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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질병 - 현대의학을 관통하는 김태훈의 질문
김태훈 외 지음 / 블루페가수스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의학은 인간에게 장수의 축복을 허락하였다. 동시에 인간은 질병을 경험하게 된다. 현대인은 비만, 고혈압, 당뇨, 암, 우울증, 공황장애 등 다양한 질병을 겪는다. 저자는 각 질병의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책으로 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책을 쓴 목적을 밝힌다.
"질병을 대하는 태도, 혹은 그것에 대한 정의에 따라 우리의 대응과 답도 달라질 것이다. 운명의 저주가 선사한 것이 아닌, 우리들에 의해 만들어진 질병이라면 그것은 분명한 해결책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믿음 속에서 묻고 답을 구했다. 아직은 그 답이 미완성일지라도 질문이 계속되는 한 결국 찾아질 것이다."
내가 삶의 주인이 되고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선 지식이 필요하다.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아야 한다. 또한 주요 질병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타인에 의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은 정답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겸손히 말한다.
첫 번째 대담은 비만에 대해 박용우 비만 명의와 나누었다.
비만은 체지방이 과다한 상태이다. BMI(신체질량지수)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누어 얻는데, 미국이나 유럽은 BMI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보고 아시아권은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비만에서 파생하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다.
질병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쉬운 작업은 아니다. 의사 박용우는 본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느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냐에 따라 비만을 질병인지 아닌지 판가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비만은 본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쪽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비만은 질병에 가깝다.
비만 중에서도 특히 복부 내장지방이 가장 심각한 비만이다. 몸은 말랐는데 배가 불룩 나와 있는 경우이다. 비만인 사람은 대사이상이 오는 문제도 있고 무릎과 허리가 아픈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정서적, 정신적 증상이 큰 문제이다. 대인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비만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의사 박용우는 현대의학이 암을 정복할 정도로 급격하게 발전해왔음에도 비만은 여전히 황무지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유전과 환경 두 가지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무엇보다 넘쳐나는 식량이 인류를 비만으로 만들었다.
인스턴트 식품은 기본적으로 고당류 고지방이다. 인류는 고대부터 주로 단백질을 섭취했다. 탄수화물을 지금처럼 많이 섭취한 시대는 없었다. 이에 따라, 우리 몸은 당이 떨어지는 것을 붙잡는 시스템은 많은데 당이 올라가는 시스템은 인슐린 하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인류는 점점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고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고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결국, 탄수화물 섭취는 늘고 에너지는 적게 쓰게 되어 당은 지방에 비축되어 지방이 늘어난다.
칼로리 과잉도 문제지만 영양소 결핍도 언급한다. 정제가공식품은 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분을 다 떼어낸 것이다. 이 내용은 조엘 펄먼의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뇌는 포도당만 에너지로 쓴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몸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게 되어 상대적으로 뇌로 올라가는 포도당은 줄어든다. 뇌가 당을 요구하면 우리는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데 몸에 인슐린 수치가 올라간 상태에서 음식을 섭취하면 몸 안에 쌓이면서 지방으로 변한다.
스트레스도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올라가면 CRH가 떨어지는데 CRH는 강력한 식욕억제제다. 이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엇인가를 먹게 된다.
"그러니까 단순히 많이 먹고 안 움직였기 때문에 살이 쪘지, 하는 구태의연한 논리는 이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합니다. 그 논리 때문에 비만 치료가 자꾸 '저게 먹고 운동해라'가 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죠. 그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건 탄수화물 중독이에요."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을 비축할 수 있는 곳은 간과 근육뿐이다. 근육이 많은 사람은 좀 더 비축할 수 있고 살이 덜 찐다. 근육이 없으면 당이 지방으로 쌓인다.
간헐적 단식은 건강한 사람이 소식을 하도록 돕지만 비만 환자에게 적요할 때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이어트의 출발은 좋은 음식(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등)을 찾아 먹고 내 몸을 망가뜨리는 음식을 끊는 것이다. 즉, 설탕, 밀가루, 트랜스 지방 등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 사회생활하면서 가능할까 싶지만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고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다음으로 자연치료의학 전문의인 서재걸 의사와의 대담이다.
해독능력이 있는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한다. 피검사는 내가 정말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주 나쁘지 않구나 정도의 관점으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암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오래된 염증이 결국 암으로 간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염증이 생기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균이 들어와서 우리 몸속 세포를 공격하는 경우 세포의 손상된 자리가 염증을 일으킵니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 손상이 돼요... 혈관이 염증으로 더 손상받지 않으려고 일으키는 반응이 바로 동맥경화입니다... 두 번째는 짜증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우리 몸에서는 똑같은 염증물질이 나와요. 이것을 '자기면역질환'이라고 합니다."
