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 다시, ‘저녁 없는 삶’에 대한 문제 제기
김영선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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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회사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안 읽을 수 없는 책이다. 물론, 편하게 회사 생활하는 이들은 관심이 없겠지만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이다. 장시간 노동은 일단 시간을 박탈한다. SNS를 통한 업무 지시와 요청은 퇴근과 관계없이 이루어진다. 저자는 과로로 인한 폐해를 고발한다. 

"과로가 유발하는 신체적, 정신적, 관계적, 사회적 질병들을 '시간마름병'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보자. 여기에는 건강 문제를 비롯해 관계 단절, 소외 경험, 우울증, 과로자살, 대형사고 등이 포함된다. 이는 오랜 기간 구조적 착취가 반복된 결과의 산물이다."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시작이다. 과로로 인한 자살, 사고는 더 이상 개인의 의지나 정신력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장시간 노동을 당연히 여기는 기업가들과 상사 들의 정신구조를 바꿔야 하고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연평균 근로시간이 2016년 기준으로 2,069시간이다. OECD 국가 가운데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긴 시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독일 보다 넉 달이나 더 많이 일하는 수준이다. 일본도 겨우 1,713시간이다. 헬 조선이란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야근 횟수는 주당 3.5일이다. 거의 하루 빼고 다 야근한다고 보면 된다. 심리적 여유가 없다. 생각할 여력은 당연히 없다.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노동시간을 줄일 수 없는 이유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생산성이다. 저자는 매일 야근, 열약한 생산 시스템, 비합리적 업무 관행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생산성을 문제 삼는 것을 비판한다. 반대로, 다음과 같이 저자는 제안한다. 

"(1) 정시 퇴근의 권리가 보장되고 (2) 혁신적인 작업 도구가 갖춰져 있고 (3) 업무 프로세스가 합리적이며 (4) 임금수준이 적정하고 안정적이라면 생산성이 낮을 리 만무하다." 

과로사 발생 빈도 자료는 가히 충격적이다. 과로로 인한 산재 사망자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1,572명인데 대략 하루에 1명꼴이다. 승인받지 못한 사례를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죽음과 업무 사이에 연관성을 밝히는 것은 사실 쉽지가 않다. 그래서 기업들은 자신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잡아 뗀다. 특히, 연관성에 대한 입증 책임도 유가족에게 있다.  

신자유주의 성과 장치는 노동자를 압박하여 자발적으로 노동시간을 연장하게 만든다. 퇴근을 해도 여전히 실적에 대한 압박은 머릿속을 맴돌며 노동자를 압박한다.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고 괴로워서 자살을 생각할 정도면 회사를 그만두라고 쉽게 말한다. 한국 사회는 패자 부활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 번 실패하고 떨어지면 재기가 거의 불가능한 사회이고 주변 사람들은 낙오자라고 손가락질한다. 결국 도망갈 곳도 없고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특정 작업장에서 죽음이 반복된다면 구조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즉, 과로 자살은 새로운 착취 구조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질병이다.  

노동 착취로 악명 높은 업계가 바로 게임 산업이다. 특히,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개발 주기가 3~5년에서 1년 안팎으로 짧아졌다. 결국, 그만큼 개발자들은 더 오랜 시간 일해서 게임을 완성해야 한다. 중소형 개발사들은 게임 전체 이익의 30% 정도가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같은 플랫폼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게임 산업 매출은 증가하는데 반해, 개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포괄임금제를 사용하여 야근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장시간 노동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박탈한다. 아빠들은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더 고립되고 외로워진다. S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아빠의 전쟁>은 그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족 관계뿐만이 아니다. 이웃을 만날 시간과 기회도 없고 연대할 수도 없다. 

회사는 직원들이 야근을 많이 하면, 신규 직원을 더 뽑아야 한다. 이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정상적인 회사가 별로 없다. 다들 추가 비용 부담 없이 기존 인원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결국 기존 직원들은 야근을 밥 먹듯 하게 된다. 자기 자식들이 이렇게 야근하고 있는데도 똑같이 경영할 것인지 묻고 싶다. 신규 채용보다 기존 직원에게 야근수당을 주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덜 든다.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에 따른 버스업체의 대응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저자는 말한다. 추가 근무수당 주고 기존 운전자의 운행 횟수를 늘리는 것이다. 

