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왠지 더 마음이 끌리는 작가가 있다. 

최근에 책 값을 줄여보려고 대출을 병행했다. 결과적으로 이도저도 늘어났지만.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왔기 때문에 플레그테이프를 붙이는 건 결국 떼야하니까 귀찮은 꺼리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런데 안붙일 수가 없다. 온통 허를 찌르고 편견을 깨부수고 본질을 꽤뚫는 통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이다가 181페이지에 어느 글귀쯤에선 그만 울어버렸다. 아 이럴수가!

사람의 죽음 그 자체가 마치 이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일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데 나는 공감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 100년도 채 안 되어 자연사로 죽지 않나. 진정한 악은 상대가 평화로운 삶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행위다. 전쟁이 문명의 본질을 파괴한다고 할 때 단순히 물리적 파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도 아니다.전쟁은 증오와 거짓을 확산시킴으로써 문명의 본질을 파괴한다.P.181

나 이책 왜 이제 읽었지? 뭐든 강하게 끌리는데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로맹가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로맹가리를 알게 된 것은 김영하작가의 팟케스트를 통해서였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 중이던 한 유태인아저씨와의 만남. 주민들의 주목을 받게 난리법석을 피워준 어머니 옆에 서 있던 어린 로맹가리. 커서 위대한 작가, 놀라운 사람이 될거라는 사람들 앞에서의 어머니의 호언장담에서 아마도 어머니 다음으로 그 가능성을 본 아저씨는 맛있는 간식을 주며 소년을 한번씩 자기집에 초대한다. 그리고 언젠가 너희 어머니 말대로 유명한 사람이되면 자기 이름을 꼭 기억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뒷날 어른이 된 그 소년은( 여왕 앞이었나?) 어머님의 예언대로 되었고 훈장 같은 것을 받게 되는데 이미 어딘가 가스실에서 생을 마감했을 그 아저씨의 이름을 말한다.(이것은 심지어 로맹가리의 자전적 이야기) 이때 길에서 어딘가로 이동중이던 나는 이부분을 듣다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 뒤로 로맹가리를 읽고 계속 그의 글들을 사 모았다.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이 내게는 사람의 소중함과 또 그런 개인을 짓밟는 전쟁의 참상을 동시에 드러내기에 아팠는지 모른다. 한번도 전쟁은 경험해보지 못했으면서 나 왜이럴까? 유전자 어딘가에 그걸 아파하도록 반응하는 인지 요소가 있는걸까? 부모님의 사고방식을 떠올리면 어느정도 퍼즐이 맞춰지기도 한다.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5.18을 말해주고 어떤 날은 최루탄의 공격을 피해 대문을 두드리던 한 남학생에게 당연한듯 서둘러 대문을 열어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던 어린시절 부모님의 인상.


이번 책을 읽기전부터 조지오웰의 자취를 여기저기서 읽노라면 로맹가리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저릿했다. 그의 글이 그렇게 미리부터 끌렸다. 읽어보니<더 저널리스트는> 오래전에 읽은 그의 두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이었다. 

이 책의 경우 1,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은 조지오웰이 트리뷴지나 BBC등에서 근무하며 써낸 기사들을 담았다. 오웰의 시대에 대한 고뇌와 번뇌가 뚜렷이 느껴지는 내용이다. 
책에도 설명이 되어있지만 분명 당시 상황상 정부 정책에 반하는 주장은 그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의 의견이 대중의 의식에 반할때도 빈번했기 때문이다. 
오웰은 "내가 만약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났다면 정치와 무관한 글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시즘과 자본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가 뒤섞여 요동치던 시대에 태어나 오웰은 끊임없이 자국의 제국주의를 성찰하고 자본주의를 경계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사회주의가 좌절되는 현실을 분석하고 전체주의를 소리 높여 비판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만큼 생전에 꽤 높은 명성을 누렸다는 점도 행운일 수 있다. P.5 (옮긴이)
바로 지금처럼, 모두에게 모든 것이 풍족하게 주어질 수 있는 이 순간에 우리는 남의 영토와 판매시장,자원을 빼앗는 데 정신을 쏟고 있다. 
바로 지금처럼, 모두에게 충분한 부가 돌아갈 수 있어서 어느 나라 정부든지 반대 세력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이 순간에 정치적 자유의 불가능이 선포되고 세계의 절반은 비밀경찰로부터 감시를 당한다. P.22

하지만 대중과 의견을 달리 할 때에도 자신의 의견을 숨기긴 쉽지않았으리라는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이거라고 분명하게 인식하는 주장을 굽히거나 바꾸는건 비겁하다는 것을 삶 자체로 보여주는 사람이었으니까. 죽는 날까지 대체로 가난했고 약자들의 편에 섰던 사람.  진실을 드러내는 일에 삶의 대부분을 바친사람. 마지막 순간에도 더 쓰고싶어 생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던 사람. 이제라도 읽어내어 다행이고 행운이다. 별 다섯개는 너무 부족하다. 운영자님! 별 기본 갯수를 좀  늘려주삼. 

진짜 위험한 것은 자유의 대가가 끊임없는 경계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집단주의 시대로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P.269
민주주의와 자유,평등,박애,각종 혁명과 유토피아에 관한 상상,계층 차별 없는 사회와 지상낙원은 (늘 의도적이지는 않더라도)모조리 사기다. 권력의 자리를 탐하는 새로운 계급이 자신의 욕망을 포장하는 언어일 뿐이다. 영국의 청교도나 자코뱅파,볼셰비키파도 다를 바 없었다. 그들 역시 특권층 자리에 오르기 위해 대중의 희망을 이용한 권력 추구 세력이었다. P.279
 
 조지오웰이 당시 제임스 버넘의 저서 <마키아벨리주의자들>의 일부를 인용하며 설명하는 내용이다.
  권력은 무력 없이도 얻어낼 수 있지만,속임수 없이는 결코 얻어낼 수 없다...역사상 위대한 혁명 투쟁을 보면 대중은 매번 동지애라는 막연한 환상에 속아 이용당했다...중략..버넘은 '정치역사'의 과정이 사실 이게 전부라고 봤다.P.280

