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 평화 발자국 25
박건웅 지음 / 보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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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습격을 받을 때가 있다.
혹은 내가 괴물이 된 듯 할 때가 있다. 살아 오면서 혹은 역사 속에서 만나게 되는 숱한 괴물들은 모두 평범한 이들을 먹고 산다. 평범한 이들의 약점을 파고들기도 하고, 정신없이 휘몰아쳐 악에 함몰되게 하기도 한다. 지치고 힘들어 할 때, 에라 모르겠다 할 때 우리 또한 괴물을 닮는다. 그렇지만 잘 모르겠다. 어떻게 괴물이 되지 않고 악에 함몰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박건웅작가님은 <제시이야기> 를 통해 처음 접했다. 독립운동가들의 삶, 그 중 아이를 키우며 쫓겨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평범함과 우리와 닮은 고민도 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 대단하고 그들의 희생이 와닿는다. 내 이웃같은 혹은 옆집 새댁같은 이들이 지독하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 부모이면서도 동시에 독립운동가이기엔 너무 힘든 상황, 그래서 그들의 결연함의 깊이조차 가늠하기 힘들다. 그림들이 섬뜩하고 무섭다. 그런데 그 모습들이 과거였고 또 지금의 현실이라게 씁쓸하다. (5.18, 노근리, 세월호, 청소용역,아파트, 불신자옥 등등 다양한 역사와 현실을 그린 만화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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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2-20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은 사람들의 평범한 침묵이다..라고 나오네요..권력은 그래서 침묵을 바라겠죠? 이런거 알게 되면서 귀신이 안무섭더라구요.흠..🧔

mini74 2021-02-20 17:21   좋아요 2 | URL
맞아요. 어릴 땐 귀신이 제일 무서웠는데 크고 나니 귀신보다 더 무서운게 많더라고요 *^^*

라로 2021-02-20 2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간단하면서 선 때문에 그런가 공포심 그냥 유발하네요. ˝지치고 힘들어 할 때, 에라 모르겠다 할 때 우리 또한 괴물을 닮는다.˝ 미미님의 이 말이 콕 박힙니다. 괴물이 안 되고, 괴물에게 잡혀 먹지도 않으려면,,지치고 힘들어도 에라 모르겠다 하지 말아야지...^^;; (근데 저는 뭐 살때 저런 마음이;;;ㅎㅎㅎㅎㅎㅎㅎㅎ)

mini74 2021-02-20 21:49   좋아요 1 | URL
라로님은 그냥 고우신 걸로 ㅎㅎ 애라이 모르겠다가 아니라 너죽고나죽자로 달려들어 정의구현하실 것 같아요 *^^*

레삭매냐 2021-02-20 2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알라딘 중고서점에 방문했다가
이 책을 집어 들었었는데... 이런
우연이 다 있나요 :>

mini74 2021-02-20 21:47   좋아요 0 | URL
전생에 책으로 맺어진 인연? ㅎㅎ 저도 무지 반갑네요 *^^*

scott 2021-02-21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고 싶으면 우리처럼 잠든 척,,,,
이렇게 잠든척하다가
어느새 괴물과 함께 잠들어버리는 ,,,
전,,망태 할아범이라도 잠든척 못함 ( •̀∀•́ )✧
 

이제 1권 시작
총 6권에 7.5kg입니다.
책 들고 읽긴 힘들듯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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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4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
힘내십쇼!!!

scott 2021-02-14 2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미니님 연휴 마지막 날에 드디어 마법의 책장을 열으셨군요. ㅋㅋ
1권은 온갖 상을 휩쓸어버린 전설의 시작!!
완독을 향해 홧팅!ლ(╹◡╹ლ)

mini74 2021-02-14 23:29   좋아요 2 | URL
뒤에 달린 주석 찾아가며 읽고 있습니다. ㅎㅎ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

미미 2021-02-14 2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궁금했는데! 리뷰 기다릴께요!👍😆

mini74 2021-02-14 23:31   좋아요 1 | URL
아이 읽는 속도가 빠른 걸 보니 뭔가가 있나봅니다. 저는 지금 새로운 세계관과 설정을 따라가느라 ㅠㅠ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