창업주들의 책을 보면 일주일 쉴 틈 없이 일했고 직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일을 시켰다는 내용을 흔히 볼 수 있다. 마치, 그런 노력과 성실함과 근면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저자는 이를 '근면 신화'라고 말하며 장시간 노동을 합리화하는 기제라고 지적한다. 장시간 노동을 회사에 대한 헌신, 충성과 연결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기본급을 낮게 측정하고 초과노동을 통해 소득을 보충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런 임금 체제하에서는 노동자들이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최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이제 주당 52시간으로 바뀌고 대규고 사업장부터 적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근로시간 특례 제도가 존재해 배제되는 업종이 있고 100만 명이 넘는 특례 업종 노동자들은 과로 위험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다. 

저자는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이야기할 때 생활문화운동(윤리적 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  탈소비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 생활과 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어쩔 수없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야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기술은 고용계약 관계를 사업 계약 관계로 바꾸었다. 바로 최근에 등장한 배달 앱을 통한 배달 노동자들이다. 회사는 직접 고용 시, 월급, 보험 등 처리할 일이 많아져서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배달 앱 소속 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로 간주되어 사고 발생 시 산재 보상을 받을 수도 없다. 이런 새로운 형태의 노동은 법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플랫폼 노동자에게 노동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사적인 문제가 되어버린다. 위험은 개인화된다. 기업 조직이 전통적으로 제공해왔던 보호와 보장의 책임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휴식시간, 부가 급여, 건강 위험에 대처하는 비용까지 노동자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자신이 원할 때만 배달을 선택해서 갈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자율적이고 독립적 노동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실상은 콜을 캐치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비롯해 한계가 많은 자율성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또한, 이들은 연대의 기회도 빼앗겼다. 함께 모이는 공간도 없고 모일 이유도 없다. 

"연대는 기본적으로 장소적 관계에 기초하는 것이고, '함께 존재함'이나 '공유 경험'을 전달하는 정치적 언어였다. 그런데 장소성이 제거된 개별화된 형태의 노동과정은 연대를 생성할 수 있는 여지를 앗아간다. 공통 장소에 기반을 둔 관계 지속성이나 경험의 공유 같은 사회적 연대 조건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요구되는 것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야근은 암이다' 같은 슬로건을 통해 상징 투쟁을 할 수 있고 '저녁이 있는 삶' 등을 통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릴 수도 있다.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  

임금 체제도 바꾸어야 한다. 먼저 기본급 수준을 높여야 한다. 포괄임금제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없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다. 통상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통상임금의 범위 확대는 이렇게 기업에 초과노동 사용에 대한 비용 부담을 높이고, 시간 단축을 선호하도록 유도하는 힘을 갖는다. 장시간 노동을 끊어내는 방법으로 기업의 저비용 전략에 부담을 가하는 방식이 유효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무 방식과 관련해서도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주목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다임러는 휴가 중 업무 메일은 자동 삭제되도록 했다. 노동자가 업무 시간 외에는 업무와 완전히 단절되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젠 더 이상, 과로로 인한 폐해를 지켜볼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그 피해자가 내가 될 수도 있고 나의 가족 혹은 나의 이웃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빼앗긴 시간을 되찾아야 한다. 그 시간은 휴식을 취하고 가족과 관계를 맺고 행복한 저녁을 보내며 이웃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모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바꾸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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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Principles
레이 달리오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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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레이 달리오의 책이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인생철학, 회사 경영철학, 투자 원칙 등을 책에 담았다. 더 꼼꼼히 읽어 보고 싶어 원서도 구매했는데, 구매한 지 한 달이 되었지만 아직 한 페이지도 넘기지 않아서 마음 한구석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언젠가는 읽어야겠다. 

레이 달리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유튜브를 통해서이다. 그는 'How the ecnonomic machine works'라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자신이 이해하는 경제의 작동 원리를 설명한다. 관심 있는 분은 아래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https://youtu.be/4rn0kYeoZLo 


책은 나의 인생 여정, 인생의 원칙, 일의 원칙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인생의 원칙과 일의 원칙은 겹치는 내용이 꽤 있다. 

그의 첫 번째 원칙은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진실인지 안 다음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라'이다. 또한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때 나의 관점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다양한 측면을 볼 수 있다. 의사결정을 체계화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투자 원칙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했다.  

