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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핸드 타임 -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 1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 다큐와 문학을 접목한 그녀의 작품 세계는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그녀만의 장르가 되었고, "영혼의 감정의 역사를 담은 산문"이라는 평가받았다"  < 2015년 12월 독서신문 < 책과 삶 > 조성일 기자>

 

책을 받아들고서 읽어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차라리 이 모든게 픽션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번씩 거듭하며 힘겹게 읽어냈다. 증언,증언, 그리고 증언들. 1917년 소비에트 정권을 시작으로 사회주의혁명이 만들어낸 '사회주의적'인간들은 정권의 붕괴와 함께 거대한 광기를 드러냈다. 인간이라 표현할 수 없는 발작과도 같은 변화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 이 책은 저널리스트인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가 소련이 붕괴되고 20년 후 '붉은 인간'이라 명명된 '포스트 소비에트의 시대' 와 '페레스트로이카(1985년 4월에 선언된 소련의 사회주의 개혁의 이데올로기)시대를 거치며 살아간 사람들의 목소리를 청취하여 담았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했을때 그녀의 독특한 이름, 아직까지 잘 외워지지 않는 그녀의 생소한 이름을 읊조리며 언젠가 한번쯤 읽어보리라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서 우려섞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책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을꺼라고. 그런 우려속에서 읽기 시작했던 책은 정말로 쉽지 않았다. 이 감정들. 이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 저는 무신론자예요. 하지만 신에게 묻고 싶은 건 많아요. 전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해요. "수용소는 견뎌낼 수 있단다. 하지만 사람들을 견뎌내는건 쉽지 않아. 난 말이다. '네가 먼저 뒈져라, 난 내일 따라가마,' 이 말을 수용소에서 처음 들은 것이 아니라, 내 이웃인 카르푸샤에게서 처음 들었단다."(p93)

 

" 그게 우리에요! 우리네 인생이요!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에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우수비츠의 희생자와 망나니들이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똑같은 경리부에서 월급을 받는 거예요. 전쟁 후 똑같은 훈장을 받고요. 그리고 지금도 똑같은 연금을 수령하면서요.'(p384)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가혹행위를 자행했던 부분들도 마음아팠지만, 가장 가슴아프고 가장 슬펐던 이야기는 바로 내 이웃이었던 사람들이 광기로 얼룩져버린 마음을 들여다보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광기의 시간이 끝나자 일상으로 돌아와 웃으며 희생자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이 소름끼치도록 마음이 아팠다.

 

어찌보면 가해자들 역시 시대의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모두다 부를 꿈꾸며 더 가지고 싶고 누리고 싶은 인간의 본성에 충실할 뿐이라고. 하지만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꺼라던 포스트 소비에이트 시대도, 모두가 풍족하게 누릴꺼라던 페레스트로이카 시대도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모두에게 공평하고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부라는 열매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며 모두다 희생자라는 올가미가 드리워졌을 뿐이다. 세컨드 핸드타임( 중고품의 시대)이 도래했다. 피로 물들던 사회주의가 끝나고 탄탄한 민주주의 기반으로 세워진 자본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공평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 바퀴를 돌아 투명한 피로 물드는 시간을 살아내고 있을 뿐이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마침 이 책을 읽게 되어서일까. 은근 걱정스런 부분들이 보인다. 우리는 어떤 광기에 휩쓸려 살아가고 있는지. 누가 이 시대가 떠미는 가해자가 되고, 또 누군가는 이유없는 희생양으로 내몰려 아픔을 당할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건 어떤 경우에도 놓치지 않을 이성과,  미세한 바람에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간직하는 일일 것이다. 이성과 감성에 둘러싸인 공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무한히 감사하게 되는, 현재의 시대를 살아갈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끼게되는 졸렬한 내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지만, 시대는 변화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 변화가 어떤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예상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역할. 소 시민으로써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1000여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기까지 2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싸워야했고, 인터뷰를 하며 무수히 흘렸을 눈물과 공포와 분노들을 절제해가며 이 책을 완성한 그녀의 노고에 감정이 벅차오른다.