대체로 1942~46년간의 기사들이 주를 이루는데 지금 우리의 시대에도 해당되는 내용들이 많다. 
당시 영국이 처한 여러 상황과 2차 세계대전의 파장이 담겨있어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관찰이 되었다.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을 갖게 하는 글 들은 항상 감동적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대한민국 기자들이 많이들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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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06 1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용소 군도와 겹치는 부분이 많을것 같네요 20세기 폭력에 시대에 저널리스트였던 조지 오웰, 그가 목격한 폭력과 광기는 현재형이였다는걸,,,[권력의 자리를 탐하는 새로운 계급이 자신의 욕망을 포장하는 언어일 뿐이다] 밑줄 쫘악 ५✍⋆* ,

미미 2021-02-06 11:24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자꾸 요즘 잡는 책들이 연결이 되고 있어요ㅋㅋㅋ오 그리고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밑줄쫙 감솨~^^♡♡

페넬로페 2021-02-06 11: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을 울먹이게 했던 저 구절에 저도 공감합니다^^
미미님의 공감능력은 훌륭하신 부모님의 행동덕분이기도 하지만 독서를 바탕으로 한 깊은 인식인것 같다는 제 생각도 덧붙입니다^^

미미 2021-02-06 11:29   좋아요 4 | URL
자꾸 책 보다 울먹이는게 좀 바보같다 생각 중이었는데 페넬로페님 공감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책으로도, 함께 읽으면서도 공감한다는게 참 행복한 일이네요♡♡

scott 2021-02-06 11:29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말씀에 동감 !![훌륭하신 부모님,, 독서를 바탕으로 한 깊은 인식]
٩(●‘▿‘●)۶

붕붕툐툐 2021-02-06 17: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너무 멋져요~ 책과 이다지 공명하시다니~ 별 다섯개가 부족한 책을 만나신 거 축하드리고 멋진 부모님의 따님인 것을 축하드립니다~

미미 2021-02-06 17:46   좋아요 2 | URL
툐툐님 감솨~♡♡ 근데 저에겐 별 다섯개 책이 너무 많다는 것이 함정이예요ㅋㅋ 🤔😂

붕붕툐툐 2021-02-06 18:04   좋아요 2 | URL
그거슨 진정 미미님이 풍성한 삶을 사신다는 증거 아닙니꽈?👍👍👍

미미 2021-02-06 18:27   좋아요 2 | URL
앗ㅋㅋㅋㅋ갑자기 저 너무 뿌듯해지는걸요?!🙆‍♀️🙆‍♀️🙆‍♀️💗

scott 2021-03-05 15: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오늘 태어난 개굴군 🐸도 축하한데여 ^.~

미미 2021-03-05 15:27   좋아요 3 | URL
예?!! 어서 확인해 봐야겠네요! 늘 기쁜 소식을 알려주시는 나의 다이아몬드 스콧님께 캄솨~♡😍♡

모나리자 2021-03-05 1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추카추카드려요~미미님~ 불금에 좋은 소식이라 더욱 기쁠 것 같아요.ㅎ 주말도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미미 2021-03-05 19:33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모나리자님도 🔥 금 뜨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수용소군도 최종리뷰>


이 책에 나오는 '박멸'과 '절멸'은 해충이나 바이러스를 향한 단어가 아니다. 

스탈린은 그 이름처럼 강철같은 통제와 탄압으로 수많은 사람들을'박멸'하고 '절멸'시켰다.

심지어 탄압의 도구로 이른바 무뢰한들(책에서 형사범들을 일컫는 말로 강도,살인,강간범들을 가리킨다.)을 적극 활용했다. 상대적으로 정치범(58조)이 느끼는 고통은 그로인해 가중되었다. 사회에서는 가장 악랄하다고 비난 받는 형사범들에게 오히려 수용소에서 감시받고 통제받는다는 경험은 분명 더욱 비참했을 것이다. (마치 이건 말리는 시누이 같다고 해야하나?)


우리는 우리의 글과 생각과 대화가 누구의 감시도 없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공간에 살고 있다. 

특히 지금 내가 이렇게 쓰고 있는 이 글처럼 책에서 느낀 감회와 깨달음,때론 분노를 내가 정한 기준으로 조절해가며 쏟아내도 누가 함부로 삭제하거나 나를, 당신을 잡아가지는 않는다.

(단 수위조절이 안되서 이곳 기준에 벗어나는 것은 예외겠지만 가끔씩 보이는 강한 어조의 리뷰는 그런 기준조차 느슨하다는 것을 나름 잘 보여주고 있다.)


   

          


솔제니친은 지식인으로 살아가다가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참전하고 훈장도 받았지만, 친구와 나눈 편지에 스탈린을 비난했다가 조국을 위해 복무했던 군 시절 옷차림 그대로(이 모습 하나가 나타내는 바를 상상해 보시라) 이곳저곳을 거쳐 수용소 군도로 잡혀가게 된다. 당시 소련은 오웰의 1984의 배경처럼-오웰은 사회주의자 였지만 <동물농장>, <1984>를 통해 스탈린의 전체주의를 비판했다.-공포정치를 실현하고 있었고  마르크스의 이상국가를 재현하려 했다.   


실화는 더욱 힘이 실린다. 영화도 그렇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실제 증언들을 담고 있는 훌륭한 르포르타주다. 러시아 망명작가 나보꼬프도 이 책을 <극히 중요한 역사적인 문헌>이라고 했으니 나보꼬프의 개인적인 특성을 감안할때 이는 극찬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나치에 비해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스탈린의 만행은 <수용소군도>속에서 각각의 증언들을 오고가며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에코만큼이나 흥미롭고 디테일한 주석도 중요한 읽을거리다.  


