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고 싶은 사진 - 대한민국 사진 고수들에게서 발견한 좋은 사진의 비밀
윤광준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통상 제야라고 하면 제도권 밖을 말한다. 제도권은 광의적으로는 메이저 무대일 테고 제야는 마이너 그룹으로 의미한다. 즉 비공식적이란 뜻으로도 통한다. 따라서 잘 들어내지 않거나 혹은 숨어 있다. 이는 어느 분야나 다 비슷하다. 사진 분야도 메이저급이 있고 마이너급이 있으니 그야말로 숨어 있는 고수들이다. 이런 숨은 고수들의 사진을 책으로 해설한 책이다. 2018년도에 개편으로 없어진 네이버 포토 갤러리의 사진 해설과 감상으로 엮은 책으로 제야의 고수들이 담은 사진을 엄선해서 엮었다. 다양한 시각과 더불어 저마다의 고유한 색깔과 생각을 사진으로 응축시켜 놓은 사진이다. 특히 사진을 해석하는 재미가 아주 좋은 설명서와도 같은 책이었다. 한 번쯤은 찍고 보고 싶었던 그 장면들과 그런 생각을 사진에 녹여 낼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동기를 부여해 주기도 한다.



일전에 네이버 갤러리가 문을 닫았다. 한창 카메라가 보급되고 대중화되면서 여러 사이트에서 사진을 포스팅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생겼다가 현재는 대부분 사라졌다. 다른 곳으로 흡수 합병된 케이스도 있으나 사진으로 구성된 전유 공간이 시대적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전용 공간은 사라졌다. 사진이란 고유한 카테고리 항목도 사라졌으니 사진을 담는 인구가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대신에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이 늘었다. 카메라 뷰 파인더로 정조준되는 포커스가 아니라, 폰의 디스플레이로 보고 담는 사진이 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진은 일부 작가들에겐 여전히 예술적 표현의 한 방식으로 사유를 추구하고 있다. 흡사 영상미디어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라디오의 소리는 사라지지 않았고 각기 그 고유함으로 명맥을 이어간다. 하나의 장르가 완전히 사라진다라기보다는 소수화되고 정예화되어 간다는 거다. 사진 인구가 줄었으나 줄었던 정도에 비해서 사진의 고수는 점점 그 수준을 높이고 고도화되어 가는 예술의 전유적 뜻을 더더욱 압축시키는 거다. 영상 미학의 시대에 사진이 사라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진은 영상으로 표현되는 순간의 찰나에 고유한 방식으로써 계속 사진을 찍어 나갈 것이고 순간은 순간대로의 예술화한다.



일상은 무참하게 지나버린다. 시간에는 자비도 없고 예외도 없다. 다만 지나쳐 버리고야 마는 절대성만이 가질 뿐이다. 시간의 변화는 한순간도 멈춤도 없는 이 와중에 사진은 그 찰나의 순간만으로 멈춘 채 의미와 상징성을 부여하고자 한다. 비정하게도 예외를 허락하지 않는 자신의 일상을 잠시나마 허용하듯이 객관화 시켜 보는 관점의 벗어남을 사진으로 대신하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찰나의 예술이라는 상징은 그래서 더 자신에게 꾸밈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 던져진 코나투스였는 거다. 이 책에서 일상의 사진이든 예술적 관점의 사진이나 풍경의 원근에서 각기 저마다에 느껴지는 고수의 향연들을 마주하는 듯하고 이를 근사하게 해설로써 사진을 풀어쓴다. 사진은 사진 자체만으로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적인 의미로 향유하고 공유한다. 비록 사진 인구가 현저히 줄었다고는 하나, 제야의 마이너적 고수들이 자신의 일상에 대해 지나쳐 버리는 것들을 잠시나마 객관적 관점의 시선으로 모든 피사체와 마주하는 시간에 대한 무참에 저항한다. 지나쳐도 지나간 흔적을 통해 현재의 부재성에 도전한다. 존재는 부재로써 증명되는 것이 사진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사진은 찍는 것으로만 국한된 예술이 아니라 끝없이 해석해야 한다. 시가 은유없이는 존재하지 않듯이 사진은 해석 없이는 존재할 이유는 없다. 존재는 결국 흔적을 만나고 그 흔적의 원인과 결과와 과정과 미래의 파장을 끝없이 휘저어서 해석하는 것이 사진의 존재론적인 가치가 아닐까 한다.



현재, 전 지구적 사고와 사건들이 한창이다. 기후는 몇 백몇만 년의 변화가 급격하게 수십년 만에 변화를 겪고, 의료기술이 발전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몸살을 앓고 사람들이 아파 죽기도 한다. 암덩어리는 여전히 다 해석도 다 하지 못해 병실에서 호스피스의 잠언을 들으며 인간의 존재에 대해 끝자락에 서 있기도 하다. 코로나가 발병한 지금. 여전히 아랑곳도 하지 않는 지금은 봄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봄의 현실 앞에서 마주하는 오늘의 봄은 과연 봄처럼 보고 있기나 한 걸까 의구심마져 든다. 그래서 찍는 벚꽃 사진과 모란 꽃 사진의 현실을 마주하니 존재의 부재가 떠오른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20-03-25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지 않은 뉴스만 접하면서 살다 보니 벚꽃이 활짝 핀 시기가 왔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어요. 내일부터 이틀 동안 비가 오고 나면 벚꽃 이파리 다 떨어지겠죠? ㅠㅠ

yureka01 2020-03-27 14:13   좋아요 1 | URL
벚꽃잎 오늘 비내리니 다 떨어지나 봐요..
봄이 오는 줄도 모르고 보내야 하는게 서글프긴해요..
들로 나가면 지금 냉이 쑥들이 마구 나오더군요..
주말엔 나물 캐러 갈려고 합니다...사람없는 곳으로 나가서
봄바람이라도 쒸세요..

페크(pek0501) 2020-03-26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사진을 감상합니다. 프로는 다르군요. 저도 봄꽃 사진을 올렸는데 이렇게 다를 수가... ㅋㅋ

yureka01 2020-03-27 14:14   좋아요 2 | URL
지금 새싹이 나오고 ..점점 연두빛을 더해가더군요..
야외로 나가서 사진이라도 찍으며 봄날을 누려 보도록 하입시다..~~~

강옥 2020-03-31 0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포토갤러리
나름 재미있었는데 없어져서 참 서운했어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사진이 많았는데 말이죠.
실은 사진보다 해설이 더 볼만했어요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딱딱 짚어주어서.....
사진 전문가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고 느겼던.

서울 갔다 어젯밤에 왔어요. 올해는 벚꽃이 전국 동시에 개화한 것 같네요.
남쪽은 절정이 살짝 지났고 서울은 이번주가 딱 좋겠네요
맨 앞의 사진이 겁나 마음에 듭니당 ^^*

yureka01 2020-04-03 20:38   좋아요 1 | URL
그저 한 때 바람처럼 지나가 버린 사진 아마추어 세계로 끝났네요..
모두 작가급으로 카메라 들고 다니던 시절은 이젠 추억으로 남았으니까요..
무척 아쉽더라구요...

여기는 벚꽃잎 다 떨어지고 새잎사귀 피어났네요....ㅎㅎㅎㅎ

2020-04-02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3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3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4 0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4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5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4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5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4-04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는 벚꽃이 핀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저희집 앞은 이제 꽃이 필 것 같은 모습이예요.
유레카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yureka01 2020-04-05 18:17   좋아요 2 | URL
이제 벚꽃도 끝물이더라구요,,,
네..이번 봄은 정신없이 지나는듯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