 

" 내가 대답했다. 전 믿어요. 전 당신과 같은 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예요. 전 믿어요!(그리고 우리 둘은 함께 울었다.) (p443)

 ( 저자가  마르가리타라는 아르메니아 난민을 인터뷰한 후 증거가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믿을 수 있냐는 물음에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가 대답한 말이다. 인터뷰하는 시간 동안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는 그 시대 속에서 살았던 셈이다. 그러니 이 책은 그녀의 삶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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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3-31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베틀라나알렉시에비치의 책은 <체르노빌의 목소리>만 읽었어요.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도 대출해서 집에 모셔놓기만 하고 읽지 못했죠.
마주하고 싶지 않은 책들은 진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직시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요.

그나저나 해피북님~~ 반가워요^^

해피북 2016-04-01 20:38   좋아요 0 | URL
예전에도 제게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 책은 힘들꺼라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마치 무게가 있는듯 한 장을 넘겨보기도 힘들던. 그저 아. 하는 탄식이 새어나오기도 했고요. 이 책 읽으니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아픔을 모두 담으셔야했기에...

그리고 역시 북플은 친정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내일이 주말이예요. 즐거운 주말 보내셔요 ㅎ

2016-04-01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1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1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1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 -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고전을 읽는 새로운 방법
모린 코리건 지음, 진영인 옮김 / 책세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한때, 우리나라 권장도서 목록에 반기를 든 적이 있다. 물론 서재에서 나 홀로 아무도 모르게. 그때 읽었던 책은 허균의 <홍길동 전>이었는데 어떻게 이 소설이 초중고 학생들의 권장도서 목록에 담겨져있을까 의아했던 적이 있다. 물론 고등학생 정도의 연령층이라면 사회 각층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이해할 수 있으니 그래, 고등학생 까지는 넘어갈 수 있다고치자. 그러나 초중등 학생들을 위한 축약본을 어찌 생각해야할까 의문스러웠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뉴스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나는 슬쩍 반감이 생긴다. 그러니까 그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그저 책을 읽지 않는다는 비난만 쏟아내는 기사를 접할때마다 '글쎄, 그 이유를 설명해주시라'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가만히보면, 우리는 어릴적부터 무수히 많은 책들을 마주한다. 기본적인 교과서는 제처두고라도, 권장도서 목록과 독후감이라는 숙제때문에 읽어야했고 써야했던 그 기억들엔 행복함이 없다. 왜 그렇게나 어려운 책을 읽어야하는지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고 또 왜 꼭 써내야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던 그 시간들이 쌓이고쌓여 성인이 된 지금에도 책은 '어렵다'는 생각이 각인되어버린 듯 싶다.

 

 

왜 학창시절에 읽는 고전들은 어렵게만 느껴질까.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물들과 배경에서 오는 공감의 부재가 아닐까. 아직은 성숙되지 못한 시선과 생각들이 등장인물을 탐색하고 이해하기엔 버거움을 느꼈으리라. 그렇지만 어린시절 읽던 책만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나는 아직까지도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온전히 이해했다 말할 수 없다. 어떤 기회에 의해 어릴적 읽었던 책을 서른이 넘은 나이에 다시 펼쳐들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머리속에는 베르디의 '레퀴엠(Requiem)이 시종일관 울려퍼지며 송곳같이 날카로운 히스클리프의 행동 하나하나에 조바심을 냈던 기억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렇게 지독한 사랑도, 또 그 사랑에 침잠되어 죽음에 이르는 그의 모습도 온전히 이해하긴 어렵다 느꼈다.

 

" 그러나 고등학생 때나 심지어 중학생 때(덜덜덜!) 우리가 이 책을 읽게 된다는 사실은 나쁜 소식이다. 그때 우리는 너무 어리고, 감정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고, 회한이 인생을 어떻게 일그러뜨리는지 알 길이 없다. 사슬에 줄줄이 묶인 죄수들마냥 발을 질질 끌며 <개츠비>의 세계로 처음 들어갈 때, 우리는 시험 준비를 하며 시간을 허비한다." (p13)

 

" 하지만, 먼저 우리는 똑똑해 져야 한다. 나이도 더 들어야 하고 일상의 슬픔과 사랑스러움 양쪽 모두에 상처 받을 수 있도록 민감해져야 한다"(p15)

 

이번에 읽게된 모린 코리건의 책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은 <위대한 개츠비>를 열렬히 사랑하는 작가가 피츠 제럴드의 생애와 함께 소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린은 우리가 어린시절 읽었던 개츠비는 진실이 아니며 마지막 문장을 마주했을때는 반드시 앞으로 되돌아와 펼쳐들게 된다는 이야기로 흥분을 감추지 않는다. 왜 이렇게나 열렬한 사랑에 빠져있는지, 왜 이 책이  '가장 위대한 개츠비' (모린의 표현이다) 가 될 수 밖에 없는지를 그녀의 이야기로 들어보자.

