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 유병재 대본집
유병재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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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대본집으로 다시금 우리에게 글로 웃을 수 있게 해줄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 [유니콘 : 유병재 대본집]은 작가 유병재를 상기시켜 준다. 일단 볼륨의 어마어마함에 놀라게 되고 오리지널 대본이 주는 재미와 감동에 빠져보게 된다. 책은 시트콤과는 다른 묘미를 즐겨볼 수 있는데 실제로 스타트업을 차리고 경영해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해주며 각각의 주인공들 에피소드를 보며 캐릭터를 좀 더 잘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유니콘이 어떻게 시작되게 되는지 초기 기획안과 아이디어 스케치를 보니 모든 일의 시작은 비슷한 맥락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스타트업의 웃고 우는 이야기들이지만 이 이야기는 엄연히 '시작'에 대한 이야기다. 시작이 있기에 끝이 있기 마련, 유티콘 안에서 시작과 끝이 어떻게 맺어질 지 독자는 대사를 통해 화면을 상상하고 상황을 재현하며 조금 더 그 안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대본집이지만 읽다 보면 고화질의 대사 화보가 꽤 많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하인드 스틸컷이라니 독자에겐 선물같은 존재다. 사실 오버스럽기 짝이 없는 인물들로 묘사되는 듯 하지만 어느새 읽다 보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캐릭터들이란 생각에 동의하게 된다.

국내 최초의 시트콤 대본집이 된 [유니콘 : 유병재 대본집]은 유병재와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제작진이 함께 했으며 유니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스티브 역에 신하균 배우가 연기를 해 더욱 완성도 높은 시트콤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내용은 K-스타트업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인데 충분히 개연성 있고 실제로 서울 한복판 어딘가에 이런 맥콤과 같은 스타트업이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읽으면 읽을수록 들게 된다. 블랙코미디의 대가답게 유병재는 이번에도 직장생활 속 다양한 웃긴 이야기를 풍자하며 직장러들의 공감을 불러 모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내 맘에 제일 들었던 것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디이어 스케치다. 잘 공개되지 않는 콘텐츠이기에 신선하기도 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구나를 느껴볼 수 있어 좋았다. 스타트업 회사들의 목표는 유니콘이 되는 것이다. 유니콘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뜻하는 말로, 우리가 기업을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분류하듯 스타트업 역시 유니콘이란 용어로 인해 그 수준을 파악해볼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외국 콘텐츠나 영화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한 스타트업 이야기였기에 K-스타트업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의 가부장적 조직문화와 수평적으로 보이는 스타트업이 어떻게 잘 어우러질지 내심 그 안이 궁금했는데 적어도 맥콤에서는 이런 모습이었구나를 자세히 알게 되었다.

실제로 쿠팡플레이에서 12부작으로 시청할 수 있었던 오피스 시트콤 [유니콘]은 신하균, 원진아, 김영아, 이유진, 이중옥, 배유람, 허진석 등이 함께 출연했다. 사실 시트콤을 통해 알게된 배우들이 많아 더 신선했다. 미워하고 싶어도 귀엽고 엉뚱한 매력에 맘 먹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종횡무진하는 [유니콘]을 보고 대본집도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 전혀 다른 두 장르가 주는 느낌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초판 한정 사은품으로 받은 유병재 대사 스티커와 스탠딩 북마크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소장가치 100%로 여기 저기 잘 써먹을 수 있겠다. 가끔 우울할 때, 심심할 때, 웃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 이 책 [유니콘:유병재 대본집]은 그런 우리의 니즈를 유머로 채워줄 것이다. 유병재는 신기한 사람이다. 읽을수록 유병재가 이걸 쓰고 기획했다는 것이 놀랍게 다가온다.


ⓒ본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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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 구겐하임 - 예술 중독자 현대 예술의 거장
메리 V. 디어본 지음, 최일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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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편하고 안일하게 살 수 있었을 신분과 지위, 가정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신념과 취향을 바탕으로 예술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이 있다. 페기 구겐하임 덕분에 구겐하임미술관에서 현대 예술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었다. 페기 구겐하임이 궁금했다.

