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커피 한 잔 - 원두의 과학 완벽한 한 잔 1
래니 킹스턴 지음, 신소희 옮김 / 벤치워머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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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영향을 받아서 커피를 좋아하게 된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역시 아버지가 떠오른다. 어릴 적 부엌에서 큰 주전자에 믹스커피를 가득 담아서 끓이고 마시던 모습을 아직도 선연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비록 아라비카 커피를 구하지 못했던 아버지는 믹스커피라도 진하게 설탕도 빼고 드셨으니 그래서일까, 아버지는 한창 젊은 나이에 미군에서 근무했다. 요즘 말로 치면 카투사 1세대였던 셈이다. 한국 전쟁 때 미군에서 복무를 했었기에 오죽 커피를 많이 마셨을 것이고 커피의 각인은 그 때부터였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콜레스테롤과 설탕을 떡칠한 믹스커피에서 시작한 커피의 달달함이 이제는 신맛과 쓴맛, 그리고 향기(아로마)로 전이되는 경험은 근자에 들어서였다. 무심코 마셨던 커피가 인식이 없었을 때와 인식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의 차이는 결국 무엇으로 나타나는지 가름하는 기준은 역시 책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사진을 인식하면서부터 사진 책이 늘어나듯이 커피를 인식하면서부터 커피에 관한 책이 한 권 두 권 읽게 되는, 그러니까 좋아지게 되면 파고 들어 가려는 습관은 사진에서 그랬듯이 커피도 마찬가지였다. 좋아하는 분야가 각성되면 책부터 찾게 되는 것. 커피도 예외가 아니었다.

 

왜 이렇게 커피가 사방 팔방으로 퍼져 나갔고 커피가 각광을 받고 유독 다른 음료도 많은데 해필 커피일까? 커피는 노동의 음료이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흔히 사무실에도 하루에 커피를 얼마나 많이 마시는 건지 나도 헤아려 본 적은 없지만 보통은 서너 잔 이상은 마셔왔다. 최근엔 설탕 없는 커피 한 잔은 아침 출근 후부터 마시는 편이고 보면 일을 시작할 때 꼭 커피를 찾는다. 습관이 습성처럼 굳어진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는 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와도 같고 커피를 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업무가 시작된다.

 

커피는 고농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각성제의 일종이다. 각성을 시킨다는 말은 주의력을 높이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흔히 술을 마시면 취하고 주의력이 떨어지지만 커피는 취하지도 않으면서 각성을 시키고 주의력을 높이게 한다. 그래서일까 일반 사무실이든 커피는 무제한으로 공급되어도 누구 하나 아깝단 생각을 하지 않게 될 거 같아서이다. 커피 마시는 것이 일을 더 잘할 거라는 주의력 향상이라는 암묵적 동의가 바로 커피값을 아끼지 않는 원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커피는 노예의 음료였고 아프리카의 눈물이라고 커피 인문학에서 설파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어떤 일이든 생산력을 증대시키거나 업무의 효율성을 따지는데 있어서 투자하는 것은 아까워하지 않는 속성이 있다. 느려지게 하고 흐트러져서 실수를 유발하는 것은 철저히 금지시키는데 커피는 여기서 정말 비켜서 있으니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이야말로 생산성을 더 높이게 한다면 커피에 구입하는 비용에 토를 달지 않는 원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침에도 커피 한 잔은 결국 각성시켜 일을 더 많이, 빨리 그리고 실수 없이 할 수 있게 하고 자본주의 시대에 아주 안성 맞춤인 음료가 된 원인이다. 결국 이 원인이 문화로 자리 잡고 문화가 습관이 되고 아침에 커피 한잔 마시지 못하면 허전하게 되는 원리가 숨어 있다. 점심때 밥을 먹고도 테이크 아웃으로 커피 한잔 빅 사이즈로도 마시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식후의 노곤함을 커피로 카페인을 넘김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면 커피는 자본가들에게는 아주 대단한 발견이 아닐까.