저자는 12살 때 캐디로 일하며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자신이 들어본 회사 가운데 5달러 이하로 거래되는 주식은 노스이스트항공이 유일해서 여기에 투자한다. 첫 투자에서 3배의 수익을 올린다. 그는 당시 미국 증시가 최고 정점에 달한지 몰랐다고 고백한다. 또한 그 이후 자신이 주식시장에 대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이 틀린 것으로 입증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투자 초기부터 가능하면 의사결정을 컴퓨터가 하도록 모형을 만들었다. 현상에 대한 인과관계를 분석하여 원칙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100% 확실한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손실을 안겨줄 위험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돈과 관계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돈을 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었고,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아주 좋았다... 내재적 가치가 없는 돈을 버는 것을 당신의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돈은 당신에게 필요한 것들 가운데 하나지만, 유일한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를 동일한 비중으로 생각했다.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정도의 돈만 있다면 돈은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보다 중요도가 덜했다." 

레이 달리오가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중간에 그는 큰 손해를 봐서 어쩔 수없이 직원들을 전부 해고하고 혼자 남아 있을 때도 있었다. 생활비 충당을 위해 차를 팔고 아버지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어렵다. 똑똑한 증권거래인이자 투자자인 버나드 바루치는 "당신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상장기업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의대생이 해부학을 공부하는 것처럼 연구할 준비가 돼 있더라도(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추가로 도박사의 냉정한 배포와 미래를 내다보는 육감 그리고 사자의 용기를 가지고 있어도) 시장에서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라고 투자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저자는 실패를 통해 자신이 맹목적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고 감정에 휘둘렸음을 반성한다. 또한 역사 공부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시장에 대한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다시 알게 된다.  

"실패에 대해 반성하면서 파산하지 않고 성공하고 싶다면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할 때 항상 드러나는 타고난 공격성을 조절하는 좋은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변화를 시작한다." 

그는 자기반성이 확실하다. 반성을 통해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기 위해서는 극단적으로 개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 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2. 의견을 밝히지 말아야 하는 때를 알아야 한다. 
3.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인 원칙들을 개발하고 시험하고 체계화하라. 
4. 큰 이익을 지키고 손실을 줄이는 방법으로 위험의 균형을 유지하라. 

그는 특히 실패를 통해 미래를 아는 것(예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방대한 분량의 경제와 시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컴퓨터를 통해 계산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알고리즘을 만든다. 더불어 백테스트를 통하여 검증한다. 컴퓨터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는 911테러라든지 예외적인 상황으로 전체의 2% 이하였다고 말한다. 컴퓨터와의 협업을 통해 매우 뛰어난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계속해서 이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한다. 

그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매우 강조한다. 그래서 브리지워터는 모든 회의를 녹화하고 전 직원에게 공유한다. 그의 회사에 비밀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내부 직원은 그 정보들이 외부로 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심지어 회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편집하는 직원을 따로 둘 정도이다. 

그는 상관관계가 없는 15개에서 20개의 수익 흐름으로 기대수익을 낮추지 않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것은 돈을 벌기 위한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즉, 절대수익을 추구하며 MDD를 낮추는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2010년 브리지워터는 운용 규모가 너무 커져서 고객들에게 돈을 일부 돌려주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정도였다. 결국, 그와 브리지워터는 투자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금 규모를 최대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한다. 2010년 말 퓨어 알파 메이저 마켓이라는 상품을 출시하여 15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한다. 

그는 새로운 직원을 선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채용과 교육, 검증을 거쳐 신속히 해고하거나 승진시켰다.  

셰이퍼라는 개념도 소개한다. 셰이퍼는 독립적인 사고의 소유자들로 일에 대한 확고한 설계도가 머리에 들어 있다. 또한 더 잘 실현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는 의지도 있다. 꿈을 실현하려는 욕구와 의지가 강해서 실패에서 회복하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셰이퍼는 통찰력의 범위도 넓고 다양한 견해를 종합하고 큰 그림과 세부적인 것을 다 볼 수 있다. 이들은 목표 달성과 다른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것 사이에서 선택할 때 언제나 목표 달성을 선택한다. 창의적이고 체계적이며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앨런 머스크, 무하마드 유누스,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같은 이들이 바로 셰이퍼다.  

그는 자선활동에도 힘을 쏟는다. 낙후된 지역이 공립학교 학생들을 돕는 것, 바다 보존, 중국의 어린이 등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말하는 수많은 인생의 원칙과 일의 원칙 중 일부를 뽑았다. 