초딩 2021-02-14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책의 무게는 굉장히 신선합니다.
일단 저울을 사고 싶어졌어요! 정밀한... :-)
비커 사듯이요.

mini74 2021-02-14 23:40   좋아요 1 | URL
다른 책에 비해 너무 무거워서요 ㅎㅎ 저희집 개님보다 더 무겁습니다 ㅎ

페넬로페 2021-02-15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드뎌 시작하셨네요^^
완독 기원합니다**

dollC 2021-02-15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빨리 왔으면...!
미니님 완독 기원합니다^^ 근육통 조심하세요ㅎㅎㅎ
 
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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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차, 서대사법, 백제의도장 등 역사 속의 소품들과 해적등 역사 속의 조연들에 보물찾기란 소재와 장희란 요망한 말재주를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중편소설이다.
또 한명의 주인공인 착하고 순수한 한수생, 특히 한수생이 마을 사람들에게 쫓겨 나는 모습은, 인간들의 사악하고 적반하장인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냥 명랑모험극? 이라 생각했는데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사회풍자적이다.

( 얼마 전 유퀴즈? 에 곽재식 작가님이 나오시는 걸 봤다. 우와. 팟캐에서 이젠 방송까지. ㅎㅎ 정말 폭넓은 지식과 호기심으로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풀어놓으시는 작가님. 괴물 백과 사전도 재미있게 봤고 그 외 책들도 참신하다. 작가님의 호기심이 마르지 않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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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2-13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곽재식 작가님이 하시는 팟캐 이름이 뭔가욤? 들어보고 싶네영~ 책도 저장~😊

mini74 2021-02-13 11:08   좋아요 3 | URL
과학하고 앉아 있네 란 곳에 거의 고정으로 나오세요.~ 곽재식작거님은 이 책보다 괴물관련 책이 좀 더 재미있습니다 *^^*

붕붕툐툐 2021-02-13 11:22   좋아요 2 | URL
앗, 넹넹~ 괴물관련 책👌
감사합니당!!😊
 

명절연휴가 다가옵니다. 올해는 대부분 집콕이시죠.. 저는 승리호도 보고 재미있는 소설책 읽으며 보낼까 합니다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책을 소개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북플 친구님들은 어떤 재미있는 책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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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0 12: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진짜 재밌죠? 저도 정말 좋아하는 책. 승리호는 남편이가 먼저보고는 재미없다고 혹평을 해서 패스할 예정입니다. 남편과 저의 영화취향은 거의 일치하는지라.... ㅎㅎ 설명절 잘 보내시고 복도 듬뿍 받으세요.

mini74 2021-02-10 12:27   좋아요 3 | URL
바람돌이님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승리호, 갈등이네요 ㅎㅎ

바람돌이 2021-02-10 1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세요. 넷플릭스 어차피 돈 따로 더 내는것도 아닌데요 뭐. ㅎㅎ

scott 2021-02-10 1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크애비뉴 영장류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저자가 연구한 학문과 뉴요커 토박이들과 기냥 뉴요커처럼 되고 싶은 이들 정말정말 현실적이게 묘사했어요 가즈오 이번에 나오는 신간 클라라 고대하고 있는 1人ㅋㅋ 나를 보내지마 영화도 리스트에 추가! 미니님 설연휴 가족 모두 평안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

mini74 2021-02-10 12:35   좋아요 3 | URL
scott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신간이 나오는군요. 저도 기대됩니다.

승리호. 아이가 옆에서 김태리봐야된답니다. ㅎㅎㅎ

미미 2021-02-10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4권이라 캡쳐했어요!! <존재의 ..>제목부터 끌리네요. <플립>영화 너무 좋아하는데 원작이 있었군요~♡ 오늘도 미니님덕분에 득템ㅋㅋ
아! 미니님도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mini74 2021-02-10 13:24   좋아요 2 | URL
미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미미님덕에 자주 줍줍하며 행복하답니다 *^^*