2차대전 발발과 함께 상호불가침조약으로 당시 폴란드를 나눠가진 독일과 소련. 그 때부터 소련은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 곳곳의 수많은 이방인들까지 수용소군도로 잡아 넣는다. 증언들 중에는 러시아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헝가리인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있는데 죄없이 수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하고난 다음에 러시아문학을 사랑하게 된 경험은 눈물없이는 다 읽어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콜리마 이야기>의 작가 바를람 샬라모프는 솔체니친이 <수용소군도>의 공동 출판을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이 책을 출판하기까지의 과정도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솔제니친은' 단 한번도 테이블 위에 한 자료가 모아진적이 없음'을 통해 그 어려움을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진실을 드러내려는 시도에 대한 감시는 삼엄했다. 스탈린 사망 후 몇 년간 분위기는 잠시 느슨해졌지만 다시 고삐는 조여졌고,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인한 유명세가 아니었다면 솔제니친은 <수용소군도>출판은 커녕 언제 어떻게 사라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저자의 발언도 종종 등장한다. 수용소군도의 문제를 비롯한 러시아의 인권문제에 대해 사르트르나 버트런트 러셀에 대한 비판인데 검색으로는 어디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정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최근 읽기 시작한 조지오웰의 <저널리스트>에 비슷한 언급도 이런 부분을 반영한 듯 하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 전체주의나 민주적 사회주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솔제니친에게 스탈린은 <위대한 키잡이>, <그 사람>, <나의 일생을 망쳐 버린 악마>, <식인종>등이었다. 

흔히 악이 있어야 선이 존재하고 구속이 있어야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1,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악몽은 인간의 타고난 선.악과 본질을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전쟁이라는 큰 회오리 안에서 대다수의 무고한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존엄을 훼손당하고 자유를 빼앗겼다.  

코로나로 일상의 평범함이 무너진 요즘 우리가 누리던 것들에 대해 종종 되돌아 보게 되는데 솔제니친의 기록을 통해 전쟁속 극한의 체험은 더욱더 현실을,내가 가진 자유를 선명하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이데올로기를 비롯한 역사의 큰 물결 속에서 개개인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시대를 의식하고 현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흐름에 매몰되어 휘말리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2차세계대전에 관한 BBC다큐를 다시 보게되어 최종리뷰가 늦어졌다. 다큐를 다 보고나서 좀 더 보완하여 리뷰를 남기려는 욕심이 앞서서였다.(결국 아직 다 보진 못했다. 이제 마음 편히 봐야겠다.)

노트에 적어놓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리뷰에 전부 담지는 못해 아쉽지만 <수용소군도>를 읽고 나니 세계대전에 관한 이해도 좀 더 생긴것 같다.(물론 아직 턱없이 부족해서 더 공부할 필요도 동시에 느낀다.) 곧 개봉될 영화<미스터 존스>도 스탈린의 악행을 폭로한 기자의 실화를 주제로 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 리뷰와 관련해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이다. 절반은 준비가 되었는데 보기만 해도 설렌다. 앞으로도 내 주요관심사는 여성주의 책읽기와 , 꾸준히 고전문학 읽기. 그리고 역사공부 위주로 계속 이어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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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7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부터 눌러여ㅋ미미님에 여성주위고전읽기 역사서읽기 적극지지해요 유튭에 오웰 전선을누비던 다큐에관한영상 많아요

미미 2021-01-27 17:33   좋아요 2 | URL
아 스콧님♡ 북플을 만난게 ‘금‘이라면 스콧님을 여기서 만난건 ‘다이아몬드‘예요!저요즘 조지오웰의 책들을 예의주시중이예요.로맹가리 이후 뭔가 감정적으로 끌리는 작가예요! 바로 찾아볼께요!!😍

고양이라디오 2021-01-27 1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용소 군도> 두께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책이군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저 읽었는데, 눈물없이는 읽을 수 없는 책입니다.

미미 2021-01-27 19:12   좋아요 3 | URL
헉..페르소나님 리뷰보고 바로 샀어야했는데ㅠ 빨리 읽어보고싶네요!!

페넬로페 2021-01-27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단 ♡♡♡ 눌러요~~
6권 완독하신거 축하드리고
한 책을 여러 다른 책들로 연결할 수 있는
미미님의 독서력이 대단해요^^
저도 언젠가는 꼭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1-01-27 21:18   좋아요 2 | URL
그저 애쓰는걸 이쁘게 봐주시니 부끄럽네요.그래도 하트는 덥썩덥썩~냠♡♡♡
페넬로페님 감사해요!💗

단발머리 2021-01-27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6권 완독 축하드려요!! 미미님!!
일단 이것만으로도 올해의 뿌듯한 일 한 가지를 하셨네요. 전 이름만 알고 도전은 해보지도 못한 책이어서 더욱 부럽습니다^^

미미 2021-01-27 23:01   좋아요 1 | URL
멋진 리뷰로 제가 부러워하는 단발머리님이 칭찬해주시니 으쓱으쓱하네요! 고맙습니당~🥰

행복한책읽기 2021-01-28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박수갈채가 절로 나오네요. 미미님 저 두께와 무거움을 다 포용하는 독서 내공. 멋집니다. 게다가 깨알 리뷰라니. 또 게다가 앞으로의 독서 포부와 계획이라니. 이리 완벽하기 있기없기 ㅋㅋ

미미 2021-01-28 07: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응원 감사해요! ‘무거움을 포용하는 내공‘ 정말 좋은 말이네요! 그런 사람이 꼭 되고싶어요ㅋㅋ🤔💕

다락방 2021-01-28 0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멋집니다. 너무 멋져요! 완독에 리뷰까지... 그리고 연결되는 다른 책들이라니.
다짐한대로 원하는 분야의 책들 읽는 멋진 시간들 만들어 가십시다!

미미 2021-01-28 08:58   좋아요 2 | URL
락방님~💗 감사해요!! 헤헷^^* 미루다가 써놓으니 보람있고 후련해요! 계속 지금처럼 앞에서 끌어주세요~♡

라로 2021-01-30 04: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미미님! 스탈린 시대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세 여자>에도 나와요. 넘 안타까운 얘기들. 그 부분 읽으면서 눈물이,,,없이는 읽지 못하는 부분. 주세죽과 김단야 이야기에요. 추천합니다!!