[인생의 원칙] 

- 진실(보다 정확하게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이해)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토대이다. 
-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당신을 가로막지 못하도록 하라. 
- 어떤 것이 좋다는 것은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고 현실의 법칙들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큰 보상이다. 
- 개인의 보상은 단체의 목표와 일치해야 한다. 
-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뛰어넘어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변화하기 위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 
- 가능한 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계획을 세워라. 
- 다른 사람들도 열린 생각을 갖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라. 
- 증거에 기초한 의사결정 도구를 활용하라. 
- 감정과 생각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싸움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라. 
- 감정과 생각을 조화시켜라. 
-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비결이다. 
- 깊은 이해가 없다면 인공지능을 믿는 것에 주의하라. 

[일의 원칙] 

- 신뢰도에 가중치를 주는 아이디어 성과주의는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최선의 선택이다. 
- 당신의 열정과 일을 동일한 것으로 만들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일하라. 
-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하라. 
- 의미 있는 관계와 의미 있는 일은 극단적 진실과 극단적 투명성이 뒷받침될 때 상호보완적이다. 
- 갈등은 훌륭한 관계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라. 
- 의견의 일치를 끌어내고, 세련되게 동의하지 않는 방법을 이해하라. 
- 말 재주가 좋은 사람을 조심하라. 
- 토론에서 결론을 이끌어내라. 
- 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의 결정을 지지해야 한다. 
- 사람들은 서로 다르게 창조됐고, 관점과 사고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자에게 적합한 일이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업무에 적합한 사람을 채용해서는 안 된다.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고용하라. 
- 관대하게 평가하지 말고 정확하게 평가하라. 
- 측정 기준을 분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라. 
- 대부분의 사람이 칭찬을 선호하지만, 정확한 비평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달아라. 
- 사람들을 교육하고 인도하라. 안 되면 떠나게 하라. 사람들을 재활시키지 마라. 
단지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니라 빛나는 사람을 찾아라.  
- 누군가를 취업시킬 때 연줄을 이용하지 마라. 
- 문제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라. 일반화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 거의 모든 일이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성공하려면 모든 조직에 견제와 균형이 있어야 한다. 
- 아이디어 성과주의에서는 훌륭한 리더 집단이 한 명의 CEO보다 좋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원칙, 규칙 그리고 견제와 균형을 갖춘 어떤 지배체제도 훌륭한 협력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 
- 훌륭한 협력관계에서 배려와 관대함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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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도시 가이드
제프 마노 지음, 김주양 옮김 / 열림원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도시와 건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같은 건물이라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관점은 바로 '도둑의 관점'이다. 도둑이 건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따라가며 건물의 특징과 구조를 파악한다. 건축가가 건물을 제일 잘 알 것 같지만 도둑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세부적인 사항은 도둑이 더 잘 알 수도 있다. 

1870년대 레슬리라는 유명한 도둑이 있었다. 레슬리는 은행 금고 실물 모형을 만들고 개인 금고 복제품을 사들여 쇼룸을 만들었다. 도둑 연습장을 만든 것이다. 의자, 소파, 캐비닛 등 침입하려고 하는 공간을 똑같이 재현하여 어두워도 부딪히지 않고 움직이도록 훈련했다. 레슬리는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였는데, 맨해튼 저축은행을 털 때는 두 번이나 잠입했다가 아무것도 훔치지 않고 나올 정도였다. 

사람들은 보통 도둑이 훔쳐 간 물건에 관심을 가진다. 정작 흥미로운 것은 도둑이 어떻게 침입하고 움직였느냐는 점이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은행이나 신용조합은 범죄의 타깃이 되기 싶다. 왜냐하면 로스앤젤레스는 어느 도시보다도 광범한 고속도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도둑과 강도가 도주하는데 매우 용이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가는 길에 잠깐 들려서 털고 가는 것이다. 

두 달 넘게 터널을 파고 은행을 터는 도둑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과정도 만만치 않지만 사전 조사도 많이 해야 한다. 은행 설계도를 구해야 하고 은행 지반이 터널을 파기에 적절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단단한 기반암 위에 지어진 은행 금고는 터널을 팔 수가 없다.  

어떤 도둑은 소방 규정을 빈집털이 도구로 사용한다. 화재용 비상계단이나 비상구 위치 등은 숨을 곳을 찾을 때 활용한다. 소방시설은 아파트 한 층에 몇 가구가 있고 가구당 면적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려준다. 대피로 위치에 따라 더 넓은 집을 골라낼 수 있다. 나아가 건물 전체 설계 구조도 유추할 수 있다. 

