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혼란 -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당신을 위해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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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기력이다]와 [문제는 저항력이다]의 두 책을 집필한 박경숙 인지과학자의 [어른이라는 혼란] 신간을 읽으며 많은 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문제는 무기력이다]와 [문제는 저항력이다] 두 책을 이미 읽었던 나로서 저자가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되는 일이 없고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갈지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문장 앞에서는 독자로서 꽤 혼란스러웠다. 이 고백은 나 같은 사람이나 나올법한 이야기인데 무기력과 저항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인 그가 이렇게 말하다니, '이 문제들이 꽤 중한 것이며 누구나 겪을 수 있구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엔트로피'는 무질서의 정도를 의미한다. 마음의 무질서를 심리적 엔트로피라고 하며 심리적 엔트로피가 낮으면 마음에 질서가 생기고 집중할 수 있으며 심리적 엔트로피가 높으면 마음은 무질서하게 변하고 정신없고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에 초월의식 수준일 때 제로 엔트로피 상태가 되고 엔트로피가 극대일 때 죽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엔트로피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좀 더 상세하게 접근해 볼 수 있었다.



무기력의 사막에서 저항이라는 복병을 만났고 혼란의 늪을 경험하며 저자는 이것을 엔트로피 증가라는 자연법칙으로 말하는 책 [어른이라는 혼란]은 지금 표류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었다. '늪에 빠진 나를 건져올린 과정에 대한 인지과학적 보고서이자 신앙 고백서'인 이 책은 누구나가 포인트이기에 거기서 위안을 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어' 이런 독백이 책을 읽는 내내 흘러나왔다.


'엔트로피가 높아지면 에너지가 떨어져 우리는 점점 더 쓸모없는 사람이 돼가고,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면 죽음만 남는다'

'혼란에서 질서를 찾는 법은 먼저 힘을 빼고 다음에 훈련을 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위치에서 메타 동기가 될 소명을 찾아 강력한 끌개에 이끌려 남은 삶을 매일매일 전부 다 연소하길 바란다. 혼란 속에서 헤매지 말라. 집중할 때 당신의 꽃도 피어날지 모른다. 운이 좋으면 곧 열매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운명에 떨지 말고 당신의 소명을 찾길 바란다'


'먼저 힘을 빼라. 그리고 훈련을 해라. 그러면 신이 너를 도울 것이다'

'커피 할머니가 시장에서 커피를 팔았듯이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하기로 했다'


책 속 커피 할머니 에피소드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잔잔하게 여운으로 남았다.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법한 할머니의 삶을 보며 내 인생을 되돌아본다. 앞으로 펼쳐질 나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몇 주 동안 가족들이 아파 응급실을 여러 번 들락날락했다. 그저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병원에서 느껴본 시간은 지옥 같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상당한 분량의 위로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솔직한 자기 성찰과 딸아이와의 이야기를 읽으며 혼란을 겪지 않고 어른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힘든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커피 할머니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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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지구 상의 다른 종과 구별시켜주는 것은 음악이다. 본능적인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적 뇌로 접근해 다뤄 준 책이 이 책 [노래하는 뇌]다. 그렇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음악과 공생하며 살아온 인류에게 음악은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악기도 없던 시절에는 목소리로 음악을 만들었고 음악은 삶의 여러 순간 속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며 함께 존재했다. 

교가를 부르며 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깨닫게 되고 찬송가를 부르며 종교생활을 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인권 노래를 부르며 함께 대의를 모았고 축구 경기가 열릴 때면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며 승리를 염원했다.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서도 노래를 불렀고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도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 생의 구석구석 함께 했던 음악은 인류의 공통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선조들의 삶을 빚어낸 음악적 테마에 관한 족보인 이 책 [노래하는 뇌]는 인류가 일하는 낮 시간과 잠 못 이루던 밤 시간을 채워주었던 문명의 사운드트랙에 관한 이야기를 6개 유형의 노래로 설명해 준다.

음악과 인류의 공통 역사를 이해하면 음악이 어떻게 변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는지, 그리고 음악이 어떻게 인간 본성의 발달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작가의 의도대로  수만 년에 걸쳐 인류가 거주하는 여섯 개 대륙 곳곳에서 일어났던 음악과 뇌의 진화에 대해 설명은 유용했고  음악은 인류라는 종으로서의 정체성으로 빚어낸 핵심 요소임을 읽어가면서 깨달을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본성을 빚어낸 여섯 가지 유형의 노래를 우정, 기쁨, 위안, 지식, 종교, 사랑이란 6개의 범주로 나눴다는 점이다.  이처럼 음악은 여섯 가지 노래를 통해 세상을 빚어냈다. 책에서 노래라는 뜻은 굉장히 포괄적이었다. 모든 형태의 음악을 상징하는 간편한 약자로 멜로디 유무와 상관 없이 사람이 만드는 모든 음악을 노래로 지칭했기에 더 깊고 넓게 노래하는 뇌를 인류 역사 속에서 짚어보기가 가능했다. 

노래를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노래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나는 오늘도 노래를 불렀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나를 위했다. 음악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기에 이 책 속 다양한 노랫가사와 사운드트랙은 흥미진진한 주제가 되어 준다. 정말 저런 가사가 있었다고?  저걸 노래로 다같이 불렀다고? 뜨악하게 만드는 에피소드는 이 책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어 주었다.