미미 2021-01-30 09:45   좋아요 1 | URL
지난번 라로님 글 읽고 <세 여자>꼭 읽으려구 이미 마음먹었죵ㅋㅋ. 두껍지만 말씀대로 감동적일듯해요!~^^♡

scott 2021-02-10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에 수용소 군도 완독 리뷰
이달의 당선작으로!!
멋지게 완독 마무리
추카 ^ㅎ^

미미 2021-02-10 15:14   좋아요 1 | URL
헉..저 스콧님 글 첫줄보고 오류나서 예전 댓글 다시 뜬줄요. 아 믿기지 않아요!너무너무 기분좋네요~곧 생일인데 미리 선물받은기분ㅋㅋ누구보다 다이아몬드 스콧님과 함께해주신 플친분들께 감사드려요♡♡♡♡♡
😍😍😍😍😍😍

모나리자 2021-02-10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미미님~^^

미미 2021-02-10 15:42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님 감사해요!!
다음달은 모나리자님^^♡♡♡
 

<프랑켄슈타인>이 당연히 만들어진 괴물의 이름일거라는 착각과 원작의 작가는 당연히 남자일거라는 편견. 거기다 내용은 단순할꺼라는 근거없는 단정까지 붙여 여태껏 읽지 못한 이 훌륭한 소설을 드디어 제대로 만났다.

다락방님의 언급으로 나는 이 소설이 많이 궁금해졌고 게다가 많이 읽혀 여러 곳에서 번역되었다는 걸 알아 또 반가웠다.
어떤 계기로 하나씩 잘못된 편견이 깨지는 건 행운이자 큰 즐거움이다.

작가인 메리 W.셀리는 19세의 어린나이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심지어 그녀의 어머니는
<여성의 권리옹호>를 쓴 메리 울프턴크레프트이고 여성이 차별받는 원인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라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른 나이에 사망,
정작 그녀의 딸인 메리 W.셀리는 계모에 의해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작품을 써낸 작가가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았으면 어땠을까? 우리에겐 <프랑켄슈타인>외에도 뛰어난 그녀의 작품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을 읽는 동안 <폭풍의언덕>을 읽을 때만큼 치밀한 심리묘사에 여러번 놀라고, 격정으로 내 몰린 프랑켄슈타인의 분열과 고통에 나까지 여러번 숨쉬는게 답답했다. 반복되는 액자식 구성 ㅡ이 작품에서 액자가 도대체 몇개였던가!!ㅡ은 조셉 콘레드의 <암흑의 핵심>을 떠올려 이러한 형태가 얼마나 사람의 집중을 끌어내는지 세삼 생각하게 되었다(다만 그 작품에선 액자가 한 개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거듭된 액자는 구성 그 자체로 더 흥미롭고 좋았다. -그래도 마지막 액자가 시작될땐 작가가 좀 짖궂다고 생각함ㅎ-결국 어제 자정이 다 되어 영화도 찾아봤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보는 ‘웨이브‘에는 현재 드니로님의 <프랑켄슈타인>은 없었고, 다행스럽게 진 와일더의
<영 프랑켄슈타인>은 있었다. 흑백이라 더 그럴듯한 음침한 분위기의 빗속에서 영화는 시작되고 생소하지만 매력적인 눈빛의 진와일더가 의대생들을 향해 뒤돌아보며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소설 다 읽고 보려고 여기서 끔ㅋㅋ)

간략히 몇 자 적으려다 중구난방 떠들고 말았네요. 아무튼 이 소설 안보셨다면 꼭 한번 봐야함요!ㅋ

굿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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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1-25 15: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슈타인>은 정말 명작 아녜요? 그것도 19세기 초에 말입지요.

미미 2021-01-25 15:10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지금 과학에선 더구나 말이되는 상황이니 더 놀랍고 대단한듯해요.ㅋㅋ

scott 2021-01-25 15: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1994년영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제작하고 로버트 드니로가 나왔던 영화 봤어요 흔히들 원작은 어린이용으로 읽고 대부분 프랑켄슈타인은 영화로 먼저 접하게 되는데 원작을 읽으면 그시대 이런 작품을 썼다는건 원작자 셀리에 엄마에 삶(출산휴우증으로 사망)까지 알게 되면 시중에서 읽을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슬퍼져요 영미권에서는 셜리에 엄마 메리울스턴 크래프트 자서전들이 속속히 출간되고 있지만,,,우리가 즐겨 읽는 디킨즈는 알고보면 아내에게 폭력을 서슴치 않았고 여성을 하등계급으로 취급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름앞에 ‘위대한‘이 붙어다니니 ,,,,

미미 2021-01-25 15:17   좋아요 2 | URL
헉..그랬군요!!! 덕분에 또 하나 배웠네요! <제2의 성1>에서도 여러 유명 작가들의 막말과 접할 수 있었는데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어요. 또 제가 모르는 뭔가가 엄청 많을듯..그래도 그런 정보들 다 알고싶네요🤔

라로 2021-01-25 15: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중간에 끄는 게 가능해요??ㅎㅎㅎㅎ 저라면 절대 못함. 😅저는 어렸을 때 진 와일더의 영화를 흑백으로 봤는데도 넘 무서웠다는 기억이 있어요. 저에게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은 무서운 얘기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 이제 어른이 (응?) 되었으니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미미 2021-01-25 15:40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ㅋㅋㅋ너무 졸렸어요ㅋㅋ근데 정말 웰메이드로 느껴져서 꼭 다 보려구요. 흑백만의 매력도 있는 것 같구요!