호텔 방 카드키를 위조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라고 한다. 또한, 호텔이나 아파트 등 건물 내부 깊숙한 곳이 오히려 보안에 취약하다. 즉, 안으로 들어가는 것만 성공하면 된다는 점이다. 특히, 도둑에게 인터넷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다. 닥스윈이라는 도둑은 구글 스트리트 뷰를 적극 활용했다. 창문 높이, 담장 유무, 숨을 수 있는 관목 등을 파악해 침입 동선을 짠다. 

벽을 뚫고 침입하려면 벽 두께를 알아야 한다. 특히, 고층 건무이나 아파트 단지를 어느 건설사가 지었는지 파악해야 한다. 건설사는 기본적으로 도면에 모든 것을 표시한다. 건설사에서 도면을 빼 오는 것은 엄청 쉽다고 한다. 혹은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건설사에 연락해서 설계도를 받을 수도 있다. 

집이 막다른 골목의 맨 끝이라면 털릴 가능성이 낮다.  빠져나갈 길이 없는 집을 털고 싶은 도둑은 없다. 길모퉁이에 위치한 집은 타깃이 되기 싶다. 집이 도로에서 떨어져 있고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도 타깃이 되기 싶다.  

같은 구조가 반복되는 대단지 아파트나 빌라도 보안에 취약하다. 도둑이 같은 건물을 반복해서 터는 일은 흔히 일어난다. 새로운 집에 가면 반드시 잠금장치를 교환해야 한다. 책에 나오는 사례 중 한 도둑은 정원사로 일하며 받은 열쇠로 십 년이 넘게 그 집을 털었다. 놀랍게도 집주인이 두 번이나 바뀌었는데 잠금장치는 교체되지 않았다. 애완견을 키우는 것도 도둑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영국 경찰은 '포획 주택'으로 도둑을 유인하기도 한다. 도둑이 좋아할 만한 가짜 집을 만들어 도둑을 유인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도둑도 특정 형태의 집을 터는 것을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빈집털이가 언제, 어디서,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는지에 대한 일반 법칙은 없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도둑도 있다. 휴가라고 인증샷을 올리면 그 집에 아무도 없다는 반증이다. 그럼 도둑은 그 집을 털러 유유히 가는 것이다. 특히 달력에 휴가 날짜를 정확히 표시하면 도둑은 자신에게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어떤 도둑은 맥주도 마시고 샤워도 했다.  

록스포츠(locksport)라는 것이 있다. 록스포츠는 바로 열쇠 따기이다. 한국에도 문이 잠기면 열쇠 수리공에게 전화해서 문을 따거나 잠금장치를 해체하는 것과 유사하다. 열쇠를 따려면 일단 특수장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특수장비를 가지고 다니다 걸리면 괜히 오해를 살 여지도 충분하다.  

물론, 록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절도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 단순히 조직화된 퍼즐 풀기 모임에 가깝다. 그들은 확실한 허락이 없는 한 절대 자물쇠를 풀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더불어 도둑은 자물쇠를 따고 우아하게 집 안으로 침입하지 않는다. 일단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도둑은 그냥 드릴로 뚫는다. 록스포츠 멤버 중에 경찰도 있었다는 점도 놀랍다. 

은행털이 사건들 중에는 여전히 미제 사건이 많다. 도둑들은 돈을 훔치고 난 다음, 탈출과 도주에도 완벽을 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침입과 탈출, 도주는 주로 붙잡힌 도둑들에게서 나오는 정보이다. 결국, 그들보다 한 수 위인 잡히지 않은 도둑들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도둑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굳이 도둑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도시와 건물을 바라볼 때 도둑의 관점으로 보면 매일 보는 내 집과 회사 건물이 새로워 보인다. 일상의 새로움은 이렇게 생겨나는 것이다. 새로운 관점은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시작이다. 그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도둑의 도시 가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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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질병 - 현대의학을 관통하는 김태훈의 질문
김태훈 외 지음 / 블루페가수스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의학은 인간에게 장수의 축복을 허락하였다. 동시에 인간은 질병을 경험하게 된다. 현대인은 비만, 고혈압, 당뇨, 암, 우울증, 공황장애 등 다양한 질병을 겪는다. 저자는 각 질병의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책으로 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책을 쓴 목적을 밝힌다. 

"질병을 대하는 태도, 혹은 그것에 대한 정의에 따라 우리의 대응과 답도 달라질 것이다. 운명의 저주가 선사한 것이 아닌, 우리들에 의해 만들어진 질병이라면 그것은 분명한 해결책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믿음 속에서 묻고 답을 구했다. 아직은 그 답이 미완성일지라도 질문이 계속되는 한 결국 찾아질 것이다." 

