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ㅣ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6월
평점 :
일전에 강준만 교수의 <감정독재>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의 속편격인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이하 왜사니)이 지난 6월 출간됐다.
속편은 웬만해서는 안팔리게 마련이고,
내가 <기생충열전2>를 안쓰고 있는 것도 전편의 명성에 흠이 갈까봐인데,
<왜사니> 역시 세일즈 포인트 면에서 전편의 반도 안된다 (7천 vs 3천)
<왜사니>가 전편보다 더 흥미로운 실험들을 가지고 인간의 심리를 분석했고,
혹시 속편으로 인식될까봐 제목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에서 이 책의 판매부진은 좀 아쉽다.
이 책에 나오는 흥미로운 사실들.
1) 새롭게 깨달은 사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사진을 보면 실물보다 못나왔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스스로를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나 역시 그렇다.
왜 그럴까?
“얼굴의 좌우가 정확히 대칭인 사람은 많지 않은데, 거울은 사람의 얼굴을 반대로 보여준다.”(189쪽)
하지만 사진은 좌우가 바뀌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
당사자로서는 생소할 수밖에.
2) 역시 새롭게 깨달은 사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가는 이유가 뭘까?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이렇게 그 이유를 설명한다.
“어렸을 때 사람들은....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해가 갈수록 이런 경험들 중 일부가 자동적인 일상으로 변해서...”(201쪽)
즉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경험이 줄어들기 마련이라
시간이란 열차가 기억이란 정거장을 경유하지 않은 채 마구 내달린다는 것.
실제로 연령대별로 사람을 불러놓고 “3분을 마음 속으로 헤아리시오”라고 했더니
중년층은 3분 16초를 3분이라고 인식했고 60세 이상은 3분 40초를 3분이라고 말했단다.
즉 “생리시계가 느려지니 실제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같은 쪽)
3) 알고 있었지만 새삼 공감하는 사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구매하는 순간에 느끼는 지출의 고통이 경감된다.”(235쪽)
카드결제 기간이 일주일이라면 사용 대금은 현재보다 줄어들 것이란다.
왜? 결제기간이 짧아질수록 신용카드는 심리적으로 현금과 같아지기 때문인데,
결제기간이 6개월쯤 되면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쓰겠지만,
가입업소의 부담이 커질 것이기에 지금처럼 한달마다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단다.
내 인생의 큰 실수 중 하나는 바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는 것,
그 바람에 내 통장이 돈이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는 ‘정거장’이 돼 버렸다.
4) 알고 있었지만 들으니까 걱정되는 사실.
“커플들이 나이가 들면서 서로 닮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함께 사는 오랜세월 동안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흉내낸 결과 똑같은 얼굴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탓이란다 (130쪽)
예쁜 아내를 자랑으로 아는 나는 이 대목을 읽고 깊은 고민에 빠졌는데,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있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들은 서로 따라 하려는 동기가 약하기 때문에 닮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부터 아내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아야겠다.
끝으로 마케팅 한 마디.
이런 유익한 상식이 많은 이 책을 제목이 너무 길다고, 또는 속편이란 이유로
사보지 않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당장 이 책을 지르시라.
이왕이면 신용카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