵무기를 지녀야만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다고, 미국이 자신들을 넘보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이 다섯 가지 신화가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봉쇄정책을 펴는 것 역시 이런 다섯 가지 신화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 신화는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익 집단들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얻기 위해 다섯 가지 신화를 사실로 퍼뜨린다. 사람들에게 핵무기가 아니면 큰일이 날 것처럼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세상은 그렇게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핵무기에 대한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 새로운 대안은 있다. 그 대안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느 나라도 핵무기 개발을 해서는 안된다.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은 핵무기 개선이나 핵무기에 관한 다른 연구를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의 끝부분에 나와 있는 이야기다.

 

이렇게 우리는 핵무기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것들이 진정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사실인지...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핵무기에 관해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읽어볼 만한 책이다. 특히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이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꼭. 

 

핵무기를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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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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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1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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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10: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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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 -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성교육
페기 오렌스타인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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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미국의 '성' 이야기다. 우리에게는 자칭이든 타칭이든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로 알려진 미국의 '성' 이야기다.

 

'성'에 대해서 금기시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성개방이 잘 이루어져 있는 나라라고, 남자와 여자의 성 평등이 잘 이루어져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성' 이야기다.

 

미국이 양성평등이 잘 이루어진 나라라고?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말미에 가면 네덜란드 이야기가 나온다. 네덜란드가 얼마나 성교육이 잘되어 있는 나라인지, 저자는 네덜란드의 부모들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겨우 미국을 배우자고 하고 있는 중인데, 그 미국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일텐데 - 사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성평등 지수가 높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여성을 수단으로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니 - 네덜란드에 대해서 말하면 무엇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성교육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는 가장 보수적인 면을 보이는 나라일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이 '순결교육'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콘돔을 써야 한다는 정도... 이게 미국을 따라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페미니즘 성교육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는데... 영어 제목을 보면 'GIRLS AND SEX'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우리나라 번역본에서 붙인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이라는 제목은 내용을 포괄적으로 의미할 뿐이다.

 

사실, 성교육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미국 소녀(소년들? 또는 여자와 남자들?)들의 성생활 보고서라고 하는 편이 옳겠다.

 

사례들이 풍부하게 나오기 때문인데 - 이런 글쓰기가 미국식 책을 이루는 기본 구성방식이기도 하다 - 이 사례들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성' 문화를 확립하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성' 사례들은 미국의 '성' 생활이다. 미국 십대들의 '성' 생활이다. 첫장면부터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미국이겠지 하는 생각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겠지만...

 

십대들이 오럴 섹스를 자연스럽게 한다는 것... 그것을 섹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그저 애무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임신의 위험이 없고 등등의 생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하여 십대 남자들이 십대 여자들에게 오럴 섹스를 시킨다는 것, 관계를 해치기 싫은 여학생들이 해준다는 것... 이런 내용으로 책은 시작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육해야 하지? 페미니즘 성교육은 이런 오럴 섹스에 대해서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싫으면 싫다고 해야 한다는 것,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까지 가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는 오럴 섹스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실 오럴 섹스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면 이미 섹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형법에는 이런 조항이 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에 의하면 오럴 섹스는 유사강간에 해당한다. 범법 행위인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에서 청소년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런 행위를 우리나라 법의 잣대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충격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에서 책은 좀더 성교육에 가까운 쪽으로 나아간다.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훅업 문화, 이를 가볍게 만나 즐기기 정도로 해석해도 좋을텐데, 이런 문화에서 청소년들이 '성'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다는 것이다.

 

훅업 문화에서 오럴 섹스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성폭행까지 나아간다고 하는 것이다. 이 훅업 문화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이고, '술'로 인해 '성폭행'까지 나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게 문제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자신의 몸과 상대의 몸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사정에 그치고 마는, 남성의 일방적인 발산이 이루어지는 그런 '성'문화가 일어난다는 것이.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오럴 섹스가 자주 일어난다고 해도, 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해주는 경우가 많고, 남자가 여자에게 해주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너무도 적다는 것. 즉, 이런 행위 자체도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양성 평등이 잘 이루이진 것 같이 보이는 미국에서 대학에서든, 고등학교에서든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것도 가해자의 잘못이 아닌 피해자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 요즘은 분위가기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성교육은 어떤 것이어야 하나? 여성이나 남성, 일방적인 한 쪽만을 위한 성교육은 없다는 것. 성교육은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존중에서 상대의 몸과 마음에 대한 존중과 함께 해야만 한다는 것.