내가 삶의 주인이 되고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선 지식이 필요하다.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아야 한다. 또한 주요 질병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타인에 의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은 정답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겸손히 말한다. 

첫 번째 대담은 비만에 대해 박용우 비만 명의와 나누었다. 

비만은 체지방이 과다한 상태이다. BMI(신체질량지수)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누어 얻는데, 미국이나 유럽은 BMI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보고 아시아권은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비만에서 파생하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다.  

질병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쉬운 작업은 아니다. 의사 박용우는 본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느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냐에 따라 비만을 질병인지 아닌지 판가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비만은 본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쪽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비만은 질병에 가깝다. 

비만 중에서도 특히 복부 내장지방이 가장 심각한 비만이다. 몸은 말랐는데 배가 불룩 나와 있는 경우이다. 비만인 사람은 대사이상이 오는 문제도 있고 무릎과 허리가 아픈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정서적, 정신적 증상이 큰 문제이다. 대인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비만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의사 박용우는 현대의학이 암을 정복할 정도로 급격하게 발전해왔음에도 비만은 여전히 황무지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유전과 환경 두 가지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무엇보다 넘쳐나는 식량이 인류를 비만으로 만들었다. 

인스턴트 식품은 기본적으로 고당류 고지방이다. 인류는 고대부터 주로 단백질을 섭취했다. 탄수화물을 지금처럼 많이 섭취한 시대는 없었다. 이에 따라, 우리 몸은 당이 떨어지는 것을 붙잡는 시스템은 많은데 당이 올라가는 시스템은 인슐린 하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인류는 점점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고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고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결국, 탄수화물 섭취는 늘고 에너지는 적게 쓰게 되어 당은 지방에 비축되어 지방이 늘어난다. 

칼로리 과잉도 문제지만 영양소 결핍도 언급한다. 정제가공식품은 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분을 다 떼어낸 것이다. 이 내용은 조엘 펄먼의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뇌는 포도당만 에너지로 쓴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몸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게 되어 상대적으로 뇌로 올라가는 포도당은 줄어든다. 뇌가 당을 요구하면 우리는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데 몸에 인슐린 수치가 올라간 상태에서 음식을 섭취하면 몸 안에 쌓이면서 지방으로 변한다. 

스트레스도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올라가면 CRH가 떨어지는데 CRH는 강력한 식욕억제제다. 이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엇인가를 먹게 된다.  

"그러니까 단순히 많이 먹고 안 움직였기 때문에 살이 쪘지, 하는 구태의연한 논리는 이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합니다. 그 논리 때문에 비만 치료가 자꾸 '저게 먹고 운동해라'가 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죠. 그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건 탄수화물 중독이에요."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을 비축할 수 있는 곳은 간과 근육뿐이다. 근육이 많은 사람은 좀 더 비축할 수 있고 살이 덜 찐다. 근육이 없으면 당이 지방으로 쌓인다.  

간헐적 단식은 건강한 사람이 소식을 하도록 돕지만 비만 환자에게 적요할 때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이어트의 출발은 좋은 음식(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등)을 찾아 먹고 내 몸을 망가뜨리는 음식을 끊는 것이다. 즉, 설탕, 밀가루, 트랜스 지방 등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 사회생활하면서 가능할까 싶지만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고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다음으로 자연치료의학 전문의인 서재걸 의사와의 대담이다.  

해독능력이 있는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한다. 피검사는 내가 정말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주 나쁘지 않구나 정도의 관점으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암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오래된 염증이 결국 암으로 간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염증이 생기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균이 들어와서 우리 몸속 세포를 공격하는 경우 세포의 손상된 자리가 염증을 일으킵니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 손상이 돼요... 혈관이 염증으로 더 손상받지 않으려고 일으키는 반응이 바로 동맥경화입니다... 두 번째는 짜증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우리 몸에서는 똑같은 염증물질이 나와요. 이것을 '자기면역질환'이라고 합니다." 

암은 림프절을 타고 전이를 한다. 그래서 림프절을 떼어내서 검사를 하면 어디까지 전이되었는지 알 수 있다. 폐암은 빨리 발견해서 빨리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암을 정복하려고 하면 새로운 암이 출현해서 결국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떼내면서 항암치료를 하거나 면역세포로 없애야 한다.  