 

유명한 커피 광고에서 나오는 " 커피 한 잔의 여유"라는 카피는 얼마나 교묘히 사고방식을 오도하게 하는지 섬득하다. 커피를 한잔 마실 때의 짧은 시간적인 여유는 곧 커피 한잔의 카페인으로 각성된 효율로 화나게 일해야 하는 팩트를 왜곡한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일어나서 몸이 부서질 정도의 기지개를 켜고 커피포트에 물을 끓려 낸 커피의 향은 하루의 시작과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낭만으로 오독하게 한다. 마치 담배물고 말을 달리며 소떼를 몰고 있는 카우보이의 마초적 이미지나 별반 다르지도 않다. 도시인의 삶이란 아침부터 일어나서 정신없이 출근 전쟁에 도착한 사무실에서 아침의 시작은 커피라는 공식이 주는 효율성에 이러 저리 치이는 삶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갈수록 착잡하기까지 한다. 유행을 만들고 문화로 자리 잡고 습관처럼 습성으로 인식하게 된 그런 이면의 원인은 아닐까.

 

머릿속의 뇌는 하루 종일 피곤하다고 신호를 보내는데 카페인은 피로증상을 차단시켜 버리고서, "아니야 넌 피곤하지 않아, 더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야지. 그래야 가족도 건사시키고 생활할 수 있잖아. 피곤하면 자자 커피를 또 한잔 더 마시도록 해. 피로가 사라질 거야"라는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으로 보인다. 그러니 또 커피에 손이 가고 마시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악마의 유혹은 곧 자본가들의 유혹처럼 들리기도 한다. 커피의 한잔 여유가 곧 낭만이라는 법칙은 부드러운 유혹이자 향기로 전파된듯하다. 커피 한 잔의 휴식은 고강도의 효율에 대한 던진 미끼인 셈이다. 떡밥에 물린 미끼가 사람에겐 커피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이 미끼 떡밥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 잘 마시게 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사람들은 온갖 잔머리를 굴려서 맛을 만들어 내는 기술로 발전시켜 왔다. 커피를 추출하고 갈아서 어떻게 적정 온도에 커피를 내리면 맛나게 할 것인가라는 숙제는 커피 기술자들에게 해내야 할 자본 세상의 명령이자 과제였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만들고 커피 맛 감별사를 만들고 이런 수요와 공급에 맞추는 별도의 거대한 커피 시장은 또 하나의 자본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유통되는 커피는 과연 얼마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커피를 마시는, 이 광범위하고 거대한 커피 제국을 구축했는지를 말이다. 이처럼 커피가 아주 싼 가격에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온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인간의 감각 중에 향기를 맡는 감각은 개만도 못하다. 진화가 아주 덜된 감각일수록 각성은 더 진하다. 향기의 배척과 환영은 극명하고 거의 본능적이다. 시체가 썩는 냄세를 아주 강렬하게 배척하듯이 커피의 향기는 언제나 환영한다. 커피는 환영받기 딱 좋은 유혹이다. 감미로운 향기가 비로소 마시면 그 씁쓸함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쓴맛인데도 마시고 나면 입안에 청량감이 감도는 화사한 멘톨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옛날의 시인들은 술을 빚어 시를 지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작가들은 커피를 내려 글을 쓴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당장에 이 글을 쓰면서도 몇 잔의 커피를 계속 홀짝거리면서 써 나간 것인지 머그잔을 들고 내렸던 숫자가 글자의 숫자로 치환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취하면서 나온 시와 내려서 마신 글과의 차이는 어떤 의미일까. 커피를 마시면서 향기에 독하게 취해서 커피를 질근질근 까야 하는, 이 커피에 대한 글이 묘하게 모순된다. 칭찬할 수가 없을지언정 그렇다고 이 유혹에 안 넘어갈 수가 없다. 커피 카페에 딱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맡을 수 있는 커피의 향기는 그날의 대화에 기름칠을 하고 집에서 내린 커피는 온 집안의 미세한 잡스러운 냄새를 커피 향이 전부 물리쳐 제거시킨다. 집안에 은은하게 감도는 커피 향기에 각성된 마음이 글을 잘 쓰던 못쓰던 지면을 매우게 하는 힘을 주고 있다. 이 개만도 못한 코를 킁킁대며 커피 잔에 대고 올라오는 수증기는 곧 악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음을 글을 쓰면서도 느낀다.

