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포기를 잘한다.
이미 끝났는데도 계속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무지하게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소개팅 애프터를 나갔을 때,

상대방 여자가 20분 정도 지났음에도 오지 않는다면 난 “역시 그렇구나”라고 포기하고 만다.
“무슨 일이 생겼겠지”라면서 두시간 쯤 기다리는 긍정적인 사람도 있지만,
난 “내가 못생겼다고 싫어하는 게 틀림없어”라고 지레짐작한다는 얘기다.
그건, 상처를 덜 받으려는 자기방어의 기전이기도 하다.
언젠가 모 대학축제 앞에서 여자를 만나기로 했다.
휴대폰도 없던 그때, 사람들로 미어터진 여대 정문앞에서 20여분을 기다리는데,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게 여겨졌다.
30분을 채우지 못한 채 집에 갔고,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때 그 여자분이 내가 자리를 뜬 직후에 그곳에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후에도 난 여자가 조금만 예쁘면 “날 싫어하겠지”라며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곤 했다.
이건 여자 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라,
결과가 조금만 안나오면 “그럼 그렇지. 나같은 게 뭘 하겠어?”라며 지레 포기해 버렸고,
내가 ‘네이처’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포기를 잘하는 성격은 스포츠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2002년 어느날, 난 집구석에서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을 보고 있었다.
한국은 야오밍이라는 걸출한 센터가 있는 중국에 시종일관 뒤졌고,
30초가량 남았을 때는 7점 차로 뒤져 역전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안그래도 술약속이 있었기에 난 TV를 끄고 약속장소로 향했고,
지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농구 얘기를 한다.
“오늘 농구 정말 끝내줬지 않냐?”“진짜 대박이었지.”
그 장면을 보면서 난 그들이 중국 사람들이며,
한국에 온지 오래된 나머지 중국말 대신 한국말로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술에 취해 집에 온 그날,
난 한국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는 걸 알고 까무라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서 재방송을 새벽까지 봤고,
그것도 모자라서 노트에다가 일일이 상황을 정리하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스포츠의 생명은 생방송으로 그 현장을 보면서 응원하는 것일진대,
결과를 알고 난 뒤 재방송으로 보는 농구는 앙꼬 없는 붕어빵 같았다.
“30초만 더 볼 걸!” (실제로는 연장전까지 했으니 15분 가량이 더 소요됐으리라).
난 포기를 잘하는 성격을 원망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오늘 아침, 난 여자골프의 스타 박인비 선수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1위를 달리는 미국선수에게 한 타가 뒤졌기에
마지막 18번 홀에서 한 타를 줄여야 우승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박인비 선수가 친 볼은 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놓였고,
한타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잃을 가능성이 높았다.
난 TV를 끄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아, 정말 아쉽다. 박인비 2등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네이버 메일을 확인하려고 컴퓨터를 켠 순간,
난 12년만의 까무라침을 경험했다.
박인비가 우승을 했다는 거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알고보니까 박인비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그 먼거리 퍼팅을 집어넣었고,
1위를 하던 미국선수는 마지막 홀에서 한 타를 잃는 바람에 동점이 됐다.
연장전은 해보나마나여서, 박인비가 여유있게 우승을 한 것.
거듭 말하지만 스포츠의 매력은 생중계여서
그 광경을 봤다면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환호성을 질렀겠지만,
뒤늦게 우승 사실을 알고나니 기쁘다기보다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얼떨떨했다.
머리숱은 그때보다 훨씬 줄어 있었지만,
난 12년 전과 똑같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포기를 잘하는 내 자신을 원망했다.
포기를 잘한 덕분에 마음의 상처를 더 이상 받지 않고 험난한 세상을 살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잃는 것도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의 스타일을 바꾸고픈 마음은 없다.
이번 사건이 12년만의 일인 것처럼,
포기를 했을 때 내 예상과 달리 결과가 잘 나올 확률은 별로 높지 않으니까.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긴 한다.
내 눈이 조금만 더 컸다면 포기를 하는 대신 좀 더 끈질기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를.
이 글의 결론. 이게 다 작은 눈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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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8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8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열혈팬 2014-08-18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슬금슬금 웃음이 삐져나오다가 마지막에 빵! 터져주는 교수님 글은 역쉬~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 읽게 되네요^^

마태우스 2014-08-19 13:36   좋아요 0 | URL
칭찬 감사합니다. 역시 님의 댓글을 봐야 하루가 즐겁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14-08-1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글의 백미는 기막힌 책 선택이죠. ㅋㅋ

마태우스 2014-08-19 13:36   좋아요 0 | URL
앗 그런가요...^^ 열심히 할게요!

