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사실 오늘자 방송 아이템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가까스로 생각한 것을 글로 표현한 건데요, 전적으로 마립간님의 이벤트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제가 틀린 게 있으면 날카로운 코멘트를 날려 주십시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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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눈 다래끼가 난 친구, 안과를 갈까 피부과를 가야하나 고민하다 결국 병원에 안가고 말았다. 결국 그는 저절로 나아 버리고 말았는데,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증상에 따라 어느 과에 갈 것인지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의사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어야 한다. 의사는 배운 기간에 따라 구별되며, 그 구분은 다음과 같다.


1) 의사: 흔히 일반의라고 한다. 의대 6년 졸업을 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을 일컫는데,  아는 거라곤 순전 암을 비롯한 큰 병밖에 없고, 임상경험도 없어서 환자를 보기 어렵다. 이런 사람이 병원을 하면 링게르만 꽂아서 돈을 벌기 십상이니 가벼운 감기 환자만 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라도 3년 정도를 버텼다면 실력이 있는 의사로 인정해 주고, 신뢰를 보내도 된다. 그가 돌팔이라면 3년 안에 이미 사고를 쳐 짐을 싸들고 도망갔을게다. 자기가 해결할 수 있는 병과 그렇지 않은 병을 구분할 수 있으면 명의겠지만, 대개 그렇지가 못하다. 폐암을 결핵이라고 우겨서 친구의 장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의사라든지, 림프종을 감기라고 우겨 오랜 기간 붙잡아둔 의사가 여기 속한다.


2) 인턴: 고수에게 무술을 전도받으려면 물을 길어야 하듯, 1년간 온갖 허드렛일을 해야 하는 사람을 말한다. 주로 하는 일은 환자에서 피를 뽑는 거다. 처음에는 서툴지만 나중에는 사람을 보면 혈관만 보인다니 얼마나 혹독한 트레이닝이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다. 과거에는 X레이 필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고, 수천장의 필름 중 필요한 사진을 찾는 걸 보면서 인턴의 존재 의의를 만끽한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불어닥친 전산화 바람 때문에 더 이상 X-레이를 찾을 일이 없어짐. 업무의 반이 날라가 허탈해진 인턴들이 병원 안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방황을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눈에 초점이 없이 얼쩡거리는 사람에게 “혹시 인턴이세요?”라고 말하면 거의 적중한다.


물론 인턴이 그런다고 노는 건 아니다.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수술장에서 레지던트와 교수를 돕는 일인데, 이거 역시 허드렛일이다. 간을 수술할 때 몇시간 동안 땅기고 있는다든지, 환자가 엎드려 수술할 때 두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있어야 하는 등 머리쓰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을 주로 한다. 내 친구는 인턴 때 4시간 동안 간을 당기고 있어야 했는데, 그가 조는 바람에 간의 일부가 찢어져 수술장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


인턴의 장점은 거의 모든 과를 섭렵하기 때문에 어떤 증상을 호소해도 다 커버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인턴을 마친 의사가 개업을 했다면 어느 정도 믿어도 된다.


3) 레지던트: 교수에게 배정되지 않은 환자를 본다. 90년 전만 해도 레지던트 기간이 3년이었는데, 의사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취업이 어려워져 ‘보다 전문적인 의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4년으로 늘어났다. 너무 한 과만 보다보니 지나친 전문성을 갖게 된 나머지 다른 과를 물어보면 무조건 모른다고 하는 게 단점이다. 레지던트를 마치고 나면 전문의 시험을 보는데, 대략 90% 이상이 합격해 전문의가 된다.


4) 펠로우: 원래 취지는 이런 거였다. 서울대병원의 소화기내과에서 담낭에 금박을 씌우는 기술이 아주 유명하다고 치자. 레지던트를 해서 전문의를 땄지만 저건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돈을 조금 덜받더라도 그 병원에 가서 환자도 보면서 배우겠다고 우겨가면서 1-2년간 그 병원에 있는 것, 이게 펠로우의 본질이다. 하지만 그게 변질되어 교수로 가야 하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집합소가 되어 버렸다. 병원 측에서 보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레지던트 월급 정도를 주면서 거느릴 수 있으니 대단한 이익, 결국 모든 과에서 펠로우를 2년간 하는 게 의무화가 되어 버렸다. 병원에서는 싼 값에 사람을 부려서 좋고, 교수들은 대부분의 일을 펠로우에게 맡기고 음주, 가무 등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니 좋고. 심지어 월급을 안줘도 되는 무급 펠로우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5) 교수: 온갖 역경을 이기고 교수 자리를 차지한 사람을 일컫는다. 교수가 되면 레지던트를 거느리고 폼도 잡을 수 있고, 수술을 할 때도 레지던트들이 배를 다 열어놓으면 가서 중요한 부위만 싹둑 자르면 되니 아주 편하다. 배를 닫는 건 다시 레지던트의 몫. 예전에는 환자만 보면 됐지만 지금은 연구도 하고 논문도 써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지긴 했지만, 펠로우의 등장으로 별 어려움이 없다.