행복한책읽기 2021-01-25 16:1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메리의 일생일대 명작이죠. 저는 읽다 몬스터에게 감정이입돼 어찌나 슬프던지. 프랑켄슈타인박사가 얼마나 밉던지. 무책임한 부모를 떠올리게 했어요. 실제로 프랑켄슈타인의 모델은 남편인 퍼시 셸리라고 해요. 셸리는 뛰어난 작가였으나 자유분방한 남편이었어대요. 그러니까 책임감 제로??? 메리의 아버지 고드윈 또한 대단한 지식인이자 혁명가였으나 아버지로선 점수가 낮아요. 메리가 유부남인 셸리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고드윈이 딸을 쳐다도 보지 않았대요. 자신은 자유연애. 부부독립을 주창했으면서도요. 암튼, 전 퍼시 셸리의 시를 사랑한 사람이었는데, 셸리의 저런 면을 알게 되고서 실망을 금치 못했으나 여전히 시는 좋다는 ㅠㅠ 셸리는 항해를 좋아해 처와 자식을 남겨두고 바다로 떠났다가 폭풍우를 만나 되졌어요. 증말 되졌다고밖에 말해줄 수가 없네요.^^ 메리의 엄마 울스턴크래프트 전기로는 국내 출간 번역서 <세상을 뒤바꾼 열정>이 있어요. 괜찮은 책이지만 정말 관심 있는 사람 아님 안 읽을 분량이고. 번역자의 노고에도 번역이 대단히 아쉬운 책이랍니나. 미미님 뒷얘기 좋아한다 해서 저도 주저리주저리 ㅋ^^

미미 2021-01-25 16:22   좋아요 3 | URL
어머머머×10 너무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 맙소사 이런 정보만 모은 책이 나온다면 당장 볼꺼예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1-25 18:48   좋아요 4 | URL
아 저 되졌어요 보고 육성으로 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1-25 18:5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1-25 19:30   좋아요 2 | URL
ㅋㅋㅋ그니까요~ 되졌어요가 너무 찰떡이네요~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1-26 19:04   좋아요 1 | URL
되졌다는 표현이 웃겨서 빵터졌네요ㅎㅎ 좋은 뒷이야기 감사합니다^^

되졌어요. 멋진 표현이네요. 저도 꼭 써보고 싶습니다ㅎㅎ

mini74 2021-01-25 2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들 알지만 읽은 사람은 드물다는 책들 중 하나아닌가요 ! ㅎㅎ 저도 생각해보니 어릴 적 문고판으로 읽고 만 것 같아요. 셀리의 일생을 담은 영화를 본 기억이 나는데 참 암울하다라고요

미미 2021-01-25 22:17   좋아요 2 | URL
묘하게도 읽지 않아도 다 아는것 처럼 여겨지는 작품이고 영화였어요! 셀리 영화 저도 보고싶네요~^^♡

mini74 2021-01-25 22:23   좋아요 1 | URL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이란 영화였어요 엘르 패닝이 예뻐서 ㅎㅎ

bookholic 2021-01-26 08:37   좋아요 1 | URL
저도<프랑켄슈타인>을 읽고 책 보다 지은이 메리 셸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메리 셸리: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이란 영화도 찾아보고~~^^

미미 2021-01-26 09:56   좋아요 1 | URL
오~♡ 빨리 봐야겠어요!! 어떤 내용일지 너무궁금하네요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1-26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도 <프랑켄슈타인>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소설이 재밌어서 놀라고 이 소설의 작가가 19세 여성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반갑네요ㅎ

미미 2021-01-26 19:07   좋아요 1 | URL
읽으셨군요! 역시 북플 이용하는 분들 수준이 보통이 아니네요. 자주 놀람요ㅋㅋ
 













가 처음 채식주의를 인지한 것은 영화 노팅힐을 통해서다.

주인공 윌리엄은 애나와 관계가 틀어진 후 친구들로 부터 소개팅을 연달아 주선받게 된다. 친구집에서 이런 저런 스타일의 상대를 만나던 중 비건인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는 호스트가 준비한 식사를 거절하고 자신의 신념을 내비치게 되는데 (과일도 나무에서 떨어진 것만 먹는다고)영화에서 이 모습은 호스트에 대한 배려없고 예민한 느낌으로 전달된다. (이런 부분은 음식에 대해서 전혀 반대로 행동하는 애나와 비교되며 더 확실히 그 의미가 전달된다.)

나도 이 장면을 보면서 채식주의조차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첫 느낌이 좋지 않았다.'초대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그런 개인의 취향이란게 저런 자리에서 그렇게 중요할까? 저렇게 튀는 행동을 할만큼?' 뭐 이런정도의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뒤늦게 생각한 바로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방송 매체와 소설 등의 문학작품 속에서 여성의 이미지는 이렇듯 쉽게 부정적으로 자리잡는다. 주인공을 발목잡는 캐릭터는 물론이거니와 역사속에서 거사를 앞둔 대단한 주연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은밀하고 타락한 밤의 세력 정도로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형식은 이젠 진부할 정도다.(동서양을 막론하는 통념) 악당이나 괴물을 마주했을 땐 잘못된 선택을 해 타인과 스스로에게 막대한 피해(죽음)를 주기도 하는 등 주된 X맨으로 단골 역할을한다. 남자 캐릭터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여성에 의한 경우가 훨씬 빈번하다. 구실은 체력적으로 남성에 비해 약하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좀 더 감정적인 부분으로 비춰지지만 과도한 설정들을 볼 때는 꼭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정말 모든 여자가 저런 상황에서 저렇다고?" 그런 분위기에 이제는 채식하는 예민함이 추가된 것이다.


내 삶과 주변의 분위기 그리고 지구적인 환경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들의 구조가 재배치되기 시작했다. 지금의 코로나 위기도 인류의 과도한 소비문화와 그로인한 환경훼손의 결과물이고 역습을 당한 것이라는 일부 과학계의 시각도 참고가 되었다. 우리는 제국주의 시대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보낸 뒤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너무 많이 세상 곳곳을 여행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은차츰 손상되고 본래의 모습과 멀어진다.









<코로나 사피엔스> "아주 근본적인, 문명의 기본적인 문제입니다만 , 인간 역사에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무한히 긍정한 문명은 현대문명밖에 없어요.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꼭 해외여행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명도 이 문명밖에 없습니다."


인류의 전지구적 소비의 한 형태는 육식이다. 중국의 살아있는 원숭이 골 요리, 곰 요리 ,프랑스의 푸아그라 생산과정 등 우리는 먹거리가 풍부해 버리게 되는 상황에서도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은 어떤 식으로든 모두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도하는 것만 같다.

이런 면에서 애덤스의 주제는 더 힘을 얻는다. 자연의 이같은 경고는 가부장적 육식주의에 그 소비의 역사만큼이나 매서운 강펀치를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격을 받는 건 인류전체다.경각심을 갖지 않던 사람들도 같은 배 위에서 함께 감당하고 있다.