야클 2014-08-19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나이를 먹어가건만, 어찌하여 나는 갈수록 유머감각이 무뎌지고 마태우스님은 이리도 유머감각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건가요? 밥은 언제든지 살테니 비결 좀 알려주세요 !

마태우스 2014-08-19 13:37   좋아요 0 | URL
갑자기 무슨 그런 말을.... 유머 하면 야클이고 야클 하면 유머인데, 글구 왜 갑자기 존댓말을?? 글구 밥 산다고 해놓고선 7년째 안사고 있는데, 살때 알려주겠소.

2014-08-19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9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4-08-1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께선 오랜 시간 그 많은 여인들을 쉽게(?) 포기하셨기에 지금의 아름다운 부인님을 맞이하셨잖아요.
그러니까 마지막의 결론엔 동의 못하겠어요!


마태우스 2014-08-19 13:39   좋아요 0 | URL
아 네...알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호호. ^^ 포기해야 미녀를 얻는다, 오늘의 캐치프레이즈죠

hnine 2014-08-1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기해야할 대상과 시기를 잘 선택하시는 거 아닐까요? 모든 걸 다 쉽게 포기하신건 아니잖아요.

마태우스 2014-08-21 09:54   좋아요 0 | URL
뭐 좋게 보면 그렇기도 하네요 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4-08-1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1분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첫만남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는.. 아, 어디서 읽었더라 ?! ㅎㅎ. 그랫 한때는 여자를 만나면 잘 보일려고 내내 호감을 주려고 무지 애를 썼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그냥 1분 안에 결정이 난다하니, 나야 어쩔 수 없다... 이런 심정이 들어서요..ㅎㅎㅎㅎㅎㅎ. 첫인상은 별로 였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호감이 갔다... 요런 말은 그 심리학자에 의하면 거짓말이라고 하네요. 호감이 갔다면 첫인상에서부터 호감이 있었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마태우스 2014-08-21 09:5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제가 말 한마디 하려면 됐다고 하면서 나가버리는 여자들이 많았어요. 그땐 그녀들을 참 원망했습니다. 기회도 안주고 차버렸다고요. 근데 지금은 이해합니다^^

2014-08-28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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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강준만 교수의 <감정독재>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의 속편격인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이하 왜사니)이 지난 6월 출간됐다.

속편은 웬만해서는 안팔리게 마련이고,

내가 <기생충열전2>를 안쓰고 있는 것도 전편의 명성에 흠이 갈까봐인데,

<왜사니> 역시 세일즈 포인트 면에서 전편의 반도 안된다 (7천 vs 3천)

<왜사니>가 전편보다 더 흥미로운 실험들을 가지고 인간의 심리를 분석했고,

혹시 속편으로 인식될까봐 제목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에서 이 책의 판매부진은 좀 아쉽다.


이 책에 나오는 흥미로운 사실들.

1) 새롭게 깨달은 사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사진을 보면 실물보다 못나왔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스스로를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나 역시 그렇다.

왜 그럴까? 

“얼굴의 좌우가 정확히 대칭인 사람은 많지 않은데, 거울은 사람의 얼굴을 반대로 보여준다.”(189쪽)

하지만 사진은 좌우가 바뀌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

당사자로서는 생소할 수밖에.


2) 역시 새롭게 깨달은 사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가는 이유가 뭘까?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이렇게 그 이유를 설명한다.

