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짧은 에피소드를 99가지 문체로 변주하다.˝
목차가 재밌어서 쭉 읽어보는데 한곳에
‘이북 사람입네다‘라고 나와 있다.
이북? 여기 위쪽 ?읽어보니 맞다. 검증이 제대로 된 건지 모르겠지만 제법 느낌이 온다.

이 책의 저자는 ‘레몽크노‘ 프랑스 초현실주의자,언어학자,작사가,수학자,번역가,갈리마르출판사 편집자 ( 20세기부터 지금까지 문학에 있어 프랑스 출판사 가운데 영향력 있는 출판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곳. 2011년 36명의 공쿠르상 수상 작가, 38명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10명의 퓰리쳐상 수상 작가를 배급?배출일듯ㅡ위키백과)
등등 화려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른 페이지에는 역시 같은 이야기를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어떤 식인지 짐작이 간다. 이런 식으로 99가지다. 난 벌써부터 너무 재밌는데 후기를 보니 호불호가 갈린다.

우리는 긴 세월을 (아까워서 이 생각만 하면 ㅠ..ㅠ)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왔다.
요즘은 이런저런 다양한 학습방법도 만들어지고 과제도 그룹으로 하고 발표도 토론도 하는등 달라지고 있지만
근간을 흔들만한 획기적인 변화는 부재하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백년지대계는..흠..)

그런데 만일 한번이라도 이런 식의 글쓰기를 배웠다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생각만 해도 갖가지 아이디어가 솟아난다.
저자는 반복되는 문체실험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영감이란 미끼를 가지가지 수도 없이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북 사람입네다.

어느 날 낮뒤 해쪼임량이 맨마루에 올랐을 무렵에, 사람들이 모박이로 들어차 있는 어느 시내뻐스 차간에서, 나는 목이 아주 가늘죽하고 그 우로 댕기를 돌라따는 대신 줄이 가굴가굴한 둥글모자를 치레거리로 착용한 료해가 어려운, 설둥하고 무슴슴하게 생긴 얼빤히 촌바우를 발견했지 멉디까. 무중에 그는 만문하였는지 곰상한 곁사람이 그의 발을 경박하게 밟았다고 머리 꼬리 없이 볼먹은 소리로 나루히 괴풍망설을 늘어놓으며, 배껏 남잡이를 하고 밸풀이를 하는 것이었습네다. 그러다 호상간에 마음다툼을 피하려고 그랬는지, 그는로력도 리유도 없이, 자신심도 량심도 없이, 기쁨슬픔병 환자처럼, 인제 어둥지둥 빈자리로 날레날레 내뺀 교활자, 고니 주의자, 노죽쟁이, 동요분자에 지나지 않았습네다.
나주막에 어방 잡아 두 시간쯤, 방촌을 떠나온 나는 쌩라라자르역 앞, 로마광장에서 어기나지 않고 그를 다시 보았는데그는 세타 우에 입은 외투의 달롱한 가름선을 줄여볼 료량으로 단추 하나 더 억벌로 달라고 그에게 간참을 하고 있는 어떤 버방한 인물과 함께 있었는 것이었습네다.
- P105

수학적으로

y" + TCRP (r).y‘ + S = 84

위의 이계미분방정식 二階微分方程式을 적분하여 얻은 해解가 그리는 선 안에서 가로로 움직이는 직육면체 안에서, 두개의 사람꼴 (그중 사람꼴 A에만 길이 L>N인 원기둥 부분이 나타나며, 주기 周期 차이가 T/2인 두 개의 사인 곡선이 이원기둥의 구형球形 모자에 둘러싸여 있다)은 반드시 첨점을가진 상태에서만 바닥에서 접점을 가질 수 있다. 이 궤적에서두 개의 사람꼴이 수평하게 진동할 때, 사람꼴 A의 흉부 정중앙선의 상부에 수직하는 길이 / <L인 선분과 접하는 미소반경微小半徑을 가진 전구체全球體의 미소 평행이동 小平行移動 이 유도된다.
- P135

싹수가 노랗게

나는 버스에 오른다.
ㅡ포르트샹페레 방향 맞아요?
ㅡ쓰여 있는 거 보면 몰라요?
ㅡ실례.
그가 내 승차권을 제 배에 대고 찍는다.
ㅡ여기.
ㅡ고맙습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ㅡ이봐요, 아저씨.
그는 끈 비슷한 걸 단 모자를 쓰고 있다.
ㅡ조심하면 어디가 덧나요?
그는 아주 긴 목의 소유자다.
ㅡ아니, 이 아저씨가 증말.
그러더니 그는 빈자리로 내뺀다.
ㅡ이거 참.
나는 속으로 말한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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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04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번역이 ㅎㅎ[가굴가굴한 둥글모자 설둥하고 무슴슴하게 생긴 얼빤히 촌바우] 이거 평안 북도 말인데 ㅋㅋㅋ미미님 말씀처럼 학교에서 특정 문단을 이렇게 한반도 방언으로 써보는것도 한글 어휘를 풍부하게 익히는데 재미 붙었을것 같아요.^.^

미미 2021-01-04 23:16   좋아요 2 | URL
오! 평안북도 말이군요! 처음들어본 어휘들이라 낯설지만 소리가 재밌어요!
이것들만 봐도 사람들마다 여러가지 방법들이
마구마구 떠오를듯해요(ㅋ0 ㅋ)

바람돌이 2021-01-05 0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 시간마다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를 시키는데 좋아하는 애들은 극소수고 대부분의 애들은 죽을라고해요. ㅎㅎ

미미 2021-01-05 09:28   좋아요 0 | URL
오 현장에 계시군요?!♡경험은 흔적을 남기니 잘하고 계신거라 생각해요!👍

cyrus 2021-01-05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문을 보면서 예사롭지 않은 책이라는 걸 느꼈어요. 저는 난해한 책을 좋아해요. 그 난해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고, 직접 확인하고 싶어지거든요. ^^;;

미미 2021-01-05 12:1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사이러스님보다는 훨 부족하지만요^^;알 만한 내용만 쓱쓱 즐겨보고 있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