그런데 특히나 언어에 있어서 육식은 여성에 대한 시각과 밀접하게 관련지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표현의 자유가 중시되는 미국의 경우 그런 부분이 훨씬 두드러지는 것 같다. 아직까지 유교적이고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적나라한 여성의 신체를 이용한 고기마케팅도 <육식의 성정치>를 통해서 그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p.34 육식의 성정치를 통한 이런 이미지의 소비는, 이 이미지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의식하지도 못하면서 여성의 대상화에 관해 공공연히 농담을 주고받는 우리 문화의 한 방식이다. 이 방식은 남성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여성혐오로 전환될 수 있다. 여성의 지위하락은 하나의 입심거리나 해롭지 않은 순전한 농담의 소재로 보이게 된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데 더해 문화적으로 자유로운 특성 때문에 이런 면들도 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나 생각된다. 특히나 총기규제문제와 트럼프라는 요소는 그러한 극단적인 면을 지닌 미국의 상징처럼 보인다. 









(하지만 링컨이나 마틴 루터킹같은 인물들과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를 통해서 긍정적인 면들도 무시할 수는 없다.아마 그래서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미국이 강대국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육식의 성정치 페러다임에 총기사용을 추가하고 싶다. 총은 남성문화의 상징중 하나다. 어떤 면에서 가부장제의 극단,절정이라고 생각된다.총은 모든 것을 일시의 승부로 끝내버리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강력한 무기이자 남성성의 상징인 것이다.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의 허망한 죽음을 떠올리면 어처구니가 없다.)서부영화는 그러한 총기사용의 황금기를 보여준다. 이것의 합이자 결정체가 전쟁이다. 총기사용문제나 전쟁이란 키워드가 가장 활기를 띄는 나라는 패권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이다. 


한편 <육식의 성정치>에서는 무자비한 새 사냥을 통해 그 잔인함을 묘사하고 있다. 개별적으로는 살인자들이 이런 형식을 취한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여자들이고 이들은 감금당하고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최후에는 살해당한다.

총으로 상대를 쏘거나 칼로 찌르는 행위에 심리적으로 성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부 성불구자들은 칼로 찌르고 총으로 과잉살인 하는 과정에서 성적인 만족을 느낀다. 악명높은 연쇄살인마들 중 상당수가 인육을 먹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착취의 극한은 살인과 섭취인 것이다.

#p.136 성적 도살은 남성의 포르노그래피적인 성적 관심의 기본 요소다 .영화 상영시간의 마지막 몇 분을 남겨놓고 상대 여자 배역을 실제로 죽여버리는 악명높은 스너프영화는 여성 살해를 성적 행위로 고양시킨다.


부재지시대상


유튜브에서 '육식에 거부감이 들게 해준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레스토랑에 간 친구들이 무척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메뉴를 주문한다. 그런데 송아지 고기를 시킨 친구가 식당의 한 켠으로 불려간다. 그 레스토랑은 주문한 고기를 도축부터 직접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안내된 곳에는 작고 귀여운 소가 맑은 눈을 하고 지켜보고 있다. 아마도 이런 방식이 처음인듯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짖는 그 친구. 그리고 얼마뒤 온통 피를 묻힌 채 친구들과의 식사자리에 돌아온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아까 그 송아지의 것으로 보이는 고기가 올라와 있다.

이 영상은 제도적으로 자리잡아 우리가 일상으로 섭취하며 부재지시대상으로 삼고 있는 동물에 대해 생략된 부분을 복원시킨 것이다. 즉 동물이 부재지시대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시킨다. 애덤스도 말했지만 우리는 '초식동물의 치아와 채식에 알맞는 위장길이를 가졌음'에도 육식을 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육식동물이 직접 자신이 먹을 것을 잡는데 반해 우리는 이 과정을 외부로 부터 차단하고 대리시키고 시스템화해 부재지시대상화 하는 것이다.


고기의 무의미성


#p.330고기의 무의미성을 깨달은 뒤 우리는 고기의 사치성이 소스, 고기국물, 마리네이드, 음식 등으로 겉모습을 감추려 하는 데에서 비롯한다는 사실, 고기가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의 유일한 공급원도 아니고 대체 불가능한 요소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고기의 무의미성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음식이 아니라 죽은 시체를 먹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동물을 인간처럼 그린 만화와 동화를 보여주고 그들이 우리들의 친구라 말한다.어린이 프로에서 인형탈의 대부분은 그런 동물들의 얼굴이다.요즘 사랑받는 펭수도 사람이 아닌 펭귄을 그 모델로 삼아 친근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고기를 먹지 않는 (일부는 그냥 거부하거나 일부는 이런 어른들의 모순을 깨달은) 아이를 아동 심리학자가 함께한 프로에 출연시키고 문제가 있는 아이로 낙인찍은 뒤 어떻게 상황을 개선해야 하는지 묻는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친구로 배웠던 동물들을 식사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부재지시대상화 해야만 사회에 정상적인 일원으로 받아들여 지는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성인도 마찬가지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에서도 음식을 섭취하지 않은 딸을 걱정하던 가족들은 그녀의 양 팔을 잡고 고기를 억지로 입에 넣으려 한다. 여기서 가장 분노하는 모습을 보인것은 그녀의 아버지다. 애덤스가 주장한 것처럼 채식주의는 가부장제에 맞선 것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은 상징적이다.


애덤스가 소나 그 외 인간에게 착취당하는 동물들에게 그 여자라고 명명한 것은 나에게 또다른 각성을 주었다. 한우나 안심 살치살일때보다 내게 더 친근한 존재로 여겨지고 그동안 내가 먹어온 수많은 '그 녀'들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는 히틀러의 홀로코스트가 잔인다고 한목소리로 비난하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독재자들이 자신의 국민에게, 강자가 약자에게 , 지배층이 피지배층에게 , 남성들이 여성에게 해오고 있는 홀로코스트도 분명 존재한다.