 

이럴 바에 이왕 마시는 커피, 더 빡세게 중독되어도 무죄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원하는 취향의 커피를 마시게 할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독을 강추한다. 물론 중독되어도 선택은 당신 책임~ㅎㅎㅎ

 

PS : **비 님 덕에 커피 내리는 기술 레벨 +1 UP !~. 커피 책 잘 마셨습니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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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1-18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생각해 보니 커피는 노동의 음료였네요.
저도 커피를 좋아하긴 하는데 좋아한다고 책까지 읽게 되지는 않더군요.
그냥 습관적으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 뿐이지.
그나마 이 유혹을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가 다른 어떤 커피에 비해 카페인 함유량이 가장 적다고 하여
나이들어 줄여 볼까 했는데 그냥 석잔을 유지하기로 했죠.ㅋ

그런데 사람의 후각을 개에 비유하시다뇨? 개가 알면 섭섭하겠어요.
개의 후각은 원래 사람의 몇십 배는 더 발달이 됐다고 알고 있습니다.ㅎㅎ
그것만 빼면 이 리뷰는 정말 그뤠잇~!

yureka01 2017-11-18 20:10   좋아요 1 | URL
네 전 좋아하면 더 알고 싶어져서요..ㅎㅎㅎ
커피가 자꾸 생각나거든요..이것도 중독같아서요..흐..
ㅎㅎㅎ개의 후각이 워낙 뛰어나니 ..비교할바가 못되긴해요. 인정~^^.ㅋ

munsun09 2017-11-18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각성제가 필요한데 오늘은 어찌 한잔도 못마셨네요. 어쩐지 일하는 내내 멍하니
내가 뭔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멍 때리고 있네요. 필요악인 각성제 커피가 심히 당깁니다^^ 커피가 이젠 현대인들의 삶에 일부가 돼서 이렇게 글을 읽으면 새삼 다시 습관의 무서움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yureka01 2017-11-18 20:11   좋아요 2 | URL
어떤 의도였던 간에 이젠 습관처럼 마시게 되는 일상적인 음료가 커피였으니까요.
커피 만큼 일상적이고 광범위하고 장소 불문하고 마시는 것도 드물죠...

서니데이 2017-11-18 15: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마트에서도 커피믹스가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라고 해요. 스틱 하나에 따뜻한 물만 있으면 되니까 편하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요즘은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같은 커피를 마시는 분들도 많고, 커피가 우리 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데도 소비량이 많을 것 같습니다.
유레카님,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따뜻한 커피가 맛있는 날일지도 몰라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yureka01 2017-11-18 20:12   좋아요 2 | URL
요즘도 논쟁이 많죠.커피 몇잔이면 항암작용 혹은 다른 부작용 등등..
여전히 야뉴스적인 음료가 커피인가 봐요..

오늘 같이 추운날 따뜻한 커피 한잔이 땡기거든요..흐..

마녀고양이 2017-11-18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피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설탕이나 우유, 프림 등을 아무 것도 넣지 않은 고유의 커피를 그야말로 사랑하지요. ㅎㅎ

커피를 마시는 입맛도 점점 까다로워져서, 콩다방 커피 외에는 크게 그냥 그런데, 워낙 비싸야 말이지요. 요즘은 네스카페 캡슐에 홀랑 빠져서 아침마다 내려먹고, 나갈 때도 보온병에 담아갑니다. 첫 모금이 가장 향긋하니 좋아요. 나이가 들어서인지 카페인에 너무 예민해져서 한 잔만 마셔야 하는게 좀 서글퍼요. 저녁 6시 이후에 마시면 예민해져서 잠도 못자고. ㅠㅠ

완벽한 커피 한잔, 이 글을 읽다보니 다시 유혹에 흔들리는군요. 벌써 한 잔 마셨는데!

yureka01 2017-11-18 20:13   좋아요 1 | URL
네 저도 프림이나 설탕 일절 넣지 않는 드랍 커피를 좋아합니다.