세컨드 닥터 개념도 제안한다. 환자는 자신의 병에 대해 시원한 대답을 들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의사는 병원 시스템에 따라 짧은 시간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 세컨드 닥터를 통해 의사와 환자는 협업하여 치료를 해 나가야 한다. 특히, 생활습관, 식생활 등을 지도할 세컨드 닥터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의학은 현상에 대한 치료이고 자연치료는 결핍이 사람에게 어떤 증상을 일으켰는지 집중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원래 기능으로 돌리는 치료이다. 우리 몸은 장내 유산균이 면역을 담당한다. 유산균은 소장에 가장 많이 산다. 현대의학은 지나치게 약에만 의존한다. 자연치료는 인간의 생존능력과 면역력을 중요시한다. 

다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양재진 원장과의 대담이다. 주제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것은 정신증과 신경증 크게 두 가지이다.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불면증, 폭식장애, 섭식장애가 신경증에 포함된다. 

약은 부작용이 많이 줄었다고 이야기한다. 정신과 치료도 기본 약물을 통해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정상화시키도록 도와준다. 우울증도 약물치료와 상담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울증은 20-30년 전과 유병률이 거의 비슷하다. 10명 중 1명 정도 앓고 있거나 앓을 수 있고 여성은 남성보다 두 배 더 많이 걸린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이다. 에스트로겐이 줄었다 늘었다 하면서 우울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우울증은 뇌 관련 질환이다. 마음과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기분 전환하고 기운 낸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트레스에 의해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져버린 대표적 경우가 바로 우울증이라고 설명한다. 

"뇌에는 신경전달물질들이 있습니다. 도파민, 세로토닌, 가바, 아세틸콜린 등 여러 가지가 있어서, 뇌 안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감정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오거나 만성적 스트레스에 오래 시달리면 균형이 깨집니다."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은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다. 또한 식욕이 뚝 떨어지거나 폭식하게 된다. 몸 여기저기 아픈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금방 피곤해지고 눕고 싶은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부정적 생각, 자존감 하락, 미안한 마음,  집중력 하락, 외로움, 소외감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우울증은 수면 사이클을 때고 수면장애를 유발한다.  우울증은 치료 초기 의욕이 살아날 때가 제일 위험하다고 한다. 치료를 받고 조금 좋아지면 치료를 추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질환은 개인이 문제만으로 돌릴 수 없다. 사회 시스팀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이라고 말한다. 육아휴직, 경력단절, 명예퇴직, 근무시간, 근로여건 등은 개인을 불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개인은 편견을 갖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상담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감기 걸리면 병원에 가듯, 우울증 증상이 발생하면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 가야 한다.  

마지막 대담은 헬스 트레이너인 임종필 대표와의 대담이다. 주제는 운동이다. 

3개월 정도는 반복해서 운동해야 몸이 운동을 노동이 아닌 운동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한다. 최소 일주일에 2~3회 이상 3~6개월을 운동해야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은 시간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챙겨 먹는 것처럼 시간을 정해서 꼭 해야 한다. 

러닝머신은 잘 뛰면 상관없지만 보통은 잘 뛰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관절에 무리가 간다. 그래서 뛰는 것보다 빨리 걷는 것을 권장한다. 평지보다는 약간 경사각을 주고 걷는 것을 추천한다. 40~50분 정도 걷는 것이 좋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먼저 하고 유산소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는 것이 효율적이다.  

"주 2회 운동을 할 경우 대부분 상체 하루, 하체 하루로 나눠서 하게 됩니다. 최소한의 운동을 하는 셈이죠. 하지만 주 3회라면 하체 운동을 하루하고, 상체운동을 이틀로 나눠 진행합니다. 근육의 부위를 좀 더 세분화해서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유지가 목적이면 주 2회, 근육 발달이 목표면 주 3회의 운동을 권해드립니다." 