책을 읽을 수록 여러모로 반성의 쓰나미가 엄습했다. 다만 애덤스와 달리 나는 채식주의에 대해서 좀 더 포괄적인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비건'에서 추천하듯 주 1회 고기 안먹기에서 2회로 늘려가는 등의 대안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고기를 대량 생산하고 살상하는 과정에서 과다한 탄소발생의 문제는 이미 환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몇 세기에 걸쳐 제도화된 육식과 거기에 중첩된 여성에 대한 착취와 차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개개인이 채식의 중요성을 실감한다는 건 사실상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도 뭔가를 추구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것은 차이가 있다고 늘 느낀다. 사막에 서서 가고자 하는 방향이 서쪽인 사람과 동쪽인 사람이 같은 결과를 얻을리는 없다. 채식을 추구하는 사람과 육식을 추구하는 사람도 이미 같지 않다. 분리수거를 1도 안한는 사람과 생활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의 분리수거를 실천하는 사람은 동일하지 않다. 일반정치에서도 보수나 진보 모두 중도나 부동층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부류를 색깔이 같지 않다고 포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궁극적으로도 어리석은 선택이다.


이 책에 너무 어려운 표현이 많은 것도 조금 아쉬웠다. 물론 나는 이해되는 부분에 주로 초점을 맞춰갔기 때문에 전체적인 윤곽을 그려가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것은 내가 내 수준에 맞지 않는 글을 읽을 때의 방법이다.

타깃을 좀 더 넓게 잡아 좀 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썼다면 애덤스는 더 큰 공헌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을 잡는 모두가 어려운 철학적 지식을 일상으로 접하며 살거나 여성주의에 대해 어느정도이상의 고민을 끝낸 상황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채식주의를 시작한 사람들도 모두 수준높은 지식인들은 것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그녀가 채식주의와 성정치의 중첩된 억압의 언어를 바로잡기를 통해 적합한 대안의 언어를 명명하고 채식주의와 여성주의를 연결지은 것은 높이 평가한다.(지적해놓고 나도 의도하지 않게 그녀처럼 문장이 길어지고 있다. ) 그녀의 주장은 매일같이 어떤식으로든 경험하면서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이기에 더 놀라운 발견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파괴와 착취의 근원에 일종의 공포와 불안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총기규제에 대한 강한 반발도 과잉된 공포의 결과물이다. 뉴스와 미디어는 공포와 불안을 생산해 소비를 촉진하고 두려움으로 시선을 잡는다. 지금도 지구 한 켠에서는 그런 불안의 결과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명 쉬운일은 아니다. 오래된 것들, 반복된 것들은 힘을 갖는다. 애덤스의 말처럼 관성은 변화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바로잡기 위해서는 비등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것이 사실이다. 이걸 다 어떻게 ? 하지만 그 말도안되는 노력의 결과로 채식주의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자리잡은 만큼('비건'도 마찬가지다.p.171옥스포드 도해사전이 '비건'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인 때가 1962년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은 마치 잘못된 철자를 알려준다는 듯 비건이라는 단어에 밑줄을 치는 행동을 더는 하지 않게 됐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성 운동가들은 결코 멈춘적이 없었다. 다만 주목받지 못하고 배제되고 야유받고 무시당했을 뿐. 이 책에는 문학의 분야에서 그런 소외된 많은 노력들이 잘 담겨있다. 그렇기에 우리 개개인도 조금씩 힘을 보테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 더욱 고통스럽게 현실을 인식하는 것은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스스로 가진 편견을 깨고 작은 것부터 큰 것으로 외부세계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


#p.334 고기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행위를 통해 채식주의자들은 고기를 다시 정의하며, 또한 동물들하고 맺는 관계에서 인간이 자기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관한 전망을 제시한다.

#p.33 같은 것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는 순간, 사실은 모순이 된다 .다시말해<육식의 성정치>는 사실을 모순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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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1-13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미님 책도 되게 잘 읽으시고 글도 되게 잘 써주셨네요. 무엇보다 총기를 연결시킨 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고개 끄덕였고요. 미미님이 먼저 다 읽고 이렇게 근사한 글을 써주신 덕분에 저도 육식의 성정치를 읽고 또 쓰는 일에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미미 2021-01-13 15:34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영광이예요!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다락방님 덕분이예요.
대학때 이후로 책 읽고 리뷰 이렇게 길게 써보기도 처음이구요. 같은 주제로 함께하니 여러모로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게 되었어요. 감사해요♡^^♡!!

단발머리 2021-01-13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동물과 친구였던 아이들이 고기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미님 글에서 그 부분 보니까 신기하고 좋네요^^

미미 2021-01-14 10:17   좋아요 0 | URL
헤..허점 투성인데 수정수정하다 지쳐서 그냥 올렸어요.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이 많아서 좋더라구요!

scott 2021-01-13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미님 그토록 두꺼운 육식과 성정치를 이렇게 영화와 소설 로 엮어내시다니!
다을달 이달의 당선작으로 뽑아줘야 함 알라딘은 ~ㅎ


미미 2021-01-13 20:48   좋아요 1 | URL
읽어낸 것을 소화해서 제 나름 써넣은걸로도 만족해요! 스콧님 비롯 넘나 잘쓰시는 분들 이렇게 많은데 에궁 언감생심입니다♡

비연 2021-01-14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채식주의라는 것이, 사실 그냥 주의깊게 안 들여다봐서인지 우리 주변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이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미미님 덕분에 또 다른 내용들도 생각하게 되어 기쁩니다.

미미 2021-01-14 13:45   좋아요 0 | URL
헷^^* 부족한 소견인데 감동땜 너무나 장황해진 글을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공쟝쟝 2021-01-31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한강의 채식주의자 엄청 생각났어요. 다시 읽고 싶어지고... ㅠㅠ ❤️ 고퀄리뷰들 함께 보니 나 참 같이 읽기 잘했다..

미미 2021-01-31 10:06   좋아요 1 | URL
그 책 첨엔 좀 난해하고 거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고퀄이라니 과찬 극찬이세요. 부족한글에 응원 고맙습니다!😍

공쟝쟝 2021-01-31 10:09   좋아요 1 | URL
같은 것을 다르게 보기 대열에 함께 하겠습니다. 🌸

미미 2021-01-31 10:16   좋아요 0 | URL
너무 멋진데요?!!👍🎀

2021-02-16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16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의 짧은 에피소드를 99가지 문체로 변주하다.˝
목차가 재밌어서 쭉 읽어보는데 한곳에
‘이북 사람입네다‘라고 나와 있다.
이북? 여기 위쪽 ?읽어보니 맞다. 검증이 제대로 된 건지 모르겠지만 제법 느낌이 온다.