“어렸을 때 사람들은....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해가 갈수록 이런 경험들 중 일부가 자동적인 일상으로 변해서...”(201쪽)

즉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경험이 줄어들기 마련이라

시간이란 열차가 기억이란 정거장을 경유하지 않은 채 마구 내달린다는 것.

실제로 연령대별로 사람을 불러놓고 “3분을 마음 속으로 헤아리시오”라고 했더니

중년층은 3분 16초를 3분이라고 인식했고 60세 이상은 3분 40초를 3분이라고 말했단다.

즉 “생리시계가 느려지니 실제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같은 쪽)


3) 알고 있었지만 새삼 공감하는 사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구매하는 순간에 느끼는 지출의 고통이 경감된다.”(235쪽)

카드결제 기간이 일주일이라면 사용 대금은 현재보다 줄어들 것이란다.

왜? 결제기간이 짧아질수록 신용카드는 심리적으로 현금과 같아지기 때문인데,

결제기간이 6개월쯤 되면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쓰겠지만,

가입업소의 부담이 커질 것이기에 지금처럼 한달마다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단다.

내 인생의 큰 실수 중 하나는 바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는 것,

그 바람에 내 통장이 돈이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는 ‘정거장’이 돼 버렸다.


4) 알고 있었지만 들으니까 걱정되는 사실.

“커플들이 나이가 들면서 서로 닮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함께 사는 오랜세월 동안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흉내낸 결과 똑같은 얼굴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탓이란다 (130쪽)

예쁜 아내를 자랑으로 아는 나는 이 대목을 읽고 깊은 고민에 빠졌는데,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있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들은 서로 따라 하려는 동기가 약하기 때문에 닮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부터 아내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아야겠다. 


끝으로 마케팅 한 마디. 

이런 유익한 상식이 많은 이 책을 제목이 너무 길다고, 또는 속편이란 이유로

사보지 않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당장 이 책을 지르시라.

이왕이면 신용카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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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4-08-10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지르셨다는 페이퍼 쓰시고 정작 소개가 없길래 궁금했었는데 이런 책들이었군요. ㅎㅎ 신용카드로 지금 지르러 갑니다.

마태우스 2014-08-11 16:12   좋아요 0 | URL
앗 말미잘님 이 책은 아니구요, 제가 엊그제 지른 책은 이거에요.

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100자평쓰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대한민국 치킨전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100자평쓰기
정은정 지음


유령 퇴장 100자평쓰기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100자평쓰기
천명관 지음

1/1

꼬마요정 2014-08-10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용카드 안 쓰려고 무진장 노력하는 중입니다.
ㅎㅎ 요즘은 돈 넣어두고 체크카드 쓰거나 현금 쓰는데, 가계부를 보면 확실히 소비가 줄었어요~^^

마태우스 2014-08-11 16:12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게 현명한 거죠. 저도 한달만 신용카드 대금이 안빠져나가면 그때부터 현금 쓰려고요. 근데 꼬박꼬박 빠져나간다는...

다락방 2014-08-1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르겠습니다. 신용카드 대신 적립금으로! ㅎㅎ

마태우스 2014-08-11 16:13   좋아요 0 | URL
아 네...적립금이 많으시군요 부럽부럽

책읽는여름 2014-08-1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구입을 강력 추천하는 리뷰라니!!! 저도 단호박으로 유명한데, 정말 단호하십니다 ㅎㅎ

마태우스 2014-08-11 16:13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책에 자신이 있어서 단호해졌는데, 막상 그러고나니 불안한 마음도 조금은 있사옵니다...ㅠㅠ

좋은날 2014-08-1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마태우스 2014-08-11 16: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팬1 2014-08-1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번 보니깐 생각나는데요..전에 "블랙홀 웜홀 타임머신"이라는 책이었나...거기서 보니깐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빨라지는건 5살에게 1년은 삶의 1/5이지만 50살에게 1년은 1/50이라 그런거라고...맞는 말이고 이해도 빨리 됐지만 물리학자라 그런가 참 삭막한 계산법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ㅎㅎ 4번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게...마태우스님이 조만간 슈퍼미남으로 탈바꿈할수도 있다는 의미인거 같아서...미리 축하드립니다.ㅎㅎ 그나저나 지름신 제대로 받아가네요. 꼭 신용카드로 지를게요~!!