 

" 소설 다시 쓰기에 대한 예리하고 흥미로운 저서 <예술적 편집>을 쓴 수전 벨은 피츠제럴드의 교정에 두 장을 할애했다.(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이래로 <개츠비>를 읽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첫 장을 시작한다. 2002년, 마흔 세 살때 이 책을 다시 읽고 그녀는 " 놀라 기절할 뻔 했다. 모든 문장과 사건들이 필연이라고 느껴졌다")"(p250)

 

 

" 그러나 실제로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것은 머틀의 쇼핑 목록이다. 머틀이 사고 싶어 하는 강아지용 목걸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톰 뷰캐넌에게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보여주는 소재이고, 재떨이는 재에서 재로 떠나는 운명에 가까이 다가가는 그녀의 상황뿐 아니라 그녀가 재의 골짜기라는 하층 계급 출신임을 환기한다. 그리고 묘지 화환은 그녀의 죽음을 싸늘하게 예언한다. 상징을 쌓기 위해 상징을 쌓는 일은 지루하지만, <개츠비>는 다르다. 피츠제럴드는 낭만적인 이기주의자였고, 성당에 더 이상 나가지 않는 냉담자였고, 또 몽상가였다. 타고난 기질과 교육 덕분에 그는 세속의 세계에서 의미를 보았다. <개츠비>가 너무 기이해서 독특한 까닭은 무엇일까. 왜 이 소설을 기적과 같다고 하는가. 소설에 상징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녹색 불과 에클버그를 제외하고) 상징이 거의 없는 듯 읽히도록 썼기 때문이다"(p230)

 

 

이 소설의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의 '재즈 시대(1차 세계대전의 종전부터 1929년 경제 대공황 이전까지)'다. 전쟁으로 불안하고 횡폐해진 사람들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상경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틈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신흥 부자들을 풍자한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런 요소들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모린의 책을 읽고 도저히 <위대한 개츠비>를 읽지 않을 수 없어서 펼쳐들었는데 그녀의 말처럼  상징성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숨겨진 요소들을 발견했을때의 기쁨으로 그녀는 개츠비를 50번이나 읽게 되었고 무려 7시간 동안 <위대한 개츠비>을 읽어주는 연극 공연을 관람하며 온전하고 똑똑한 '닉'의 숨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즐거웠다. 나 역시 책을 무척 좋아한다 느꼈지만 모린을 보며 즐기며 사랑한다는게 무엇인지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의 부재 ' 그리고 고전을 읽는 새로운 방법' 이라는 말을 온전히 느끼기엔 부족했다. 피츠 제럴드와 그의 저서에 관한 이야기 또 소설의 배경인 이스트 에그와 웨스트 에그를 발품을 팔아가며 찾아다니고, 오래된 문서를 보기위해 도서관에 끊임없이 노크를 해대는 모린의 모습에서 고전을 즐기는 방법을 어렴풋이 깨닫게된다.

 

 

그것은 책을 온전히 즐기라는 것, 풍부한 경험과 감성을 쌓아올리고 일상의 슬픔을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불만과 고민 들을 쌓아올려서 책과 맞닿는 것. 또한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현재 이해되지 못하는 고전을 거듭 읽어야 한다는 것, 꼭 곁에두고 불현듯 떠오를때 집어들 수 있어야 하며, 쉼표 하나, 단어 하나에 모든 감각을 일깨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러므로 고전을 즐기는 것은 삶을 더 풍부하게 느끼고 들여다보는 일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학생들의 권장도서 목록엔 반감을 표현한다. 독서는 억압하면 할수록 멀어질 수 밖에 없으므로. 진정한 문화부흥을 꿈꾸는 나라라면, 그렇다면 이런 권장 도서목록으로는 영원히 이뤄질 수 없으리라.

 

이 책을 읽다보니 에밀 파게의 구절이 떠올라 마지막 말로 장식한다.

 

" 읽기는 감미롭다. 그리고 거듭하여 읽기는 더더욱 감미롭다..........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읽는다"

( <단단한 독서> 에밀 파게 지음, 최성웅 옮김, 유유 출판사)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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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31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살면서 절대로 잊지 못하는 책 한 권은 제2의 고향입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면 고향이 그리워지는 것처럼 예전 독서 감동이 그리워서 읽었던 책을 다시 보게 되니까요.