아트 컬렉터가 예술계를 이끄는 역동성의 주체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20세기 이전과 20세기 초반의 아트 컬렉터들을 어떤 모습이었으며 누구였을까? 궁금하던 차에 '예술 중독자'라는 별명을 가진 페기 구겐하임을 만날 수 있었다.

이름과 굵직한 행적의 큰 타이틀만 알고 있었던 페기 구겐하임은 알면 알수록 더 깊이 알고 싶어지는 인물이었다. 쾌락주의자, 전설적인 여성 컬렉터, 예술 중독자, 자유 연애주의자 등 그녀 앞에 붙은 타이틀은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예술은 나에게 사는 목적을 부여줬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을 척척 해낸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어느 예술가보다 더 정열적이고 뜨거웠던 그녀의 삶 덕분에 많은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우리들 앞에 설 수 있었고 그들에게 큰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귀한 독서의 시간이 되었다. 히틀러가 노르웨이로 진군한 날, 페기 구겐하임은 그림을 샀다. 그림의 주인인 화가조차 구겐하임의 이러한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행동이 있었기에 미래를 위해 봉사하는 행위로서 미술관과 갤러리가 만들어졌고 정체되고 동떠리지기 일쑤였던 예술이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침투하며 끌어들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었다. 광기 어린 자유 연애에만 관심 있었다는 편협적인 판단보단 당시 쉽지 않았던 그의 여러 행보에 좀 더 치중해 바라본 독서가 될 수 있었다.


​<을유문화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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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식탁 - 나를 위해 푸릇하고 뿌듯한
홍성란 지음, 안혜란 그림 / 샘터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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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먹거리 중에서 본연의 가치보다 평가절하된 것이 채소일 것이다. 고기를 좋아하고 고기의 유용함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밀려 정작 소중한 채소가 그 진가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채 사이드로 밀려난 느낌이랄까!

나 역시 육식파이기에 건강을 위해 샐러드를 먹는 정도였다. 집에서는 냉장고 야채칸에 늘 있는 채소들을 꺼내기 귀찮아 언제나 시들해진 상태로 보관하다 버리곤 했던 일상이었다. 그런 내가 변하기 시작한 건 나이가 들면서 건강을 생각해야 할 처지가 되고 나서부터다. 더이상 이전의 식습관을 고수하다간 몸이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러나 오랜 세월 채소를 멀리 하던 습관이 하루 아침에 고쳐질리 만무하니 어찌해야 하나 고민스러운 시간이 흘러 갔다.

이 책 [초록식탁]은 이런 상태였던 나에게 깜짝 놀랄만큼 푸릇하고 뿌듯한 초록 식탁이 선물해주는 다양한 가치와 이로움에 대해 눈뜨게 해주었다. 홍성란 저자의 표현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채소에 푹 빠지게 되고 먹고 싶어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내가 늘 우습게 여겼던 상추가 그랬고, 미끄덩거리는 식감이 비위에 거슬렸던 마가 그랬고, 늘 싹을 틔워 버리기도 무서웠던 감자가 그랬다.

또 하나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채소가 가진 다양한 영양성분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다. 그저 비타민 정도이겠지 했던 나의 무지가 수많은 영양소 이름 앞에서 '이럴수가!!'를 연발하게 했고 다채로운 레시피로 채소를 즐기는 모습에 '이렇게도 먹을 수 있다니!'라며 열광하기도 했다.

요리책이 아닌데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을 끼고 오늘은 어떤 채소로 어떻게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볼까 고민중이다. 즐거운 고민이니 마다하지 않는다.

'나는 기본적인 채소를 항상 하던 방식으로만 사용하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활용 범위를 넓혀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좋은 레시피를 발견하면 항상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 역시 매일 채소를 통해 다양성을 배우고 새로움에 도전하고 싶다. '늘 가까이 두는 채소인 만큼 더욱더 허투루 대하고 싶지 않다'는 멋진 자세로 말이다.