이 책의 저자는 ‘레몽크노‘ 프랑스 초현실주의자,언어학자,작사가,수학자,번역가,갈리마르출판사 편집자 ( 20세기부터 지금까지 문학에 있어 프랑스 출판사 가운데 영향력 있는 출판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곳. 2011년 36명의 공쿠르상 수상 작가, 38명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10명의 퓰리쳐상 수상 작가를 배급?배출일듯ㅡ위키백과)
등등 화려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른 페이지에는 역시 같은 이야기를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어떤 식인지 짐작이 간다. 이런 식으로 99가지다. 난 벌써부터 너무 재밌는데 후기를 보니 호불호가 갈린다.

우리는 긴 세월을 (아까워서 이 생각만 하면 ㅠ..ㅠ)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왔다.
요즘은 이런저런 다양한 학습방법도 만들어지고 과제도 그룹으로 하고 발표도 토론도 하는등 달라지고 있지만
근간을 흔들만한 획기적인 변화는 부재하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백년지대계는..흠..)

그런데 만일 한번이라도 이런 식의 글쓰기를 배웠다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생각만 해도 갖가지 아이디어가 솟아난다.
저자는 반복되는 문체실험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영감이란 미끼를 가지가지 수도 없이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북 사람입네다.

어느 날 낮뒤 해쪼임량이 맨마루에 올랐을 무렵에, 사람들이 모박이로 들어차 있는 어느 시내뻐스 차간에서, 나는 목이 아주 가늘죽하고 그 우로 댕기를 돌라따는 대신 줄이 가굴가굴한 둥글모자를 치레거리로 착용한 료해가 어려운, 설둥하고 무슴슴하게 생긴 얼빤히 촌바우를 발견했지 멉디까. 무중에 그는 만문하였는지 곰상한 곁사람이 그의 발을 경박하게 밟았다고 머리 꼬리 없이 볼먹은 소리로 나루히 괴풍망설을 늘어놓으며, 배껏 남잡이를 하고 밸풀이를 하는 것이었습네다. 그러다 호상간에 마음다툼을 피하려고 그랬는지, 그는로력도 리유도 없이, 자신심도 량심도 없이, 기쁨슬픔병 환자처럼, 인제 어둥지둥 빈자리로 날레날레 내뺀 교활자, 고니 주의자, 노죽쟁이, 동요분자에 지나지 않았습네다.
나주막에 어방 잡아 두 시간쯤, 방촌을 떠나온 나는 쌩라라자르역 앞, 로마광장에서 어기나지 않고 그를 다시 보았는데그는 세타 우에 입은 외투의 달롱한 가름선을 줄여볼 료량으로 단추 하나 더 억벌로 달라고 그에게 간참을 하고 있는 어떤 버방한 인물과 함께 있었는 것이었습네다.
- P105

수학적으로

y" + TCRP (r).y‘ + S = 84

위의 이계미분방정식 二階微分方程式을 적분하여 얻은 해解가 그리는 선 안에서 가로로 움직이는 직육면체 안에서, 두개의 사람꼴 (그중 사람꼴 A에만 길이 L>N인 원기둥 부분이 나타나며, 주기 周期 차이가 T/2인 두 개의 사인 곡선이 이원기둥의 구형球形 모자에 둘러싸여 있다)은 반드시 첨점을가진 상태에서만 바닥에서 접점을 가질 수 있다. 이 궤적에서두 개의 사람꼴이 수평하게 진동할 때, 사람꼴 A의 흉부 정중앙선의 상부에 수직하는 길이 / <L인 선분과 접하는 미소반경微小半徑을 가진 전구체全球體의 미소 평행이동 小平行移動 이 유도된다.
- P135

싹수가 노랗게

나는 버스에 오른다.
ㅡ포르트샹페레 방향 맞아요?
ㅡ쓰여 있는 거 보면 몰라요?
ㅡ실례.
그가 내 승차권을 제 배에 대고 찍는다.
ㅡ여기.
ㅡ고맙습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ㅡ이봐요, 아저씨.
그는 끈 비슷한 걸 단 모자를 쓰고 있다.
ㅡ조심하면 어디가 덧나요?
그는 아주 긴 목의 소유자다.
ㅡ아니, 이 아저씨가 증말.
그러더니 그는 빈자리로 내뺀다.
ㅡ이거 참.
나는 속으로 말한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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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04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번역이 ㅎㅎ[가굴가굴한 둥글모자 설둥하고 무슴슴하게 생긴 얼빤히 촌바우] 이거 평안 북도 말인데 ㅋㅋㅋ미미님 말씀처럼 학교에서 특정 문단을 이렇게 한반도 방언으로 써보는것도 한글 어휘를 풍부하게 익히는데 재미 붙었을것 같아요.^.^

미미 2021-01-04 23:16   좋아요 2 | URL
오! 평안북도 말이군요! 처음들어본 어휘들이라 낯설지만 소리가 재밌어요!
이것들만 봐도 사람들마다 여러가지 방법들이
마구마구 떠오를듯해요(ㅋ0 ㅋ)

바람돌이 2021-01-05 0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 시간마다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를 시키는데 좋아하는 애들은 극소수고 대부분의 애들은 죽을라고해요. ㅎㅎ

미미 2021-01-05 09:28   좋아요 0 | URL
오 현장에 계시군요?!♡경험은 흔적을 남기니 잘하고 계신거라 생각해요!👍

cyrus 2021-01-05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문을 보면서 예사롭지 않은 책이라는 걸 느꼈어요. 저는 난해한 책을 좋아해요. 그 난해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고, 직접 확인하고 싶어지거든요. ^^;;

미미 2021-01-05 12:1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사이러스님보다는 훨 부족하지만요^^;알 만한 내용만 쓱쓱 즐겨보고 있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