페넬로페 2021-02-10 1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세상이 참 재미있는게 어쩜 이렇게 알라딘 친구분들이 올려주시는 책들이 다양하고 다채로운지 항상 흥미롭고 새로워요^^
mini님! 명절 연휴 책과함께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mini74 2021-02-10 15:44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하나 2021-02-10 15: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책 좋아해요. 일지 형식이 특이했던 게 오래 생각났어요. 어마어마하게 흡입력 있는 일화들도 좋았고요 ^^ 연휴 독서와 함께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요 🙏

mini74 2021-02-10 15:45   좋아요 2 | URL
하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레이스 2021-02-10 15: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제 코위 주름을 하나 더해준 책예요.읽는 내내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았거든요. 황량한 마음과 거칠것 없는 행동들, 세상을 바라보는 비틀어진 시선들로 보이는 내용을 그대로 읽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행복한 명절 되시길...

mini74 2021-02-10 16:02   좋아요 4 | URL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지요.^^ 그레이스님도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2-10 16:18   좋아요 3 | URL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이 제겐 인상적이었습니다.

mini74 2021-02-10 16:19   좋아요 3 | URL
< 문맹> 꼭 읽어보고 싶어요 ~ 고맙습니다 ~

붕붕툐툐 2021-02-10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만날 뻔하다가 못만났는데(단편 독서모임 지정작이었는데 제가 그 주에 참석을 못해가지고), 미니님이 추천해 주시니 다시 연결고리가 생기는군요~ 저도 명절 책과 보내려고 책을 잔뜩 쌓아놨어요!! 해피 명절 보내세용!!😊😊

mini74 2021-02-10 19:01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도 행복한 명절 보내시고 즐독하세요 *^^*

초딩 2021-02-13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재 넘넘 잘 봤고
ㅎㅎㅎ 승리호 봤는데 진짜 잼 있더라구요.
그리고 뭔가 동시 통역 같이 말히니 사실감도 더 해지는 것 같고요

mini74 2021-02-13 10:34   좋아요 1 | URL
ㅎㅎ 사람들이 승리호는 한국의 교육열을 보여주는 영화래요. 노숙자생활하면서도 글씨공부 시키고. 형편 나아지니 꽃님이 학원 보낸다고 ㅎㅎ 재미있게 보셨다니 저도 신나네요 *^^*

초딩 2021-02-13 11:39   좋아요 1 | URL
사실 그게,,,,,
도박과 같은 sns를 하는 부모를 꼬집는 부모 영화같기도해요 ㅋㅋㅋㅋ
 
테라 인코그니타 - 고고학자 강인욱이 들려주는 미지의 역사
강인욱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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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융적, 사방의 오랑캐. 자신들 말고는 모두 야만이며 괴물이라는 생각은 그 뿌리가 깊다. 중국의 산해경이 그렇고 유럽의 맨더빌 여행기가 그러하다. 그런 생각들은 꼬리를 물고 현재까지 이어져, 이젠 그 모든 나라들이 자신들의 속국이었다 말한다. 숟가락 얹기가 심하다. 중국은 동북아공정으로 역사왜곡을 해대더니, 이젠 일대일로라며 중국중심의 실크로드 역사관으로 그 주변 나라들을 삼키려 하고 있고 진행중이다.

유럽이라고 달라겠는가. 그들은 아메리카의 뛰어난 고대문명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과거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라는 둥 그래서 이 땅은 지금 현재의 백인들이 되찾은 거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참 정성스럽게도 믿는다. 중국은 진시황의 불로초를 찾으러 간 서복을 내세워,서복이 제주도와 일본뿐만 아니라 신대륙까지 갔다는 주장, 산해경의 부상이란 곳이 바로 신대륙이라며 부지런히 과거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거기엔 부여, 읍루, 고구려 발해 등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역사도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도 치밀하다. 임나일본부설을 통해 대륙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 사실을 묻고, 역으로 그들의 지배를 주장, 조선에 대한 식민지는 옛땅을 되찾은 것뿐이라고 말한다. 거기다 갈수록 가관, 그들은 그들이 본받고자 하는 문화속에 편입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들의 기원은 북방민족에서 유대인까지 주장하는바가 다양하다.

그 외에도 신라의 금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북방 유목민과의 공통점, 기자조선, 흉노, 온돌등 다양한 고대사를 통해 기원과 의미, 연관성을 이야기한다.

테라 인코그니타. 제목처럼 미지의 땅은 과거에 있다. 우리가 무심했던, 기록에서 소외되어 역사에서도 조금은 경시당한 과거의 역사와 기원은 결국 누구의 어떤 민족이 더 뛰어났고, 누가 더 먼저였는지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논리는 결국 현대에 와서 정치와 욕심으로 왜곡되고 이용되어 진다.