일전에 과테말라 라는 커피 주문했는데 향이 어찌나 좋은지..정말 고소한 냄새가 마구 땡기네요..

또 커피 물 올렸습니다..ㅎㅎㅎㅎㅎ

2017-11-18 16:28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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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20:15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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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11-18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아침 출근 길에 커피숍에서 takeout 하는 커피에 이름을 붙여줬어요 ‘전투 커피‘ ㅋ

카페인으로 라도 각성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피곤함.. 밥벌이의 고단함 --;;

yureka01 2017-11-18 20:15   좋아요 2 | URL
캬.전투커피..아주 적절한 표현이었습니다..
네 아침에 저도 전투시작할때 꼭 한잔 마시고 돌격.스타트..하거든요..

겨울호랑이 2017-11-18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커피를 스타크래프트의 ‘스팀팩‘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ㅋ 중독성있으면서 능력이상의 전투력을 내보이는 마약과 커피의 이미지가 묘하게 겹치네요 ㅋ

yureka01 2017-11-18 20:16   좋아요 2 | URL
ㅎㅎㅎ 일상의 스팀팩...아주 정확한 표현이네요..햐~~~


2017-11-18 23:04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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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9 00:13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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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운다. 운다는 것은 울기도 하지만 떨리기도 한다. 우리 말에는 운다는 것이 두 가지 의미를 혼용하고 이에 떨려서 소리를 낼 때 운다고 한다. 물론 눈물 흘리며 울 때도 운다고 한다.

 

하기야 울지 못하는 것은 없겠지만 이 운다는 것에 격조와 운율과 심정을 빗대서 담아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울음을 넘어서 미학으로 발전하기 딱 좋다. 그래서 시인이 울 때는 시가 나오고 화가들이 울 때는 그림이 나오는 이치이다. 이것이 표현의 방식이다. 시를 이용한 울음의 방식. 이게 곧 시인들이 우는 방법론일 테니까. 그래서 울지 않는다는 것은 즉, 살아도 산거 아닌 듯이 사는 것이다. 살아 있는 자는 모두 울어야 한다. 아니 울 수밖에 없다. 사는 일이 요람에서 시작해서 관짝에 들어갈 때까지 수없이 우는 이유이다. 사는 것은 우는 것. 그게 울림이든 울음이든 운다는 것에 주목한다. 그래서일까, 가끔 울음을 삼키며 울지 못할 때 살아 있는 것은 병에 걸리고 자연이 울지 못할 때 천재지변이 오는 것처럼 뒤틀리게 된다.

그래, 울고 싶은 자, 울 수 있어야 정상이다.

 

 

수능을 앞둔 딸아이가 뜬금없이 성동혁 시인의 시집을 사달라고 한다. 아, 딱 울림과 떨림을 느끼는 시기가 아닐까. 흔쾌히 주문해주겠다고 했다. 찾아보면 시집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찾아서 주문을 했다. 시험을 보는 긴장감도 역시 떨림으로 나온다. 울고 싶은 마음 울리고 싶은 느낌이 시험을 목전에 둔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 분명함으로, 그래서 그 울림과 떨림을 시집으로 기대고 싶은 생각이 기특했다. 떨리더라도 호들갑스럽지 않는 떨림이 의연함으로 나올 때 결과도 의연할 수 있을 것이다.

딸아이는 일요일 낮, 과외 샘과 마지막 수학 수업을 했다. 방 안에서 들리는 대화를 엿듣고 싶어서 엿들은 게 아니라 울음이 터져 나오기에 신경이 곤두섰다. 이제 수업의 마지막으로 헤어짐을 겪어야만 하는 슬픔이 곧 울음으로 나왔던 것은 아닐까 했다. 역시나 맞았다. 한 번의 만남은 또 반드시 한 번의 이별로 이어짐을 딸아이는 울음으로 표현했다.