마태우스 2014-08-11 16:14   좋아요 0 | URL
팬님, 제가 슈퍼미남이 될 확률이 과연 있을까요..ㅠㅠ 요즘 관리를 전혀 안해서 예전으로 돌아갔는데..ㅠㅠ

카스피 2014-08-1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있는 카드로 부러뜨리는 상황이라.... ㅠ.ㅠ

서민 2014-08-12 09: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현명하십니다...^^

순오기 2014-08-1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23 빛고을 무등도서관에 오시네요~~격하게 환영합니다!^^
버선발로 마중하려고 저를 데려가 줄 봉사자를 수소문중입니다.
물론 「기생충 열전」도 밑줄 그어가며 읽고 있고요.
 
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시민이 쓴 <나의 한국현대사>를 드디어 다 읽었다.

글쟁이로서의 유시민을 정치인 유시민보다 훨씬 더 좋아했기에

결과가 어찌됐건 그가 다시금 작가의 세계로 돌아온 걸 환영한다.

한 모임에서 그와 나란히 앉는 영광을 안은 적이 있었다.

난 그의 모든 책을 사서 읽었으며, 그의 책을 읽으면서 사회에 눈을 떴던, 유시민의 제자였지만,

막상 만나니까 벅찬 가슴과는 달리 별로 할 말이 없었는데,

마침 내 앞에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으로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달리던 정여울 작가가 있기에

유시민에게 “종합 1위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시민에게 질문을 해봤다’는 것에 들뜬 나머지 그가 뭐라고 답변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그로부터 두달여가 지난 뒤 나온 이 책은

출간 즉시 종합 1위에 오르더니 종합 1위에 3주간이나 머물렀다! (알라딘 기준)

이 말의 핵심은 이렇다.

“내가 유시민에게 종합 1위를 못해봤냐고 자극한 것이 그로 하여금 남은 기간 열심히 책을 쓰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그가 종합 1위를 3주나 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유시민과 내가 별로 나이차이가 없어서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한 적은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젊은이들이 의외로 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빈곤하다고 느꼈기에,

균형잡힌 현대사 지식을 가르쳐주는 이 책이 잘 팔린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민주주의는 최선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해 최대의 선을 실현하도록 하는 제도가 아니다.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178쪽)

검찰과 국정원, 언론이 힘을 합쳐 최악의 인물이 마음껏 악을 행하도록 돕는 우리나라는

어쩌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저자는 칼 포퍼의 말을 빌어 “다수 국민이 마음을 먹었을 때 정권을 평화적으로 교체할 수 있다면 그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그게 불가능한 나라는 독재국가다.”(177쪽)라고도 말하는데,

우리나라가 헌법상으로는 평화적 정권교체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게 불가능한 나라가 돼버린 것도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여부에 대해 회의를 갖게 한다.

현재 55세(만)유시민이 65세가 됐을 무렵의 대한민국은 조금은 희망을 가진 나라가 되어 있을까?


책을 읽을수록 우리나라에 대한 절망감만 들게 만드는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내 이름이 책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이 대목을 읽을 때 나는 기차를 타고 있었는데,

너무 놀란 나머지 책을 덮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찌됐건 종합 1위 책에 내 이름이 등장한 건 가문의 영광,

이럴 줄 알았다면 “종합 1위 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보다는 좀 더 따뜻한 얘기를 해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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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8-1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이름 보고선 저도 씨익 웃었어요. ^^

마태우스 2014-08-11 16:15   좋아요 0 | URL
호호 글쿤요 반갑습니다

blanca 2014-08-1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대목 읽고 ^^ 진짜 반가웠던 기억이 나요. 마태우스님한테 이미 이야기하고 쓰신 줄 알았다는 ㅋㅋ

마태우스 2014-08-11 16:15   좋아요 0 | URL
그럴 리가요 저랑 유시민님은 그런 사이가 아닙다.!