암은 림프절을 타고 전이를 한다. 그래서 림프절을 떼어내서 검사를 하면 어디까지 전이되었는지 알 수 있다. 폐암은 빨리 발견해서 빨리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암을 정복하려고 하면 새로운 암이 출현해서 결국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떼내면서 항암치료를 하거나 면역세포로 없애야 한다.
세컨드 닥터 개념도 제안한다. 환자는 자신의 병에 대해 시원한 대답을 들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의사는 병원 시스템에 따라 짧은 시간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 세컨드 닥터를 통해 의사와 환자는 협업하여 치료를 해 나가야 한다. 특히, 생활습관, 식생활 등을 지도할 세컨드 닥터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의학은 현상에 대한 치료이고 자연치료는 결핍이 사람에게 어떤 증상을 일으켰는지 집중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원래 기능으로 돌리는 치료이다. 우리 몸은 장내 유산균이 면역을 담당한다. 유산균은 소장에 가장 많이 산다. 현대의학은 지나치게 약에만 의존한다. 자연치료는 인간의 생존능력과 면역력을 중요시한다.
다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양재진 원장과의 대담이다. 주제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것은 정신증과 신경증 크게 두 가지이다.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불면증, 폭식장애, 섭식장애가 신경증에 포함된다.
약은 부작용이 많이 줄었다고 이야기한다. 정신과 치료도 기본 약물을 통해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정상화시키도록 도와준다. 우울증도 약물치료와 상담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울증은 20-30년 전과 유병률이 거의 비슷하다. 10명 중 1명 정도 앓고 있거나 앓을 수 있고 여성은 남성보다 두 배 더 많이 걸린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이다. 에스트로겐이 줄었다 늘었다 하면서 우울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우울증은 뇌 관련 질환이다. 마음과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기분 전환하고 기운 낸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트레스에 의해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져버린 대표적 경우가 바로 우울증이라고 설명한다.
"뇌에는 신경전달물질들이 있습니다. 도파민, 세로토닌, 가바, 아세틸콜린 등 여러 가지가 있어서, 뇌 안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감정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오거나 만성적 스트레스에 오래 시달리면 균형이 깨집니다."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은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다. 또한 식욕이 뚝 떨어지거나 폭식하게 된다. 몸 여기저기 아픈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금방 피곤해지고 눕고 싶은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부정적 생각, 자존감 하락, 미안한 마음, 집중력 하락, 외로움, 소외감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우울증은 수면 사이클을 때고 수면장애를 유발한다. 우울증은 치료 초기 의욕이 살아날 때가 제일 위험하다고 한다. 치료를 받고 조금 좋아지면 치료를 추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질환은 개인이 문제만으로 돌릴 수 없다. 사회 시스팀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이라고 말한다. 육아휴직, 경력단절, 명예퇴직, 근무시간, 근로여건 등은 개인을 불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개인은 편견을 갖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상담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감기 걸리면 병원에 가듯, 우울증 증상이 발생하면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 가야 한다.
마지막 대담은 헬스 트레이너인 임종필 대표와의 대담이다. 주제는 운동이다.
3개월 정도는 반복해서 운동해야 몸이 운동을 노동이 아닌 운동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한다. 최소 일주일에 2~3회 이상 3~6개월을 운동해야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은 시간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챙겨 먹는 것처럼 시간을 정해서 꼭 해야 한다.
러닝머신은 잘 뛰면 상관없지만 보통은 잘 뛰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관절에 무리가 간다. 그래서 뛰는 것보다 빨리 걷는 것을 권장한다. 평지보다는 약간 경사각을 주고 걷는 것을 추천한다. 40~50분 정도 걷는 것이 좋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먼저 하고 유산소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는 것이 효율적이다.
"주 2회 운동을 할 경우 대부분 상체 하루, 하체 하루로 나눠서 하게 됩니다. 최소한의 운동을 하는 셈이죠. 하지만 주 3회라면 하체 운동을 하루하고, 상체운동을 이틀로 나눠 진행합니다. 근육의 부위를 좀 더 세분화해서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유지가 목적이면 주 2회, 근육 발달이 목표면 주 3회의 운동을 권해드립니다."
수면시간이 다섯 시간도 안 되면 운동 안 하는 게 맞고 여섯 시간 이상 잔다면 운동하라고 조언한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밤에는 근력운동을 하고 아침에 유산소운동을 하라고 설명한다. 걷는 속도는 전화가 올 때 좀 있다가 전화한다고 짧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걸어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겁니다.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해요."