해피북 2016-04-08 21:13   좋아요 0 | URL
답글이 너무 많이 늦었네요 ㅜㅜ ㅎㅎ `절대 잊지 못할 제 2의 고향`이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ㅎㅎ cyrus님께는 어떤 고향이 있으실지 궁금해지는 저녁입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이니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기는 하지만, 정말 봄이 찾아왔다.

연일 쌀쌀한 날씨와 비가 쏟아져 봄이 찾아 올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무색해질만큼 한 낮은 따스했다. 이런 봄을 맞이하야 집안 이곳저곳 정리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렇게 뒤늦은 2월 신간 페이퍼를 작성한다. 아침 저녁으로 봄 타령하느라, 진즉 해야할 일을 하지 못했으니 이 불찰을 어이할꼬!

 

 

 

 추리소설을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햇살이 쨍째 내리쬐는 한 여름에는 추리 소설이라는 부등호가 생겨버렸다. 니나 상코비치에 따르면, 한 여름이되면 가족들과 함께 모여 추리소설을 읽으며 이야기나누는 즐거움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 이어진다고 했는데 그 즐거움, 그 짜리함이 어찌 여름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나도 올 여름에는 추리소설 한 권끼고 그 무더운 여름을 나고 싶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좋은 추리소설 작가를 차근이 알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이 읽고 싶어진다.

 

 

 

 

 

 

 

요즘 내 마음을 표현한 책이 아닐까 싶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기에 책을 찾아 읽으며 세상을 떠도는 그 기쁨을 아는 사람을 만난 반가움이란! 이 책이 개정판으로 나왔을 만큼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궁금하다. 과연 어떤 책을 통해 세상을 유람하고 있을런지.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 친구들과 뛰어놀며 사먹던 길거리 음식, 특별한 장소, 특별한 시간에 먹었던 음식 등등. 음식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수단을 넘어 저마다의 그리움을 품고 있는 것 같다. 황석영 선생님이 들려주는 그 음식 이야기엔 어떤 그리움이 담겼을지 내심 궁금해지는데.. 다이어트가 시급한 이 시기에 이 책을 집어들어도 될까싶은 마음이 들지만, 따스한 봄날 따스한 이야기에 젖어들고 싶다.

 

 

 

 

 

 

 

 

 

시인의 책이라길래 시집인줄 알았더니 음식과 관련된 에세이집이다. 황석영 선생님의 음식 이야기를 넘어 시인이 들려주는 음식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궁금함에 리스트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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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8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3-0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러리 퀸의 책과 윌러드 H. 헌팅턴의 《위대한 탐정소설》을 비교하면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

서니데이 2016-03-08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2016-03-14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6-03-14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리팝에서 알파벳으로 바꿨습니다.
해피북님 좋은 하루되세요.

서니데이 2016-03-17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좋은 저녁 시간 되세요.
오늘도 제 서재에서 퀴즈 준비합니다.^^

2016-03-22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6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8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1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혼자살기 9년차 혼자살기 시리즈 2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혼자 살기 5년차>에서는 작은 원룸에서 지냈었는데, 드디어 이사를 하고 투룸을 얻게된 타카기 나오코가 그 기쁨을 이 책에 담았다. 작업실이 생기고 주방이 분리되고 커다란 창에 햇살이 듬뿍 들어오는 공간이 생기자 그녀는 어느때보다 행복해보였다.

 

신문을 구독하고 손수 가구를 만드는 즐거움과 식물 키우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큭큭거리며 웃곤했다. 매일 편의점에서 신문을 구해 읽다가 집으로 배달되는 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었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와 책상이며 배선이며, 사진들을 걸기위해 망치를 들고 뚝딱거리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리를 못해서 책상 한가득 쌓인 물건들이며, 잘 넣어둔다고 넣어둔 물건들을 찾을 수 없어서 늘 애를 먹곤 하지만 그래도 매일 이 공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일을 하고 편히 쉴 수 있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친정과 멀리 떨어진 위치이다보니 가끔 부모님이 집에 오신다고 하면 이것 저것 신경이 쓰이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시는 부모님을 마중하며 울컥했던 시간들, 아쉽던 시간들이 떠올라 뭉클하기도 했다. 특히 냉동실에 처박아둔 각종 재료를 도마에서 뚝딱 거리며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준 엄마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물론, 음식을 만들어주시며 음식 활용을 못한다고 욕을 한바지로 먹었다는 ㅎㅎㅎ. 