팬1 2014-08-1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왕!! 축하합니당~ 장바구니에 넣어놓기는 했는데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어요. 조만간 질러야겠네용.

마태우스 2014-08-11 16:16   좋아요 0 | URL
네 축하해주셔서 감사! 정말 세상에는 읽을 책이 많아요

프레이야 2014-08-1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찜만 해두고 담아뒀는데 당장 지르겠어요 ㅎㅎ. 광주에서 인문학 특강이 있다는 소식 들었어요. 그날 저 대신 순오기님과 악수 두번 하시길 바랍니다. 가서 듣고싶지만 그날 선약이 돼있어서 안타까워요. 부산은 특강 계획 없으신지요?

마태우스 2014-08-11 23:5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와앗 소식이 빠르시군요! 순오기님이 오시려나요 혹시...? 한번도 못뵜는데 그날 뵈면 좋겠지만...암튼 부산은 불러주는 곳이 없네요.

카스피 2014-08-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마태님 대단하세요.이제는 점점 더 유명인사가 되시는것 같으세요^^

마태우스 2014-08-12 09:4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셍 카스피님. 그게요... 방송에서 점점 잘리다보니 이제 인지도는 곧 원래대로 돌아올 거 같아요..ㅠㅠ

transient-guest 2014-08-12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최근에 배송 받았습니다. 곧 읽어보려고 하는데, 유시민의 글은 묘하게 프로파간다가 있어 이번 책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마태우스 2014-08-12 09:4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사상이 그쪽이라 그런지 프로파간다의 냄새는 맡지 못했어요. 님이 읽으시면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 암튼 읽어볼만 해요.

transient-guest 2014-08-12 23:56   좋아요 0 | URL
특별한 거부감은 없구요, 저도 사상이 불순(?)하여 그런지 유시민의 글이 좋습니다. 그저 제가 예전에 그렇게 느낀 부분이 조금 있었다는 것이지요.ㅎ

책이좋아 2014-08-2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지네요. ^^ 기차 안에서 깜짝 놀라셨겠어요.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은 흔치 않겠죠? ㅎㅎ
 











트위터는 질색하며 안하던 내가 페이스북을 왜 하게 됐을까.

그 시작을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 내 페북 친구는 천명을 훨씬 넘는다.

그렇다고 내가 페북을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다.

소그룹에서 글을 쓰던 때가 잠깐 있었지만,

내가 페북에서 하는 일은 그저 친구신청에 응답을 하는 게 고작이다.

요즘 내게 오는 이메일의 절반 이상이 '친구요청을 보냈습니다'인데,

언제부터인가 기계적으로 요청수락만 하고 만다.

친구신청을 보냈던 이들은 아마도 활동이 거의 없는 내 사이트를 보고 실망할 테지만,

어쩔 수 없다.

그분들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여건이 안되는데 어쩌겠는가?


내게 트위터를 하라고 강권했던 동료선생은 그 용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내가 TV에 나온다. 좀 봐라" "내가 책을 썼다. 좀 사라."  이런 말을 할 수 있잖아?

그 말을 듣고 트위터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내가 끔찍이 싫어하는 게 다른 사람을 그런 식으로 귀찮게 하는 건데

내가 왜 그짓을 해?

물론 내 책을 사주고 내 방송을 봐주는 이가 많으면 좋지만,

도움이라는 건 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잘 먹고 잘 사는 내가 타인을 그런 식으로 착취하는 게 전혀 내키지 않았다.

그러니, 트위터랑 별반 차이가 없는 페북을 내가 할 이유가 없다. 


어떤 분이 만든 동영상을 보면 페북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잘 나와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spDPHmXadTQ

이 영상의 주제는 페북 유저들의 현란한 포장술이 주 타겟이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사람들의 의미없는 '좋아요'였다. 

직장에서 잘리고 나서 '직장 때려치웠다'고 글을 쓰니까 좋아요가 수십개...

바람피우는 아내를 보고 충격을 받아 가출을 한 뒤 '나는 오늘부터 돌싱이다'라고 했더니 좋아요가 수백개.