2. 증상에 따른...

다시 증상 문제로 돌아가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표피적인 증상보다는 그 위를 봐야 한다는 것. 예를 들자면...

-어지럽다: 어지러우면 대개 빈혈을 생각하지만 빈혈로 어지러운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사람이 어지러운 이유는 대개 귀 안에 있는 전정기관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비인후과에 가는 것이 좋다.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 그게 뇌에 혈액공급이 잘 안되서 그럴 수도 있으므로 신경과에 가야 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뇌졸중이 될 수도 있는 일이고...

-다리에 혈관이 불거져 나와 흉측하다--> 일반외과에 간다. 대개 스타킹 신으면 좋아지는데 안좋으면 수술한다

-어린애가 감기에 걸렸다; 소아과를 가야 한다. 이비인후과에 가면 콧물도 멋지게 빼주고 하니까 그럴듯해 보이지만 말짱 소용없다.

-소변에서 피가 나온다: 대부분이 피곤해서 그런 거니 병원에 안가고 기다린다. 또 나오면 그때 병원에 간다. 어느 과를? 비뇨기과도 있지만 신장내과를 추천한다. 암일 수도 있으니까... 신장은 신장내과 것이고, 방광은 비뇨기과 것.

-배가 아프다; 명치 부근이 아프면 소화기내과, 여자가 아랫배가 아프다면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검사를 받아야...

-쉽게 피곤하다; 간이 안좋을 수 있으니 소화기내과로...

-얼굴이나 손가락에 감각이 없다; 류마티스 내과, 아니면 신경과

-아토피성 피부염: 피부니까 피부과를 갈 수도 있겠지만, 알레르기 내과가 더 좋을 듯 싶다.


* 정신과를 무서워하면 안된다. 정신과는 정신분열증과 신경증(노이로제)를 치료하며, 노이로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정신과를 간다면 미친 사람 취급한다고 불쾌해해 하는데, 그러니까 정신과 의사들이 다이어트 같이 돈이 되는 분야로 진출하는 게 아닌가. 미국 같으면 정신과가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소 역할을 해주며, 야구선수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도둑을 만나 놀랐다든지,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든지 하는 일도 마음 속에 묻어두지 말고 정신과 의사를 찾자.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것, 정신과 의사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길이 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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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4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8-24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계의 족보에 관해 잘 배우고 갑니다;;;

瑚璉 2004-08-24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십니까? 처음 인사를 드리는 것 같네요. 그런데 첫 인사가 딴지글이 될 것 같습니다 (-.-;). 해량하시길...

[-다리에 혈관이 불거져 나와 흉측하다--> 일반외과에 간다. 대개 스타킹 신으면 좋아지는데 안좋으면 수술한다]라고 하여 주셨는데 정맥류는 보통 흉부외과에서 취급하던 걸로 기억됩니다만...

[-어지럽다: 어지러우면 대개 빈혈을 생각하지만 빈혈로 어지러운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사람이 어지러운 이유는 대개 귀 안에 있는 전정기관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비인후과에 가는 것이 좋다.]라고 하여주셨습니다만 실제로 여성의 경우에는 IDA가 엄청나게 많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성별로 원인을 나눠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4-08-2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추천합니다. 평소에 애매하게 알고 있던 것들을 너무 많이 배웠거든요. 병원다닐 일은 많았는데 오히려 궁금한 건 더 많은 편이었거든요...... 정말이지 마태우스님은 좋으시겠어요. 유머에, 글솜씨에, 전문지식에 없는게 없으시니...... 그리고 퍼갈께요~

마태우스 2004-08-24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n your mark님/족보랄 것까지 있나요. 그냥 제가 대충 쓴 건데...
호련님/안녕하세요? 제가 바란 게 딴지였으니 오히려 감사합니다. 음, 흉부외과란 말이죠? 제 친구는 일반외과 전공인데 정맥류 수술 전공이라....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로렌초의시종님/이주의 리뷰 축하드립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님은 20대에 벌써 그런 멋진 글들을 쓰시니, 30대가 되면 정말 사자가 될 겁니다.