임나일본부설, 금석병용기와 북방문화론은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파괴하고 왜곡하고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되었다. 그리고 그런 지식들을 대변하는 어용학자들은? 서양에선 철저히 배격당하지만 우린 어떨까.

일본의 혐한은 왜곡되고 잘못된 역사관에 기인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유라시아와 한국의 고대사에서 잊힌 민족들의 몫을 찾아주고 새롭고 제대로 된 역사관에 대한 안목을 키울 것을 부탁한다.

역사수업의 첫 시작은 ˝역사란 무엇인가“로 시작하지만, 실제로 역사가 무엇인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는 모른체, 그저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의 차이를 배우는 것이 다다. 아이들은 첫 학기 역사수업에선 꽤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룬다. 구석기와 신석기 등 주로 고대사를 배우는 첫 학기엔 외울 것이 별로 없다며 좋아라 한다. 그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미지의 땅이다. 잊힌 고대사와 제국주의 등에 의해 의도적으로 덮이거나 왜곡된 고대사를 새롭게 제대로 알아나가는 것, 중국에 의해 오랑캐로 폄하된 그들의 문화를 제대로 알아보는 것, 제국주의에 의해 문명의 주인마저 바뀌는 마야와 아즈텍 등의 문명, 흉노와 돌궐, 시베리아의 북방민족 그들의 제대로 된 이야기들을 유물과 유적등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야말로 중국 등의 역사왜곡에 대항하는 방법이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많은 걸 생각하고 알게 해 준 책이다.

미지의 땅과 그 안의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들을 정복하여얻은 전리품을 박물관에 채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크노로조프는 편견 없이 문화의 보편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연구 결과로 몸소 증명했다. 지난 1년 사이 전염병으로 인해 세계각국은 다시 고립되고 있다. 이러한 고립의 시대에 냉전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넘어 세계적인 업적을 이룬 크노로조프의 연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너무나 자명하다.

수천수만년 전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와 전혀 관계가 없을까? 고고학은 제국주의 열강이 약소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문화재를 강탈하면서 발달한 근대 이후의 학문이다. 서구 각국의 박물관을 가보면 수많은 나라에서 들여온 차고 넘치는 세계적인 유물에 압도되곤 한다. 그들은 부끄러움도 없이 식민지에서 가져온 전리품을 자랑스레 전시함으로써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다. 반면 식민지였던 나라들에게도 고고학은유용하다. 신생국가들은 독립 이후 자신들이 만든 나라의 정체성을 홍보하기 위해 문화재와 역사를 적극 활용한다.
고대사와 고고학은 19세기에 그랬듯 21세기에도 여전히 각 나라에서 너무나 중요한 주제로 다뤄진다. 그 이유는 바로 미지의 역사, 잘 모르는 지역을 이용해 자국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투영하고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도 과거사는 현대 국가들의 분쟁의 씨앗이다. 동북공정과일대일로 정책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역사 만들기, 일본이 한국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만든 임나일본부설 등 고대사는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도적 프로크루스테스가 침대 길이에 맞춰 나그네의 다리를 자르듯 각국의입맛에 맞게 재단되고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과거에 대한 환상을 무너뜨리고, 듣기에 따라 거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지의 땅을 편견 없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대국가들이 씌워놓은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미국의 인디애나 존스에서 일본의 임나일본부까지 미지의 고대를 둘러싼 씁쓸한 이면들을 살펴보자.

어용학자를 바라보는 서양의 관점은 상당히 비판적이다. 여름들면 지금까지도 서양에서는 학문 연구에 있어 나치에 부역했던학자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며, 그들의 이름은오로지 비판을 위해서만 인용된다. 이러한 냉정한 평가는 그 사람들의 개인적 능력이나 성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제국주의 고고학의 폐해는 그들이 성격 파탄자거나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관점을 암묵적으로 따라가는 연구 경향이 결국 수천만명을 고통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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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09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 보고싶어요. ^^

mini74 2021-02-09 19:51   좋아요 0 | URL
쉽게 읽히고 재미도 있었어요. 작가님이 글을 잘 쓰시거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