 

1974년생인 그녀와 비슷한 시기를 살아서인지 마음을 톡톡 건드려주는 부분이 많은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는 대구 알라딘에서 그녀의 원서가 눈에 띄어서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도저히 해석할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돌아오던 발걸음이 무겁기도 했다. 부디.. 올해는 일본어를 공부할 수 있기를... 아.. 일본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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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2-24 16: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 전 사촌언니네집에 얹혀서 직장을 다니다가 방 하나였지만 혼자 독립하여 산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나만의 공간이 생겨 무척 흡족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벽에 이것저것 걸고,부치고,작은 화분 사다가 올려 놓았다가 죽이고,다시 허브 12종을 사다가 한 두 개 남겨 놓고 또 죽이고ㅜㅜ

그시절 친정부모님께서 먼 곳에서 딸 자취방이 어떤가?다니러 오셨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배웅해 드리고 울컥했었는데^^
아마도 그시절 저는 약간 향수병에 젖어 살았었던 것같아요
명절 고향만 다녀오면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이 해피북님의 글을 통해서 살포시 떠오릅니다.^^

해피북 2016-02-24 21:23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지금 사는 곳에서 신혼을 시작했거든요. 집에 시트지를 사다가 벽에 붙였다 떼었다 몸살도 하고 베란다에 화초를 들였다가 넘쳐나는 애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 하늘나라로 보내버리기도 했어요. ㅎㅎ

혹시 지금도 허브 키우시나요? 키우신다면 어떤 종류인지 궁금합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16-02-24 21:42   좋아요 2 | URL
허브 키우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면ㅜㅜ
그런데 지금은 이웃집에 분양받아 키우는 장미허브라는 녀석을 1년 넘게 키우는데 번식력이 끝내주더라구요^^
향도 짙구요

작년 이맘때 다육이 식물에 꽂혀 몇 개 사다가 잘 키우다가 올겨울에 또 하나씩 저세상으로 보내는 중입니다ㅜ
다육이는 물을 적게 줄수록 좋다는데도 죽네요?
화분은 많은데 뭐가 잘 안되는ㅜㅜ
아마도 화분에 있는 흙들이 영양이 없어 그런 것같아요 부지런히 분갈이 해줄적엔 일일초 꽃도 사시사철 피어서 이웃사람들이 놀라기도 했는데 말입니다ㅋ
지금은 군자란 꽃이 피길 기다리는데 흙 영양분이 모자라는지 꽃 필 생각을 않는군요ㅜ

해피북 2016-02-25 01:20   좋아요 1 | URL
오호 그러셨군요^~^. 저희 집은 다육이는 사막의 장미라고 불리우는 `석화`가 있어요. 요걸 다육이 전용 흙에다 심어서 키웠는데 3년이 지나도록 꽃을 못봐서 이번에 분갈이 용토로 갈아주고 지켜보는 중이예요 ㅎ ㅎ 흙에 영양분 부족하다시면 전용 비료 조금 올려주셔도 효과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말씀드려봅니다 ^~^

달팽이개미 2016-02-24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전까지 끝내 원룸에서 투룸으로 가지 못했는데 ㅋ 타카기 나오코가 투룸을 얻게된 기쁨이 어떨지 정말이지 상상이 돼요 ㅎㅎ 원룸에서 공간을 분리해보고자 원목 칸막이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나름 책상과 매트리스 사이에 세워 경계를 만들고 어찌나 행복해했었는지 몰라요^^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저렴한 칸막이였는데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데리고(?)살고 있어요 ㅋ 이제는 꼬맹이가 열심히 그걸 잡고 일어나는 연습을하는데 그 모습 볼때마다 기분이 참 묘해요 ^^ㅋ

해피북 2016-02-24 21:27   좋아요 2 | URL
ㅎㅎ 그 모습이 상상이 되서 함박 웃음이 나요 ^~^
저는 이 집에 벽지가 싫어서 다이소에서 이천원짜리 시트지 사다가 붙여놓고 혼자 분위기난다, 다른 집같아~~라고 했더니 신랑왈. 똑같은데? 해서 김샌적도 있답니다. 이런 추억들이 있다는게 새삼 즐겁다는걸 느껴요. 꼬맹이도 훗날 달팽이개미님 이야기 듣게되면 그 묘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ㅎㅎ