starrysky 2004-08-2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간만에 님의 전공이 팍팍 돋보이는 멋지고 의미 있고 재미난 글이었습니다. ^^
그리고 호련님도 대단하셔요. 전에 판다님 옆지기님의 직장을 알아맞추실 때부터 생각했었지만 호련님도 의사신가 봐요. 자자, 두 분이서 토론 들어가시길.. 호호.

stella.K 2004-08-2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자료네요. 정말 의대란 젊을 때 들어가서 더 이상 젊지 않을 때 나오는 거로군요. 왜 그리 과정이 많은지...
2학기 맞아서 바쁘신가 봐요. 이제야 마태님의 글을 볼 수 있으니...ㅜ.ㅜ 힘 내십쇼.^^
저도 퍼갑니다. 추천도 하구요.^^

마태우스 2004-08-2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님, 제가 타스타님 서재에서 님이 100개 채우자마자 절 버리고 가버렸다고 한탄하고 있었는데... 역시 님은 저를 버린 게 아니었어!!

瑚璉 2004-08-2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의 페이퍼에 주저리주저리 글을 붙이는 건 결례가 될 것 같지만 변명을 해야겠네요. starry sky님, 저기 저는 단순한 학교선생일 뿐인지라 토론을 붙이시는 건 무리라고 생각됩니다요 (^.^;).

마태우스 2004-08-2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름만으로도 절 가슴 벅차게 하는 스텔라님! 2학기라 그런 게 아니라 학교 일이 있어서 그런 겁니다. 다음주부터는 다시금 니나노 할 거예요!!! 이거 학장이 보면 안되는데...
스타리님/토론은 안될 것 같습니다.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하얀마녀 2004-08-2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좋은 정보를 재밌게 써놓으시다니 항상 느끼는거지만 참 놀랍습니다. ^^

sweetrain 2004-08-24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결핵이었을때 폐암이라고 오진한 그 돌팔이 의사를 생각하면 지금도 열이 받습니다만,...하긴 뭐 그 반대의 경우가 아닌걸 그나마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뭐 약 먹고 다 나았으니까요...

마태우스 2004-08-24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참고로 호련님은 관심분야가 '잡박', 그간 리뷰만 쓰셨구요, 페이퍼를 시작하신 지는 얼마 안되십니다. 자신의 서재를 왜 즐겨찾는지 모를 때가 난감하다고 하시지만, 판다님은 아주 유익한 서재니까 즐겨찾기를 한다고 코멘트를 다셨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랑 같이 서재 폐인에 동참하시길 바랍니다 (이거..좋은 말일까...) 밤 11시 반에도 서재에 계신 걸로 보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얀마녀님/아이,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부끄럽습니다. 마녀님, 사과님이 우울한가봐요...

tarsta 2004-08-2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런 글이 있어서 전 서재가 좋아요.! 추천 꾸욱..!!!

하얀마녀 2004-08-2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사과님 우울하신 것 같아서 코멘트 달기도 조심스럽더군요....

아영엄마 2004-08-2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태우스님이 소재로 고민을 다 하시고... 다음주부터 니나노~하시면서 님의 저력을 보여 주세요!! ^^*

마태우스 2004-08-2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앗 너무 늦었어요! 전 이미 털짱님이....^^
하얀마녀님/으음, 그렇군요. 언제 우리 단체로 가서 위문공연이라도 해야겠네요.
타스타님/아이 부끄럽게 왜그러세요.... 전 타스타님 때문에.....^^
단비님/그러게 말입니다. 그런 말은 원래 신중하게 해야 하는데... 죄송해요.

미완성 2004-08-2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이어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잖어요-_-V

마냐 2004-08-24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명쾌한 글이 있나...동업자들이 별로 안 좋아할듯 한 글이니...더욱 훌륭한 겁니다. 그죠? ㅋㅋㅋ

瑚璉 2004-08-2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왜 마태우스 님, 왜 갑자기 제 소개를 해주시고... 서재폐인의 길로 들어서라는 강한 권유이신가요?

sweetrain 2004-08-24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그래도 친절하게 이것저것 답해주셔서 감사해요...그래서 좀 덜 무서웠어요.

털짱 2004-08-25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에 문제가 있는 걸까, 접속이 용이하지 않네요.
오늘도 유머와 상식이 넘치는 글이네요.^^
역시 알라딘 미녀들의 행복과 미모를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할 마법의 샘물이네요.
제 동화가 맘에 드셨는지요?