그래 울어야 할 때는 울어야지. 울고 나서 시집을 보면 더 울 수 있을 거야.

다시 만날 수는 있어도 스승과 제자로써 만남은 이별일 테니 울림이 없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작별을 고해야 하는 일은 분명 끝의 울림이다. 만남의 서먹함. 헤어짐의 아쉬움. 이 처음과 끝에서 울림이 있고 울림은 떨림이 있고 떨림은 울게 만든다.

그래서 딸아이는 시험을 앞두고 시집을 사달라고 했던가.

음. 이러다 시인 나오게 생겼다. 울림이 정교해지고 운율을 더하고 멜로디를 붙이면 음악이고 가사를 붙이면 시가 될 것이니까.

하기야 울림에 긴장감은 필수이다. 살다 보면 죄를 지은 범죄자가 잡힐까 두려움에 떠는 것보다는, 살면서 존재적인 울림이 있어야 한다. 내가 50대에 아직도 시험을 치르고 싶었던 이유가 떨림을 유지하지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시험을 치고 긴장을 하고 기뿜과 좌절의 교차점에서 내 인생의 발걸음이 운다. 이렇게 자발적이고 품격을 유지하고 자기 스스로 대견스러움의 떨림. 이는 곧 살아 있음의 울림이 아니겠는가.

시인의 시가 그래서 떨림이 울림으로 운다고 표현했듯이 우리 생에 저변으로 깔린 자기만의 방식으로 울어보자.

울지 못하는 것은 죽은 것이다. 살아 있는 자의 권리이자 의무가 운다.

 

PS : 알라딘 이웃분의 책 선물로 시인의 울음을 잘 읽고 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김**님]에게 무척 감사의 안사안부를 전합니다. 책이란 것이 이렇게 이 가을날 딱 울기 좋은 시기에 울음이란 선물을 주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울어야겠습니다.아참 그래서 또한 알라딘 이웃분 [서***님]에게 "빼*로"도 받아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 모두 마음씨의 울림이 컷음을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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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13:59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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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7-11-14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인문학적 소양을 따님이 그대로 물려받은 모양입니다.
목요일 춥다는데... 대구는 특히 더 추울텐데
몸도 마음도 떨면 안 되는데.... 울림은 괜찮지만 떨림은 앙돼요~
차분하고 착실한 범생 따님이라 수능 잘 볼 거예요.
12년 학업의 종결. 시험 하나로 그 모든 게 판가름 난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요....

yureka01 2017-11-14 08:58   좋아요 1 | URL
수시 떨어졌어요 ..ㄷㄷㄷㄷ
그런데 좀 씩씩한 모습이랄까요..

네 씩씩하게 나갈 듯합니다..
뭔가 개그 소질도 있어 보이고..뭘 해도 웃껴서...ㅎㅎㅎ

웃끼게 잘 할 거라 믿습니다.흐..

2017-11-14 10:03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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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4 10:09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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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4 11:47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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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4 12:02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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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09:56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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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13:08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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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1-15 1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내일 시험 따님도 긴장하지 않고 잘 보기를 기원합니다. 기좋은하루되세요^^

yureka01 2017-11-15 13:07   좋아요 2 | URL
ㅎㅎ 제가 시험치는 거 보다 더 떨리네요..큭...
감사합니다~^^..

AgalmA 2017-11-15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동혁 <6> 좋은 시집인데 따님 안목이b 제 지인은 딸이 인스타그램류 짧고 웃긴 감성 위주 시집 사달라고 해서 슬펐다고....

yureka01 2017-11-15 20:06   좋아요 2 | URL
수능 끝나고 시집이라도 실컷 읽고 싶다고 하더군요..ㄷㄷㄷㄷ

2017-11-15 20:48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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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21:55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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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23:28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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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23:35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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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년 빠짐없이 들(찍)었던,

억새 빛.