[샘터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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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치 인형 - 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70
소연 지음, 강나율 그림 / 샘터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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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화를 읽고 나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각박한 세상살이 그 어떤 장르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순수하고 맑은 감정을 느낄 때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데요. 이번에 읽은 책 [루이치 인형]이 바로 그런 미소를 제게 선물로 준 책입니다. 제 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작인 이 소설은 우리의 삶을 위로하고 어딘가에 있는 아름다움의 존재를 찾을 수 있는 의지를 허락해줍니다. 소설은 두 편으로 나눠지는데요. [루이치 인형]과 [바람이 부르는 노래]는 같은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를 펼쳐 더욱 흥미롭습니다.

낯선 이국땅인 미국 애리조나주 나바호족이 사는 곳에서 시작되는 [루이치 인형]은 나바호족이라는 신비스러운 느낌의 소녀 루이치와 소리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언어의 어려움으로 인해 미국생활이 힘겨운 소리에게 루이치는 특별한 친구의 소중함을 느껴보게 해주는데요. 우정과 함께 동물과의 교감,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까지 감정의 깊이는 더욱 넓어지며 견고해집니다.

[바람이 부르는 노래]는 루이치와 루이치의 친구 디야니, 회색 늑대 이스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루이치 인형]과 [바람이 부르는 노래]는 서로 연결되어 더 흥미로운데요. 신비스러운 감성이 넘쳐 나게 해주는 두 편의 이야기로 인해 어느새 애리조나주 나바호족이 사는 그곳 어딘가에 머무는 느낌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실려 있는 나바호족의 기도는 읽을수록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을 느껴볼 수 있었네요. 여러분도 기도문을 읽으며 비슷한 감정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나바호족 기도문]

'나무가 제 홀로 섰듯이

우리에게 용기를 가르치네

가을에 떨어지는 잎처럼

우리에게 이별을 가르치네

마른 들판이 비에 젖듯이

우리에게 감사를 가르치네'



[샘터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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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지옥에서 왔습니다 - 방송월드에서 살아남은 예능생존자의 소름 돋는 현실고증
김주형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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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예능의 돌풍이 불었던 시기엔 외출했다가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본방사수를 위해 서둘러 집으로 귀가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처럼 OTT가 없었을 때지만, 그렇다고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다. 본방이 주는 재미는 무시할 수 없었다. 예능은 웃을 일 없는 일상에 일주일치 웃음을 선물해주기에 웃고 싶어서라도 TV앞에 앉곤 했던 내가 떠오른다.

[런닝맨], [무한도전], [1박2일] 등 재미난 주말 예능을 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는 일상을 살곤 했던 시절엔 예능PD들의 역량과 능력에 감탄하곤 했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하게 되니 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 PD들도 스타가 되었던 시절, 그때 좋아했던 PD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 [재미지옥에서 왔습니다] 의 저자 멱pd 김주형이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빵빵 터질때면 '도대체 이런 아이디어를 내는 pd는 남다를거야'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의 방송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에세이 [재미지옥에서 왔습니다] 는 20년차 예능pd의 방송계 생존 이야기, 예능의 비하인드 스토리, 멀티플랫폼의 향후 미래까지 담아내고 있다. 김주형 pd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최초 오리지널 예능인 '범인은 바로 너'를 만들었다. 처음엔 어울리지 않는 듯 했으나 곧 인기를 끌었고 어느새 리모콘을 트는 나를 발견한다. 생존을 위한 무모한 도전을 거침없이 해내는 그의 경험담을 통해 예상은 했지만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고 만만하지 않은 방송가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표 제출하는 이야기는 공감 가득! 분야를 막론하고 사표는 꽤 비슷한 풍경을 보여준다. 공대생이 뜻하지 않게, 사실 운명이었지만 방송국에서 일하고 사표를 내고 다시 또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며 살아가는 고군분투의 이야기는 비슷한 일을 꿈꾸는 이들에겐 어디서도 들려주지 않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제 대중은 계속 새롭고 신선한 것을 원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도, 플랫폼이 난무하는 것도 모두 그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그 모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지금도 밤을 지새며 아이디어를 짜내는 이들의 노고를 느껴본다. 방송과 콘텐츠, 향후 예능 콘텐츠의 방향이 궁금한 이들에게 20년차 베테랑 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라!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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