결정적으로 그 아내가, 새 남친이라면서 사진을 올렸더니 좋아요가 수천개.

잘 알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 수천명이 날리는 좋아요는

늘 곁에 있어주는 아내가 해주는 팥빙수 한그릇의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열광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철저히 타인이기 때문이지,

정작 자기 지인이 그런다고 할 때는 다른 반응을 보이리라.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것처럼

SNS에 순기능이 있다는 것은 십분 인정하지만,

SNS의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소소한 일상사를 노출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고,

SNS에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은 정말 많은 시간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난 SNS보다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게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보다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순간, 읽을만한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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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8-08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결제는 10일 지나서 하셔야죠!! ㅎㅎ

마태우스 2014-08-09 08:14   좋아요 0 | URL
그랬어야 하는데 글쓰다 보니 욱해서 그냥 질렀어요 이틀만 참을걸...^^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 짝짝짝 ! 좋아요 버튼 있었으면 바로 눌렀을 거입니다..ㅎㅎㅎㅎ.
저는 보틀'이라는 상품에 대해 비판한 글이 있었는데
굳이 병을 병이라 하지 않고 보틀이라고 해서 파는 상술과
그 상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를 비판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글을 읽고 나서 탱스투를 눌러서 이익금이 들어오더라고요.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구입했기 때문에 생기는 거 아닙니까.... 지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태우스 2014-08-09 08:16   좋아요 0 | URL
저..그래도 공감은 하셨죠?^^
글구 땡스투는 좋아요랑 달리 현실적 이익이 있으니만큼 '좋아요'랑 같이 취급해선 안될 것 같습니다^^ 글구 좋아요가 종잡을 수 없을 때 오는 것처럼, 땡스투 역시 예상 못할 때 오는 것 같더라고요.
 
유괴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이규원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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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책에 몰입하면 역을 지나쳐도 모를 정도였는데

요즘은 책을 보는 것에서 피곤함을 느낀다. 

그러다보니 서울에서 천안까지 기차를 타는 내내 스마트폰만 보는, 

내 기준에서 볼 때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진다. 


지난주, 제주도에 강의를 다녀온 적이 있다.

천안에서 서울로 갔다가 거기서 다시 공항에 간 뒤

11시 비행기로 제주에 가서 두시간짜리 강의를 하고 

다섯시 비행기로 다시 서울에 왔다가 거기서 다시 천안으로 내려오는 스케쥴이었는데,

그날 아침에 가방에 챙겨넣은 책이 다카기 아키미쓰의 <유괴>였다.

처음 보는 작가였지만 언제부터인가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이 된 블로거베스트셀러에 있기에 다른 책 여섯권과 더불어 질러버렸는데,

그 리스트는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당일치기 제주도 (그리고 그날 아침에 사실 아침마당도 출연했다!)라는 힘든 스케줄을

난 오로지 이 책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책인데 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흥미를 유발시키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러고보면 떨어진 체력을 이겨내는 방법은 보다 더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기술인 듯하다.


이 책은 유괴를 계획한 범인이 그보다 먼저 저질러진 유괴 사건의 재판과정을 보면서

“난 저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라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그 준비한 보람이 있게 거의 완전범죄 수준의 유괴를 저지르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모델이 된 유괴사건에 대해 읽다가 깜짝 놀랐다.

“가정부에게 현금 이백만엔을 들려서 오후 2시에 역으로 가게 하라.”(23쪽)

이백만엔이면 우리 돈으로 이천만원?

아니 힘들게 유괴를 해서 겨우 이백만엔? 그럴 거면 뭐하러 유괴를 하지?

황당하기로는 모방범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재산가의 아들을 유괴해 놓고선 요구하는 돈이 ‘삼천만엔’이다.

에게게, 겨우 3억?

아니 유괴범들이 이렇게 간이 작아서야 무슨 큰일을 하겠는가?

비밀은 책을 덮고서야 풀렸다. 