2004-08-25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yo12 2004-08-2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턴과 레지던트를 구별하게 되었습니다. ㅋㅋ
많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런데 먹지 않아도 살이 자꾸 찌는 지금 저의 증세
혹은 계속 무언 가를 먹고 싶은 그런 증세는 어디 가야하나요? ^.~

2004-08-25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08-25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오랜만에 지성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글을 보니, 갑자기 정신이 아득~~^^;;;

LAYLA 2004-08-25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과를 갈까......고3에게 '과'라는 것과 일반인에게'과' 라는 건 역시 많은 차이가 있었군요 ...ㅋㅋㅋㅋ 첨에 많이 웃었어요...^0^

starrysky 2004-08-25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만 보고는 LAYLA님이랑 똑같이 생각했어요!! 마태우스님이 고3들한테 진로상담을 해주시려는 걸까.. 했다지요. ^^

가을산 2004-08-2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글을 읽다보니 옛날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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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턴이 xray를 안찾아도 된다니, 그게 정말입니까!!  정말 세상 좋아졌군요!

(선배들이 저희들에게 '너희는 좋아진 줄 알아라!'라고 하던 말을 그대로 답습하는....)

우리때는 xray필름 뿐 아니라 임상검사 결과지까지 (한시간 후면 저절로 배달이 오는데도 굳이 빨리 가져오라고 시키는 독한 시어머니들 때문에...) 찾으러 뛰어다니고 했는데....

 

한번은 중환이 많아서 인공호흡기가 모자라서 16시간 연속으로 앰부를 짜고 있었던 적도 있고....

으으....  이때는 나 이거 시켜놓고는 나에 대해서 아무도 기억 못하는 거 아닌지 무지 서운했었답니다. 교대해줄 인턴도 안보내주고...  ㅜㅡ  

전날 일했던 간호사들이 퇴근했다가 다음날 다시 출근한 후까지도 계속 한자리에 앉아서 죽어가는 환자 마주보며 인공호흡시키고 있자니..... 잠도 못자고....  서럽더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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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재수를 하지 않고 의대 들어와서 한번도 낙제를 하지 않고 졸업해서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 시험을 통과하고 군에 다녀오면 14년이 지난다.

그런데, 이미 의대 들어올 때 반 이상은 재수 이상의 경력을 가졌고, 의대에서 제 학년에 졸업하는 것은 반정도라고 잡고, 또 전문의 될때까지 1년만 꿇었고, 펠로우 2년까지 한다면? 

----- 쉽게 17년이상이 된다. 

 

사회에 나오면........ 어언 30대 후반의 고학력 사회적 저능아......  

그간의 박봉에 저축도 없고, 마누라에 애 한둘 달린...... 

그런데도 의학대학원 만들어 2년을 또 늘리자고 그러니..... 

 


조선인 2004-08-25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읽었습니다.
마태우스님, 호련님, 가을산님, 두루 두루 고맙습니다.
왜? 어린 중생을 깨우쳐주어 ^^

ceylontea 2004-08-2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토피성 피부염: 피부니까 피부과를 갈 수도 있겠지만, 알레르기 내과가 더 좋을 듯 싶다..
이건 정말 새로운 정보입니다.. 저느 알레르기 내과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가을산 2004-08-25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알레르기 클리닉'이 더 낫겠지요. 한 과가 아니가 '알레르기'를 중심으로 하는.

자일리톨 2004-08-25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 보면서 엄청 웃었습니다. "의료계를 디비주마"라는 제목의 딴지일보 기사를 읽는 줄 알았습니다. 차~암 재미있으면서 알차네요.^^

2004-08-25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4-08-25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감사합니다.. 현대인에게 있어 알레르기는 참 힘든 병인 것 같아요... 이 증세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구요... 그래서 저렇게 전문 클리닉이 생기나 봐요.

조선인 2004-08-26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과 가을산님께 좀 미안한 얘기지만...

진료과에 관한 안 좋은 기억 하나.