자연의 순리를 들었던 것과 같았다.


시간의 무상감은

때로는 찬연하게,

가끔은 처연하게,

그 모든 들었던 것에 대한 아연스러움으로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러나 매번 들었던 자연의 순리가 아니었음에도,

광장에 나갔던 사람들의 손에 들은 촛불은

억지가 순리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사진은

어떻게 이렇게 명징하게

회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을까.


지나고 나면 다 꿈같은 시간.


한때의 울분과

한때의 기쁨과

한때의 서러움과

한때의 그 모든 것들이

시간이란 거대한 사라짐 속에서

오늘도 사라진 빛을 기억한다.


우리가 과거를 보고

앞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네이버 (사진) 블로그에도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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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8 11:22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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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8 11:31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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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1-08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억새 하면 유레카님이시죠.ㅎㅎ

yureka01 2017-11-08 15:04   좋아요 2 | URL
요즘 들판에 흐드러지게 폈을텐데,
저녁 해질녘이면 볼 수 있거든요..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흐느적거리는 억새 빛이 그립네요..

cyrus 2017-11-08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시간대가 햇빛과 억새가 만나는 시간이 아닌가요? ^^

yureka01 2017-11-08 16:10   좋아요 1 | URL
네 딱 4-5시이가 강렬한 빛을 냅니다...반사되어서 반짝반짝!~~~

2017-11-08 18:38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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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절박하면 헛것이 보일 때가 있다.

가급적 절박한 욕망을 만들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우리네 삶이라는 게 대부분은 욕망에 젖어 있다.

 

삶이란 곧 욕망의 또 다른 이름 아닐까 한다.

달리 말해서 이 욕망은 우리가 정확히 판단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욕망을 완벽히 없애는 것이 곧 죽음이라면,

욕망의 조절을 통해서 억누를 수 있을 때만이

착각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원리를 알면 인지의 허상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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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07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기루는 사막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절박한 욕망에 사로잡히면 눈에 실체 없는 허상이 보이죠. 감정이 만든 신기루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yureka01 2017-11-07 13:42   좋아요 1 | URL
욕망이 만들어낸 신기루....그러게요~~~빙고!~
대부분 사기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욕망을 사기꾼이 이용하거든요....

stella.K 2017-11-07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신 그림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아요. 어지러운데요?ㅠ

그렇죠. 살아있기 때문에 욕망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욕망이 뭔 죄겠습니까?
그 욕망을 지혜롭게 다스려야 하는 건 늘 인간의 몫인 것을...흐흑~

yureka01 2017-11-07 18:14   좋아요 2 | URL
사는데 있어서 욕망이 착시를 일으키니 어지러운 시대인 것만은 확실한듯해요.
물론입니다.살아 있으니 욕망이 전혀 없을 수가 없는데,
말씀한 것과 같이 얼마나 지혜롭게 컨트롤 할 수 있느냐..이게 관건인거 같아서요...

감은빛 2017-11-07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뇌가 눈이 본 모든 시각정보를 전달하는 건지 가끔 의심이 들어요. 정말 세상은 내 눈에 보이는 것처럼 생겼을까? 난 정말 거울에 보이는 것 처럼 생겼을까? 이런 의심이 들 때가 있어요. ㅎㅎ

yureka01 2017-11-07 18:15   좋아요 1 | URL
네 사람의 뇌도 정확히 객관적으로 보려들지는 않죠.
일정부분 인식에 의한 보정을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럼요..의심해볼만한 착각들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11-07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움직이는 것인지, 제 눈이 움직이는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림을 똑바로 보려 할 수록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보면, 그림이 아니라 ‘보고자 하는‘ 마음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ㅋ

yureka01 2017-11-07 18:17   좋아요 2 | URL
그림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시선이 움직임이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따름이니 말입니다.
네 의도가 착시를 불러 일으키는 ^^..
그런 말있죠.,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고 했죠.딱 이거예요..ㅎ