 

성을 두 개의 성으로만 나누는 것에 대해서도 이 책은 반대하고 있다. 동성애에 관한 장이 있는데... 미국 역시 우리나라와 달리 동성애에 관해서는 그다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성교육이 네덜란드에서는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고, 미국에서도 이런 성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책의 끝부분에서 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성'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성'을 즐길 권리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성'은 감추고 으슥한 곳에서 남몰래 행해야 하는 행위가 아니라 서로가 더 즐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미국 청소년들의 '성' 실태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충격적이랄 수 있는 그런 '실태'를 앞부분에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른들이 막는다고, 가린다고 청소년들의 '성생활'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청소년들은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어른들이 할 일은 이들의 그런 '성생활'을 막는 성교육이 아니라 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서로를 존중하는 '성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는 것.

 

이것이 바로 페미니즘 '성교육'이다. 페미니즘 성교육은 여성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모든 성에게 해당하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 성교육이다. 그것이 양성이든, 동성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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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08: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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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0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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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12: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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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17: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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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 - 인권이 해답이다 철수와영희 강연집 모음
표창원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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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 해답이다'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이다. 인권연대에서 기획한 책으로, 여러 사람의 강연 내용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참여한 사람들은 표창원, 오인영, 선우현, 이희수, 고병헌이다. 인권 하면 인권과 관련이 있는 단체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범죄를 다루거나, 역사를 가르치거나, 철학을 가르치거나, 이슬람에 대한 전문가, 그리고 교육전문가들인 이 사람들이 이 책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만큼 인권은 어느 한 분야로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에 인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이 책 145쪽에 보면 선우현이 철학에 대해서 강연을 하면서 철학의 첫번째 명제로 철학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한다.

 

즉, 철학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함이라는 것이다. 철학함이라는 것은 우리 삶 속에서 철학을 실현한다는 의미다. 지식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인권도 이와 마찬가지다. 인권은 지식으로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실천해야 한다. 그래서 인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그리고 인권은 지식이 아니라 삶 자체여야 한다.

 

삶 자체인 인권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표창원은 '폭력'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폭력은 인권을 이야기할 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정당한 폭력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라는 질문과 통하기도 한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 이것은 소수에게는 폭력일텐데, 다수에게는 정당한 폭력이라고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을 삶에 더 가져가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바로 다수와 소수의 문제이고,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인영은 토도로프와 앨버트 허시먼의 논의를 빌려와 이야기를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토도로프에게서, 지배자들의 논리를 허시먼에게서 빌려온다.

 

민주주의의 원리로는 주권재민, 개인의 자유, 진보 세 가지가 있는 반면에 지배자들은 무용명제, 역효과 명제, 위험 명제를 들어 민주주의를 방해. 저지한다고 한다.

 

이것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기 위해서는 바로 철학이 필요한데, 이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또 표면에 머물지 않고 깊이 있는 본질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철학이기 때문이다. 이를 선우현의 논의에서 배울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도구를 가지고 이슬람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가 아는 이슬람은 폭력적이고 악이기만 할까.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종교일까? 그 점에 대해 이희수가 이야기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병헌은 평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평화를 가르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결국 평화를 가르친다는 것은 자신이 평화를 위해 산다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서 바로 가르침은 지식을 전달만 하는, 명사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바로 동사여야 함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권이다. 인권에 대해서 생각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권에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인권이 바로 우리 삶임을 알아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그것이 바로 인권임을, 인권은 이렇게 우리 삶 모든 분야에서 나타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가 우리나라 곳곳에 있다. 그런 사각지대를 없애는 방법은 바로 인권을 지식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삶으로, 실천으로 받아들일 때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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