달팽이개미 2016-02-24 21:35   좋아요 2 | URL
힘들었던 부분은 쏙 빼고 재밌는 얘기만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ㅎㅎ 어려서 어른들이 `지금이 좋지~나 때는..`뭐 이렇게 시작되는 얘기들은 듣다가 꼭 한 귀로 흘리게 되었었던 기억이;ㅋ

해피북 2016-02-25 01:21   좋아요 2 | URL
ㅎㅎㅎ 한 귀로 흘려도 다 기억이 나던걸요. 아마도 좋은 것만 들려주고픈 달팽이개미님 마음이 아닐까요 ㅋㅋ

서니데이 2016-02-24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좋은밤되세요.^^

해피북 2016-02-24 21:27   좋아요 1 | URL
아고.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2-25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일본어 전에 공부하셨나요.^^

해피북 2016-02-26 23:1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일본어 공부를 해본 적 없고요. 이번에 여러가지로 자극 받아서 일본어 공부 해보려고요 ㅎㅎ

2016-02-26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6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6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6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3-01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 행복한 3월의 첫날 되세요.^^

서니데이 2016-03-0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 님, 정말  고마워요.

 

 

 

 

 

 

 

 

 

 

 

 

 

 

 

 

명절을 보내고 돌아온 후 의기소침해질 일이 있어서 잔뜩 풀이 죽어있었다. 무언가 해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던 시간만 쌓여갈 즘 예기치 못한 선물이 도착했다. 깜짝 놀라서 열어보니 명절을 잘 보냈냐며 몸살은 나지 않았냐며 서프라이즈 선물을 통해 잠시나마 기분 좋아지시길 바란다는 엽서가 함께 담겨있었다. 책을 보고 엽서를 읽는 동안 눈물이 핑 돌았다.

 

그간 알라딘 북플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좋으신 분들이 참으로 많다. 

명절을 보내고부터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음에도 매일 서재에 들어와 인사를 남겨주신 님.

다른 이웃님들의 서재를 방문하지 못하고 내 글만 간신히 올리는 날에도 한결같이 서재에 방문하셔서 글을 읽고 공감과 댓글을 남겨주셨던 님들.

그리고 참 오랜만이라고 반갑게 맞아주셨던 님들.

모두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하신 분들임을 새삼 느끼며 감사한 마음을 여기에 담아본다.

 

 

★ <30점 짜리 엄마> - 고마워요 엄마!

 

다카기 나오코 인지, 타카기 나오코인지 출판사마다 이름이 다르다. 나 만큼 정신이 없는 출판사가 또 있는가보다. 무튼 <30점 짜리 엄마>는 그녀의 어린 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다. 노조미와 고다마라는 두 자매를 키우며 화장품 외판원을 하시는 엄마와 3교대를 하시는 아빠의 일상이 담겼는데 책을 읽는 동안 우리 아버지도 3교대 근무를 평생 해오셨던 터라 공감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다만 우리집은 사 남매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셨을 엄마에게 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노조미네 집도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마론 인형을 사줄 수 없었고( 유치원에 입학해서는 받긴 했다),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케잌이나 닭다리 같은 음식들은 우리집 여섯 식구의 엄청난 식성에 매번 질보다는 푸짐한 양에 승부수를 띄우셨던 엄마의 애환과 노고가 새삼 느껴지는 뭉클한 시간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는 지금의 내 나이에 사 남매를 키우고 계셨다. 지금에 나는 사고 싶은 책도 많고, 철마다 새 옷도 장만하고 싶고, 휴일에는 이곳 저곳 산책도 다니고 싶고, 맛있는 음식점이 생기면 먹으러 가고 싶은 늘 하고 싶은 일들이 지천에 널려 자제하기 힘든데.. 엄마는 이 나이에 오직 네 명의 자식을 키우며 사고 싶고 먹고 싶고 가고싶은 많은 욕구들을 참고 지내셨겠구나 싶은 생각에 애잔하고 뭉클하고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뒤범벅이 되어버렸다. 

 

고마워요 엄마. 고맙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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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4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4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4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5 01: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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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4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5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2-24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선물 기쁘셨겠어요.^^

2016-02-25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5 0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