강옥 2017-11-07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 편의 디카시 같은데요~
아님 포토포엠이거나.
다 내려놓고 사는 사람 진짜 있을까요?
오욕칠정에서 평생 헤어나지 못하는 게 중생이라는데.....

yureka01 2017-11-07 22:33   좋아요 1 | URL
물론이죠..다 내려 놓으면 죽죠.
관건은 이 욕망의 콘트롤할 수 있는 자기조절력에 대한 혜안이 필요해서 말이죠..
너무 과해도 욕구불만이고 너무 적어도 스스로 망가지거든요..
언젠가 다 내려 놓을 수 밖에 없는 인생이지요...결국은~~^^..

나와같다면 2017-11-08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절박하면 헛것이 보일까요..?
그 절박함에 위로가 되기를..

yureka01 2017-11-08 13:42   좋아요 2 | URL
넉넉하고 여유로움이 참 절실하더라구요..ㅎㅎㅎ^^

2017-11-16 11:09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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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 11:35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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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 12:16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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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 17:11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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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 건설업에서 나와 같은 업무 일을 보는

지인에게서 받은 사진집.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담은 사진들이

큰 사이즈로 배열되어 있는 책.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유명한 커피

예가체프 한잔 마시고 싶게 만드는 사진들이다.

 

커피 나무,

거친 손으로 딴 커피 콩 열매,

껍질을 까고 말리는 마당,

장작불에 지핀 낡고 녹슨 철판 위에서  로스팅된 원두.

그리고 돌로 빻은  커피.

 

땟자국이 꼬질꼬질하게 뭍은 텅스텐 머그 컵에

투박하게 내미는 쓴 커피는 아프리카의 맛은 아닐까.

아마도 지금 우리나라 대형 네미잉 커피 한잔 값은

그들의 하루 밥값보다 비쌀텐데.

안되겠다. 커피 한잔,

진~~하게 내려야겠따.!~

 

<PS : 이런 책은 알라딘에서는 검색 블능.ㅠㅠ)

 

 

 

------------------

표지 사진에 대한 느낌 :

 

아프리카의 바오밥나무 한 그루

원경으로 포커스가 맞았다.

그런데 앞에 양동이를 이고 지나는 어미와

손을 잡고 뒤따르는 아이는 인포커싱으로 흐릿하다.

물론 앞인데 바오밥나무보다 더 크게 보인다.

모정이 흐릿할지라도

확실히 바오밥나무보다 더 크다는 걸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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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1 21:11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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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02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된 사진 구도를 보니까 박수근 화백의 그림이 떠올렸어요. 사진에서 평화로운 안정감이 느껴져요. ^^

yureka01 2017-11-02 14:03   좋아요 1 | URL
아프리카로 가서 꼭 커피 관련된 사진 한번 찍어 보고 싶더라구요..ㅎㅎㅎ

2017-11-02 18:37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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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2 22:12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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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7-11-03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햐~~~
사진 좋은데요.
그야말로 심쿵하게 만드는데요.....
저 한 장의 사진 속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읽히는군요.
알리딘에서 살수 없다니 유감인데요.... 다른 데 검색하면 나올라나???

yureka01 2017-11-03 13:54   좋아요 2 | URL
이 사진집이 마다카스카르의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는 비용으로 쓰인다고하더군요.
에티오피아가 6.25전쟁때 우리나라를 도우러 와준 참전국이거든요...
피흘려 싸워준 댓가치고는 너무 소소한 우리들의 인정머리입니다,
그런데이 사진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배움을 주는 사업을 하다니 놀랍죠..

네..알라딘 검색안되고..다른 온라인 서점에서도 검색 안되더군요..
전시회때만 파는 사진집이었습니다.정식 출판물등록이 안된 사진집이더라구요..
아마 대부분 사진집이 전시회에 겸해서 판매되고 있으니
전시회 못가면 사실 일반적으로 구입이 어렵더라구요..

2017-11-03 16:41   좋아요 1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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