#도서제공 #노래하는뇌 #대니얼j레비틴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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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감사해
김혜자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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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척스러운 이미지보다는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 희생의 아이콘으로 가족을 위해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우리의 어머니 역할을 한 배우를 떠올린다면 김혜자 배우일 것이다. 국민드라마였던 [전원일기] 속 조곤조곤 존재감을 드러내며 자신의 배역을 멋지게 소화했던 그녀를 내가 다시 보게 된 작품은 [마더]였다. 28살 어수룩한 아들이 세상의 전부였던 영화 [마더] 속 엄마는 아들을 위해 못 할 것 없는 존재가 되어 광기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살 떨리도록 빙의된 엄마의 모습은 김혜자가 엄마인듯, 엄마가 김혜자인듯 관객을 홀리게 했고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김혜자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온화한 어머니 역할 뒤 숨겨져 있었던 그녀의 천 개의 얼굴을 마주한 듯 하다고나 할까! [눈이 부시게], [디어 마이 프렌즈], [우리들의 블루스] 등 여러 작품 속에서도 열연한 그녀의 연기는 잊을 수 없을만큼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책을 출간했다. 누군가와 만나 커피를 사이에 두고 살아온 인생을 진중하게, 때론 유쾌하게, 또는 회상하듯 이야기를 건내는 듯한 문체를 읽다 보면 어느새 내 앞에 그녀가 앉아 있는 듯 했다. 아름답게 늙어가는 여배우의 멋진 사진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녀의 영화나 드라마의 뒷 이야기를 읽으며 어느새 혜자롭게 변해가는 나를 본다. 60여 년 연기 인생, 못다한 이야기, 아직 다 보이지 않았던 모습들이 진솔하게 담아져 있는 이 책은 읽는 이들에게 책의 제목처럼 '생에 감사해',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묵직하게 느끼게 해준다.

'신은 절대로 내가 경험한 삶이 그냥 없어지게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인생 속 경험은 버릴 게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래도 어려움과 실패는 마다하고 싶다 여겼는데 김혜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아주 우울한 생각을 했든, 너무 슬픈 생각을 했든, 치졸하고 부끄러운 생각을 했든, 그 모든 것이 내가 역을 맡을 때 조금씩 도움을 주었습니다. 내가 겪은 모든 일과 감정들이 연기에 다 투영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단정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는데 김혜자는 책 속 그녀의 단정함을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나는 끝나는 날까지 단정하게 살고 싶습니다. 내 책상 위에 있는 달력에도 써 놓았습니다. ‘끝나는 날까지 단정하게 살리라.’라고. 피곤하고 귀찮아서 흐트러져 있고 쓰러져 있다가도 ‘아니야, 누가 보지 않아도 나 자신에게도 단정하게 사는 나의 모습을 보여 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 하면서 힘을 내어 일어납니다. 나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싶습니다' 나도 그녀의 단정함에 동의한다. 나의 삶, 언제나 단정하게 살자고!

이 세상에 태어나 연기밖에 몰랐던 그녀는 사랑을 받는 대상이었지만 누구보다 남을 사랑했고 생을 사랑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 그녀의 책을 읽으며 나는 다짐한다. 내게 주어진 "생에 감사해"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하며 내 주변에 사랑을 부어주는 그런 생을 살자고! 아름다운 우리의 엄마, 김혜자의 다정하게 건네는 이야기를 여러분께 권하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생에감사해 #김혜자 #수오서재 #김혜자에세이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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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뇌 - 인간이 음악과 함께 진화해온 방식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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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뇌의 영향력은 알고 있었는데 뇌과학의 거장이 말하는 체계적인 내용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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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 -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 당신에게 꼭 필요한 글쓰기 비법
장재웅.장효상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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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대부분의 영역이 비대면으로 바뀌게 되면서 더욱 더 문해력이 중요해졌다. 문해력은 얼굴보고 일하는 시간보다 비대면으로 일하는 시간이 많아진 직장인들이나 온라인 주문으로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들, 인플루언서들의 세포마켓까지 어느 영역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글을 잘 써야 내 생각을 오해없이 전달할 수 있고 그래야 일도 잘하게 되며 돈도 벌게 되는 그런 구조라고나 할까?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메신저를 사용할 때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로 시간이 지체될 수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문해력의 중요성은 커져만 간다.

어떻게 하면 이메일을 잘 쓸 수 있을까? 효과적인 제안서 쓰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보고서의 천재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만 할까? 이러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친절한 도움을 주는 책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는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글쓰기를 통해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하이브리드 워크는 오피스로 출근하는 것과 재택 근무가 혼합된 형태로, 서로 다른 시간대에 서로 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상대에게 논리적인 소통, 일의 맥락 전달, 수월한 인수인계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아마존은 PPT를 없애고 내러티브 메모를 도입했다는 이야기는 신선했다. 워드로 보도자료에 가깝게 핵심적인 내용만 쓰는 6페이저, 내러티브 메모는 아마존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시각을 바꿔 고객의 경험을 기획하며 고객 문제에 관한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줬다.

현대카드 역시 PPT 금지로, 회의 시간이 짧아졌고 인쇄용지 사용이 줄었고, 논의가 핵심에 집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가 되면서 형식이나 보여지는 것이 아닌 내용에 집중하게 되었으며 디자인과 형식이 우선되는 것이 아니라 내용과 인과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책 속 협업용 메신저에서의 머레이비언 법칙은 꽤 인상적이었다. 머레이비언 법칙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과학적 수치로 설명한 것인데, 상대방의 인상을 결정하는 일에 언어는 7%, 비언어적 요소(청각, 시각)가 93% 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주고 받는 메신저 속 알게 모르게 매너 없었던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고 어떻게 고치면 될 지 예시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었디. 이 모든 것에는 감성지능이 필요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내가 평소 쓰고 있던 메신저 속 어투와 이메일 속 무드를 점검해보는 것이었다. 일을 제대로 하고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문해력이 기초다. 문해력을 키우고 싶다면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해 보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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