수면시간이 다섯 시간도 안 되면 운동 안 하는 게 맞고 여섯 시간 이상 잔다면 운동하라고 조언한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밤에는 근력운동을 하고 아침에 유산소운동을 하라고 설명한다. 걷는 속도는 전화가 올 때 좀 있다가 전화한다고 짧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걸어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겁니다.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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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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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숭실대에서 글쓰기 강연을 한 내용을 책으로 냈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실제로 수업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먼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조지 오웰이 남긴 <나는 왜 쓰는가?> 에세이를 요약한다. 글 쓰는 이유는 바로 순전한 이기심(돋보이고 싶은 마음), 미학적 열정(외부 대상 혹은 언어 자체), 역사적 충동(정치적 목적)이다. 오웰이 말한 정치적 목적의 글쓰기는 사르트르가 말한 도구의 언어, 바르트가 말한 타동사적 글쓰기가 상통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글쓰기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훈련과 연습으로 크게 개선 가능하다고 말한다. 글 쓰는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글이 점점 더 나아진다고 덧붙인다. 시는 약간 다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글쓰기는 재능보다 노력이 훨씬 더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글쓰기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글을 잘 쓰려면 당연히 계속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필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 많은데 저자는 반대로 필사는 하지 말라고 한다. 별로 글쓰기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그보다는 자기 글을 쓰고 좋은 글을 많이 반복해서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글을 쓸 때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매우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 깊은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같은 문장이라도 글 중간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버린다. 저자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 <공산당선언>의 서문 첫 문장인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본문 첫 문장인 "이제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를 이야기하며 첫 문장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공산당선언>의 마지막 문장은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이다. 

글쓰기에 있어서 기초는 바로 논리학과 수사학이다. 영어로 하면 '로직'과 '레토릭'이다. 이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면 바로 논리이다. 다음으로 좋은 글을 쓰려면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 특히 한국어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매우 발달한 언어라서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 문장이 한국어다워진다. 

글쓰기와 관련하여 저자는 많은 조언을 하는데 대략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간결한 문장이 좋다. 없어도 되는 말은 다 쳐내야 한다. 

2. 접속부사인 '그리고' 그래서' 그러나' '하지만' 등 다음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4. 접속부사는 없으면 없을수록 좋다. 빼도 말이 된다 싶으면 빼는 것이 좋다. 

4. 일본식 말투인 '~적'은 뺄 수 있으면 빼는 게 좋다. 일본어를 직역한 '~에의' '~로의' '~에 있어서' '~에 있어서의' 같은 표현은 절대 쓰면 안 된다. 

5. 문맥상 복수가 드러나면 복수 표현 '들'을 남용하지 마라. 주어가 복수일 때는 '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6. 관형사 '그'는 말이 통하면 뺀다. 

7. 신문 글에서 '우리나라'는 반드시 '한국'이라고 써야 한다. 저널리즘 글은 주관적 표현을 피해야 한다. 

8. 여격조사 '~에게'는 유정명사 다음에 붙고 '~에'는 무정명사 다음에 붙는다. 

9. '-ㄴ/은/는/던 것이다'로 끝나는 명사문은 절대로 글의 첫 문장이 될 수 없다. '것이다'라는 말은 되도록 안 쓰는 게 좋다. 

10. 부정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말을 버리고 중립적 또는 긍정적 뉘앙스를 담은 말을 써야 한다. 이것을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한다. (가정부 X, 가사도우미 O, 정신지체아 X, 학습 곤란자 O, 외국인 노동자 X, 이주 노동자 O) 

11. '~가운데 하나는' 할 때 '가운데'는 무조건 빼라. 

12. '~하고 있다'라는 표현은 되도록 쓰지 마라. 

13. '아마도' 역시도'에서 도를 빼고 '아마' '역시'로 써라. 

14. 명사 뒤에 붙는 '동안'은 대개 어색하다. 쓸데없는 '동안'은 무조건 빼라. 

15. 원칙적으로 죽은 사람에게는 '씨'를 붙이지 않는다. 

16. '~한 일이다'는 '~한 것이다'와 비슷하다.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17. '의'도 빼도 뜻이 명확하면 빼는 것이 좋다. 

18. '의해' 도 되도록 쓰지 마라. '에게'라고 써라.  

19. '나로서는'보다는 '나는'을 써라. 

20. 끝이 비슷비슷하게 끝나는 말을 반복하지 마라. 

21. '~ㅁ/음으로써'는 '~아/어'로 고치는 것이 좋다. (나는 휴전선을 지킴으로써 X, 나는 휴전선을 지켜) 

22. '때문이다'와 호응할 수 있는 것은 '왜냐하면'이다. '이유는 ~에 있다'거나 '이유는 ~ 것이다' 이렇게 써야 한다. 

23. '에'가 없어도 듯이 통하면 빼는 것이 좋다. 

24. 수동 형태 표현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화 시키다 X, ~화하다 O) 

25. '위치하다'보다는 '자리 잡다' 혹은 '있다'로 써라. 

26. '-던'은 과거의 회상이고 '-든'은 선택이다. 

27.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에 '불구하고' 혹은 '그런데도'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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