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수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20분, 바깥 기온은 16도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보다는 살짝 차갑다는 말을 조금 전에 들었는데, 페이퍼를 쓰려고 날씨를 찾아보니까 어제의 이 시간보다는 2도 정도 낮다고 합니다. 올해는 여름이 너무 더워서 가을도 조금은 늦게 차가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빨리 지면이 식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이번주 들어 조금 따뜻해지는 것 같았는데, 바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와 같은 공기의 질이 달라지고요. 날씨가 많이 춥지 않고, 공기가 좋을 때, 조금이라도 바깥에 나가서 걸어야 할텐데, 그게 생각만큼 잘 되지 않고 있어요. 어느 때에는 바빠서 그렇다는 설득력 있는 핑곗거리가 있지만, 그런 것이 없을 때에도 실은 비슷합니다.^^;
낮에는 그래도 이정도의 기온이 되지만, 아침 기온도 매일 매일 낮아지고 있어요. 오늘 아침에는 아마 10도가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직은 실내에서도 난방을 할 정도는 아니라서 그런지 아침이 되면 저녁보다 차가운 느낌이 더 많이 들어요. 늦은 가을 같은 분위기의 요즘은 어쩐지 10월에도 11월 느낌에 가까워지는 것 같은데, 날짜가 그러는 사이에 더 빨리 매일 매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중입니다. 어제 입었던 옷이 갑자기 얇게 느껴지는 것이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시기이고, 그리고 달력 한 장 뒤의 날에는 조금 더 두꺼운 옷을 꺼내야겠지만, 지금도 차가운 걸, 하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들어요. 아직은 바깥에 나가면 초록 잎이 많고,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피는 꽃들이 보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것 같은, 그런 차가운 공기도 옆으로 지나가니까, 두 계절의 시간이 뒤섞인 느낌이 듭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12시가 살짝 지난, 햇볕이 밝은 시간이었어요. 사진을 찍어보면 비가 온다거나 흐린 날에는 사진이 밝게 나오지 않아도 날이 흐리니까 하고 금방 이해를 하게 되는데, 맑고 햇볕이 강한 날에도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사진이 나올 때가 있어요. 너무 밝은면 조금은 어둡게 보이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 사진을 찍던 날에도 햇볕이 좋았지만, 바람이 차가웠던 기억이 나요.^^
한 달 전의 17일은 일요일이었어요. 앗, 어떻게 달력을 보지 않고 한 번에 기억을 했지? 그야, 그 전날인 16일이 시험을 보았던 토요일이었으니까요. 17일에는 비가 조금 내렸고, 투명한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었고,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 한 달이 지나면서 그 사이 추석연휴가 지나갔고, 태풍이 지나갔고, 그리고 갑자기 가을인데 추운 날이 지나갔고,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렇게 기억에 남는 일들은 없었구나, 그렇게 정리가 됩니다.
한달이 지나서 다시 17일이 되었는데, 10월 17일은 그렇게 기억이 남는 날은 아닐거라고 생각했어요. 어제까지는요. 그렇지만 오늘은 기억에 하나는 추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제 저녁 대신 먹었던 음식 때문인지, 밤부터 오후까지는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런 건 그런 일이 있었지, 하는 정도는 기억할 지 몰라도, 그게 17일이었어, 하고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는 못해요. 그런 건 중요한 일이 아닌 것이라서 그런 걸까요. 기억한다는 것은 매일을 다 기억하는 게 아니라, 특별한 어느 순간을 기억하는 것 같은데, 매일 매일 그런 특별한 순간이 될 수는 없어요. 그렇게 많은 것을 기억하지는 못하니까요.
목표가 있을 때에는 그 목표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바빠도 그 목표에 맞춰서 시간을 맞추게 되는데, 요즘은 그러한 목표가 일단은 10월까지는 그냥 쉬는 걸로, 하고 시간을 맞췄더니, 하루 하루가 쉬는 걸 열심히 하는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요즘에는 하는 것 없이 시간이 잘 가고,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감을 느낍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때에는 생각이 많아지고, 그리고 사소한 것을 고민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을 고민할 때는 그러는 게 이해가 되는데, 사소한 것을 고민하는 건, 필요한 것이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이전의 습관인 것 같아요.
오후에 알라딘에서 신간 알림 문자를 받았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비탄의 문 2>의 출간 알림 문자인데, 그럼 1권이 집에 있는 걸까? 하고 찾아보니 없어요.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1권과 2권이 같은 날 나오는 책입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 받은 문자를 조금 더 보니까, 알라딘 서재에 있는 책장이 사라진다는 문자도 있었어요. 서재에 책장이 있으면 좋은 점이 많은데 10월이 지나면 없어진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책장의 책을 클릭하면 새로 산 책도, 살 책도, 그리고 읽고 있는 책들도 확인할 수 있고, 서재에 올 때마다 한번쯤은 그 책들의 표지를 보는 것도 즐거움이었는데, 알라딘도 계속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들을 느끼게 합니다.
쓰다보니 5시가 살짝 지나 5시 01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기운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잠깐 나가서 조금만 걷고 오고 싶어요. 해가 지고 나면 모기가 나올 것 같아서요. 그냥 그런 것보다는 오늘은 조금 갑갑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페이퍼를 쓰기 시작했을 때보다 기온이 조금 더 낮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