제가 어머니한테 효도한 건 무병 무사고 뿐입니다. 그런데 20대를 넘기며 향 알레르기가 천식으로 들러붙었고, 마로를 가진 뒤 의외로 태가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태로 인해 가슴아팠던 이야기를 뒤로 한다면, 일상생활에 확연히 지장을 주는 건 천식입니다. 자연 집이나 회사 주변의 병원을 두루 파악하고 살게 되었죠. 이건 수지에 살았을 때 얘기인데요, 이사가자마자 호흡기 내과나 알레르기 클리닉이 있나 찾아봤더니,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호흡기 내과 전문의와 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공동으로 개업한 개인병원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호흡기 내과 의사선생님이 유독 진료시간을 안 지킨다는 겁니다. 원래 9시 진료 시작이고 1시~2시가 점심시간인데, 아침이면 30분~1시간씩 지각하는 건 예사요, 점심시간이 12시 30분에 시작하여 2시 30분까지 늘어지기도 종종. 애당초 강의나가느라 빠지는 시간도 있으니, 이쯤 되면 진료시간 맞추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밤새 가벼운 발작이 와서 회사에 병원 들렀다가 출근하겠노라고 양해를 구한 뒤, 첫번째로 진료받기 위해 8시 반부터 미리 가 기다렸는데, 10시 반이 되어서야 오는 겁니다. 너무 속이 상해 진료 끝난 뒤 항의를 했더니, 시간 없으면 다른 선생님(호흡기내과)께 진료받지 뭐하러 기다렸냐는 겁니다. 굳이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정해 다녔던 저로선 황당했지요.

의사는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존재인데, 진료시간을 지키는 기본부터 환자에게 믿음을 줘야하는 게 아니냐 시시콜콜 기간의 불만을 다 따졌더니, 내 돈 주고 차린 내 병원인데 진료시간은 자기 마음대로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며, 티꺼우면 앞으로 이 병원 오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 당시 너무 속이 상해 진료시간에 관한 법규정이나 의사협회 내규 같은 게 있는지 한참을 뒤지고 다녔다지요. 쳇.

물만두 2004-08-26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처음 간 병원이 생각나네요. 이비인후과를 갔다는... 거기서 정형외과, 신경외과를 거쳐 신경과에 정착하게 되었지요. 의사들도 잘 모르두만요...

마립간 2004-08-2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턴, 레지던트를 우리말로 바꾸면, 글쎄요.
저는 인턴을 견습생으로 레지턴트를 실습생이 적당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환자의 생각입니다. 어떤 환자의 말 '당신 의사야, 레지던트야' (실화임, 이 환자에게 있어서 의사는 전문의를 뜻한다고 생각한다.) 의사가 지나서 레지던트가 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레지던트 지나서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레지던트에게 진료받기 싫어하는데, 모든 의사에게 처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레지던트에게 진료받기 싫어하는 심리 밑바탕에는 '나는 실습의 대상이 되기 싫다. 다른 환자를 대상으로 실습이 끝나면 실력을 갖춘 그 다음에 나에게 진료해라.' 만약 모든 환자에게 실습을 금하는 법이 제정된다고 합시다. 그러면 우리의 자녀들은 누가 진료하죠.
참조)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아둘 가완디 지음/소소 출판)

마립간 2004-08-2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그 말씀 맞습니다.

마태우스 2004-08-2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견습생이라고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견습이라면 너무 환자를 실험 대상으로 하는 티가 나잖아요. 의대생이 예비의사인데 좀 그렇지 않습니까???
물만두님/그러게요....
조선인님/그래요, 환자들은 진료시간을 너무들 잘지키는데, 의사들은 그러지 않지요. 자기 시간 중요한 줄만 아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가을산님/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학이 의학대학원으로 가고 있습니다. 첨엔 별로 없더니 지금은 다들 그걸로 가더군요. 대세인가봐요
자일리톨님/감사합니다. 전 님의 이미지를 보면서 웃는다는...
실론티님/우와, 제가 도움이 됐다니 기뻐요!
스타리님/님은 역시 젊으십니다. 마음은 수능^^
라일라님/전 수능 생각은 꿈에도 못했었어요. 그렇게 볼 수도있겠네요.
진우맘님/지성도 카리스마도 부족한 글을 그리 칭찬하시다니 부끄럽습다.
따우님/인턴들 처우는...제가 병원장이 되면 개선하도록 하겟습니다.
소요님/저 역시 그 증세로 시달리고 있사옵니다. 벌써 배고파 죽겠어요...
털짱님/당근 마음에 들었죠^^ 털짱님 만세!
단비님/알라딘 분들이 도와주시니 님은 꼭 건강해지실 겁니다
호련님/그게요 혼자 폐인되면 억울하니까 물귀신 작전을...^^
마냐님/쓰고나선 그리 훌륭한 줄 몰랐었어요. 칭찬해주시니 흐뭇^^
사과님/님이 추천해주시니 더더욱 기쁩니다
아영엄마님/다음주 소재 때문에 벌써부터 머리를 싸매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