“이 작품은 1961년 <호세키> 3월호부터 7월호까지 5회에 걸쳐 연재되었다.”(485쪽)

지금부터 50년 전쯤 쓰여진 소설이니, 이백만엔, 삼천만엔을 요구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러고보니 범인은 휴대전화를 전혀 쓰지 않았고, 온라인 송금 이런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읽을 땐 그걸 이상하게 느끼지 못했는데

연도를 알고 나니까 모든 의문이 다 풀리는데,

오래 전에 쓰인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은

이 책이 얼마나 잘 쓰인 작품인지를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책에 나오는 대목 중 감동적인 대목 하나.

이 책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변호사는 주식으로 돈을 잘 버는 아내를 두고 있다.

그 변호사가 돈이 되는 민사 대신 형사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내가 이렇게 말했단다.

“경제적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평생 형사 변호를 전문으로 해 봐.”(375쪽)

이 대목을 읽으면서 하종강 선생을 떠올렸다.

하선생이 노동운동에 투신할까 말까를 고민할 때 그 아내분이 한 말,

“나는 특수학교 선생이 될 거니까, 너 먹여살리는 것은 걱정이 없어.

네가 적성에 안맞아서 그만둔다면 모를까, 돈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마.”

덕분에 우리나라 노동계는 큰 친구를 얻었으니, 하선생 사모님께 감사할 일이다. 

이건 순전히 자랑질이지만, 난 아내한테 가끔 이렇게 말한다.

“돈 쓸 일 있으면 걱정하지 마. 내가 가루가 되도록 일해서라도 돈 벌어올게.”

그러고보면 아내도 결혼을 참 잘 했고,

그건 외모에 연연하지 않고 날 선택해 준 고마운 판단력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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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07-3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크으~ 멋진 신랑이로군요~ 마태님~^^
두 분 너무 좋겠습니다.ㅋㅋ

마태우스 2014-07-31 10:15   좋아요 0 | URL
신랑이라고 하기엔 결혼한지 너무 오래됐죠 호호호. 근데 저도 단점이 겁나 많습니다. 아내가 제가 거절 잘 못하는 것 땜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요...ㅠㅠ 노력은 하는데 잘 안고쳐짐...ㅠㅠ

페크pek0501 2014-07-30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에서 빵터지네요. ^^

마태우스 2014-07-31 10:15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앞에서도 좀 터뜨렸어야 하는데...

2014-07-30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4-07-31 10:16   좋아요 0 | URL
네 님도 건강한 오후 되세요. 어여 나으시길!!

Ralph 2014-07-30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구렇군요..돈이아니라 배짱이군요. 재벌들도 돈없다고 벌벌떠는데..,

마태우스 2014-07-31 10:17   좋아요 0 | URL
랄프님 안녕하세요 사실 제가 님 댓글의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혹시 또 들르시면 설명 좀 부탁드려요. 죄송!!

Ralph 2014-07-31 16:32   좋아요 0 | URL
아 그게, 재벌 처럼 돈이많아도..더 돈을 벌려고 혈안인 세상인데.. 위에 예를 드신 두 여장부는 재벌에 비하면 버는 것도 아닌 주제?에.. 남편한테 돈벌어오라고 하지않고.. 하고시픈일 하라는 배짱이 있다는 의미로.. 말이 되는건지 저도 햇갈리는 군요..

마태우스 2014-08-08 04:13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제가 님한테 질문을 던져놓고 깜빡 까먹었습니다. 이해해 주시길...ㅠㅠ 님 댓글의 뜻을 지금은 이해했어요!

2014-07-31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31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4-08-07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책이 계속 번역되어 나오니 즐겁네요. 저는 예전 동서미스테리문고에서 나온 '문신살인사건'으로 작가를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음울한 2차대전 패전 직후 일본의 분위기와 문신에 얽혀 돌아가는 살인사건을 보면서 분위기에 푹 빠져 읽은 기억이 나네요.

마태우스 2014-08-08 03:52   좋아요 0 | URL
아 이분 책이 또 나온 게 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transient-guest 2014-08-08 04:26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는 '파계재판', 그리고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를 합쳐서 네 권이 나와 있습니다. 즐독하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